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등산 철쭉 공원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임도를 따라 천등산을 내려간다. 천등산을 넘으면 풍양면이고 산을 내려가면 송정 마을을 만나는데 송정 마을에서 북쪽으로 계곡을 돌아 내려가서 백석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고도 4백여 미터의 천등산 철쭉공원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산 아래에 가득한 해무 때문에 지리산 노고단에서 보는 운해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천등산 철쭉 공원에서 사방으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도화면, 포두면, 풍양면에 걸쳐 있는 산이지만 휴식을 취하며 이른 점심을 먹은 우리는 도화면에서 풍양면 송정리로 내려간다. 우리가 내려갈 풍양면 방면으로도 해무 때문에 바다 풍경은 보지 못하고 운해를 본다. 멀리 운해 너머로 보이는 것은 거금도의 적대봉(592m)이 아닌가 싶다. 공원에서 보는 천등산(554m)..
도화 버스 터미널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69코스는 도화 읍내를 가로지르다 도화 초등학교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북쪽으로 잡는다. 도화중학교를 지나면 도화로 도로를 만나서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갈림길에서 신호제 저수지에서 흘러 내려오는 도화천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며 들판을 가로지른다. 신호제 저수지 이후로는 본격적으로 임도 걷기가 시작되어 천등산 철쭉 공원에 이른다.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도화 베이스볼파크를 지나 69코스의 시작점인 도화 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2017년에 주민복합센터와 함께 지은 야구장은 남해안 도시들에 있는 다른 야구장처럼 전지훈련을 목적으로 한다지만,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 잘 관리해서 고흥의 학생 야구나 생활 야구인들이라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천등산을 넘으면 일정이 끝..
고흥군 포두면의 가장 남쪽에 있는 익금 마을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고흥 반도 남부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른다. 익금 마을에서 도화까지 77번 국도로도 갈 수 있고 봉산로 도로를 따라서도 갈 수 있으나 남파랑길은 봉산로 도로 인근에서 농로를 걸어 도화까지 이동한다. 이동하면서 석수포, 봉산 마을, 중산 마을을 거쳐서 간다. 익금 마을에서 벗어난 길은 국도 진입로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길을 이어간다. 국도 쪽으로 이동하는 길, 나무로 막힌 해안에서 잠시 열린 시야 속에서 익금 마을 앞바다로 오 형제도, 수락도 등이 보인다. 이 섬들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섬들이다. 길이 77번 국도와 합류하면서 이제 익금마을 풍경과도 안녕이다. 국도로 들어선 길은 포두면에서 도화면으로 넘어간다. 국도변의 가로수 때문에 풍경..
봉암 마을을 지나는 남파랑길 68코스는 마북산 아랫자락의 계곡을 따라 올라가 임도를 통해 까막재 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으면 고흥군 포두면 옥강리에서 남성리로 진입한다. 산을 내려가며 대곡제 저수지를 지나고 남성 마을을 가로질러 77번 국도에 도달한다. 국도에 도착하면 이후로는 익금 마을까지 국도변을 걷는다. 오후 2시가 넘어가는 시각, 5월 중순의 태양도 만만치 않다.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다. 농부들이 일하다가 쉬려고 길가 나무 아래에 만들어 놓은 공간인 듯한데 우리가 잠시 빌려 휴식을 취한다. 5월이라 그런지 나무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고 쾌적하다. 휴식 취한 다음에는 마북산 아랫자락의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봉암길 도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아까시의 계절도 끝났나 싶었는..
해창만 캠핑장에서 67코스를 끝내면 바로 이어서 68코스를 걷는다. 20Km에 육박하는 거리인 만큼 부지런히 걸어야 한다. 영남면 금사리와 오도를 잇는 해창만 제1 방조제를 지나면 오도 외곽을 돌면서 상오 마을을 지난다. 바다 건너편으로 취도를 보면서 걷는다. 오도에 상오 마을이 있다면 취도에는 하오 마을이 있다. 오도를 나오면 오도와 포두면 옥강리를 잇는 해창만 제2 방조제를 지나서 77번 국도와 18번 국도를 지나 봉암 마을에 닿는다. 남파랑길 68코스 안내판 너머로는 방조제가 만든 담수호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창만 수상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 중이었다. 주민 참여형으로 상업 발전을 시작하면 수익이 조합을 통해 주민들에게 배분되는 방식이라고 한다. 우리가 방문할 당시에는 준공 직전이었다. 여러 논란 가..
