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타키나발루 걷기 여행 둘째 날 여정은 코타키나발루 북부의 툰 무스타파 타워에서 시작하여 해변을 따라 제셀톤 선착장까지 걷는 여정으로 깔끔한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는 걷기 좋은 경로이다. 어제 오후에는 구름이 가득이었는데 오늘 아침은 쾌청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코타키나발루 날씨는 일기 예보로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늘 국지성 호우의 예보가 있으니 외출 시 우산은 늘 챙겨 나가는 것이 지혜이다. 육교를 통해서 도심을 가르는 1번 해안도로를 건너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간다. 오늘 점심은 센트럴 포인트 쇼핑몰 옆에 있는 싱가포르 치킨라이스라는 식당에서 모래집과 내장 모둠, 그리고 치킨라이스를 먹었는데 고객들의 리뷰만큼이나 먹을만했다. 닭 모래집을 주문할 때 점원이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다른 내장을 ..
수리아 사바를 지난 이후에는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해변산책로, 중앙시장, 수산시장을 지나 워터프런트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수리아 사바를 빠져나오면 건물을 돌아서 해변으로 나간다. 하늘에는 코타키나발루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착륙을 준비하며 고도를 낮추고 있다. 드디어 남중국해 태평양 바다를 만났다. 코타키나발루 여행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어를 하는 가야섬, 마무틱섬, 마누칸섬이 시야에 들어온다. 무엇이 잡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도 해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는 분들이 있었다. 그냥 낚싯대를 드리우고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시간일 것이다. 이곳에서 한 달 살기 한다면 해변에서 하는 낚시도 좋을 것 같다. 약간은 더운 듯 하지만 벤치에 앉아서 쉬는 분들도 있는 깔끔한 해안 산책로를 걸어 내려..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했던 가야 거리의 일요 시장을 뒤로하고 시그널 언덕 전망대를 다녀오고 사바 관광청 앞의 코타키나발루 0 Km 표식을 지나 수리아 사바 대형 쇼핑몰로 향한다. 가야 거리(Gaya Street)를 벗어나면 코타키나발루 우회 도로를 가로질러 좌회전하여 산 아랫자락을 따라 도로변을 걷는다. 코타키나발루 도심 곳곳에는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고 화살표 아래 버튼을 누르면 얼마 되지 않아 보행자를 위한 신호로 바뀌니 현지인들이 그냥 막 건너다고 따라 건너지 않아도 된다. 버튼을 통한 신호 변경은 곳곳에서 잘 동작했다. 가야 거리 뒤편의 아파트 모습을 보면 나름 깔끔한 것 같기도 하고 층별로 설치된 철제 계단을 보면 슬럼 같기도 하고 하루 이틀 지나는 나그네로서는 이들의 삶을 알 수가 없다. 산..
인천 공항에서 쿠알라룸푸르를 거쳐서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한 우리는 하룻밤 휴식 후 코타키나발루 도심 걷기에 나선다. 도심에 위치한 숙소 덕분에 모두 여정이 걸어서 소화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시작은 코타키나발루 도시공원(Kota Kinabalu City Park)과 가야 일요시장(Tamu Gaya Street)이다. 이곳 사람들의 삶을 아주 밀착해서 만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사실 인천공항에서 코타키나발루까지는 저가 항공사를 이용해서 직항으로 갈 수 있다.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가 터질 때 항공편 취소로 쌓여있던 여행 바우처를 사용하려니 에어아시아를 이용해서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해서 코타키나발루로 들어간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떠나는 여행, ..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주변 농가들은 막바지 콩 탈곡을 하며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게으른 텃밭 농부가 얼마 전 찍어 놓은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이제 텃밭에도 기후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참깨와 고추 사이에 심었던 고구마가 어느덧 밭을 가득 채웠는데 어느 날 고구마 잎들 사이에서 그 귀하다는 고구마 꽃을 만났다. 누군가는 일백 년에 한 번 피는 꽃이라며, 일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하는 행운의 꽃이라고 하지만 중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는 아열대 기후만 맞으며 언제든지 꽃을 피운다. 나팔꽃처럼 생겼는데,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꽃을 피우니 당연히 씨앗도 맺고 씨앗으로도 번식할 수 있다고 한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이후 유럽을 거쳐 필리핀, 중국으로 전파된 고구..
