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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을 떠난 서해랑길 29코스는 신안의 관문인 지도로 넘어가서 지도 북단으로 돌아간다. 해안 인근의 들길을 따라서 고사마을, 조비마을을 차례로 지나고 임자대교 앞의 점암항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증도를 떠나서 사옥도를 거쳐 송도에 들어온 서해랑길 29코스는 송도 끝자락에 이르니 지난 25코스로 걸었던 지도 해변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제는 26코스, 27코스와 28코스 초반 일부까지 걷느라 조금 무리한 일정이었다면 오늘은 오후 3시를 바라보는 시간에 여정을 일찍 끝내고 송도 끝자락에 있는 펜션에서 넉넉한 휴식을 취한다. 어제 묵었던 증도 민박집에서는 인터넷이 없어서 조금은 답답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인터넷이 터지는 환경만으로도 해방감을 느낀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해진 우리네 삶을 돌아보게 된다.

 

서해랑길 경로 중에 있던 펜션에서의 넉넉한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아침시간 짱뚱어탕 메뉴를 크게 내건 식당 앞을 지나니 괜스레 입맛을 다시게 된다. 송도 입구 길목에 위치한 식당인데 아침이면 장작불을 피우는지 굴뚝으로 연기가 나오는 모습이 시골집 풍경 같아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송도에 들어가면서, 나가면서 만났던 식당인데 입맛만 다시고 결국 들어가서 한 끼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지도와 송도 사이의 송도교를 통해서 지도로 넘어간다. 남쪽으로는 25코스 종점이었던 신안젓갈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29코스는 송도교를 지나서  지도 해변을 따라 북서쪽으로 걷는다.

 

지도 해안을 따라가는 길, 멀리 산 아래로 지명 고등학교도 보인다. 교직원수가 20여 명인데 전체 학생수가 30여 명인 곳이다. 전국 2,400여 고등학교 중에 학생수가 적은 하위 50여 학교 중의 하나이다. 학교를 보면 도서지역이기는 하지만 농어촌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현실뿐만 아니라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현실이 아닐까?

 

해안선을 따라왔던 길은 해변을 떠나 농로를 따라 올라간다.

 

간척지의 수로를 따라 걷다가 고사 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아 농로를 걷는다.

 

길은 제비굴이라는 이름의 정류장을 지나서 우회전하여 간척지와 야산 사이로 이어진 농로를 걷는다. 도로를 따라 직진하면 고사마을인데 고사마을 외곽을 돌아가는 길이다.

 

고사마을 외곽을 돌아가는 길 정면으로 우뚝 솟은 산이 하나 보이는데 작지만 두류산(170m)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지명고등학교 인근에 지도 향교가 남아 있는데, 연관하여 두류산 정상에는 두류단이라는 다섯 선현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고사마을 외곽을 돌아온 길은 도로를 건너서 고사마을 끝자락으로 잠시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서쪽으로 이동한다.

 

지도에서도 많은 곳이 태양광 발전소를 바뀌었지만 고사마을에서는 여전히 염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길은 고사마을 빠져나가 서쪽으로 이동한다.

 

멀리 조선소의 대형 크레인도 시야에 좀 더 가까이 들어온다. 울산이나 거제에서 만났던 조선소와는 차이가 있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대형 크레인이라서 그런지 반가운 느낌이다. 

 

들판으로 나온 길은 간척지를 가로질러 조비마을로 향한다. 예전 같으면 바닷물이 오갔을 바다였던 곳이다.

 

간척지 수로를 건너 얼마간 수로 옆 농로를 걷는다. 수로 끝자락 상류에 있는 두류산 아래의 저수지와 이어진 수로이다.

 

농로 끝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작은 언덕길을 넘으면 조비마을로 들어간다.

 

작은 언덕을 넘어 조비마을로 들어서니 멀리 임자대교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비 경로당 앞을 지난다.

 

멀리 보이는 임자대교를 향해서 조비마을을 빠져나간다. 필자는 임자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민어다. 대나무를 바닷속에 넣어서 민어 소리를 확인하고 그물질을 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이다. 임자도의 특산물 중의 하나가 새우젓인데 7월에서 8월 사이에 산란을 위해 민어들이 임자도 근방으로 모이는 이유도 먹이인 새우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7Km에 이르는 긴 백사장이 있는 섬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서 육지에서 자동차로 갈 수 있다니 변하는 세상 흐름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그 임자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조비마을을 지나온 길은 임자대교를 향해서 해변으로 다시 나간다.

 

정면으로 임자대교를  보면서 이곳에 넓은 간척지를 만든 해안 방조제 길을 걷는다. 

 

길은 어느덧 임자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2013년 공사를 시작해서 2021년 개통한 다리이다. 임자도 어르신들은 이런 날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바로 갈 수 있으니 천지개벽의 사건이었을 것 같다. 사실 이곳 지도와 임자도가 바로 연결된 것은 아니고 중간 수도라는 섬이 있어서 다리 두 개로 지도와 임자도가 연결되었다.

 

임자대교를 지난 길은 바로 옆 점암선착장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지도, 수도, 임자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생겼지만, 임자도 진리항과 지도 점암항을 거쳐 주변 섬으로 운행하는 배가 여전히 운행하고 있었다. 대나무로 민어 소리를 들으며 민어 잡이를 하는 임자도 근처를 다녀가다니, 서해랑길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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