사도진 해안길을 걸어 영남 만리성까지 걸어온 남파랑길 67코스는 굽이굽이의 여러 계곡을 지나며 사도 마을에 닿는다. 사도 마을을 떠나면 그 역사가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해창만 방조제의 둑방길을 걷는다. 영남 만리성을 지나면 산 아랫자락으로 굽이굽이 계곡을 지날 때마다 계곡마다 독특한 풍경을 만난다. 이 계곡에는 작은 모래 해변을 전용 해수욕장 삼은 펜션이 자리하고 있었다. 계곡을 하나 지나면 고개를 넘어가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었다. 경사도가 급하지 않은 오르막이라 다행이기는 하다. 목넘골을 지나는 길이다. 멀리 수많은 집들이 몰려 있는 사도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도 마을로 가까이 갈수록 계곡에서 만나는 촌락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진다. 소몰마금골 계곡 뒤의 산과 계곡 앞바다의 작..
남열 마을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해맞이로 도로를 따라서 양화 마을까지 이동한다. 해창만 바다를 보면서 중간에 지붕 없는 미술관도 지난다. 양화 마을을 지나면 사도진 해안길을 따라 영남 만리성 유적지에 이른다. 하룻밤 휴식을 취했던 펜션의 이름은 해오름 펜션이고 우리가 67코스를 시작하는 길의 이름은 해맞이로다. 먼 길을 가야 해서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멋있는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펜션 앞으로 멋있는 해변을 가지고 있던 해오름 펜션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옆지기가 다시 한번 찾아가자고 압력을 넣을지 모르겠다. 어제 66코스에서 우리가 넘어왔던 우미산의 아랫자락을 해맞이로 도로를 따라서 남서 방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언덕에 오르니 남열 마을 포구가 내려다 보인다. 오르막길을 좀 더 오..
남파랑길 65코스와 66코스를 이어서 걷는 긴 여정이 끝을 보이고 있다. 남열 몽돌 해변에서 고흥 우주발사전망대가 있는 산을 넘어서 남열 해수욕장을 지나 남열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곳은 우미산 천년의 오솔길처럼 사람들이 다니던 곳이 아니라 전망대 주위로 만든 인공 산책로라는 것이 곳곳에서 표시가 날 수밖에 없다. 경사도 급해서 줄을 잡고 계단을 올랐다. 꾸준한 관리가 되고 세월이 흐르면 아름다운 산책길이 될 것이다. 전망대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가파른 바위 절벽 위를 통과한다. 이런 풍경 때문에 그 가파른 계단을 올라오던 과정은 금방 머리에서 사라진다. 아찔한 바위 절벽 아래로 맑은 바닷물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위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위는 아마도 남열 몽돌 해변에서 보았던 사자 바위인 듯싶다..
우미산을 넘고 있는 남파랑길은 용암 전망대에 환상적인 여자만 뷰를 감상하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걸어서 곤내재로 향한다. 길은 고흥군 영남면 우천리에서 남열리로 넘어간다. 우미산은 우천리와 남열리의 경계를 이룬다. 곤내재로 내려온 길은 우주 발사대 전망대로 바로 가지 않고 다랭이 산책로를 거쳐서 남열 몽돌 해변에 닿는다. 용암 전망대를 지나면 완만한 내리막길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려간다. 간천 마을에서 급한 경사의 임도를 짧게 오르고 이제는 완만한 내리막을 길게 걸으니 발걸음만큼이나 마음에 부담도 없다. 우미산 정상의 역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울창한 숲길은 가끔씩 지나는 작은 계곡에서 이끼가 가득한 바위들을 만나게 한다. 이런 길만 걷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고흥 천년의 오솔길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훌륭한 산책..
