가천 다랭이 마을을 떠난 남파랑길 43코스는 잠시 도로변을 걷다가 도로변으로 즐비한 펜션들을 바라보며 선구리 마을 위로 이어지는 응봉산 아랫 자락의 숲길을 걸어 펜션 단지인 빛담촌에 이르고 도로를 가로질러 항촌 마을로 내려간다. 주말을 맞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다랭이 지겟길 입구에서 남파랑길 43 코스를 시작한다. 사람에 치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날이 더 풀려 상춘객들이 몰려들면 해초와 나물을 파는 동네 아주머니들은 장사가 더 잘될는지 모르겠다. 지게를 지고 모도 나르고 참도 나르던 다랭이 논의 지겟길은 이제 관광객들의 산책길이 되었다. 봄농사 준비로 분주했을 다랭이 마을은 카페와 산책하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심지어 농사 준비로 바쁠 동네 어르신들은 마을 입구부터 촘촘하게 밀려 들어온 차량을 통제하..
남파랑길 42코스는 홍현 해우라지마을에서 가천 다랭이 마을까지 환상적인 해안 숲길이 이어진다. 다랭이 밭 사이로 이어지던 길은 앞으로 약 2.5Km가 해안 숲길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본격적으로 해안 숲길 걷기를 시작한다. 걸어보면 트레킹화와 등산 스틱을 권장한다는 표지판의 말에 공감이 되는 경로이다. 조금은 험하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는 코스다. 해안 숲길 초반부터 길 아래로 보이는 해안 바위 절벽이 "조심해라! 기대가 되지!" 하고 근엄하게 으름장을 놓는 것 같다. 앵강만 건너편의 해안 숲길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하게 만난 해안 절벽길에 다리가 후들거린 적이 있었었다. 그때의 아찔했던 기억이 슬그머니 다가온다. 남파랑길과 남해 바래길이 나란히 새겨진 표지를 따라 오르락내리락 숲길을 이어간다. 길은 잠시 도..
남해군 남면으로 접어든 남파랑길 42코스는 두곡 월포 해변을 지나면 언덕 위 다랭이 밭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서 석교리를 지나 홍현리 해안으로 내려가고 홍현리에서 잠시 도로를 따라 걷다가 다시 해안길로 홍현 해우라지 마을에 이른다. 동해 바다였으면 파도가 몽돌을 씻으며 내려가는 몽돌 소리라도 들렸을 텐데 해무가 짙게 깔린 잔잔한 남해 바다에서는 자갈과 물의 흔적만이 보일뿐이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호수 같다. 해무가 없었다면 앵강만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면 걸었을 테지만 보이는 것은 송림 우거진 깔끔한 해변 산책로와 몽돌 해변, 모래 해변이다. 해무 속에서 이곳에 캠핑하러 나온 사람들을 만나면 왠지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해무가 잔잔한 바람을 타고 바다에서 육지로 몰려오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
남해 앵강 다숲길과 함께 하고 있는 남파랑길 42코스는 독특한 분위기의 미국 마을을 지나 임도와 숲길로 송등산 아랫 자락의 용소리를 걷는다.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를 지나면 남면 당항리로 접어들면서 월포 해변에 닿는다. 미국 마을의 전경은 집집마다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미국의 고급 주택 단지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앞서 방문했던 독일 마을과 비교하면 상업성의 파고가 이곳까지 밀려들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한적한 느낌이다. 22 가구의 주택과 민박형 펜션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단출하다. 남파랑길은 미국 마을 위쪽의 수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북쪽으로는 호구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남쪽으로는 앵강만 바다와 김만중의 노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곳, 마을 위로는 용문사 계곡이 있고 마을에 작은 저수지..
진주에서 하룻밤을 쉬고 남해 터미널을 거쳐 "금평" 정류장에 버스를 내렸다. 다시 시작하는 남해 걷기는 신전 마을 해변을 돌면서 내륙으로 들어가 호구산 군립 공원을 향해 산을 오르다가 호구산 아랫 자락의 임도를 걸어 미국 마을에 이른다. "금평" 버스 정류장에 내려 남파랑길 42코스의 시작점인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 센터로 가는 길은 해무가 가득하다. 봄 농사를 준비하는 분주함이 느껴지는 3월 중순의 남해는 이른 아침의 서늘함과 봄기운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앵강만, 앵강다숲 마을의 이름에 들어가는 꾀꼬리 앵(鶯)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인터넷에 실제 꾀꼬리의 모습을 찾아보니 참새목 꾀꼬리과로 4월 무렵에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라고 한다. 이름과 소리만큼이나 노란색의 특이한 몸체를 가졌다. 꾀꼬리 소리를 ..
