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리산 둘레길 걷기의 마지막 코스이다. 15코스는 난도가 상급이기는 하지만 형제봉 임도삼거리까지 오르막 임도가 있고 이후로 숲길과 마을길이 있지만 내려가는 길이므로 걸을만하다. 14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15코스 걷기에 나선다. 14코스를 끝내고 원부춘 마을 회관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부지런히 15코스 걷기에 나선다. 시작부터 오르막이 시작되어 오르막 임도는 형제봉 임도 삼거리까지 이어진다. 임도가 형제봉 활공장까지 이어지는데 길 좌측으로 신기천 계곡을 따라 올라간다. 앞서 구재봉 활공장 근처도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형제봉 활공장이다. 정면으로 형제봉 자락의 능선을 보면서 걷는다. 형제봉으로 향하는 길에서 갑자기 독수리로 보이는 큰 새가 우리를 향해서 천천히 날아오는 상황이 있었..
지리산 둘레길 14코스는 섬진강과 나란히 북쪽으로 이동하며 형제봉 자락의 윗재 고개를 넘는 길이다. 난도가 상급이지만 그나마 거리가 짧고 단순한 길이라 다행이다. 대축마을에서 12코스를 마무리한 우리는 촉박하기는 하지만 다음 버스 시간까지 조금 더 걷기로 했다. 14코스의 본격적인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입석마을까지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원래의 길은 대축마을에서 억양천을 건너서 둑방길을 따라 걷는 것이지만 일단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가 하신대에서 억양천을 건너기로 했다. 주말을 맞아서 악양 생활 체육공원에서 운동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대신에 공기 좋은 곳에서 운동하기를 선택하는 것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체육공원 뒤를 돌아가면 악양천을 건널 수 있는 길이 있..
난도가 상급이라 12코스를 시작할 때 긴장감이 있었는데 길은 어느덧 신촌재 고개를 넘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제 산을 내려가는 것만 남았다. 물론 먹점마을로 내려간 다음에 구재봉 자락에 있는 먹점 고개를 다시 넘어가야 한다. 미동마을 인근의 7백 미터 정도의 숲길을 제외하면 대부분 임도와 마을길로 이루어진 무난한 길이다. 분지봉과 구재봉 사이에 위치한 신촌재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먹점마을을 향해서 하산길에 나선다. 신촌재에서 먹점마을로 내려가는 임도는 2월 초의 서늘함과 따스한 겨울 햇살이 동시에 느껴지는 그야말로 쾌적한 최고의 산책로가 이어진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몸에 무리도 없는 환상적인 완만한 내리막 길이다. 솔숲 사이를 지나는 임도를 걷다 보니 어느덧 멀리 먹점마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
드디어 지리산 둘레길 마지막 여행이다. 이번 여행으로 12코스부터 세 코스만 더 걸으면 끝이다. 12코스는 난도가 상인 코스이기는 하지만 버디재 정상부 7백 미터가 숲길이고 나머지는 배부분 임도 및 마을길로 걷기에 무난하다. 하동에 기차역이 있기는 하지만 하동읍으로 오는 것은 아직까지는 버스를 통해서 진주를 거쳐 들어오는 것이 나은 편이다. 이른 아침 진주 터미널을 떠나서 하동 터미널을 거쳐 버스를 타고 삼화실로 들어오는데 버스에 안내도우미가 승차해서 어르신들이 버스에 승차하는 것을 돕고 있었다. 하동군에서 예산을 지원해서 운영하는데 어르신들이 버스 타는 것을 돕고 관광 안내도 하고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등 좋은 모습이었다. 흠이라면 좋은 분위기에 할머님과 나누는 버스 기사의 진한 농담이 기분을 좋게 ..
지리산 남서부 하동을 걷고 있는 둘레길 11코스는 난도가 낮은 걷기에 무난한 코스이다. 코스 대부분이 임도와 도로이고 코스 끝무렵에 있는 존티재 고개 구간만 살짝 숲길을 걷는다. 1985년에 건설을 시작한 하동댐이 경남 최대 규모의 농업용 저수지인 만큼 하동호 속으로 사라진 마을도 난천마을, 새터마을 등 9개 마을에 이른다고 한다. 망향의 문을 보니 아름다운 풍경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도 생각하게 된다. 11코스는 저수지 둑을 따라 도로 반대편의 계단을 내려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10코스를 마무리하고 이어서 걷는 11코스 시작점에서 벤치에 앉아 김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며 넉넉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저수지 위에는 찬바람이 강하게 불었는데 둑 아래라서 그런지 바람이 세지 않아 다행이었다...
