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포 해변과 구시포항을 떠난 서해랑길은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명사십리로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끝없는 모래사장을 감상하며 걷는 길이다. 해변 안쪽으로 일부 펜션과 장호어촌체험마을이 있기는 하지만 솔숲과 모래 해변이 주인공인 경로이다. 길은 고창군 상하면에서 해리면으로 넘어가고 전북수산기술연구소를 지나 동호리에 닿는다. 어제 오후만 해도 여름 해수욕장 분위기를 내며 북적이던 해변은 아침 일찍 일어난 아이들만 해변으로 나설 뿐 조용하다. 어젯밤에는 해수욕장 인근의 모텔에서 하룻밤을 쉬었는데 그동안 다닌 숙소 중에 최악이었다. 미리 알아본 정보에서도 평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기대 수준을 확 낮추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상상이상으로 좋지 않았다. 깨진 욕실을 방치하면서 고객을 받고 있는 것은 양반이었고,..
홍농읍내까지 들어온 길은 홍농초등학교, 홍농중학교를 거쳐 읍내를 빠져나간다. 읍내를 빠져나온 길은 상삼제 저수지와 서당마을까지 홍농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들길로 접어든 길은 상삼마을과 하삼마을을 차례로 지나고 고창군 홍농읍과 상하면의 경계를 이루는 자룡천 하구를 둑방길을 통해 지난다. 해안둑방길을 통해서 서쪽으로 이동하면 고리포에 닿는데 마을 뒷산의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구시포 해수욕장이다. 홍농읍내를 빠져나가면서, 그리고 고리포 마을 고개를 넘어서면서 약간의 오르막이 있다. 길은 드디어 홍농읍내에 들어왔다. 영광군 북쪽 끝자락의 중심지이자 전라남도의 북쪽 끝자락이다. 홍농읍내에 들어온 우리는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준비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간척 사업으로 20세기초의 홍농과 지금의 홍..
법성리 버스 정류장에서 시작하는 40코스는 육지로 넘어가 굴비로 도로를 따라서 수많은 굴비 전문 식당들을 지나쳐 간다. 시가지를 가로질러 숲쟁이공원 입구를 지나는 과정에 약간의 오르막길이 있지만 이후로는 평탄한 들길을 걷는다. 검산마을을 지나면 홍농교 옛다리를 통해서 구암천을 건너고 월봉마을을 거쳐 홍농읍내에 진입한다. 39코스를 끝낸 우리는 법성 정류장을 떠나 인공섬 남쪽 끝자락에 있는 법성 3교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40코를 시작한다. 오후 1시를 바라보는 시간, 오후의 태양이 강렬하다. 법성 3교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보는 인공섬과 육지 사이의 수로에는 갯벌에 구멍을 파고 마실 나온 게 들로 가득하다. 겨우내 동면하던 짱뚱어, 칠게와 같은 갯벌의 생물들이 봄을 맞아서 생기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갯벌..
백제불교도래지에 이른 길은 산 능선을 넘으면서 숲쟁이꽃동산과 법성진성을 차례로 지나고 법성면 읍내로 내려간다. 수많은 굴비 가게를 가로질러 읍내 앞의 신시가지로 넘어가서 법성버스정류장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뒷산으로 오르니 산 아래로 탑원에서 인증 사진 남기기에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이 내려다 보인다. 산 위로 올라온 길은 공원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산아래로 법성포 시내도 보이고 건너편 산 위에 자리한 한옥 펜션 단지도 보이는데 서해랑길은 한옥 펜션 뒤편의 산 능선길로 진행한다. 이곳에 자리한 공원의 이름은 숲쟁이꽃동산으로 공원 입구에는 넉넉한 쉼터와 화장실,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화려한 튤립들이 봄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공원 평상에 앉아서 잠..