천하 몽돌 해변에서 시작한 남파랑길 41코스는 서포 김만중의 노도로 건너갈 수 있는 벽련항과 원천항을 지나 앵강만 가장 안쪽에 위치한 앵강 다숲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노도로 향하는 여객선이 남기는 벽련항의 흰 물결을 뒤로하고 앵강만 안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남면의 설흘산이 존재를 뽐내고 있다. 원천포구로 향하는 길, 도로변을 걷기 시작하며 남해 바래길은 어김없이 한 줄 서기를 안내하고 있다. 서포 김만중은 서포 밥상을 받아 보았을까? 하는 우스개 상상도 해본다. 도로변을 걷는 길, 도로변에는 녹나무가 푸른 잎을 견디고 있다. 상록 활엽수가 겨울에도 잎을 견디고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남해라서 가능한 모습일 것이다. 길은 남해군 상주면에서 이동면으로 넘어간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대량 마을과 소량 마을을 거쳐 두모 마을에 도착한 남파랑길 41코스는 두모 마을의 해변을 돌아 진등산 자락의 숲길을 걸어 노도로 건너가는 배를 탈 수 있는 벽련 마을에 이른다. 남파랑길 걷기에서 반가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버스 정류장이다.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장소 인근이야 가끔씩 벤치도 있고, 화장실도 있지만 그 외의 구간에서는 적절한 쉼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가끔씩 위로가 되어 주는 공간이 바로 시골의 버스 정류장이다. 동네 어르신과 자리를 두고 고민할 일도 없다. 가끔 의도치 않게 친절한 버스 기사님이 아는 척하실 때 조금 민망한 것은 사실이다. 두모 마을 정류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마을길을 통해 길을 이어간다. 두모 마을로 내려가는 가..
아름다운 미항 여수를 지나고 광활하고 환상적인 순천만을 지나온 남파랑길 걷기는 어느덧 순천을 지나고 보성군 벌교로 들어간다. 여수 가서 돈자랑하지 말고 벌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벌교를 이번에 간다. 벌교는 꼬막으로도 유명하지만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기도 하다. 평소 같으면 먼 거리를 이동하므로 4일 정도의 여정으로 일곱 여개의 코스를 걷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번에는 직장을 잠시 쉬고 있는 딸이 동행하므로 이틀간 두 개의 코스만 걷기로 했다. 어렵지 않지만 두 코스 모두 20Km가 넘는 긴 거리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일에도 매진이 많은 구간인데, 다행히 천안에서 순천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기차 편을 예매할 수 있었다. 요즘은 무궁화호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서 긴 여..
천황산 자락의 숲길을 걸어온 남파랑길 41코스는 구운몽의 김만중이 생을 마감한 노도를 바라보며 대량 마을, 소량 마을을 지나 오지방 고개를 넘어서 두모 마을에 이른다. 이제는 남해 읍내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한다. 대량동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소나무 숲 아래로 깎아지른 바위 절벽, 새파란 바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끝자락에 외롭게 서 있는 소치섬, 바다색과 겨우 구분이 되는 하늘과 수평선까지 훌륭하다. 적막함을 깨며 하얀 물결을 남기고 지나가는 어선 한 척의 모습도 귀중한 풍경의 일부다. 대량동 마을 언덕배기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은 아늑하게 자리 잡은 대량동 마을 앞으로는 노도가 그 뒤로는 남해군 남면의 설흘산이 우뚝 서있는 모습이다. 마을 안으로 관통하는 길이 있지만, 남파..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2월의 마지막날을 상주 은모래 해변에서 시작하여 어제저녁 공산과 비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은 것처럼 유망산, 산불암산, 천황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어 대량동 마을에 이른다. 어제 휴식을 취한 곳은 소빈 펜션이었다. 어둑해져 숙소에 도착했더니 주인도 없고 건물 전체가 캄캄해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다. 주인과 통화하며 방을 찾아간 독특한 경험이 있었던 숙소였다. 다음날 아침 은모래 해수욕장에 나오니 어제저녁에 본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항아리처럼 둥글게 들어와 있는 해변 앞바다에는 목도와 승치도가 자연 방파제처럼 서있다. 깨끗하게 잘 정비된 은모래 해변을 보니 피서철이면 사람들로 넘쳐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안 솔숲도 일품이다. 웬만한 해수욕장에서는 보기 ..