난도 상의 지리산 둘레길 10코스 궁항마을에서 하동 읍내로 나갔다가 하룻밤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양이터재 고개를 넘으면 이제는 완만한 내리막길만 남은 무난한 코스로 다가온다. 하동읍내에서 궁항마을로 오는 버스가 많지 않아서 하동읍에서 첫차인 오전 10시 45분 버스를 타니 궁항마을에는 11시 30분 정도에 도착했다. 오늘도 어제처럼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준다. 공기는 차갑지만 따스한 햇살 덕분에 상쾌한 기분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궁항 마을 앞 정류장을 떠난 길은 양이터재 고개까지 포장 임도가 이어진다. 밤새 많은 눈은 아니지만 눈이 살짝 내렸던 모양이다. 응달에는 눈이 남아 있어서 제설재를 뿌리는 트럭이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뽀드득뽀드득 눈을 ..
위태 마을에서 하동호까지 이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10코스는 난이도가 상급인 난이도가 있는 코스이다. 9코스에 이어서 10코스를 걷는 우리는 궁항마을까지 걷고 군내버스로 하동읍내로 나가 하룻밤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시 궁항마을로 돌아와 10코스 나머지를 걷기로 했다. 위태 마을 회관 앞에서 시작한 길은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마을길을 통해서 주산 자락의 지네재 고개로 향한다. 정오를 바라보는 시각이지만 궁항마을에서 하동 읍내로 나가는 버스가 많지 않아서 마음 한 구석에 초조함이 있다. 사실 위태 마을에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정돌이민박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민박집이 있는데 여기서 묵을까? 하는 검토도 했었다. 시간이 너무 이르기도 하고 코스를 배분하다 보니 지나치게 되었는데 커다란 나무와 정자가 있는 민박..
지리산 둘레길 9코스는 산청군 시천면 면사무소가 있는 덕산을 떠나 중태재 고개를 넘으며 하동군으로 진입하는 코스이다. 지리산 남서 방향으로 나아간다. 중태재 부근의 일부 등산로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마을길과 임도로 구성된 무난한 길이다. 8코스 종점이자 9코스 시작점인 남명 조식 기념관 건너편의 산천재 앞에서 9코스를 시작한다. 산천재는 조식 선생이 후학을 키우기 위해서 천왕봉이 보이는 이곳 덕산에 지은 것이라고 한다. 지리산 종주를 했던 사람이라면 기억하는 세석평전, 촛대봉, 중산리, 장터목 산장, 천왕봉이 모두 이곳 산청군 시천면에 속해있다. 천왕봉이 산청에 있으니 산청 사람들이 "지리산은 우리 거야!"라고 해도 달리 대꾸할 방도가 없다.ㅎㅎ 골목길을 지나 덕천강 강변으로 나간다. 북서쪽으로 천왕봉이 ..
지난번 둘레길 걷기 이후 다시 이어지는 걷기는 2026년 1월을 보내며 2월을 맞이하는 시기이다. 8코스는 난이도는 상에 해당하지만 백운 계곡을 지나서 마근담 자락까지 쭉 이어지는 오르막이 끝나면 완만한 내리막으로 코스를 마무리하는 매력적인 코스이다. 이른 아침 대전 복합 터미널에서 원지 정류장까지는 고속버스를 이용했는데 프리미엄 우등이라고 넓은 좌석에 칸막이 커튼까지 있는 필자에게는 새롭게 만나는 신세계였다. 중부 지방에서 산청으로 가는 길은 대전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최단 코스이다. 대전에서 8시 버스를 타고 원지 정류장에 내린 우리는 운리마을로 들어가는 11시 5분 버스를 기다리며 정류장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백반으로 넉넉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했다. 지난번 여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서도 이..
인심 좋은 산청에서의 하룻밤 휴식을 보낸 우리는 이른 새벽 난이도가 상급인 지리산 둘레길 7코스 성심원, 운리 구간을 걷는다. 상급 난이도이기는 하지만 아침재와 웅석봉 하부 헬기장에 이르는 약 5Km의 오르막길을 지나면 그 이후는 완만한 내리막의 임도를 걷는 무난한 코스이기도 하다. 어제저녁 둘레길 6코스를 끝내고 산청읍내로 돌아가는 길에서는 성심원 앞에서 친절한 마을 주민을 만나 그분의 차를 얻어 타고 편하게 읍내로 나갈 수 있었다. 가끔씩 이곳에서 버스를 놓치거나 어디서 버스를 타는지 모르는 사람들을 태워 주신다고 하셨다. 오늘 새벽에는 산청 터미널에서 원지 정류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성심원 앞에서 하차하여 여정을 시작한다. 정류장 이름은 성심원이 아니라 "풍현"이었다. 무료 버스인 산청 농어촌 ..
