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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농읍내까지 들어온 길은 홍농초등학교, 홍농중학교를 거쳐 읍내를 빠져나간다. 읍내를 빠져나온 길은 상삼제 저수지와 서당마을까지 홍농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들길로 접어든 길은 상삼마을과 하삼마을을 차례로 지나고 고창군 홍농읍과 상하면의 경계를 이루는 자룡천 하구를 둑방길을 통해 지난다. 해안둑방길을 통해서 서쪽으로 이동하면 고리포에 닿는데 마을 뒷산의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구시포 해수욕장이다. 홍농읍내를 빠져나가면서, 그리고 고리포 마을 고개를 넘어서면서 약간의 오르막이 있다.
길은 드디어 홍농읍내에 들어왔다. 영광군 북쪽 끝자락의 중심지이자 전라남도의 북쪽 끝자락이다. 홍농읍내에 들어온 우리는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준비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간척 사업으로 20세기초의 홍농과 지금의 홍농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위성 지도를 보면 산맥이 동서 뻗은 지형이다. 간척지가 바다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바다로 길게 뻗어나간 3면이 바다인 반도 형태의 지형이다. 지금도 남쪽은 법성면과의 경계를 이루는 구암천과 북쪽으로는 고창과의 경계를 자룡천이 그 당시의 지형을 유추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원래는 지형이 말이 달려오는 모양새라고 마래면(馬來) 이라 했는데 조선 인조 당시에 한 지관이 나중에 남북의 바다가 육지가 되어 큰 농사를 짓게 될 것이라며 홍농이라고 한 것이 홍농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배경이라 한다. 이름대로 남북의 간척지에서는 큰 농사를 짓고 있으니 이름대로 되었다.
읍내 큰 길가에는 영광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었다. 홍농서초등학교에서 바자회도 열면서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세운 소녀상이다. 십 대의 꽃 다운 나이에 끌려간 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이들을 괄시하고 왜곡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돈에 역사와 양심을 파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이다.
홍농 읍내로 들어왔던 길은 큰길에서 마을 안길로 들어가서 마을길을 걸으며 읍내를 빠져나간다.
홍농초등학교와 홍농중학교를 차례로 지나는데 교정에 핀 봄꽃을 보면서 이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참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든다.
마을길을 벗어나 홍농 119 안전센터 쪽으로 나온 길은 홍농로 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길 건너편으로 승마장과 식물원 표식도 보인다. 영광 승마장은 영광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공 승마장이라고 한다.
홍농로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 길 건너편으로는 영광테마식물원의 모습도 살짝 볼 수 있고, 상삼제 저수지도 지난다.
길은 진덕삼거리 교차로를 지나서 우회전하여 도로를 벗어나 마을 안길로 들어간다. 원자력 발전소를 멀리서 돌아가는 길, 한빛원자력본부 길표지로 원전과는 가볍게 인사하고 지나간다.
상상마을이라고 읽을 뻔한 상삼마을 지나간다. 일제 강점기에 인삼밭이 있었는데 인삼밭 위를 상삼마을 아래를 하삼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길은 상삼마을 앞을 지나서 마을과 평야의 경계에 있는 마을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한다. 마을 인근에는 영광 성산리 지석묘군이 자리하고 있다. 고인돌이 많은 만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정착해 살았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상삼마을을 지나서 북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하삼마을도 지나서 영광의 끝자락으로 향한다.
하삼마을을 지나온 길은 평야지대를 가로질러 영광군과 고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자룡천 천변으로 나간다.
평야는 청보리 물결이다. 겨울을 이겨낸 보리가 이삭과 수염을 내고 황금물결을 기다리고 있다.
해안으로 나온 길은 자룡천 하구를 막은 방조제 길을 따라서 자룡천을 넘는다. 영광군 홍농읍에서 고창군 상하면으로 건너가는 길이다. 영광타워를 보면서 함평에서 영광으로 넘어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영광과도 안녕이다.
자룡천 하구 방조제를 거의 지나서 바라본 자룡천 하구의 풍경이다. 광활한 평야지대가 이어진다.
고창군 상하면 자룡리로 넘어온 길은 해안길을 따라서 서쪽으로 이동한다. 풍천장어 광고판을 보니 드디어 고창군에 입성한 것이 실감이 난다.
갯벌 위로 만들어진 길은 고리포 마을로 이어지는데 한쪽은 갯벌, 다른 한쪽은 유수지와 양식장이 있는 독특한 그림을 제공한다.
구시포 해수욕장을 오가는 자동차들이 이 길을 이용하는지, 넓지 않은 도로임에도 오가는 차들이 적지 않았다.
고리포로 가는 해안길에서 바라본 자룡천 하구의 모습과 자룡천이 바다로 나가는 쪽의 그림이다. 바다 쪽으로는 원전 시설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리포 마을에 가까워지니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도시로 나르는 대형 송전탑도 가까워진다. 원전 6기가 몰려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지척에 있는 고리포 마을을 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가 세워진 부산 기장군의 고리 원전과 무슨 인연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그런데, 단순히 그냥 이름이 둘 다 고리로 같은 것뿐만이 아니다. 두 지역 모두 봉수대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고리포 마을로 들어서니 집집마다 예쁜 도자기 문패를 달아 놓았다. 문패를 예쁘게 달아놓은 여러 마을을 만났지만 이렇게 깔끔한 도자기 문패는 처음이다. 참으로 기품 있고 보기 좋다.
길은 마을 뒤편의 주씨고개를 넘어서 구시포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고개를 넘으면 멀리 바다로 길게 뻗어 나간 구시포항과 함께 해안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주말을 맞아 솔숲으로 캠핑 나온 사람들, 수평선이 보이는 모래 해변에서 눈부신 석양 아래 모래 놀이에 한창인 아이들, 걷고 있는 우리마저도 설레게 만드는 휴양지 풍경이다.
해변으로 좀 더 들어가니 와우! 갯벌 주위와 간척지를 걸었을 때는 상상하지도 못한 풍경이 펼쳐진다. 고창 초입에서 유명 해수욕장에서 여름 풍경을 만난다니 상상치 못한 풍경이 입이 벌어져 다물지를 못한다. 아직 봄인데...... 고창이라는 고장에 대해서 너무 몰랐던 탓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고창 초입에서 만난 새로운 풍경에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이름하여 구시포 선셋 비치에서 눈부신 석양을 맞이한다. 고창이라는 고장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 준 여행이다.
해수욕장 중앙부에서 코스를 마무리하고 해수욕장 인근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하고 내일 다시 41코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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