천하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41코스는 천하 몽돌 해변을 지나 금포 마을을 가로질러 해안 산책길을 거쳐 은모래 해수욕장에 닿는다. 1백 미터 내외의 공산과 비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걷는데 길이 험한 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천하 마을을 가로질러 해변으로 나왔다. 천하 마을 입구에서 남파랑길 40코스를 마무리한 다음에는 원래 계획으로는 오늘 하루에 걸었던 거리가 워낙 길었으므로 버스를 타고 은모래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가 다음날 다시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와서 41코스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계신 옆지기께서 그냥 가보자고 하신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닥칠 미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저 평탄한 길이겠거니 했다. 동네 가게에서 생수를 사면서 주..
내산 저수지를 지나 편백 나무 숲 사이의 대기봉 임도를 걷는 길은 고도 약 250미터 내외 임도를 통해서 가마봉과 금산 자락 사이에 있는 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어 임도를 한참 내려가면 남해도의 가장 남쪽인 미조면의 해안에 도착하는데 천하 마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편백 휴양림이 있다고 해서 편백나무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도 인근으로는 커다란 삼나무들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편백 나무, 삼나무와 함께 소나무 군락, 단풍나무 군락도 있다고 한다. 편백 나무와 삼나무의 비중은 50퍼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삼나무의 수형은 확실히 편백 나무와 차이가 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을 찍으려니 사진을 세워서 찍을 수밖에 없다. 편백 나무와 삼나무를 감상하며, 아! 좋다를 연발하는데, 이번에는 소나무..
꽃내, 화천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던 남파랑길 40코스는 내산 저수지 감싸고돌아 대기봉 임도로 들어선다. 임도로 가는 길에서는 바람 흔적 미술관, 나비 생태 공원 입구, 남해 편백 자연 휴양림 입구도 차례로 지난다. 내산 저수지로 가는 길 우측으로는 내산 마을이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봉촌이라고 부르던 마을이다. 내산 마을 뒤로 병풍처럼 서 있는 산은 남해의 그 유명한 금산(705 미터) 자락이다. 젊은 시절 혼자서 다녀갔던 금산인데 이제는 기억의 조각만 남고 가물가물하다. 서울에서 머나먼 이곳까지 어떻게 왔었는지...... 높은 수로를 따라 시선을 앞으로 두면 드디어 내산 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산 저수지 바로 앞의 한적한 공원을 지나 이제는 마을길을 통과하여 저수지 우측길을 오른다. ..
물건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40코스는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독일 마을을 관통하며 국수산 자락의 언덕을 넘어간다. 언덕을 넘어가면 남해 편백나무 휴양림에서 흘러 내려오는 꽃내라는 별칭이 있는 화천이 계곡에 만들어 놓은 들판을 걸어 남쪽으로 향한다. 물건 마을 정류장 옆에 세워진 남파랑길 표지판을 보고 표지판 앞의 길을 건너 독일 마을로 진입한다. 남해에 들어서면서 만난 남해 바래길 표지판은 이제 남파랑길과 형제처럼 보인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마을 풍경에 왠지 해외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들뜬 느낌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한글 간판만 없다면 알프스의 북적이는 스키 마을 입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일은 아니지만 TMB를 시작했던 프랑스 샤모니나 스위스의 마을 풍경을 보는 듯하다. 독일 마을 방문을 환영한..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남파랑길 걷기가 이제 해가 바뀌어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농번기도 앞두고 있고 바쁜 일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걷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번에 처음 이용한 서대전역을 통한 기차 이동을 이번에도 사용하려고 한다. 돌아보면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위해 이용했던 기차를 타고 구례구를 지나쳐 종점인 여수 엑스포역까지 가는 방법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순천역을 통해서 서대전으로 이동한다. 지난번에 알아둔 서대전역 인근 무료 공영 주차장에("남파랑길 48~54코스 걷기 계획 세우기" 참조) 자동차를 세워두고 막차로 여수로 이동한다. 퇴근 이후 시간을 감안하면 열차 후보가 많지 않다. 여수역에 도착하면 55코스 시작점인 여수 해양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여수 인 모텔"에서 몇 시간..