함양군을 지나서 산청군으로 들어온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 북쪽을 돌아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둘레길 6코스는 산청군 읍내를 지난 다음에 선녀탕을 경유하는 코스와 계속 경호강을 따라가는 코스로 나뉘는데 우리는 경호강을 따라서 성심원으로 향한다. 6코스는 산청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을 몸의 체험한 구간이었다. 대부분 평지로 난도는 높지 않다. 산중에서 점심을 해결했던 우리는 5코스를 끝내면서 수철마을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었다. 고동재 고갯길에서부터 카페 표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겨울이라 그런지 동네에 있는 카페는 문을 열지 않은 모양이었다. 따뜻한 커피가 마시고 싶었던 옆지기는 많이 실망한 모양이다. 하는 수 없이 수철마을에서 잠시 정비를 하고 바로 6코..
동강마을에서 수철마을까지 걷는 지리산 둘레길 5코스는 난이도 중급이지만 왕산 자락의 쌍재와 고동재를 넘어가야 하는 만만치 않은 경로이다. 그렇지만, 고갯길을 넘는 과정에서 숲길을 통과하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위의 고도 변화 그림과 같이 완만하게 고도를 올리다가 고개를 지나면 완만하게 내려오는 걷기에 좋은 길이기도 하다. 이른 아침 함양 터미널에서 마천, 추성행 농어촌 버스를 타고 동강마을로 향한다. 오늘은 5코스, 6코스를 이어서 걸을 예정이라 조금 일찍 여정을 시작했다. 지방을 다니면 보통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농어촌 버스를 타기 마련인데, 함양군은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이기는 하지만 약 2백 미터 정도 걸어가야 하는 위치에서 별도로 출발한다. 동강마을 정류장에서 내리면 엄천교를 통해서 유유..
의중마을에서 벽송사를 경유하는 코스와 용유담을 경유하는 코스로 나누어졌던 둘레길 4코스는 모전마을에서 합류하여 동강마을까지 임천을 따라서 평탄한 길을 걷는다. 숲길을 벗어나 도로와 마을길을 걸으니 계곡 주위를 돌아보며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경로이다. 좌측으로는 법화산(993m), 우측으로는 와불산(1,214m)을 두면서 동북쪽으로 계곡을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뒤로는 용유담 위로 임천을 가로지르는 용유교가 계곡 사이를 이어주고 있다. 송전길을 따라 가는데 복주머니처럼 생긴 커다란 바위 하나가 나그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길을 만들기 이전부터 저런 모습이었을까? 아니면, 길을 만들다가 생긴 것일까? 임천 건너편 마을을 보니, 마치 지금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
2026년 새해에 떠난 지리산 둘레길 걷기, 이제는 경상남도 지역으로 들어서서 걷기를 이어간다. 함양 지역의 둘레길 4코스는 출발 전에 벽송사를 거쳐서 갈지 아니면 임천을 따라서 와불산 아랫자락의 숲길과 용유담을 거쳐 갈지를 결정해야 한다. 벽송사를 거쳐 가는 방법이 오르막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워 보이지만 쭉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단순한 경로이기 때문에 의외로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우리는 용유담 경유 코스를 선택했는데 오르락내리락하는 숲길을 걷느라 체력 소모가 적지 않았다. 두 코스를 모전 마을에서 합류한다. 금계 마을 입구에서 둘레길 4코스의 전체적인 그림을 살펴보고 본격적으로 걷기에 나선다. 멀리 보이는 천왕대불이 아침 햇살을 받아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채석장 한쪽 면에 불상을 새겨 놓..