대초마을에서 영광대교를 건너서 법성포 가는 길목에 있는 백제불교도래지까지 길은 약간의 오르막길들이 있기는 하지만 무난한 길이다. 백수 해안도로 끝자락 대초마을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이다. 영광대교로 와탄천을 건너서 굴다리로 국도 아래를 통과하고 해안 산책길을 돌아 목맥마을 입구에 닿는다. 구암천 하구의 둑방길을 지나면 백제불교도래지에 이른다. 백수 해안 도로 끝자락에서 대초마을 포구로 내려온 길은 멀리 영광대교를 보면서 만 안쪽으로 들어간다. 대초마을까지 데크길이 이어진다. 데크길을 지나서 대초마을 앞에서 해안도로와 합류하여 영광대교까지는 도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39코스의 종점인 법성포 길 표지가 등장했다.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그늘로 가면 쌀쌀하고 양달로 가면 따스하다. 도로변으로 활짝 핀 벚꽃..
구수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서해랑길은 백수해안도로를 따라서 절경을 감상하며 북쪽으로 이동한다. 해안도로를 걷지만 구수산 아랫자락의 절벽길이므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잘 정비한 데크길을 걸으므로 길은 좋다. 영광노을전시관, 365 계단 등을 거쳐서 백수읍 북쪽 끝자락인 대초마을 포구에 이른다. 지난 여행 때 38코스 이후로 걸었던 39코스 초반 산행 덕분에 39코스 나머지는 오르락내리락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무난한 길을 걷는다. 3월 말에 다녀갈 때는 눈에 잘 띄지 않았던 이번 4월 중순 여행에서는 절정의 색상을 선사한다.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노란 유채밭이 여행 초반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준다. 백수 해안 도로 아래를 지나는 굴다리를 통과하여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으로는 정유재란 열부순..
고도 1백여 미터의 답동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39코스는 봉화령 자락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초반에 고도를 3백 미터까지 높이는 과정에 땀이 조금 나기는 하지만 이후로는 어렵지 않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산을 내려오면 덕산마을 입구에 닿는다. 사실 원래의 계획은 38코스를 끝내고 답동마을에서 버스로 영광 읍내로 나가는 것이었지만, 조금 이른 시간이고 다음 버스 시간까지 한 시간 넘게 남아 있는 것이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이런저런 생각과 토의를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버스를 기다리기보다는 조금 더 걷기로 했다. 39코스 초반부는 등산로를 걸으니 별도로 지도를 준비하지 않았어도 문제가 될 것은 없었고 산을 내려가면 버스가 지나가는 경로이니 버스 시간만 맞출 수 있다면 좀 더 걷는 ..
불갑천을 건너면서 영광군 염산면에서 백수읍으로 넘어온 서해랑길 38코스는 코스 내내 37코스에서 만난 풍력 발전기와 함께 한다. 광활한 염전 지대와 간척지 논, 갯벌을 풍경으로 삼는 길이다. 하사리와 약수리의 평야 지대를 지나면 백수읍 백암리에 들어서면서 아름다운 백수 해안 도로가 시작되는 답동마을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을 걷지만 답동에 들어서면서 조금은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어야 한다. 짧게 이틀 여정으로 내려온 길, 하사 6구 마을에서 영광 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영광 농어촌 버스를 타고 다시 돌아와서 여정을 이어간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영광 농어촌 버스들의 시간은 정확했다. 쾌청한 하늘에 아침부터 바람을 맞으려는 풍력발전기들과 같이하는 길이다. 남서쪽으로 ..
캠핑족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상정마을 해변은 백바위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창우마을의 높지 않은 뒷산 임도를 넘어가면 거대한 풍력 발전 단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불갑천 천변을 따라 이어지는 풍력 발전기를 하나씩 지나서 77번 국도로 나가서 불갑천교를 건너면 하사 6구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백바위해수욕장이 위치한 상정마을 해변에 도착했다.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해변을 가진 곳이다. 두우리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해변 북쪽에 암석 지대가 있는데 이를 보고 백바위 해수욕장이라 부른다. 서해랑길은 암석 지대를 거쳐서 간다. 차박의 성지라 불릴 만큼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해변은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암석 지대로는 작은 전망대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젊은 연인들이 인증 사진 찍기에 여념이 ..