간천 마을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66코스는 마을길을 가로질러 임도를 통해 우미산 자락을 오른다. 지그 재그 방식으로 고도를 급격하게 올리므로 오르막 길이 아주 길지는 않다. 임도는 고도 3백 미터 지점까지 이어지고 이후로는 숲길 등산로를 걷는다. 고도 350미터를 넘기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용암전망대에 다녀온다. 여자만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오후 1시를 넘기는 시각 남파랑길 65코스에 이어서 66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간천 마을 마을 회관 옆으로 길을 시작한다. 65코스 내내 우리의 시야를 떠나지 않았던 팔영산을 뒤로하고 우미산을 넘어 남열 해변으로 가는 여정이다. 간천이라는 이름이 팔영산 자락에서 시작하여 바다로 흘러가는 물이 마을 앞을 지나면서 동북쪽으로 향한다고 붙은 이름이니 이 마..
방내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은 팔영산을 바라보며 계속 남쪽으로 걸어 내려간다. 오산마을에 이를 때까지 농로와 둑방길을 걷는다. 오산마을부터는 계속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77번 국도를 따라 고개를 넘어 신성마을에 이르고 신성 삼거리 이후는 해맞이 도로를 걸어서 간천마을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방내 마을을 벗어난 남파랑길은 방내제 저수지 옆을 지난다. 저수지에는 처음 보는 부엽식물이 저수지 전체에 퍼져있다. 뿌리는 땅에 박고 잎을 물 위에 띄우는 식물을 부엽식물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연꽃인데 이것은 찾아도 정체를 알 수 없다. 그나마 제일 비슷한 것이 어리연이다. 꽃이 나오면 정체가 분명해지지 않을까 싶다. 방내제 저수지 옆을 따라 내려가는 길, 정면으로 흰구름 한 조각으로 태양을 가리고 있는 ..
여호 방조제를 지나 여호항을 지난 남파랑길은 여호 파출소 옆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올라서 남산(102m) 주위를 임도와 농로를 통해서 걷는다. 남산을 돌면 도로를 통해서 고개를 걷다가 좌회전하여 방내 마을로 들어간다. 계도를 지난 여호 방조제길은 바다 건너 원주도와 함께 한다. 전면으로는 여도진성이 있었던 여도를 보면서 걷는다. 여도진성은 성종때에 쌓은 성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고 한다. 주위의 섬들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로 조선 시대 전라좌수군이 여자만 일대를 지키는 핵심 역할을 했다고 한다. 여호방조제 둑방에는 큰금계국이 자리를 잡았다. 귀화식물이기는 하지만 여러해살이 풀이고 생명력이 강하다 보니 삭막한 둑방에도 잘 정착한 모양이다. 국립생태원에서는 금계국을 "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송곳산 숲길을 빠져나온 남파랑길은 심포마을 방조제를 지나 심포길 도로를 따라 고개를 넘고 고개를 넘으면 신기마을의 농로를 가로질러 예동 마을을 지난다. 예동마을을 지나면 다시 도로로 나와서 고개를 넘는다. 여호제 저수지를 지나면서 해변으로 나가면 여호방조제에 이른다. 포털 지도에서 이곳이 범벅골이라고는 표시가 있지만 이름에 대한 유래나 설명은 찾을 길이 없다. 다른 지역에서 범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골짜기라는 의미로 범벅골 또는 범박골을 쓴다고 하지만 이곳은 과연 어떤 의미일지...... 아무튼 계곡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은 갯벌에 골을 내며 바다로 흘러내려간다. 계곡으로 목 좋은 곳에 펜션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송곳산을 지나온 우리는 길가에 엉덩이를 붙이고 갯벌을 보며 잠시 쉬어간다. 태양을 피할 수 ..