둔촌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 39코스는 해안에서 화천천을 따라서 올라간다. 국립 편백 휴양림이 있는 내산 저수지 쪽에서 내려오는 하천이다. 독일 마을을 지나면 40코스에서도 화천천의 하천변을 따라 걷을 예정이다. 화천천의 하천변을 걷던 길은 동천 마을 쪽으로 좌회전하여 동천리 마을길을 통해 고개를 넘어 물건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이후에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독일마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마을 전체가 특색 있게 빨간 지붕이었던 둔촌 마을을 뒤로하고 건널목을 건너 다시 해안에서 길을 이어간다. 마을 앞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것은 어제 우리가 걸었던 창선도다. 넓은 갯벌이 있어 갯벌 체험도 있는 마을이다. 마을 끝부분까지는 데크길이 설치되어 있었다. 독일 마을 표지판이 등장했다. 하천변과 마을길을 걷는 남..
창선도와 남해도 사이의 환상적인 죽방렴 풍경을 보면서 남해도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남해도의 우측 하단에 있는 삼동면을 먼저 걷기 시작한다. 시계 방향으로 남해도를 돌아간다. 오늘은 39코스와 40코스에 이어서 41코스 일부도 걸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창선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바로 삼동면 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는데 길은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서 죽방렴도 지나고 전도 마을을 지나 둔촌 마을에 이른다. 남파랑길 39코스는 남해 바래길 6코스 죽방멸치길과 함께 걷는다. 39코스는 삼동면 사무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해안으로 나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건너온 창선교를 바라보며 해안으로 나간다. 창선교 위에서 바라보는 죽방렴 풍경은 정말 일품이었다. 지족항의 포구를 지나가는 길..
장포 마을 이후 원래의 남파랑길이라면 임도로 갔어야 했지만, 입구를 놓쳐 흥선로 해안도로를 걸은 우리는 길을 놓친 아쉬움은 있었지만 해안도로 완만하게 내려 도로에서 보는 훌륭한 경관에 감탄하며 길을 이어간다. 길은 부윤 2리를 지나서 원래의 남파랑길과 합류하여 추도를 거쳐서 당저리로 넘어간다. 당저리 마을을 빠져나온 이후로는 동부대로 도로변을 걸어서 창선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넓은 갓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니 부윤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윤리 마을 앞에 자리한 구도와 추도 섬도 눈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분위기의 부윤 2리를 지나 해안선을 따라 부윤 1리 방향으로 이동한다. 물이 빠진 부윤리 앞바다를 보니, 물이 들어와도 큰 배는 들어오지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바로 구도까지는 손에 닿을..
적량 해비치 마을에서 남파랑길 37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38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원래는 해안 도로를 걷다가 장포항에서 장고개를 거쳐서 남방봉 자락의 임도를 걷지만, 풍경을 감상하다가 임도로 들어가는 입구를 놓치는 바람에 흥선로 도로를 계속 걸었다. 길은 부윤리 마을에서 합류한다. 마을 전체가 동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햇살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적량 해비치 마을에는 요트 계류장도 있었다. 포구 한쪽에서 요트를 뭍으로 끌어올려서 직접 정비하고 있는 젊은 커플이 있었는데, 자신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는 방법도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간다. 이제 적량 해비치 마을을 떠나 대곡 마을을 향해서 해안길로 남파랑길 38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해가 지기 전에 38코스 종..
고사리밭길을 걸어왔던 남파랑길 37코스는 가인리 천포 마을을 지나 진동리로 넘어간다. 국사봉 자락의 임도를 걸으면서 또 다른 고사리밭도 만나고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앞바다 풍경도 보고 적량 해비치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천포 입구 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천포 마을을 향해서 마을 안길로 우회전한다. 해안 길로 계속 가면 길은 펜션들로 이어진다. 아늑하게 자리한 천포 마을을 보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은 천포 마을로 들어가지는 않고 천포 정류장을 지나쳐 연곡로 도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정오의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연곡로 도로 중간에서 임도로 진입하여 숲길을 걷기 시작한다. 국사봉 자락의 산책길이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고사리밭이 이어진다. 숲길로 들어서면 그늘에서는..