영광군 염산면 합산마을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37코스는 가음산(206m) 주위의 야월리 해안선을 돌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염산 염전을 가로지르며 해안으로 나가면 북쪽으로 이동하여 두우리 어촌마을체험관을 지나 당두마을에 닿고 칠산로 해안 도로를 따라서 상정마을 해변에 이른다. 3월 말의 주말 아침 두우리로 향하는 영광 농어촌 버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37코스의 시작점인 합산마을로 가려면 두우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양일마을에 내려서 1Km 정도 들어가면 된다. 물론 시간을 잘 맞추면 합산마을을 거쳐서 가는 버스를 타고 합산마을에서 내릴 수도 있다. 3월 말 영광의 마을길은 봄이 완연하다. 노란 꽃을 올린 민들레도 예쁘지만, 들풀들 사이에서 수줍게 고개를 내민 봄까치꽃의 푸른빛도 훌륭하다. 열매 모양 때..
영광군으로 들어온 서해랑길은 계속 해안 둑방길을 걷는다. 조금은 지루할 수 있지만 깔끔하게 정비한 길을 걷는 장점도 있다. 향화도의 칠산타워를 떠나면 염산면의 거대한 간척지 외곽을 둑방길을 따라 돌아간다. 예전에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육지화되어 젓갈로 유명한 설도항도 지난다. 합산제를 지나고 염전 지대를 가로질러 합산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영광읍내에서 하룻밤 쉬고 향화도로 돌아와서 36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이른 아침 칠산타워와 칠산 대교 주위는 해무가 가득해서 신선이 산책하는 느낌이다. 영광읍내에서 출발한 버스의 종점인 칠산타워 앞 정류장에서 본격적으로 36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향화도항 앞의 목도와 칠산바다는 어디에선가 가끔씩 어선의 엔진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잔잔함을 넘어서 고요함 그 자체다...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걷고 있는 서해랑길 함평 35코스는 영광군으로 넘어간다. 손불방조제를 지난 길은 백옥마을 포구를 지나고 월천 방조제길을 걷는다. 안악해수욕장을 지난 길은 함평항을 지나면서 함평을 뒤로하고 영광군으로 넘어간다. 예전에는 바다였던 곳이지만 지금은 방조제 길을 따라 칠산대교가 있는 향화도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35코스는 향화도의 칠산타워에서 마무리한다. 3Km가 넘는 손불방조제 중간에 쉼터가 있어서 방조제 안쪽의 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바다 쪽으로는 금값이라는 실장어 잡이 그물들이 물길을 따라서 차곡차곡 설치되어 있다. 인공부하로는 아직 채산성이 맞지 않고 잡으면 금값이니 저렇게들 실장어 잡기에 열심인 모양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공부를 해서 양식에..
함평으로 들어온 서해랑길은 35코스를 걸으며 짧게 함평을 지나간다. 돌머리해수욕장을 떠나 계속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주포한옥마을, 주포 방조제를 지나면 두류봉 아랫자락의 해안선에 깔끔하게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서 석계마을을 지나 손불방조제에 이른다. 함평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돌머리 해수욕장을 떠나 서해랑길 35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함평은 무안군과 영광군 사이에서 35코스 하나로 지나간다. 어제 함평 읍내에서 하룻 쉬어 가는 것이 짧게 함평을 지나가는 것에 대한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된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으로 단장한 방호벽을 따라 조포로 해안도로를 따라서 함평만 안쪽을 걷는다. 어제는 푸른 하늘과 흰구름이 있어서 양달에서 따스하고 춥지 않았는데, 흐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함평만 해안도..
