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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포대교를 건너 창선도의 중심까지 내여오는 남파랑길 36코스도 그 끝을 보이고 있다. 서부로와 동부대로를 연결하는 한재로 도로를 가로질러 적곡 저수지 인근으로 산을 내려와 창선면 읍내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속금산의 서대리 쪽 임도를 타고 내려오던 남파랑길은 속금산 반대편의 동대리에서 오는 임도와 합류하여 산을 내려간다. 두 길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작은 사당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도 어떤 문중의 묘원이 아닌가 싶었다.

 

경쾌하게 내려가던 내리막길은 한재 고개에서 고개를 지나는 한재로 도로 위로 터널 위를 지나는 방식으로 가로질러 길을 이어간다. 서부로의 서대리와 동부대로의 동대리를 한재로 도로가 이어준다.

 

한재 고개에서 바라보는 서대리 풍경을 뒤로하고 대방산 자락의 임도로 들아간다. 얼마간 대방산(468m) 등산로와 함께 가는 길이다.

 

우뚝 솟은 편백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임도를 이어간다. 나무들의 높이가 엄청나서 햇살이 겨우 겨우 들어오고, 그러니 한낮인데도 주위는 어둑어둑할 정도이다. 대방산을 오르는 등산로와도 갈라지고 남파랑길은 적곡 저수지 방향으로 혼자만의 길을 간다.

 

남파랑길 리본을 따라 이어가는 길, 적곡 저수지로 가려면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하는데 오르막길을 걷지만 몸의 피곤함을 푸르른 편백의 기상이 어느 정도 위로해 준다.

 

모두가 편백나무인 줄 알았는데, 얼마간 삼나무도 조림한 모양이다.

 

포장된 임도를 걷던 길은 적곡 저수지를 앞두고 임도를 벗어나 등산로로 길을 이어간다.

 

경사를 급하게 내려가는 등산로이기는 하지만 대방산을 오르는 등산로 중의 하나이므로 길은 좋았다.

 

산 아래 저수지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급한 경사의 내리막길이지만 간벌하여 정리된 숲은 다음 세대에 이 숲의 주축이 될 편백 나무 묘목을 심어 놓았다. 지금도 건강한 숲인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숲의 모습을 보니 든든한 마음이다.

 

드디어 3백여 미터의 내리막길의 모두 내려왔다. 경사가 급하기는 한데 그래도 내리막이고, 간벌로 깔끔한 숲길을 걸으니 그 또한 좋았다.

 

급한 경사의 내리막길을 다시 돌아보니 반대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 등산로에서 도로로 내려온 지점에서 보는 적곡 저수지의 모습이다.

 

오호! 2월에 파리라니! 종점까지 2.4Km가 남았다는 표지판에 붙은 파리를 보니 봄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분이다. 파리를 보고 반갑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처음이지 않나 싶다.

 

대방산 등산로를 뒤로하고 상신 마을을 향해서 도로를 따라 완만한 내리막길을 간다.

 

오늘의 여정이 끝나가는 시간, 이제 더 이상 오르막이 없다는 안심하는 마음에 발걸음도 가볍다. 동백도 즐거움 한수저를 더해준다.

 

상신 마을로 내려가는 길 우측으로는 적곡 저수지 아래로 이어지는 옥천 저수지의 물길이 보인다. 

 

완만한 포장도로를 내려가는 마음은 정말 가볍다. 인생길이 늘 이렇게 무리 없이 수월하게 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생각해 보면 이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 또한 지루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남파랑길 걷기처럼 때로는 오르막, 때로는 산길, 때로는 해안길, 때로는 긴장감 가득한 절벽길까지 어떤 길을 가든 길을 즐기며 가는 것이 지혜롭다는 생각이다.

 

우측으로 산능선을 두고 걸어 내려가는 길, 산 그림자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모습을 보니 해가 지고 있는 모양이다.

 

산 능선으로 내려오는 서쪽 하늘의 햇살을 보는 풍경도 일품이다. 촘촘한 편백 나무 숲 사이로 바라보는 오후의 태양 빛은 눈을 마주치면 눈이 부셔서 부끄러운 듯 피해야 하지만, 달콤하게 느껴질 정도로 따스하다.

 

어느덧 상신 마을로 내려왔다. 마을길을 통해 상신못을 지나 창선로 도로로 내려간다.

 

상신 마을을 지나 창선로 큰길로 나오면 우회전하여 읍내로 들어간다. 

 

창선로 도로를 따라 읍내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상신 마을 정류장도 지나고 우측으로 창선 초등학교도 눈에 들어온다. 창선도의 유일한 초등학교이다. 크지 않은 섬이지만 넓은 논밭이 이어지는 평야가 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창선면 사무소와 창선 파출소, 창선 중고등학교와 창선 초등학교까지 모두 창선면 상죽리에 위치하고 있다. 읍내로 들어가서 파출소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오늘 숙소는 단항교 인근의 밀포드 모텔인데 읍내에 도착한 시간이 단항 마을로 가는 버스가 지나가는 시간이었다. 버스를 어디에서 타는지, 시간도 애매한 것 같아서 파출소 앞의 편의점에서 오늘 숙소에서 필요한 간식을 사면서 확인하니 마침 버스가 지나갈 시간이란다. 서둘러서 계산을 하고 편의점을 나오니 교차로를 지나 버스가 딱하고 도착한다. 기가 막힌 타이밍, 숙소도 조금 일찍 체크인을 할 수 있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저렴한데 욕조가 있는 깔끔한 숙소까지 나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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