마지막 해외 걷기 여행은 코로나가 막 창궐하기 시작한 2020년 봄, 인도 첸나이 여행이었다. 당시에 한국으로 돌아오기 하루 전에 에어아시아 항공편이 취소되는 황당한 일이 있었는데 에어아시아는 항공사 자체가 파산하고 기업회생 절차를 거치면서 취소한 항공편의 현금 환불은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항공권 금액만큼 포인트로 적립해서 추후 항공편 이용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여행 바우처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에 제한이 있다는 것인데 모든 항공편에 사용할 수는 없고 인천과 쿠알라룸푸르를 오가는 D7으로 시작하는 항공편에만 사용할 수 있다. 에어아시아의 바우처를 활용해야겠는데, 어디를 다녀올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코타키나발루이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보르..
2022년 가을 1,470Km의 남파랑길 걷기를 할까 말까 망설인 이유 중의 하나는 트레킹 경로의 성숙도와 안전성이었지만, 돌아보면 나름 잘 정비된 경로를 가지고 있었다. 남해와 서해를 나누는 기준점까지 걸어보니 이제는 해파랑길, 남파랑길 보다도 훨씬 긴 서해랑길을 걸을까, 말까 망설이게 된다. 의외로 다닌 곳이 많아 친숙한 지역이기도 한 까닭일 것이다. 여행은 마음을 아주 흥분시키는 것이 없어도 여행 자체로 좋다. 게다가 걷는 여행은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다음 여행을 기대하며 남파랑길을 걸으며 적었던 글들을 하나로 정리해 본다. 글 제목만 보아도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 완도, 해남 후행 구간 남파랑길 90코스 - 송호리 임도에서 땅끝탑 남파랑길 90코스 - 마봉리 임도에서 송호리 임도 남파랑..
송호리 임도를 지난 길은 개재봉 작은 산을 넘고 땅끝해안로 도로 위를 건너는 구름다리를 지나서 땅끝전망대에 도착하고 전망대 아래 해안으로 내려가 땅끝탑에서 남파랑길의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다. 송호리 임도에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77번 국도 땅끝해안로 방면으로 내려가 땅끝마을로 가고 싶지만 남파랑길의 남은 여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땅끝마을을 품고 있는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산야는 조림이 한창이다. 임도를 벗어난 길도 조림지로 보이는 작은 산을 오른다. 이 지역은 후박나무와 같은 활엽수를 심은 모양이다. 아담한 돌계단이 이곳이 산행길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식이다. 멀리 달마산을 뒤로하고 땅끝 전망대를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은 중간에 갈산입구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
마봉리 임도를 가로지른 길은 이제 작은 산들의 능선을 걸어 남서쪽으로 이동한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 송호지 인근의 임도를 가로지른다. 마봉리 임도 인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시 도솔봉 자락의 숲길을 걸어 몰골이재로 향한다. 청년기의 활력이 넘치는 편백숲을 지난다. 침엽수 조림지만 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활엽수 조림지를 통과한다. 목백합나무라고도 불리는 튤립나무이다. 계절이 더 깊어지면 노란 단풍이 지고 낙엽을 떨구겠지만 초여름에 피는 튤립을 닮은 꽃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삼나무, 편백나무, 튤립나무에 소나무숲까지 달마고도 숲길은 생물 다양성도 가진 훌륭한 숲길이다. 달마고도와 이별해야 하는 몰골이재에 도착했다. 달마산을 한 바퀴 도는 달마고도는 이곳에서 동쪽으로 돌아 북쪽으로 올라가는 경..