서해랑길 19코스에서 무안군 청계면에 들어서며 시작했던 무안군 서해랑길은 34코스를 지나며 끝나고 드디어 함평군으로 들어간다. 외현화마을과 내현화마을을 차례로 지나며 북쪽으로 이동하던 길은 무안군 북쪽 끝자락인 현경면 해운리로 들어선다. 무안과 함평의 경계를 이루는 자명천을 지나면서 함평군 함평읍으로 들어가고 해안길을 걸어 돌머리해수욕장에 이른다. 현화천을 건너온 길은 현화천을 따라서 해안으로 향한다. 아직까지는 푸른 하늘이지만 구름이 많아지는 모양새가 비를 몰고 올 모양이다. 해안으로 나오니 모래사장인지, 갯벌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황토갯벌이 넓게 펼쳐 있다. 무안 북쪽 끝자락의 해운리 해변은 독특한 갯벌 형태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쉐니어(Chenier)라고 부르는 지형인데 갯벌 위에 모래나 조개껍질 ..
목포에서 무안군으로 넘어오면서 시작했던 무안군 서해랑길은 신안군 증도까지 걷고 이제 34코스를 마지막으로 무안군을 떠난다. 송정리에서 시작하는 34코스는 해제만 바다를 감싸고 돌아서 북쪽으로 향한다. 현경면 읍내를 남쪽으로 두고 무안읍내로 향하는 국도 북쪽을 국도와 나란히 걷는다. 북쪽으로 들길을 걸어 유수정마을과 외현화마을, 내현화마을을 차례로 지난다. 이른 아침 33코스를 걸을 때만 해도 하얀 눈이 덮였던 길은 눈이 모두 녹아서 촉촉함만 남았다. 원래의 33코스 종점과 34코스 시작점은 현해로 큰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해로 쪽으로 나오다가 다시 24번 국도 쪽으로 좌회전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후로 24번 국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서 송정교차로까지 걷는다.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을 건너뛰..
국도 24호선이 지나는 용정교 아래에서 이어가는 서해랑길 33코스는 용정4리, 용정 2리 마을을 지나면서 동쪽 해안선 인근의 완만한 들길을 걷는다. 두동마을과 석북마을을 돌아가면서 다시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송마로 국도 방향으로 걷는다. 수양촌 마을을 지나서 국도 아래 굴다리를 통과하여 삼수장 3반 정류장으로 나와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3월에 무안에서 눈을 만나다니, 황당하면서도 놀라운 풍경에 감탄하며 오늘의 걷기를 시작한다. 어제 용정교 앞에서 여정을 끝내고 무안 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쉬고 다시 돌아온 것인데 오늘의 눈을 예고라도 하듯 어제 오후는 예상치 못한 강추위가 몰아닥쳤다. 어제 오후 여정을 끝내고 용정교 남쪽의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니 찬바람은 쌩쌩 불고 다음 버스까지는 한 시간 넘게 남은 상황이..
무안황토갯벌랜드를 출발하는 서해랑길 33코스는 무안군 해제면을 벗어나서 홀쭉한 지형이 독특한 현경면으로 진입한다. 해제면으로 들어갈 때는 이 좁은 지형의 서쪽을 걸었다면 해제면을 나올 때는 동쪽 해안선을 따라서 내려간다. 가입리와 마산리 들길을 걷다가 24번 국도 송마로 아래를 굴다리로 통과하고 국도가 지나는 용정교에 도착해서 무안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쉬고 다시 돌아와 길을 이어간다. 무안군 해제면으로 들어와서 신안군 지도와 증도를 돌고 32코스로 해제면도 한 바퀴 돌아 나온 서해랑길은 33코스를 걸으며 해제면을 떠나간다. 해제면은 독특한 지형을 가진 섬처럼 생긴 육지였다. 섬처럼 느낄 수도 있지만 무안에서 북서쪽으로 뻗어나간 해제반도에 위치한 분명한 육지 맞다. 무안황토갯벌랜드 입구를 떠나서 현해로 큰..