남파랑길 37코스는 고사리밭길이 주인공이라 과언이 아닌데 식포 마을에서 천포 마을로 가는 구간은 고사리밭길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높지 않은 구릉 지대에 펼쳐진 고사리밭을 지나서 해안길로 나가 천포 마을에 이른다. 식포 마을 벗어나며 마을 뒤편 언덕을 오르는데 옆지기가 배고프다고 타령을 부른다. 마땅히 쉴만한 벤치는 없고 풀밭에 엉덩이를 붙이고 이른 점심을 먹는다. 마을 주위로는 텃밭도 산도 모두 고사리밭이다. 그런데, 멀리 등산복 차림의 여행자가 우리가 온길이 아닌 도로 쪽에서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마을분은 아닌 것 같고 인근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걷기를 하시는 모양이다.라고 추측을 하고 있었다. 결국, 그분은 무안하게도 김밥을 입에 물고 있는 우리 앞을 지나가신다. 그냥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어느덧 남파랑길 걷기도 절반을 넘어서고, 지역도 경상남도에서 전라남도로 넘어가고 있다. 봄을 맞이하며 광양과 여수 지역을 걷는 이번 여정은 옷차림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이번 여행은 지난번 남겨 놓았던 하동 47코스의 3.5Km 정도를 마무리할 예정이므로 금요일 저녁에 서대전역 인근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대전 복합 터미널로 이동하여 진주로 내려가 하룻밤을 쉬었다가 다음날 첫차로 하동으로 이동한다. 위의 그림은 서대전 인근의 공영 무료 주차장으로 차를 세우고 나면 오룡역 2번 출구 정류장이나 태평1동 주민센터 정류장이나 태평 오거리 정류장에서 601번 시내버스를 타면 대전 터미널로 이동할 수 있다. 서대전역 인근에 차를 세워두는 이유는 여행을 끝나고 올라올 때는 여수 EXPO역에서 기차를 탈 예정이기 때문이다..
35, 36코스 걷기를 끝내고 단항 마을에 위치한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창선파출소로 돌아와 남파랑길 37코스를 시작한다. 창선면 읍내를 빠져나가 흥선로 도로변을 걷다가 37코스에 가장 인상적인 고사리밭길 걷기를 시작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 긴 여정의 에너지를 받아본다. 동쪽 바다로 떠오르는 태양은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굴뚝도 남해 바다의 섬들도 무대의 배경으로 만들며 내게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듯하다. 남파랑길 37코스의 이전 코스는 남해군 공공 승마장을 거쳐서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길을 걸어갔지만, 지금은 읍내를 가로질러 걷다가 좌회전하여 3번 국도 방향으로 이동하여 국도 아래를 통과해서 흥선로 도로를 걷는다. 읍내 곳곳의 식당은 일요일..
삼천포대교를 건너 창선도의 중심까지 내여오는 남파랑길 36코스도 그 끝을 보이고 있다. 서부로와 동부대로를 연결하는 한재로 도로를 가로질러 적곡 저수지 인근으로 산을 내려와 창선면 읍내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속금산의 서대리 쪽 임도를 타고 내려오던 남파랑길은 속금산 반대편의 동대리에서 오는 임도와 합류하여 산을 내려간다. 두 길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작은 사당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도 어떤 문중의 묘원이 아닌가 싶었다. 경쾌하게 내려가던 내리막길은 한재 고개에서 고개를 지나는 한재로 도로 위로 터널 위를 지나는 방식으로 가로질러 길을 이어간다. 서부로의 서대리와 동부대로의 동대리를 한재로 도로가 이어준다. 한재 고개에서 바라보는 서대리 풍경을 뒤로하고 대방산 자락의 임도로 들아간다. 얼마간 대방산(468..
대사산 자락을 따라 당항 마을로 내려온 남파랑길은 잠시 3번 국도변을 걷지만 다시 대사산 자락을 따라 길을 오르다 속금산 아래의 임도를 걷는다. 당항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마을의 앞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다. 그렇지만,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것은 같은 창선도 가인리의 여봉산이다. 당항 마을 언덕에 이르니 2월 말인데 봄농사가 한창이 들판과 바다 건너 가인리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민둥산처럼 보여도 엄청난 고사리 밭이다. 내일 여정에서 만날 고사리밭 풍경이 기대가 된다. 당항 마을로 내려오면 얼마간 야자수가 가로수로 심어진 도로변을 걸어야 한다. 산도곡 고개 5.2Km 표지판이 등장했다. 고개라는 이름을 보니 앞으로 만날 임도가 산도곡 고개까지 오르막길이 상당할 것이라는 암시 같다. 야자수 가로수 길을..
