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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축마을을 지난 길은 임도를 통해서 돈대봉(137m) 자락의 고개를 넘는다. 높지 않은 고개이다. 고개를 내려가면 해안길을 통해서 동쪽으로 이동하여 증도관광안내소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슬로시티 증도를 한 바퀴 돌아서 증도 북쪽 해안을 걷고 있는 서해랑길은 어느덧 방축마을을 앞두고 있다. 마을 앞 긴 모래해변이 인상적이다. 마을 앞바다에 도덕도, 호감섬, 대섬 등 바람을 막아주는 섬이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섬들이 바람도 파도도 막아 주어 방축마을 앞바다에는 김양식이 활발하다.

 

물 빠진 방축마을 해변 끝자락에 앉아서 깨끗한 해안선을 감상하며 잠시 쉬어간다. 해변 뒤로는 소나무 방풍림이 펼쳐져 있어서 물놀이 계절이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은 대섬 앞으로 포구를 거쳐서 동쪽으로 계속 이동한다.

 

두 산을 연결하는 방조제길을 걸어 염산마을로 향한다. 방조제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는 새우양식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겨울이라 지금은 휑한 모습이다. 보통 야외에서는 봄에 키우기 시작해서 8월에서 10월 사이에 출하한다고 한다. 겨울의 새우 양식장에서는 불도저와 포클레인이 다음 양식을 위해서 양식장을 다듬는 작업이 한창이다.

 

방조제길을 지나면 염산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서 염산마을 방향으로 이동한다.

 

염산마을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했을 때는 소금과 연관이 있는 마을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실상은 마을 주위가 발처럼 산으로 막혀있어 발 염(簾) 자를 붙여 염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산으로 막혀 있어서 그런지 증도에서도 오지라고 손꼽는 곳이라고 한다. 길은 마을 앞 방조제가 만든 농로를 따라 이어진다.

 

염산마을 앞 농로에서는 밝은 색 옷을 입고 걷기를 하는 두 여성분을 만났다. 가벼운 인사로 스치듯 지나가지만 들판에서 걷기 중인 사람들을 만날 때면 늘 반갑다. 어디에서 왔느냐? 어디까지 가느냐? 왜 걷느냐? 시시콜콜 묻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로 격려가 되면 그만 아닌가?

 

염산마을 앞 들판을 가로지른 길은 한 민가 앞을 지나 돈대봉 임도 오르기를 시작한다. 자유롭게 풀어놓은 닭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고양이에게 해를 받지는 않는지, 닭들이 집을 떠나 도망가지는 않는지, 집에서 닭 몇 마리를 가두어 키우는 입장에서는 정말로 부럽고 신기한 모습이다. 

 

돈대봉(137m) 임도를 오르기 시작한다. 통사골재라는 고개를 넘어가는데, 염산마을로 가려면 지금도 이런 길을 통과해야 하니 염산마을을 증도의 오지라고 부르는 것도 이해가 된다. 

 

통사골 계곡 아래로 바다를 바라보며 산 능선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 걷는다.

 

자갈 깔린 임도 걷기에서는 자박자박 발소리만이 자장가처럼 울려 퍼진다.

 

급한 용무도 해결하고 잠시 쉬어 갔던 곳이다. 해안길을 걸으며 엉덩이 붙이고 잠시 쉴 곳을 찾기 어려웠는데 이곳에서 목도 축이고 잠시 쉬어 갈 수 있었다. 돈대봉 자락의 고갯길을 넘어온 길은 이곳부터 산을 내려가며 급격히 고도를 낮춘다.

 

산을 내려가니 논에 보리를 심었는지 푸른 들판이 우리를 반겨준다. 안골 저수지가 있는 곳인데 계곡 위쪽에는 논이 자리하고 있고 아래에는 새우 양식장이 있어서 한창 양식장 다듬기에 여념이 없었다. 

 

안골을 지난 길은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고 있는 송전탑을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서 광암마을로 향한다. 28코스도 얼마 남지 않았다.

 

증도 북쪽의 마지막 구간, 바다 건너편으로 사옥도가 눈에 들어온다.

 

와우! 드디어 사옥도와 증도를 연결하는 증도대교가 보인다. 증도를 떠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푸른 하늘과 새털구름 아래 유구한 갯벌 위를 가르는 증도대교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배를 타지 않아도 버스로 자동차로 증도에 올 수 있으니 편리해졌으나 슬로시티를 지향하는 증도의 모습은 조금은 퇴색되지 않았을까 싶다.

 

증도 해안길을 벗어나 논길을 따라 큰길로 나가면 28코스도 끝나고 증도 걷기도 마무리된다.

 

증도 읍내까지 이어지는 수로에서는 강태공들이 낚시에 여념이 없다. 증도 수로는 낚시인들에게 인기 있는 포인트인 모양이었다. 증도를 한 바퀴 돌아온 길은 광암리 증도 관광안내소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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