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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진 해안길을 걸어 영남 만리성까지 걸어온 남파랑길 67코스는 굽이굽이의 여러 계곡을 지나며 사도 마을에 닿는다. 사도 마을을 떠나면 그 역사가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해창만 방조제의 둑방길을 걷는다.
영남 만리성을 지나면 산 아랫자락으로 굽이굽이 계곡을 지날 때마다 계곡마다 독특한 풍경을 만난다. 이 계곡에는 작은 모래 해변을 전용 해수욕장 삼은 펜션이 자리하고 있었다.
계곡을 하나 지나면 고개를 넘어가는 것은 이제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었다. 경사도가 급하지 않은 오르막이라 다행이기는 하다. 목넘골을 지나는 길이다.
멀리 수많은 집들이 몰려 있는 사도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도 마을로 가까이 갈수록 계곡에서 만나는 촌락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진다.
소몰마금골 계곡 뒤의 산과 계곡 앞바다의 작은 무인도.
소몰마금골 계곡 앞바다의 무인도 주위로 물이 빠지고 있는 모습도 한 폭의 그림이다.
소몰마금골 계곡을 지난 길은 대몰마금골 계곡을 깊게 돌아간다.
종점인 해창만 공원까지 5.6Km가 남은 지점, 대몰마금골 계곡을 지나면 어김없이 다시 오르막이 시작된다.
오르막 오르기에 힘내라고 구석에서 산딸나무나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하얀 꽃이 지고 나면 산딸기 모양의 열매가 달린다.
오르막 길을 오르면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이 길은 언제 끝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고개를 넘어 만날 새로운 풍경의 계곡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길이 이제 해안선으로 내려와 간다는 것은 이제 굽이굽이 계곡도 끝나고 바로 앞이 사도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마을 입구 물 빠진 갯벌에서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고무 대야를 끌고 작업에 한창이시다. 갯벌을 보니 굴껍데기 더미들을 깔아놓아 마치 논두렁처럼 경계선을 만들어 놓았다. 이곳 어촌계는 갯벌을 개인별로 구역을 나누어 놓으신 모양이다.
사도 마을로 진입하는데 독특한 풍경이 해변으로 이어진다. 해안도로 우측으로는 산중턱까지 빼곡히 집들이 자리하고 있고, 좌측으로는 해안선을 접하여 하우스들로 줄지어 늘어선 것이다. 지나면서 보니 어디는 작업실로, 어디는 창고로, 어디는 수산물 판매장으로 사용하는 공간이었다.
바로 앞 와도 사이에 기다란 수로를 두고 있는 금사리 사도 마을은 마을 지형이 뱀모양 같다고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우뚝 솟은 마을 뒷산을 배경으로 참으로 많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이다. 수산물을 잡으면 언덕까지 가지고 올라가기 어려우니 해안으로 집집마다 하우스로 작업 공간을 만들었을지도 모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도 마을을 돌아 나오면 멀리 해창만 방조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여기서 보면 아찔할 정도로 멀지만 조금씩 걷다 보면 언젠가 닿으리라! 해안 가까운 갯벌로는 곳곳에 경계선이 그어져 있고, 해안 도로에는 소위 사발이라고 부르는 사륜 바이크에 갯일을 위한 도구들을 싣고 굉음을 내며 달리는 아주머니들이 있다.
조선 성종 당시 쌓았다는 조선 수군의 사도진성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성을 쌓았던 돌을 떼어 내어 사당을 짓는 사용 하거나 간척지에 쏟아부은 것이다. 그저 먹고살기 위해 그랬다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 아닌가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하는데, 지금도 역사는 뒷전이고 돈과 이념 대립에 날 새는 줄 모르는 시대상 앞에 가슴이 답답하다. 어찌 되었든 길은 능정 마을 앞을 지난다. 능정 마을 앞을 지나면 길은 좌회전하여 해창만 방조제 둑방길 걷기를 시작한다.
능정 마을 포구 앞에 있는 작은 섬의 소나무 위에는 수많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새들을 보호해야 되겠지만 소나무가 불쌍할 정도다.ㅠㅠ
길은 배수 갑문을 지나 방조제 둑방길로 올라선다. 바로 옆으로는 77번 국도가 지나는 능정교도 놓여있다.
배수 갑문부터는 고흥군 영남면에서 점암면으로 넘어가고 약 1Km를 지나면 다시 포두면으로 넘어간다. 점암면이 해창만 간척지의 우측 모서리 지역을 가지고 있는 모양새다. 해창만 간척지의 나머지는 모두 포두면에 속한다. 포두면은 해창만 간척지 덕택인지 고흥군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지역이고 벼농사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해창만 방조제 둑방길을 걷는 길, 좌측으로는 해창만 방조제가 싹둑 잘라버린 갯벌의 끝자락이 남아 있고 우측으로는 국도 너머로 광활한 평야가 이어진다. 포털의 위성사진을 보면 간척 이전의 갯벌 모양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굉음을 내며 사발이를 몰고 가시던 아주머니의 일터는 바로 이곳 갯벌인 모양이다. 갯벌이 넓지 않으니 뻘배도 없으시다. 그냥 뚜벅뚜벅 걸어가 땅을 열심히 들추고 계신다.
1963년부터 30년이 걸린 해창만 간척지는 방조제 덕분에 엄청난 규모의 담수호를 가지게 되었는데 담수호의 염분 때문에 농사를 망치는 사례도 있는 모양이었다.
둑방길에서 보는 바다 풍경은 사도 마을과 마을 건너편의 와도가 바다를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다.
정오를 넘어가는 시각. 해창만 공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영남면의 금사리와 오도를 잇는 제1 방조제의 중간 부분에 위치한다. 고흥천이 내려오는 담수호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지역으로 오토캠핑장, 공연장, 산책로 등을 조성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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