난이도가 상에 해당하는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인월 - 금계 구간도 어느덧 절반을 넘기면서 마지막 고비인 등구재를 지나면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에서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으로 진입한다. 전라남도 구례군까지 더해 3개 도에 걸친 거대한 지리산 자락의 한축인 경상남도 함양군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등구재를 넘어서 창원마을 이후에 다시 숲길을 통해서 약간의 고갯길을 통과하면 목적지인 금계마을에 닿는다. 서진암 입구에는 넓은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서 김밥을 먹으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오늘은 3코스의 종점인 금계마을의 펜션을 숙소로 예약했기 때문에 버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를 갖고 쉴 수 있었다. 장항마을을 지나며 이어지던 포장길은 서진암 입구에서 끝나고 이제부터는 숲길 걷기에 나서야 한다. 서룡..
지리산 둘레길 3코스는 난이도가 "상"인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는 코스이다. 초반에는 람천을 따라 걷는 평탄한 길이지만 배너미재를 넘어가야 하는 난관이 있다. 산을 내려와 장항마을에 도착하며 남원시 인월면에서 산내면으로 건너가고 60번 지방도 천왕봉로를 가로지르면 삼봉산 자락에 위치한 서진암 입구까지 오르막길을 이어간다. 예전에 지리산을 오를 때면 구례구역에 새벽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여행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밤 기차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에 내리는 그런 기차는 운행하지 않는다. 고속열차를 타고 남원역에 내려서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다는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다. 새벽 기차를 타고 내려와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서 역 앞에서 밥을 해 먹고 산을 오르던 기억은 그저 낭만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
새벽 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 버스로 성삼재까지 이동한 이후 4시간여의 걷기를 하다 보니 네 가족 중에서 슬슬 체력의 한계를 호소하며 다리 근육을 매만지는 사람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앞선 두 사람과 뒤따라오는 두 사람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기다렸다 걷기를 반복하다 보니 점점 산행 시간은 늦어집니다. 이제는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어도 워낙 많이 걸어온 터라 낙오자가 없도록 달래기도 하고 채근하기도 하며 하산 이후 버스 시간에 맞추어 보려고 노력해 봅니다. 산행 코스는 대피소 예약을 못했기 때문에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서 의신마을 쪽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토끼봉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첫 지리산 산행의 추억이 어린 곳으로 눈이 가득히 쌓인 관목숲 사이로 이어진 등산로 풍경이 인상적이었던 장소입니다. ..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10대의 마지막은 한겨울 감행한 지리산 종주였습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산행이라 배낭도 선배에게 빌린 것을 메었고 동대문에서 구입한 새 등산화에 왁스를 넉넉히 바르고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며 걸었던 겨울 등반은 거의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힘들었지만 수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겨 주었습니다. 화엄사, 노고단에서 시작하여 천왕봉과 법계사에 이르는 지리산의 아름다움은 그 이후로도 꾸준하게 지리산을 찾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리산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지리산 코스 곳곳을 누비고 이제는 둘레길도 걸으니 돌아보면 지리산은 사람을 키워내는 산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산을 오르다 몸의 한계가 올 무렵이면, "내가 미쳤지 지금 이곳에서 내가 무슨..
지리산 봄 산행은 준비가 쉽지 않네요. 동네 뒷산이 아니니 이동과 숙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리산 종주는 좀처럼 엄두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여하천 산장과 장터목에서 2박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다음에는 연하천에서만 1박하고 세석을 거쳐 하산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그 마저도 산장 예약이 실패해서 결국 무박하는 계획으로 변경했습니다. 산장 예약은 매월 1~15일은 직전월 15일에 시작하고 16~31일은 해당월 1일에 예약을 시작하는데 이것을 깜박하고 하루 지난 16일에 예약 사이트에 들어 가보니 단 한 좌석도 남지 않았던 것입니다. ㅠㅠ 기차표도 보름전이면 이미 매진 사태입니다. 저희는 조치원역 서부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구례구역까지 새벽 기차를 타는 것으로 여행을 시작합니다. 새벽 3시를 앞..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를 완주한 저희는 그냥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차를 세워둔 곳에서 어차피 들러가야할 화개 장터를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TV며 귀로 화개 장터 이야기를 그렇게 많이 들었고 피아골을 통하는 지리산 등반도 했었는데 화개 장터는 처음이었습니다. 피아골과 연곡사를 거쳐 이제 섬진강과 합류하는 화개천과 화개천을 가로 지르는 화개교의 모습입니다. 화개교를 건너면 화개 시외 버스 터미널이 있습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오전 6시 30분이 첫차이고 3시간 25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단풍철이 지난 늦가을에도 차가 많은 것을 보면 봄철이나 단풍철에 자동차를 끌고 이곳에 온다면 교통 체증에 짜증이 빵빵할 것입니다. 행락철에 이곳에 오려면 대중 교통을 꼭 이용해야 될 것 입니다. 하동 터미널까지 와서..