다이아몬드 모양의 고흥반도를 돌아가는 길 65코스는 독대마을에서 남동쪽 방향으로 이동한다. 독대 마을을 나오면 논길을 가로질러 화덕마을에 이른다. 화덕 마을을 지나면 송곳산 자락을 돌아가는 포장길을 걷는다. 숲 속 포장길로 가끔씩 차가 다니기는 하지만 거의 임도에 가깝다. 숲길을 벗어나면 자연 해변이 나오는데 범벅골이라는 계곡이 있는 곳이다. 64코스에 이어서 걷는 65코스는 독대마을 회관 앞 정자에 앉아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이어간다.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정자에 앉아서 쉬며 마을 분위기를 둘러본다. 이곳이 마을의 중심지인 모양이다. 바로 옆 매점을 오가는 사람들, 독대 회관으로 들어가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끊이지 않는다. 독대 마을 버스정류장 쪽으로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마을을 ..
장동마을을 지난 남파랑길 64코스는 오도 1,2 방조제를 지나면서 외호마을을 거친다. 이후로는 월악산과 옥녀봉 아랫자락에 자리한 슬항마을과 연등마을을 지나 옥녀봉 아랫자락의 숲길을 통과하여 독대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도새비골의 두릅농장을 지나온 길은 장동 마을의 저수지를 지나 해안으로 나간다. 장동의 장이 휘장 장(帳) 자를 쓰는데 초기에 이곳에 정착한 분들이 집을 짓지 못하고 천막을 치고 살았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들길에 탐스럽게 핀 아까시 꽃이 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니 이곳은 5월 중순에 봄의 정절을 지나 여름을 향하는 모양이다 하는 생각도 든다. 장동 마을을 벗어나면 구불구불 이어진 농로를 따라서 해안으로 나간다. 모내기가 끝난 논들은 마치 거울처럼 하늘과 주변 산들을 비추고 있다. 농..
다이아몬드형의 고흥반도를 한 바퀴 돌아갈 남파랑길은 63코스에서 보성군을 지나 고흥군 동강면을 거쳐 남양면 망주리로 들어왔고 이제 64코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고흥반도 걷기를 시작한다. 64코스는 남양면의 들길을 걷는다. 가는 길에 신망방조제를 지나 주교마을에 들어서면 남양중학교 앞을 지나고 상와 마을을 지나 장동마을에 닿는다. 4월 말에 비를 맞으며 고흥을 떠났는데 5월 중순에 순천을 거쳐 다시 고흥을 찾았다. 벌교터미널에서 앞으로도 고흥 걷기에서 자주 이용할 고흥 군내버스를 타고 망주마을로 이동하여 64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고흥 군내버스는 시간을 잘 지켜주어서 고마웠다. 길은 버스 정류장에서 남파랑길 64코스 안내판이 있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농협 창고가 있는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농협 창고..
보성군을 떠나 고흥군으로 들어온 남파랑길은 옹암마을을 떠나 죽암방조제를 걷는다. 죽암방조제를 지나면 대강천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여 망주산 서쪽 아랫자락으로 들어간다. 죽암방조제가 만들어 놓은 엄청난 간척지를 지난다. 길은 동강면에서 남양면으로 넘어가고 산 아랫자락의 길을 통해서 망주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옹암마을을 빠져나가는 길, 마을 끝자락에 망주산을 배경으로 포구와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왕주마을의 작은 야산과 앞바다의 작은 섬이 외롭게 떠있다. 옹암교차로에서 남양 월정리 방면으로 좌회전하면 죽암방조제를 걷는다. 방조제에서 바다 쪽으로는 왕주마을의 풍경, 내륙 쪽으로는 대강천을 따라 이어진 광활한 간척지 평야가 펼쳐진다. 망주산을 보면서 죽암방조제를 걸어간다. 방조제를 지나면 ..