달마산 아랫자락의 미황사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마지막 90코스는 귀래봉, 떡봉, 도솔봉 아래의 중턱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마봉리에서 올라오는 임도를 가로지른다. 미황사의 천왕문 앞에서 남파랑길 89코스를 끝낸 우리는 화장실도 다녀오고 야외 테이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평일임에도 혼자 또는 둘이서 걷는 분들을 여러 명 만났다. 그들이 남파랑길을 걷는지, 달마고도를 걷는지, 아니면 달마산 산행을 하거나 미황사 주변 만을 걷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 모두에게 좋은 길을 걷고 있다는 여유와 기분 좋음이 느껴진다.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훌륭한 산책로 맞다. 드디어 미황사 앞을 지나 90코스를 시작한다. 1,470Km에 이르는 남파랑길 대장정의 마지막 여정이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불교의 108 번..
달마산 임도에 들어선 길은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다가 미황사 인근에서 숲 속 산책길을 걸어 미황사에 이른다. 미황사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어렵지 않게 걷는다. 1백 미터마다 길 옆에 박아 놓은 길 표식은 길을 지루하지 않게 돕는다. 길 표식을 보면 또 일백 미터를 걸었구나 하며...... 콘크리트 임도가 아닌 흙길 임도도 괜찮다. 다만, 이른 아침에 출발한 까닭에 풀잎에 맺힌 이슬들이 아직 마르지 않아 신발 앞부터 천천히 젖고 있다. 게다가 예보에 없던 비까지 토닥토닥 내리기 시작한다.ㅠㅠ 일기 예보만 믿고 우비도 우산도 챙기지 않았는데, 갑자기 내리는 비가 당황스럽다. 후드득 떨어지는 비를 피해서 나무 아래에서 잠시 비가 잦아들기를 기다린다. ..
완도를 지나온 남파랑길은 해남군 남창에서 길을 이어간다. 남창시장과 남창 교차로를 거쳐 남창을 빠져나오면 잠시 도로를 걷다가 남창리 농로를 걸어서 이진리로 넘어가 달마산 임도로 진입한다. 어제 88코스를 끝낸 우리는 원동에서 쉬어 갈지를 고민했었다. 86코스를 걸으면서 원동에서 하룻밤 쉬어 갔던 경험이 있었고, 남창부터 원동까지 86코스와 89코스가 겹치는 것을 두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한 끝에 원동에서 해남까지는 직행버스를 이용하고 해남에서 남창까지는 군내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해남 읍내에 좋은 숙소 후보도 많고 식당도 많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해남 군내버스로 남창까지 이동한 우리는 달도를 넘어온 남창교 앞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밀물 때인지 물살이 세차다. 북평면사무소 입구 교차로에서 남창 시장 방면으..
완도 수목원을 빠져나온 길은 초평리와 망축리를 지나 해변으로 나오고 원동리의 정해진 서로 도로를 따라 걸어서 원동 버스 터미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오봉산 상왕봉을 넘어 완도수목원으로 내려온 길은 왜성침엽수원, 진달래과원, 아열대온실, 북카페와 방문자센터를 차례로 지난다. 왜성 침엽수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일본이 원산지인 침엽수들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안내문을 읽어 보니 왜성은 왜소하다는 의미로 왜성침엽수원은 같은 종의 표준 크기에 비해서 키가 작게 자라는 나무 50여 종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한다. 신학저수지로 흐르는 개울을 건너 길을 이어간다. 이 개울은 삼장골에서 내려오는 개울과 합류하여 신학저수지로 내려가며 완도수목원을 남북으로 가르는데 남파랑길은 개울과 저수지 북쪽 길로 내..