송정 마을에서 시작한 지리산 둘레길 16코스 걷기는 기촌 마을에 진입하면서 절반을 넘깁니다. 추동교를 지나 우회전 해서 조금 내려가면 앞에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피아골 계곡과 연곡사를 거쳐서 내려오는 내서천 중간에는 아주 잘 가꾸어 놓은 공원이 하나 있었습니다. 저희는 앞에 보이는 공원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내서천 중간에 있는 깔끔한 공원으로는 하천 양쪽에서 다리를 통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바람에 떨어진 단풍 나무의 낙엽들이 떠나는 가을을 붙잡기라도 하듯 길 한쪽으로 곱게 모여 있습니다. 공원에서 바라본 펜션촌의 모습입니다. 서울에서 내려온 한 분이 펜션을 지어 영업이 시작했는데, 펜션 영업이 잘 되다보니 지금처럼 여러 펜션이 들어서서 하나의 펜션촌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는 크게 보면 2개의 산을 넘는 여정입니다. 많은 분들은 화개장터 쪽의 가탄마을에서 여정을 시작하여 송정마을까지 걷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반대 방향인 송정 마을에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가탄마을에 세워 놓고 택시로 송정 마을까지 이동해서 걷기를 시작합니다. 자동차를 세워 놓았던 화개중학교 교가비. 오늘과 같은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늘푸른 마음과 몸"이라는 문구가 가슴에 다가옵니다. 이 땅의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을 지배하는 것이 명문 대학교와 스펙이 아니라 "늘푸른 마음과 몸" 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 봅니다. 우리나라 학교 교가에는 늘 산이 등장하기 마련이죠. 저의 경우에는 남산과 불암산이었는데 화개중학교 교가에는 지리산과 백운산이 등장하네요. 저희는 지리산 자락을 ..
가을 걷이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지리산 둘레길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중부 지방에서 가까운 둘레길 코스는 거의 다녀서 이제는 집에서 먼 거리의 코스만 남았네요.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를 걸을 예정입니다. 총 10.6km에 소요시간은 약 6시간이라고 합니다. 지리산 둘레길 16코스는 송정마을과 가천마을 구간으로 송정 마을에서 출발해도, 가탄 마을에서 출발해도 난이도가 "상"입니다. 위의 지도에 있는 둘레길 코스를 보면 등고선 몇개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지 이번 둘레길은 산행이라는 마음 가짐으로 출발해야 겠습니다. 전남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 사이를 걷는 코스로 코스 내내 섬진강을 옆에 두고 걷는 길입니다. 가탄 마을에서 조금 내려가면 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는 화개면입니다. 자동차로 화개중학교 근처까지..
오미-송정 간의 지리산 둘레길 17코스 끝자락에 와서 둘레길을 완주할 것인가? 아니면 석주관과 칠의사묘를 들러서 갈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오랜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방문하고는 싶은데 체력과 시간, 기차 예매 시간등을 감안하지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미부터 같은 코스로 함께 왔던 지리산 둘레길과 백의종군로, 조선수군재건로가 갈라지는 곳에 도달했습니다. 둘레길을 마저 걸으면(2.9Km) 약간의 산행을 거쳐 산 하나만 넘으면 송정에 도착하고 백의종군로와 조선수군재건로는 산아래로 내려가면 석주관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할 까 고민하다가 옆지기와 가위바위보 제가 이기면 둘레길, 옆지기가 이기면 석주관으로 가기로 했는데 옆지기가 이겨서 석주관으로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둘레길에서 석주관으로..
오미를 출발해서 지금까지 걸었던 둘레길 17코스는 포장길이 쭉 이어져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구례 노인 전문 요양원을 지나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본격적으로 산길을 걷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경사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물론 송정에서 오미 방면으로 오는 길이라면 석주관성 뒤쪽의 초반 산행이 조금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사가 조금 됩니다. 길을 걷다가 만난 살갈퀴 군락입니다. 보라색 꽃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뽐내고 있습니다. 살갈퀴는 콩과 식물로 뿌리혹박테리아도 있고 꼬투리 형태의 열매를 맺습니다. 콩과 식물을 소들이 특히 좋아하는데 제주 등지에서는 소들을 살찌우는 풀 이었다고 합니다. 살갈퀴는 소에게도 좋은 사료였지만 사람도 어린 잎과 줄기는 삶아서 나물로 이용했었다고 합..
