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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차마을을 지나 하천 하구를 지나기 위해 내륙을 돌아 둑방길로 내려오던 남파랑길은 돼지산을 돌아 용두마을에 이른다. 용두마을을 지나 서쪽으로 둑방길을 걷다 보면 또다시 동룡천 하구를 건너야 하는데 이때도 내륙을 돌아 동룡천을 건넌 다음 다시 해변으로 나온다. 이 과정에서 구룡역이 있던 구룡마을과 신기마을을 지난다. 하천을 모두 건너면 순천시 별량면에서 보성군 벌교읍 호동마을로 넘어간다. 이후로는 호동리의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해변길을 걷는다.

 

둑방길을 걷던 길은 돼지산을 만나면 우회전하여  산 아래길을 돌아간다.

 

돼지산 아랫자락을 돌아가는 길, 둑방길 쪽 뷰는 둑방길 뒤로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장식하고 있다.

 

길은 용두 마을의 아랫자락을 가로질러간다.

 

용두 마을의 아랫자락을 지나면 용두산장이라는 식당 앞에 있는 작은 쉼터를 만난다. 커다란 나무들이 시원한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벤치도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용두 산장이라는 식당은 전용 연못과 연못 위 정자도 만들어 놓았다. 연못 뒤로 용두항도 보인다. 길은 쉼터를 지나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으로 나온 길은 구룡마을을 향해서 방조제 둑방길을 걷는다. 바다는 물이 많이 빠져서 갯벌이 완전히 드러난 상태이다.

 

둑방길을 걷는 길은 우측으로는 옛 염전터를 간척해 만든 넓은 논이 이어지고 좌측으로는 새우 양식장이 이어진다.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 재료의 생산 현장을 만나보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저개발국의 가난한 어민이라면 물 웅덩이에 새우 유생을 갖다 놓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기물을 먹으면서 자란 새우를 잡아다 팔겠지만,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는 양식장들은 사료를 먹여 키운다고 한다. 사료 급여, 배설물 처리, 질병 예병을 위한 조치까지 새우 양식도 자본 산업이다. 문제는 한 종의 새우를 모아서 키우다 보니 바이러스등에 취약해서 집단으로 폐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둑방길 끝자락에서 우회전하여 벌교에서 순천으로 이어지는 2번 국도 방향으로 농로를 가로질러 이동한다.

 

2번 국도를 만나면 우측의 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해서 국도를 지나 구룡마을로 진입한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꽃 양귀비. 색깔이 정말 매혹적이다.

 

밭에 무슨 화초를 심으셨는지 노란 꽃이 가득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화초가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돌게 하는 고들빼기김치의 고들빼기다. 꽃이 지고 씨가 맺히면 6월이 되면 채종 할 수 있는데 이것을 7월 말에서 8월 초에 젖은 모래와 섞어 뿌리면 가을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출하할 수 있다고 한다.

 

구룡마을을 걷다 보면 정말 오래간만에 만나는 철도 건널목을 지난다. 지금도 경전선 철도가 지나고 있는 곳이다. 어릴 적 초등학교에 가려면 용산의 경원선 철도를 지나가야 했는데 건널목을 땡땡거리라고 했다. 기차가 오면 철도 건널목에서 땡떙땡땡하면서 차단기가 내려갔기 때문이다.

 

철도 건널목을 지나면 바로 좌회전하여 폐쇄된 구룡역이 있던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동초교 다리로 동룡천을 건넌다.

 

다리를 건너면 또다시 좌회전하여 동룡천 둑방길을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동룡천을 따라 내려가는 둑방길에서도 다시 철도 건널목을 지나야 한다. 경전선 철도도 작은 철교로 동룡천을 건넌다.

 

둑방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봄농사 준비가 한창인 논 한가운데에 나무 한그루가 외롭게 서있다. 섬 같은 작은 공간에 나무를 지키고 있는 농부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논만 가득한 허허벌판에 외롭게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는 그 존재만으로도 훌륭해 보인다.

 

둑방길을 내려오던 길은 작은 개천을 건너면서 순천시 별량면에서 보성군 벌교읍으로 넘어간다. 좌회전하여 호동리 마을길을 걷는다.

 

하천물을 수로로 끌어올리는 양수장의 모습을 보면서 호동마을을 지난다. 길은 2번 국도가 지나는 동막 2교 다리 아래를 지난다.

 

다리를 지나서 국도 쪽을 보니 순천 입구의 도로 표지가 순천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를 브랜드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암사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순천만 갯벌이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것인데, 스페인의 산티아고, 모로코의 페스, 조지아의 므츠헤타, 프랑스의 보르도처럼 도시 전체가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것과는 차이가 있다. 

 

둑방길을 따라 하천 하구로 내려가는 길은 앞을 보아도, 뒤돌아 보아도 온통 갈대 천지다.

 

새로운 갈대 줄기가 올라오는 모습은 갈대가 가을 옷을 벗고 여름옷으로 갈아입는 모양새다. 씨앗이 발아되어 새 줄기가 나오기도 하고 땅속줄기로 번식하기도 한다.

 

하구 끝에서 둑방길이 끝나면 잠시 도로로 나가서 도로를 걷는다. 장호길이라는 도로다. 호동마을과 남해고속도로 아래의 장양항을 이어주는 도로다.

 

장호길 도로를 따라 걸어도 남파랑길이 통과하는 장양항으로 갈 수 있지만 길은 간척지의 농로를 관통하여 해안 둑방길로 나간다.

 

끝없는 평야를 가로질러 해안 둑방길에 올라서니 바다 쪽으로는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썰물 때라 그런지 인근에서 바닷물은 구경할 수가 없다. 끝없는 갯벌을 옆에 두고 둑방길 걷기를 이어간다. 이제부터 벌교읍내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갯벌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둑방길에서 바라보는 서쪽 풍경도 바다 건너 남쪽 풍경도 모두 벌교읍이다. 저 갯벌이 품고 있는 생명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가늠할 수 있을까? 썰물 때 이렇게 광활하게 드러나는 갯벌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는 눈에 보이는 저곳까지 과감하게 둑을 막고 땅으로 만들어 볼까? 하는 상상을 할 것이다. 동해는 각종 개발로 모래해변이 사라지고 있고, 남해는 개발로 갯벌이 사라지고 있다. 환경을 완벽하게 보전하는 개발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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