범바위산에서 내려온 길은 신풍마을을 거쳐 다시 삼복산(108m)을 넘는다. 산을 내려오면 신만마을을 거쳐서 남쪽으로 이동하며 해안길을 따라 무안황토갯벌랜드에 이른다. 낙엽 가득한 산길에 봄을 깨우는 생명의 신호가 있다. 손이 시린 날씨, 새벽이면 서리가 내리는 날씨인데도 식물들은 봄이 오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범바위산에서 내려온 길은 신풍마을의 들길을 거쳐서 정면으로 보이는 삼복산으로 향한다. 넓은 갯벌이 드러난 함해만(함평만) 바다를 보면서 신풍마을의 들길을 걷는다. 신풍마을을 지나온 길은 다시 삼복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높지 않은 산이라도 오르막길은 늘 피할 방법이 없을까? 하며 잔꾀를 구상하게 한다. 옆지기에게 그냥 도로로 갈까? 넌지시 물어보니 그냥 가자고 한다. 힘들어하면서도 단호하다. 희한하..
송계어촌체험마을을 지난 길은 칠산대교가 있는 도리포에서 길을 돌려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등산로에 진입하여 망대봉(104m)과 범바위산(121m)을 차례로 지난다. 솔숲이 병풍처럼 둘러있고 모래 해변이 길게 이어진 송계 해변에 서서 한동안 참 좋다! 를 연발한다. 깔끔한 해변에 주차장과 화장실도 훌륭했다. 북적대는 해수욕장의 상점과 편의시설은 없지만, 한적한 해변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딱인 공간이다. 송계 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우리는 해변 끝자락에서 송계 해변을 빠져나간다. 송계 해변을 빠져나온 길은 만송로 도로를 따라서 도리포로 향한다. 송계 해변 주위로는 유채나 메밀을 심어서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모양인데, 2월을 넘기고 있는 지금은 꽃을 볼 수는 없어서 아쉽지만 포토존 뒤로는 유채가 ..
삼강공원을 출발하면 외분마을의 감동저수지를 지나며 들길을 걸어 서쪽으로 이동한다. 간척지의 논길을 가로질러 염전 외곽을 돌아 해변으로 나간다. 해변 둑방길을 따라 북서쪽 해제면 끝자락으로 이동하다 보면 삼봉마을을 거쳐 송계마을해변에 이른다. 이번 여행은 밤기차를 타고 무안역에 내려서 택시로 무안 읍내로 이동하여 하룻밤 쉬고 여정을 시작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읍내에서 떨어진 곳이라서 그런지 대부분의 여행객은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하는지 무안역에서 내리는 승객은 거의 없었다. 무안역 앞의 거대한 양파 모형만이 우리를 반길 뿐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해제면 일대를 걷지만 저렴한 숙소는 대부분 무안 읍내에 있기 때문에 읍내에서 숙소도 정하고 숙소 근처의 김밥집에서 식사도 해결하고 점심 도시락을 위한 김밥도 확..
백학산을 돌아온 길은 평탄한 들길을 걸어 남동쪽으로 걷는다.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신사마을 입구에서 봉대로 도로와 만나지만 이내 마을길을 통해 슬산마을을 지나고 슬산제, 사야마을, 내분마을을 차례로 통과하여 매곡마을에 있는 삼강공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아름다운 숲길이 있었던 백학산 임도를 벗어나 신사마을 앞의 구릉지를 걷는 길은 언덕길을 내려가 해안 평야지대로 향한다. 평야 지대는 논이 있기는 하지만 약간의 경사가 있는 구릉지는 어김없이 양파밭이다. 무안에서 양파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것은 일제 강점기로 무안군 청계면 출신의 한 젊은이가 일본에서 가져온 양파 씨앗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양파 재배에 성공하면서 보리농사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양파는 원산지가 분명하지 않고 그..
