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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산 숲길을 빠져나온 남파랑길은 심포마을 방조제를 지나 심포길 도로를 따라 고개를 넘고 고개를 넘으면 신기마을의 농로를 가로질러 예동 마을을 지난다. 예동마을을 지나면 다시 도로로 나와서 고개를 넘는다. 여호제 저수지를 지나면서 해변으로 나가면 여호방조제에 이른다.

 

포털 지도에서 이곳이 범벅골이라고는 표시가 있지만 이름에 대한 유래나 설명은 찾을 길이 없다. 다른 지역에서 범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 골짜기라는 의미로 범벅골 또는 범박골을 쓴다고 하지만 이곳은 과연 어떤 의미일지...... 아무튼 계곡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은 갯벌에 골을 내며 바다로 흘러내려간다. 계곡으로 목 좋은 곳에 펜션이 하나 자리하고 있다.

 

송곳산을 지나온 우리는 길가에 엉덩이를 붙이고 갯벌을 보며 잠시 쉬어간다.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면 어디든 좋다. 길 바로 옆 갯벌에서는 짱뚱어들이 요리조리 움직이며 존재를 뽐낸다. 짱뚱어가 갯벌 위에 자신의 몸으로 그려낸 붓자국 들은 무슨 언어일지도 모른다.

 

한쪽에서는 게들이 다른 한쪽에서는 짱뚱어가 노니는 살아있는 갯벌이다.

 

길은 심포마을 방조제의 둑방길을 지나 산 사이의 계곡 안으로 들어간다.

 

모내기를 위해서 물을 대고 땅을 갈아놓은 논은 진흙이 가라앉으면서 맑은 호수처럼 변했다. 이제 물을 살짝 빼고 모내기를 하는 일이 남았다. 이제는 대부분의 과정이 자동화 기계화된 벼농사는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비가 낮아진다. 소규모 영농으로는 경쟁력에 한계가 있는 시대다.

 

계곡으로 들어온 남파랑길은 신기 마을 방면으로 고개를 넘어야 한다.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고흥의 명산 팔영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멋진 산이다.

 

고개를 내려오면 잠시 도로를 걷지만 이내 우회전하여 모내기 준비가 한창인 농로를 따라서 남동 방향으로 움직인다. 팔영산 전경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엄청난 작약밭에 감탄이 쏟아진다. 이곳의 땅 주인은 벼농사 대신에 작약을 택하신 모양이다. 약효가 좋아서 제약사들도 작약을 원료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는 모양이다. 쌍화탕에도 작약이 들어간다. 이곳에서는 꽃을 그대로 두었지만 어떤 농가들은 영양분이 꽃으로 가지 않고 약으로 쓰는 뿌리로 내려가도록 꽃대가 올라오면 모두 제거한다고 한다. 작약 꽃은 정말 화려하다.

 

한쪽으로는 화려한 자태의 팔영산을 보면서 예동마을로 향한다. 고흥군 과역면에서 점암면으로 넘어간다.

 

예동 마을의 마을길을 걷는데 길이름이 독특하다. 배넘기미길이다. 예전에는 마을이 "배월금"이라 불렸다는데  배가 닿는 곳에서 고개를 넘는 지점에 마을이 있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배넘기미길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배월금 예 마을 이름과 연관성이 있을 것 같다.

 

원래 계획은 오늘은 여호항까지 걷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옆지기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속도도 점점 느려지고 오늘 여정이 끝나면 과역으로 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버스 시간도 애매했다. 그래서 예동 마을에서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마을 회관 인근에 있는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과역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다시 여정을 시작하기로 했다. 버스는 시간표대로 정확히 도착했다.

 

다음날 과역 버스 터미널에서 여호, 원주도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예동 마을에서 내려 여정을 이어간다. 과역 읍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숙소는 많지 않았지만 마트와 식당은 많았다.

 

예동 마을에서 다시 여정을 이어가는 길, 마을 뒤편의 농로를 따라 삼산골 방면으로 마을을 빠져나간다.

 

예동 마을 뒤편으로 빠져나간 길은 버스가 지나가는 여도진로 도로로 나와서 도로를 걸어 예동 고개를 넘는다. 

 

도로를 통해서 예동고개를 지나면 여호제 저수지를 만나 저수지를 끼고 좌회전하여 해변으로 나간다.

 

여호제 저수지를 지나면 우모도라고 크게 써놓은 표지석을 따라 좌회전한다.

 

이곳도 섬과 섬 사이에 방조제를 쌓고 갯벌을 논으로 만든 공간이다. 동쪽으로 농로를 걷는 길에서는 바다 건너 원주도를 보며 걷는다.

 

길은 우모도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으로 나오면 육지와 우모도를 연결하는 방조제를 만나서 방조제 둑방길을 걸어 우모도로 향한다. 방조제 끝에 있는 것이 우모도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섬이 아닌 곳이다.

 

우모도로 향하는 방조제 둑방길 우측으로는 넓은 습지가 펼쳐져 있다. 이곳을 농지로 만들지, 개발할지, 그냥 습지로 둘지 모를 일이다.

 

길은 우모도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외곽을 돌아간다. 우모도를 돌아 우모도와 계도를 연결하는 방조제 도착하니 바다 건너 원주도가 더 가까이 다가와 보인다.

 

우모도와 계도를 연결한 여호 방조제를 걷는다. 우측의 저류지는 다른 곳과 다르게 바닥이 비칠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을 가지고 있다.

 

여호 저류지의 풍경에 팔영산 풍경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일품이다.

 

계도를 지난 길은 계도 여호마을을 이어주는 여호 방조제 길을 따라 여호항으로 향한다. 여호마을 뒤편의 남산이 우리가 이어가야 할 앞으로의 길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말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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