상왕봉을 넘은 길은 등산로를 통해 하산길에 나선다. 등산로를 벗어나 임도에 들어서면서 완도 수목원 영내로 진입한다. 상왕봉에서의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하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진 우리는 이제 하산길에 접어든다. 거칠어도, 경사가 급해도 에너지가 덜 필요한 하신길이다. 물론 이제는 무릎과 관절이 잘 버텨 주기를 바라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좋다. 그런데, 이러한 마음은 필자뿐만이 아니라 그런지 산을 오를 때 보다 내려갈 때 사고 비율이 훨씬 높다. 실족과 추락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조심해야 한다. 백운봉 방향의 숲길로 이동한다. 백운봉, 업진봉, 숙승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가지만 남파랑길은 임도가 지나는 하느재 고개에서 등산로를 벗어나 임도를 따라 완도 수목원으로 내려간다..
화흥 초등학교 앞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88코스는 화흥리 마을길을 가로질러 임도를 오르다가 가파른 등산로를 통해서 완도 최고봉인 상왕봉에 오른다. 어제 화흥초등학교 앞에서 87코스를 끝낸 다음 군내버스를 타고 완도읍내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다시 군내버스를 타고 화흥초등학교로 이동하여 88코스 여정을 시작한다. 완도 군내버스는 2023년 9월부터 완전히 무료로 운행되고 있다. 남파랑길이 지나는 여러 군 지역에서 1천 원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곳이 많지만 완전 무료 버스는 처음이다. 교통 카드를 꺼낼 필요도 없다. 버스 내부에 있는 단말기도 완전히 전원을 꺼 놓은 상태였다. 출발 시간도 정확하고 비용도 무료이니 정말 고마웠다. 커다란 편백나무와 히말라야 시다가 우뚝 서있는 화흥초등학교 옆을 통해서 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부꾸지 길을 지나온 길은 구계등 몽돌 해안을 걷는다. 해안에서 내륙으로 들어가면 정도리 마을길과 들판을 지나 완도읍 화흥리로 진입하고 화흥초등학교 앞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해안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부꾸지길에서 보라색의 며느리밥풀꽃 군락을 만난다. 보랏빛 꽃 속에 하얀 밥풀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 모양이 특이하다. 요즘 며느리들은 가시 돋친 잎처럼 한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까칠한 마음을 가진 예쁜 며느리와 며느리밥풀꽃을 대비해서 상상하니 잔잔한 미소가 떠오른다. 과연 나는 이번 생애에 며느리를 볼 수는 있을까? 길은 데크 계단 내려가며 길을 이어간다. 거친 길이란 의미일 것이다. 탐방안내센터가 5백 미터 남았으니 부꾸지 숲길도 끝을 보이고 있다. 데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
석장리 원장머리를 지난 길은 부꾸지 분기점을 돌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해안 숲길을 걸어 구계등으로 향한다. 석장리에서 중도리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중도리 방조제로 내려간다. 방조제 앞바다를 보며 방조제로 진입한다. 좌측은 완도읍 석장리, 우측은 완도읍 중도리에 해당한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인지 풀숲으로 길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행히 방조제 둑이 넓어서 둑길로 걷는다. 평균대만큼 폭이 좁지 않지만, 평균대 걷기의 긴장감을 피하기는 어렵다. 예전에는 배가 드나들었을 바닷길이었겠지만 지금은 방조제로 넓은 들판으로 바뀌었다. 좌측에는 생뚱맞게 골프 연습장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완도 출신으로 한국인 최초로 PGA 투어에서 우승했던 최경주 선수를 기념하는 골프연습장이라고 한다. 중학교 때만 해도 ..