왕후박나무로 유명한 단항 마을에 들어선 남파랑길 36코스는 단항 마을 해변을 걷다가 마을의 명물 왕후박나무를 만나고 임도를 통해서 연태산과 대사산 사이의 고개를 넘어 당항 마을로 넘어간다. 1024번 지방도 서부로 도로변을 걷던 남파랑길은 단항 마을 회관 앞에서 우회전하여 해변으로 나간다. 해변으로 나오니 넓게 펼쳐진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남해도와 사천 땅으로 호수처럼 둘러싸인 바다지만 한낯 미물과도 같은 사람의 시선에는 눈을 시원하게 하는 넓은 바다이다. 정면으로는 작은 소초도가 좌측 포구 너머로는 대초도가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물이 들어와 있지만 물이 빠지면 소초도까지 바닷길이 열리기도 한다고 한다. 길은 단항 마을 포구에서 좌회전하여 왕후박나무를 만나러 간다. 당항 마을 표지판이 등장..
사천 케이블카를 타면서 가볍게 남파랑길 35코스를 끝낸 다음에는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까지 섬과 섬 사이로 이어지는 다리를 통과하는 남파랑길 36코스를 시작한다. 창선도로 진입하면 우측 해안 산책길을 돌아 단항 마을에 이른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사천 케이블카를 타면 바다를 건너 초양도까지 갈 것이라 상상했지만 현실은 편도 티켓은 대방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전화위복이랄까! 덕분에 남파랑길 36코스 시작점에서 제대로 길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우회전하여 삼천포대교로 오르는 길, 전방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판이 커다랗게 붙어 있다. 삼천포대교부터 단항교까지 5개의 다리로 섬과 섬을 이어주는 구간이 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곳이다. 이곳을 두 발로 걸..
지난번 여정에서 삼천포 터미널까지 우리를 데려다준 택시 기사분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내려오라 했는데, 날씨가 조금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명절이 되면 부모님 댁을 찾아가듯 조금 시간 여유가 있다 싶으니 남파랑길을 다시 찾았다. 오늘 여정은 남파랑길 35코스를 오롯이 모두 걷지 않고 각산 정상 까지는 오르지만 이후의 능선 걷기를 생략하고 사천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내려와 36코스 걷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천포까지의 교통편이 애매해서 금요일 저녁 사천 터미널을 경유해서 삼천포 터미널까지 미리 내려와 다음날의 여정을 준비했다. 삼천포에서 사천 터미널까지 다녀간 지난 여행의 경험 덕택에 헤매지 않고 "선착순" 좌석을 잘 타고 삼천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터미널 인근 윈무인텔이란 곳에 짐을 풀었는데 주인은 예약한 것..
하이면 사무소에서 출발하여 남일대 해수욕장과 진널 해안 산책길을 지나 삼천포 신항을 가로지른 남파랑길 34코스는 노산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삼천포 용궁 수산 시장을 관통하여 해안변을 걷고 삼천포대교 사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노산 공원의 해안 데크길을 걸어가는 길, 일몰의 태양이 커다랗게 다가온다. 가까이 가면 모든 것을 태워 버리겠지만 적당한 거리에서는 생명과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태양이 주는 교훈이 크다. 물고기 조형물을 지나 데크길은 육지 방향으로 방향을 돌려 돌아간다. 이제 서쪽으로 삼천포 대교를 보며 걷는 길이다. 주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석양을 뒤로하고 노산 공원 입구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박재삼 문학관이 있는데 해안부터 그분의 시비가 등장했다. 일제 강점기 1933년 동경에서 태..
진널 해안 산책로를 걷는 남파랑길 34코스는 진널 반도를 한 바퀴 돌아 삼천포 신항을 가로질러 노산 공원으로 향한다. 남일대 해수욕장을 지나 신향 마을 포구에서 시작한 진널 해안 산책로는 중간에 마을길을 거쳐서 산책로가 이어진다. 마을길에서 시작하는 또 다른 산책로로 길을 이어간다. 진널이라는 이름이 길다라는 의미의 방언 "진"과 판자의 의미를 가진 "늘"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해안 산책로 바닥을 돌판으로 깔았다. 여러 갈래의 산책로가 있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으로 길을 잡는다. 바위 지층이 드러난 해안을 보면서 얼마나 걸었을까 진널 반도의 끝자락에 도착했는지 햇살이 눈부시게 다가온다. 진널 반도 끝자락으로는 해안으로 길게 자리한 진널 방파제가 삼천포 신항을 감싸고 있다. 이제 길은 뒤로 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