송전마을을 지난 서해랑길 31코스는 백학마을 포구까지 해안으로 나갔다가 백학산 주위의 임도를 걷는다. 오르막 길이 있기는 하지만 고도가 높지는 않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백학산 주위를 돌아가면 신사마을부터는 남쪽으로 이동한다. 무안군 해제면 북쪽 끝자락에 있는 백학산으로 향하는 길 밤새 내린 겨울비로 가끔씩 헉! 하는 물웅덩이를 만나지만 길에서 이런 구간을 넘어가는 것도 걷는 재미의 하나이다. 비를 맞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길은 백학산 아랫자락에 자리한 백학마을을 가로질러 북쪽으로 이동한다. 비가 그쳐서 그런지 동네 강아지들이 마실을 나온 모양이다. 마을 먼 곳에서 우리를 발견하고는 거리를 두고 우리를 쫓아온 강아지들이다. 들개는 아닌 모양이고, 집에서 키우..
무안군 해제면으로 다시 돌아온 서해랑길은 해제면 중앙의 봉대산 주위를 돌아간다. 수포마을을 출발한 31코스는 북쪽으로 들길을 걸어서 석산마을, 감정마을, 석용제를 차례로 지나고 송전마을에 이른다. 서해랑길 무안 31코스까지 걷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번 여행 계획이었지만 하루 종일 겨울비에 시달리다 보니 오늘처럼 비를 맞으며 하루를 더 걷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늦지 않은 시간에 30코스 걷기를 끝냈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일기 예보를 보니 밤새 비가 많이 내리다가 내일 오전 중에는 날이 흐리기는 하지만 비가 소강상태 일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31코스가 길지 않다는 장점도 있으니 해제면 읍내에서 하루 쉬고 31코스를 이어 걷기로 했다. 무안의 군내버..
지도읍 북쪽 끝자락을 걷고 있는 서해랑길은 참도방조제를 지나서 해안 둑방길을 계속 걷는다. 박동산 자락을 지나며 잠시 오르막 길을 걸어야 하지만 대부분은 평탄한 길이다. 박동산을 지나면 원래의 서해랑길은 남쪽으로 내려가서 연육제방을 건너 해제면으로 가지만 우리는 북쪽 연육제방의 도로를 따라서 해제면으로 들어가서 원래의 경로와 합류한다. 무안군 해제면으로 돌아온 길은 북쪽으로 이동하여 임치마을을 거쳐 수포마을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참도를 지나온 길은 좌측으로 밖갈우섬, 소갈우섬, 안갈우섬과 함께 펼쳐진 갯벌을 보면서 걷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갯벌이다. 앞서 지나온 참도 앞바다의 신풍도, 작은 포작도, 큰 포작도 주변의 갯벌과 함께 등재된 곳이다. 물이 빠지면 밖갈우섬부터 소갈우섬, 안갈우섬..
신안군 지도의 북쪽 해안을 돌아가는 서해랑길 30코스는 점암항에서 출발하여 삼암봉 끝자락의 언덕길을 넘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고개를 넘으면 원래의 서해랑길은 소금출저수지를 돌아서 가지만 우리는 가던 봉리길 도로를 계속 걸어서 두순재뒷산 고갯길에서 원래의 경로와 합류하여 길을 이어간다. 봉리의 해안길로 돌아가는 길은 원동마을을 거쳐 서동제를 지나 참도선착장에 이르고 이어서 광활한 염전밭을 만든 참도 방조제 길을 걷는다. 서해랑길 30코스는 점암항 뒤편으로 올라가 임자대교 방면으로 이동한다. 국도 24호선이 이곳에서 시작한다는 표지판이 있다. 이곳 임자교차로에서 울산 태화강의 삼호교남 교차로까지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한반도 남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404Km에 이르는 도로이다. 24번 국도의 종점인 상호..