완도타워에서 내려온 길은 일출공원을 지나 동망산 탐방로를 거쳐 망석리 마을로 내려온다. 원래의 길은 망석리에서 다시 산길을 통해 리조트 인근을 지나지만 망석리 인근 공사 현장을 우회하여 도로를 걸어 완도읍 석장리교차로에서 원래의 길과 합류하여 원장머리에 이른다. 한국 전쟁 당시의 아픈 사연이 서려있는 망남리 고개로 내려온 남파랑길은 하얀 꽃치자 꽃을 만난다. 안내판에는 여름에 꽃이 핀다고 하는데 가을로 들어선 9월 말에도 꽃이 활짝 피었다. 하얀 꽃을 보니 이곳에서 희생되었던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치자나무도 하얀 꽃을 피우는데 꽃치자는 겹꽃인 차이가 있다. 길 건너편으로는 가을꽃 코스모스가 절정이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하는 ..
완도항 해조류 센터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87코스는 완도항을 따라 이동하면 완도타워가 있는 동망봉을 오르고 완도타워를 지나 망남리 고개에 이른다. 드디어 1,470Km에 이르는 남파랑길의 긴 여정이 끝나간다. 3박 4일 혹은 2박 3일로 걸었던 여정의 마지막 여행이다. 완도까지는 멀다. 광주에서 하룻밤 쉬고 첫차로 완도로 내려와 남파랑길 마지막 여정을 시작한다. 지난번 여행을 마무리했던 완도 해조류 센터에서 길을 이어간다. 해조류 센터 측면 벽을 장식하고 있는 바다 풍경 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완도의 마스코트 해초와 미초라고 한다. 완도 앞바다의 맥반석에 붙어 자라는 해초들을 소재로 했다고 한다. 해조류 센터를 지나면 완도해변공원을 따라 이동한다. 완도해변공원은 반려동물을 위한 배변 봉투함도 마련되어 ..
완도의 동쪽 해안을 남쪽으로 걷고 있는 남파랑길 86코스는 장보고 공원을 출발하여 장보고 어린이공원 인근과 완도농공단지 외곽을 돌아서 완도항 해조류 센터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완도읍에 들어선 남파랑길 86코스는 24km가 넘는 긴 여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 장보고 공원을 지나온 길은 해안 끝자락에 있는 해양생태전시관을 지나 잠시 청해진로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다. 해양생태전시관은 완도의 역사, 생태계 등을 소개하고 여러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청해진로 도로를 걷던 길은 13번 국도 완도로가 지나는 죽청교 앞에서 좌회전하여 국도 옆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걷는다. 완도읍 장좌리에서 죽청리로 넘어간다. 멀리 완도와 신지도를 연결하는 신지대교를 보면서 국도를 아래를 걸으며 죽정천을 건넌다. 국..
"대창 2구 마을회관~대야 2구 마을회관" 만조시 우회노선을 이용하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다행히 날것 그대로의 해안길을 걸을 수 있었다. 해안길을 나오면 장좌리의 완도 청해진 유적을 지나 장보고공원에 이른다. 만조시에 우회하라는 문제의 구간에 도착했다. 지금은 만조 이후 1시간 정도 지난 시간이다. 대창 2구 마을에서 해안으로 나가 양식장 앞 해안길로 이동한다. 여러 양식장들을 지나다 보니 광어나 새우 양식이 아니라 전복 양식과 관련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린 전복을 키우는 양식장이 여럿이었다. 전남이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의 98%를 넘는다고 하니 관련한 산업도 발전할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양식장은 양식장 외부에서 사는 야생 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양식장 배수구 인근에 앉아 뭔가 먹을 것을..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기는 했는데 일부를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도구이다 보니 막막했는데 윈도우 운영체제 자체에 무비메이커와 같은 간단한 동여상 편집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찾아보니 윈도우 10의 사진앱에 동영상 편집 기능이 있었다. 사진을 정리할 때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동영상 편집 기능이 있다니 반가웠다. 일단 윈도우 메뉴에서 "사진"으로 검색하여 사진 앱을 실행한다. 앱을 실행하면 위의 그림처럼 메뉴에 [비디오 편집기]가 나온다. [비디오 편집기] 메뉴를 클릭한다. [새 비디오 프로젝트]를 클릭하고 적절한 이름을 입력한다. 그대로 [확인] 해도 된다. 비디오 프로젝트가 만들어지면 화면 중간의 [+추가] 버튼을 눌러서 편집하려는 파일을 선택한다. 파일을 선택하면 해당 ..