하죽 마을과 내죽 마을을 지나서 문수 저수지를 거치는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고 나면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잘 정비된 길을 따라 한동안 단풍나무길을 걷습니다. 가을의 단풍도 멋지겠지만 5월의 단풍나무 꽃이 매달린 풍경또한 일품입니다. 문수 저수지를 지나는 곳의 오르막을 빼면 한동안 큰 오르막은 없습니다. 송정에서 오미로 오는 구간은 초반에 오르막이 조금 센 편이지만 오미에서 송정으로 가는 구간은 어렵지 않은 길입니다. 17코스를 걷기 시작하니 약간의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 때문인지 구름이 낀 구례 분지의 풍경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갖습니다. 화려한 색깔을 드러낸 단풍나무를 만났습니다. 그것도 가을의 붉은 단풍잎 색깔이 아니라 화려한 단풍나무 꽃의 색깔이었습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꽃이 아니라 ..
오미-송정의 지리산 둘레길 17코스를 시작합니다. 지도를 보면 내죽 마을로 들어서기 전에 샛길로 빠져서 길을 조금 단축시켜 갈 수 는 있지만 내죽마을과 문수제를 거치는 원래의 둘레길을 걷습니다. 오미를 출발하는 길은 아름다운 꽃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이 닿은 꽃밭이 이른 아침 둘레길을 걷는 나그네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패랭이꽃입니다.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어 엮어 만든 패랭이 모자를 닮았다 해서 패랭이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석죽화(石竹花), 거구맥(巨句麥), 대란(大蘭), 산구맥(山瞿麥), 남천축초(南天竺草), 죽절초(竹節草)등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내한성, 내건성이 강해 키우기 어렵지 않은 식물이라고 합니다. 여러해살이풀이고 수염패랭이꽃과 상록패랭이꽃이 대표적..
바깥에서 보는 모습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을 보여 주었던 곡전재를 나서서 마을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지리산 둘레길 18코스, 17코스, 19코스가 만나는 운조루 앞에 도착하게 됩니다. 넓직한 주차장과 공중 화장실이 있는 운조루 유물전시관을 둘러 볼까 했는데 이른 시간이라서 문이 닫혀 있더군요. 아직 해가 뜨기 전에 걷기를 시작했으니 그럴 법도 하죠. 둘레길 18코스인 오미-송정 구간에는 화장실을 만나기 어려우니 왠만하면 이 동네에서 볼일을 보고 둘레길 18코스 걷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교차로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하죽 방면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오미(五美) 마을은 다섯가지 아름다움이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월명산(月明山), 방장산(方丈山), 오봉산(五峰山), 계족산, 섬진..
18코스의 끝자락 원내 마을을 지나서 19번 국도를 건너면 18코스의 종점이자 17코스의 시작점인 오미 마을 입구입니다. 19번 국도를 건너서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오미 마을" 표지와 "금환락지 곡전제" 표지가 나그네를 환영해 줍니다. 둘레길 18코스는 표지 뒤로 멀리 보이는 산 아래를 따라서 걷게 됩니다. "오미 마을"앞에 행복 마을이라고 붙어 있는데 그냥 마을을 미화시키기 위해서 붙인 단어가 아니가 2005년 부터 시행중인 전라남도 차원의 한옥 보존 및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 지정된 것이라 합니다. 현재 135개 마을이 "행복 마을"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한옥 개축 및 신축시 융자 지원, 한옥 민박 과 체험 지원등 여러가지 지원이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오미마을은 마을 안에 곡전제와 운조루가 있을..
섬진강 둑길을 걷다가 오미를 향해서 꺾어지는 지리산 둘레길 18코스는 논을 가로 질러 원내 마을 지나서 19번 국도를 건너 갑니다. 산을 뒤로하고 섬진강을 품을 만큼 명당이라 그런지 산이 많은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넓직한 평야가 인상적입니다. 그 뒤로는 나름 큰 부락인 원내 마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5월은 밀과 보리가 익어가는 시기이죠. 밀이삭에 붙은 무당벌레가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온통 연 보랏빛인데 빨간 무당벌레의 색깔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칠성 무당벌레인 모양입니다. "무당벌레야 우리집에 와서 진딧물좀 좇아주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최근에는 한국과 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인 레이디버그라는 애니메이션 때문에 더욱 친근감을 갖게 되는 곤충입니다. 무당벌레의 영문 이름인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