솔섬을 떠난 서해랑길 29코스는 신안의 관문인 지도로 넘어가서 지도 북단으로 돌아간다. 해안 인근의 들길을 따라서 고사마을, 조비마을을 차례로 지나고 임자대교 앞의 점암항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증도를 떠나서 사옥도를 거쳐 송도에 들어온 서해랑길 29코스는 송도 끝자락에 이르니 지난 25코스로 걸었던 지도 해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는 26코스, 27코스와 28코스 초반 일부까지 걷느라 조금 무리한 일정이었다면 오늘은 오후 3시를 바라보는 시간에 여정을 일찍 끝내고 송도 끝자락에 있는 펜션에서 넉넉한 휴식을 취한다. 어제 묵었던 증도 민박집에서는 인터넷이 없어서 조금은 답답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인터넷이 터지는 환경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낀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해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증도를 한 바퀴 돌아온 서해랑길은 증도를 떠나 사옥도를 거쳐서 솔섬으로 들어간다. 무안을 거쳐서 들어왔던 길을 약간 다른 코스로 돌아간다. 26코스로 증도로 들어왔던 서해랑길은 29코스를 통해서 증도를 빠져나간다. 증도대교 부분이 중첩되니 헷갈리지 말라는 안내문도 붙어있다. 증도대교로 향하며 29코스를 시작한다. 26코스와 길이 중첩되기는 하지만 증도로 들어올 때는 반대편 길로 들어오기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지는 않다. 증도로 들어온 것이 어제라 하루 차이에 불과하지만 감회가 새롭다. 증도대교에 들어서니 물이 빠진 시간이라 그런지 넓은 갯벌이 드러나 있다. 이제의 증도의 갯벌도 안녕이다. 증도와 사옥도 사이의 바다는 잔잔하게 흐르는 강처럼 평화롭다. 증도대교를 넘어온 길은 고가도로 옆으로 내려가서 길을 ..
방축마을을 지난 길은 임도를 통해서 돈대봉(137m) 자락의 고개를 넘는다. 높지 않은 고개이다. 고개를 내려가면 해안길을 통해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증도관광안내소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슬로시티 증도를 한 바퀴 돌아서 증도 북쪽 해안을 걷고 있는 서해랑길은 어느덧 방축마을을 앞두고 있다. 마을 앞 긴 모래해변이 인상적이다. 마을 앞바다에 도덕도, 호감섬, 대섬 등 바람을 막아주는 섬이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섬들이 바람도 파도도 막아 주어 방축마을 앞바다에는 김양식이 활발하다. 물 빠진 방축마을 해변 끝자락에 앉아서 깨끗한 해안선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간다. 해변 뒤로는 소나무 방풍림이 펼쳐져 있어서 물놀이 계절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은 대섬..
증도 북쪽 끝자락을 돌아가는 길 오산마을부터는 오르락내리락하지만 해안도로를 걸으며 검산마을, 신안해저유물매장해역을 지나 방축마을에 이른다. 서해랑길 28코스는 보물섬길과 함께하는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도 읍내에서 신안 해저유물매장 지역까지 이어진 도로가 보물섬길인데 28코스는 이 도로를 따라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보물섬" 하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애니메이션 보물섬이 생각난다. 영국 작가 로버트 스티븐슨의 원작을 일본에서 각색하여 만든 것인데 소년 짐과 외다리 실버, 실버와 함께하는 앵무새까지 어린 시절 온 신경을 몰입해서 보았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이른 아침 보물섬길을 걸으며 만나는 바다는 호수처럼 고요하다. 조금 전에 만났던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이 없으니 그저 적막함만이 흐른다. 세목섬 앞..
서해랑길 27코스에 이어서 걷는 28코스는 증도면사무소에서 시작한다. 오늘은 펜션에서 하룻밤 묵어가므로 증도 읍내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해서 길을 시작한다. 상정봉(124m)을 넘어서 증서저수지 쪽으로 내려가 오산마을에 이른다. 오후 5시 40분을 바라보는 시간, 서해랑길 28코스를 26코스, 27코스에 이어서 걷다 보니 조금 무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동네 뒷산 정도인 상정봉만 넘으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숙소에 닿으니 마지막 힘을 내본다. 황금빛 석양이 온 대지를 물들이는 시간이다. "향기 나는 섬, 보물섬 증도, 천사 1004 섬 신안"등의 문구를 벽에 적어 놓은 증도면사무소 입구에서 28코스를 시작한다. 상정봉 오르기를 시작한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초반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다.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