장암리에 도착한 남파랑길 63코스는 남쪽으로 이동하며 제두리를 거쳐 대포리 해변으로 나간다. 대포리 해변을 떠나면 계금산 인근의 작은 고개를 넘으면서 보성군에서 고흥군으로 넘어가 죽림마을을 지나 옹암마을에 이른다. 장암마을을 지나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마치 다 큰 개처럼 집을 지킨다고 멍멍 짖으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얼마나 귀엽던지 장래가 촉망되는 강아지였다. 강아지마저도 나이와 상관없이 제 역할을 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씩씩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은 얼마나 좋을까? 장암마을을 벗어난 길은 들길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간다. 제두마을로 이어지는 제두길이다. 촉촉하게 비가 내리며 더욱 인적이 드문 제두마을 앞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른다. 마을의 지형이 돼지 모양을 닮았다고..
벌교 읍내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벌교 역전과 시장을 지나 시가지를 빠져나가 벌교천 강변 둑방길을 걷는다. 예전에는 칠동천을 건너기 위해서 조금 돌아갔으나 지금은 선착장 보도교를 통해서 조금 짧게 길을 갈 수 있다. 벌교대교 인근에서 갈대밭 사이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데크길을 걷는다. 데크길은 벌교 생태 공원 건너편까지 이어진다. 이후로는 둑방길을 걸어 남해고속도로가 지나는 벌교대교 아래를 통과하고 봉황마을에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장암리에 이른다. 촉촉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벌교역전에서 좌회전하여 63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이른 아침부터 역전 인근 시장 인근은 활기가 넘친다. 벌교역을 통해서 이동하는 방안도 여러 번 검토했지만 군내버스 연계등을 감안하면 순천을 거쳐 벌교 버스 터미널을 이용하는 것..
62코스에 이어서 걷는 63코스는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주요 장소를 따라 벌교 읍내를 한 바퀴 돈다. 부용교 앞에서 출발하면 강변 산책로를 걷다가 도로로 올라가 벌교 홍교를 통해서 벌교천을 건넌다. 벌교천을 건너면 채동선 선생 생가를 지나 부용산 M1 고지를 올라 벌교 시가지를 둘러본다. 산을 내려오면 시가지를 걸으며 소설에 나오는 벌교 금융조합과 보성 여관을 차례로 지난다. 25Km에 육박하는 남파랑길 62코스를 끝내고 63코스의 벌교읍내 구간을 걸을지 여부를 옆지기와 딸내미에게 물으니 그냥 가자고 한다. 힘들어서 멈춰서 허리를 숙이며 쉬었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는 딸내미의 모습이지만 계획대로 가겠다고 한다. 똥고집은 누구를 닮았는지...... 결국 오후 5시가 넘은 시간, 오늘만 8시간째 걷고 있으나..
25Km에 육박하는 긴 코스인 남파랑길 62코스도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순천에서 보성으로 넘어올 때부터 갯벌과 함께한 길은 계속 둑방길을 따라 벌교천까지 따라 올라간다. 호동리 둑방길을 걸으며 남해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며 장양항을 지나고 진석마을과 쟁동마을을 지나 벌교생태공원에 이른다. 벌교천을 따라 벌교대교 아래를 통과하고 경전선을 통과하면 벌교 부용교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호동리 해변의 둑방길에서 만난 벤치가 얼마나 반갑던지, 갯벌을 바라보는 둑방길에 설치된 벤치라니 깔끔하게 정비된 길도 훌륭했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길을 이어간다. 호기롭게 엄마, 아빠를 따라 처음 남파랑길을 걷고 있는 딸내미는 서서히 한계를 보이기 시작한다. 오기로 걷고 있는 모양이다. 걷기는 자신과 싸움..
거차마을을 지나 하천 하구를 지나기 위해 내륙을 돌아 둑방길로 내려오던 남파랑길은 돼지산을 돌아 용두마을에 이른다. 용두마을을 지나 서쪽으로 둑방길을 걷다 보면 또다시 동룡천 하구를 건너야 하는데 이때도 내륙을 돌아 동룡천을 건넌 다음 다시 해변으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구룡역이 있던 구룡마을과 신기마을을 지난다. 하천을 모두 건너면 순천시 별량면에서 보성군 벌교읍 호동마을로 넘어간다. 이후로는 호동리의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해변길을 걷는다. 둑방길을 걷던 길은 돼지산을 만나면 우회전하여 산 아래길을 돌아간다. 돼지산 아랫자락을 돌아가는 길, 둑방길 쪽 뷰는 둑방길 뒤로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장식하고 있다. 길은 용두 마을의 아랫자락을 가로질러간다. 용두 마을의 아랫자락을 지나면 용두산장이라는 식당 앞에..