글제목은 "청개구리와 뱀의 한판 승부"라 적었지만 앞마당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광경을 두고 엄밀히 승부라기에는 무리가 있다. 농촌주택에 살다 보니 매년 뱀을 만나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귀촌하고 처음에는 필자가 출근한 사이에 옆지기가 뱀을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서 동네 아저씨를 찾아가 도움을 구하는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담담하게 남편을 불러 처리하라고 지시하신다. 청개구리는 텃밭에도 베란다에도 틈이 있는 곳이면 곳곳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그런데, 잠시 텃밭을 다녀오다가 앞마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한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고추 지지대로 사용하던 것을 벽에 기대에 세워두었는데 청개구리는 그 꼭대기에 올라앉아 있고 뱀은 그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지지대를 감고 서서히 개구리를 향해 가고 있다. 뱀은..
해안길을 걷고 있는 남파랑길 86코스는 황진리 포구를 떠나 남선리, 영흥리, 영풍리 해안을 차례로 지나 대창 2구 마을에 이른다. 완도 북쪽 해안을 동쪽으로 이동하는 해안길은 태양을 쫓아가는 길이다. 해돋이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지만 엄청난 해돋이를 마주하며 태양을 향해 전진한다. 해안길에는 돼지와 토끼 목각 인형이 세워져 있는 벤치가 있었다. 이런 벤치가 몇 군데 더 있었는데, 그런데 왜 토끼와 거북이가 아니라 토끼와 돼지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토끼띠와 돼지띠가 만나면 서로 장단점을 보완하며 잘 산다는 설이 있기는 하지만, 그냥 만든 이의 취향과 기분이었다고 해야 할까? 이후에 만난 또 다른 벤치를 상기해 보면 다양한 동물 목각 인형을 두었을 뿐 별다른 의미는 없어 보인다. 남선마을 앞 해안을 지..
완도로 들어온 남파랑길 86코스는 달도를 거쳐 완도대교를 건너면 완도 본섬으로 들어간다. 완도 초입 원동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다음 해안길을 걸어 황진리 포구에 이른다. 구 남창교를 건너서 해남에서 완도군으로 진입한 남파랑길은 완도 본섬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완도와 육지 사이에 있는 달도를 돌아서 간다. 완도 군외면에 속한다. 섬의 모양이 배의 닻처럼 생겼다고 닻섬이라 부르다가 달도가 되었다고 한다. 13번 국도 우측길로 염수마을 방향으로 이동한다. 길은 염수마을, 달도 마을을 차례로 지나 달도 테마공원으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전봇대에 살짝 붙어 있는 표식을 보고 따라가다가 그만 길을 잠시 헤매고 말았다. 길은 달도 마을 입구를 살짝 지나서 석재상 앞에서 우회전해야 했다. 잠시 엉뚱한 길을 걸어서..
해남군으로 들어와 남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남파랑길 85코스는 갈두 방조제 이후로 도로와 해안길을 번갈아 가며 이동하지만 84코스와 85코스를 이어 걷는 우리는 돌아가는 구간을 최소화해서 그냥 도로를 걷는다. 길은 남창교를 건너 완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갈두 방조제에서 바라본 해남 두륜산(703m)의 모습이다. 아주 멀리 보이던 그 산이 이제 바로 코 앞처럼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로 다가왔다. 갈두 방조제 끝자락에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방조제 앞으로 펼쳐진 갯벌은 햇살에 반짝이고 저 멀리 장죽도 위 하늘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흰구름들이 더 돋보인다. 갈두 방조제를 지난 길은 갈두항을 지나 해안길을 따라 갈두 마을로 향한다. 갈두 마을 앞 정자에서 식사도 하며 넉넉하게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 ..
사내 방조제를 떠난 남파랑길 85코스는 방조제위의 장고봉로 도로를 걸으며 강진군에서 해남군으로 넘어간다. 해남으로 들어온 길은 계속 해안길을 따라 갈두 방조제에 이른다. 강진군의 끝자락 신전면 사초리 사내방조제에서 남파랑길 85코스를 시작한다. 3,260미터에 이르는 방조제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시작점에 있는 사초해변공원을 지난다. 우측으로는 사내방조제가 만든 거대한 평야에서 벼가 익어가고 있고 좌측으로는 방조제가 만든 담수호 사내호가 자리하고 있다. 강진과 해남의 경계가 되는 흥촌천을 비롯한 여러 하천들이 사내호로 모인다. 방조제를 지나며 길은 강진군에서 해남군 북일면 내동리로 넘어간다. 사내호 너머 멀리 두륜산을 배경으로 사내호 수면에는 흰구름과 새파란 하늘을 담고 있다. 사내호 위에서 파란 하늘의 ..
도암면 읍내를 출발한 남파랑길 84코스는 농로를 가로질러 강진만 해변으로 나간다. 중간에 용흥저수지도 거친다. 해안으로 나가면 도암천을 가로막은 도암천 방조제를 따라 이어진 해안관광로 도로를 걷는다. 도로를 따라 강진만 풍경을 보며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사내방조제를 만나면서 남파랑길 강진군 코스를 마무리한다. 어제 도암농협에서 83코스를 끝내고 강진읍내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첫차를 타고 다시 도암농협으로 이동하여 남파랑길 84코스를 시작한다. 오전 6시 10분 좌일로 가는 첫차를 타고 10여분 걸려 도암에 도착했다. 정류장 방송도 해주시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도암 읍내를 가로지르는 도암중앙로 도로를 따라서 도암우체국, 도암면사무소, 도암문화회관, 도암파출소를 차례로 지나고 개천을 건너..
도암석문공원을 지나면 언덕을 올라 백도로 도로 위를 지나는 구름다리를 건너서 석문산(283m)에 이르고 세종대왕(탕건) 바위까지 조금 오른 이후로는 석문산 중턱의 산책로를 따라 산을 돌아간다. 산을 내려오면 신리마을을 거쳐 도암면 읍내 도암농협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드디어 도암석문공원에 도착했다. 만덕산과 석문산 사이로 흐르는 맑은 도암천이 우리를 반겨 준다. 만덕산 끝자락 바위 절벽에 자리한 석문정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도암천을 건너 석문 공원에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공원 끝자락에서 다시 도암천을 건너서 구름다리로 향한다. 도암천 건너편에서 산 중턱으로 올라 구름다리를 통해서 석문산 중턱으로 향하는 길이다. 석문(石門), 남도의 소금강이라는 별칭답게 석문산의 기암절벽에 탄성이 쏟아..
다산 초당을 지나는 남파랑길 83코스는 마점 마을을 통과하여 만덕산 아랫 자락을 통해서 도암석문계곡에 이른다. 남도 명품길 인연의 길과 함께하는 길이다. 백련사에서 오는 숲길을 통해 들어오면 처음 만나는 곳은 다산동암이다. 사랑방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여러 책을 저술했던 곳이라 한다. 다산동암이라는 현판은 집자라 해서 다산의 책에서 골라서 만든 것이다. 그의 글씨체를 현판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대나무로 물을 끌어들인 연못도 인상적이다. 목민심서, 경세유표등 수백 권을 저술한 정약용에게 유배가 없었다면? 하는 질문을 던져 본다. 정조의 총애를 받을 정도로 훌륭한 인물이었지만 18년에 걸친 그의 유배가 없었다면 후대는 그저 이름과 평판만 접했겠지만, 유배 덕택에 그의 저술을 통해 우리는 아주 오랜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