거차마을로 들어온 남파랑길은 거차뻘배 체험장을 지나 용두마을로 향한다. 용두마을로 가는 길에는 하천 하구가 길을 막고 있어 마산리와 두고리에 있는 배수갑문을 통과하여 둑방길로 용두마을까지 간다. 천마산 아랫자락을 돌면 신덕마을 입구를 거쳐서 마산리의 배수갑문을 지나고 동송리 농로를 걷다가 두고리의 배수갑문을 지나면 좌회전하여 둑방길을 통해서 용두마을로 간다. 널배라고도 부르는 뻘배 체험장에 도착했다. 뻘배 조형물이 이곳이 뻘배 체험장임을 알려주지만 이곳 사람들의 생계 수단인 뻘배가 놀이도구가 되었다는 점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체험 활동이 갯벌의 가치를 알려주고 환경을 보전하려는 노력에 증진시키는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뻘배 체험은 갯벌 멀리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경계선이 ..
별량 화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62코스는 일부를 순천의 남도 삼백리길 2코스와 함께한다. 화포마을을 떠나면서 잠시 도로를 따라 걷지만 금천마을 앞에서 다시 해변으로 나가 죽전마을, 창산마을을 지나 뻘배 체험장이 있는 거차마을에 닿는다. 순천 아랫장에는 유난히 국밥집이 많았다. 남파랑길 아침 식사는 뭐니 뭐니 해도 돼지국밥이나 콩나물국밥이 최고다.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여정을 시작한다. 아랫장은 순천의 유명한 시장이니만큼 봄을 맞이하여 갖가지 모종들이 시내버스 정류장 앞의 가게 앞 인도를 채우고 있다. 순천 아랫장 정류장에서 81번 시내버스를 타고 화포 마을로 이동한다. 대도시라 그런지 시내버스 정보 안내는 편리하다. 식사를 하면서도 버스의 도착 예정 시간을 알 수 있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버스를 기다릴 ..
별량면에 들어서서 갯벌 관찰장을 지나는 남파랑길은 장산마을을 지나면서 얼마간 일출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불무골을 지나면서 길은 도로를 벗어나 해안길을 걷는다. 해안길을 통해서 우명마을을 지나고 화포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둑방길에서 만난 갯벌 관찰장 표식. 철부식 페인트로 녹슨 빈티지 효과를 주어 주변 환경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녹슬게 방치한 거야!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법하다. 철부식 페인트를 사용하면 쇠가 아니더라도 유리, 플라스틱, 목재, 석재 등 다양한 표면에 녹슨 철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순천 별량면 해안은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여수와 마주하고 있다. 여수의 앵무산 자락이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다. 길은 장산마을에 들어서면서 둑방길을 벗어나 마을길을 걷는다. 마을길..
순천만 갈대 군락지를 지난 남파랑길 61코스는 순천 동천을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순천만 습지 둑방길을 걷는다. 순천만 갈대 군락지를 가로지르는 데크길을 걷다 보면 갈대숲에 사는 작은 게 들의 움직임에도 눈길이 가고 새롭게 돋아나고 있는 푸른 잎의 갈대에도 시선이 머문다. 우리가 지나왔던 용산 방면으로도 순천만 습지 공원 방면으로 절경이 펼쳐진다. 갈대밭이 이런 훌륭한 공원으로 변모할 것이라고는 이 지역 주민들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을 것이다. 사람의 꾸준한 관리가 없다면 볼 수 없는 그림이기는 하다. 사람의 손으로 만든 엄청나게 거대한 정원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물론 갈대밭의 주인은 자연이지만 사람이 숟가락 하나 얹고 주인인양 행세하는 모양새다. 망둥어 다리라 이름 붙인 이곳도 가을 갈대를 베어 놓..
남파랑길을 걸으며 가장 황당했던 코스. 별다른 공지도 없었는데 길도 막히고 우회로도 없었다. 순천만 습지를 앞두고 용산 전망대를 거쳐 순천만 갈대 군락지로 가야 하는데 용산 전망대로 가는 데크 계단은 입구를 꼼짝 못 하게 막아 두었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산 아래 해안을 따라가는 길을 발견하고 가다 보니 갈길이 아니었다. 더구나 만조 때라 길은 더 찾기 어려웠고 어찌어찌 원래의 길로 합류할 수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도 갈길이 아니었다. 해변 갈대숲까지 물이 가득 들어온 농주리 해변을 걷고 있는 남파랑길은 멀리 전망대가 있는 용산을 보면서 걷는다. 용산을 앞둔 농주리 해변에는 해당화도 심어 놓았다. 붉은 해당화를 감상하며 즐거워할 때만 해도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황당한 미래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우리가 방문..
와온항을 떠난 남파랑길은 순천만 정원에 대한 기대를 안고 순천만의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순천시 가장 남쪽의 상내리를 떠나 농주리 해변을 걷는다. 이른 아침 와온항 앞바다는 밀물 때인지 물이 가득하다. 갯벌 대신 첨벙거리는 바닷물을 보며 하루의 여정을 시작한다. 와온마을 앞바다에 작은 사기도라는 무인도가 하나 보이는데 섬의 별칭이 재미있다. 솔섬이라는 별칭도 있는데 어민들이 조업을 하다가 화장실로 사용했다고 똥섬이라는 별칭도 붙여놓았다. 마을 앞을 지나는데 담벼락을 장식한 독특한 개조심 경고가 아침을 미소로 시작하게 해 준다. 이제 길은 도로를 벗어나 와온 공원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이후로는 자동차 없는 길을 걷다가 코스 종점 인근에서야 도로를 만난다. 물이 가득 들어온 바다를 보는 느낌과 ..
봉전마을 포구에 도착한 남파랑길은 해안길이 아니라 마을 안으로 마을길을 가로질러 광암마을로 넘어가고 광암마을을 지나면 농로로 해안으로 나간다. 광암마을 방조제부터는 가람산 아랫자락 해안을 도는 해상 데크길을 걷고 데크길이 끝나면 해안도로를 통해서 두랭이 해변을 지난다. 두랭이 마을부터는 여수시의 가장 북단인 상봉리를 걷고 평촌천을 건너는 두봉교 다리를 지나면서 순천시 해룡면으로 넘어간다. 도로를 따라 순천시로 넘어오면 해안으로 좌회전하여 와온길 해안도로를 걸어 와온 해변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물이 빠진 봉전마을 포구를 지나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여자만을 앞에 두고 있는 포구다. 봉전마을은 새꼬막 양식의 최적지라고 한다. 인공으로 종패를 수정, 채묘한 다음 바다에 뿌려 2~3년간 키워서 채취한다고 한다..
궁항마을을 지난 남파랑길 60코스는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복개도를 앞에 보면서 장척마을을 지나고 해넘이길을 따라 바둑산 아랫자락의 해안길을 걷는다. 바둑산 자락의 해넘이길이 끝나면 도로로 나가지 않고 반월마을까지 해상 데크길을 걷는다. 반월마을로 가면서 여수시 소라면에서 여수시 가장 북단의 율촌면으로 넘어간다. 반월마을을 지나면 해안길을 따라 봉전마을에 닿는다. 궁항마을 버스정류장에서 60코스를 시작하는데 59코스 달천마을에서 우리를 스쳐 지나갔던 여성 두 분이 버스 정류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땡볕아래를 걷느라 모자와 선글라스, 자외선 차단 마스크까지 꽁꽁 둘러싸고 계셨던 두 분은 휴식 시간을 맞이하여 편하게 쉬고 계셨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지나갔다. 궁항마을 안내판에서는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