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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족들이 자유롭게 즐기는 상정마을 해변은 백바위해수욕장이 있는 곳이다. 창우마을의 높지 않은 뒷산 임도를 넘어가면 거대한 풍력 발전 단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불갑천 천변을 따라 이어지는 풍력 발전기를 하나씩 지나서 77번 국도로 나가서 불갑천교를 건너면 하사 6구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백바위해수욕장이 위치한 상정마을 해변에 도착했다. 아담하면서도 깔끔한 해변을 가진 곳이다. 두우리 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린다. 해변 북쪽에 암석 지대가 있는데 이를 보고 백바위 해수욕장이라 부른다. 서해랑길은 암석 지대를 거쳐서 간다.

 

차박의 성지라 불릴 만큼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해변은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암석 지대로는 작은 전망대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젊은 연인들이 인증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젊은 연인들을 보면서 "참 좋을 때다!' 하면서 나의 그 시절을 잠시 회상해 본다.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마치 불나방처럼 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ㅎㅎ

 

해변을 지나온 길은 암석 지대를 거쳐서 임도로 올라가는데, 하얀 바위를 보니 진짜 괜히 "백바위"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임도는 80여 미터의 작은 산을 돌아가는 멀지 않은 길이다. 이름도 그냥 "뒷산"이다. 이곳은 양달이라 그런지 봄기운이 완연하다. 길 주위로 노란 개나리가 찬란하다.

 

개나리의 노란색이 이렇게 찬란했던가!  쾌청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의 자연스러운 조명 덕분에 눈이 활짝 떠질 정도로 화사한 색깔이 빛난다. 

 

개나리 곁에서는 분홍빛 진달래도 색깔 뽐내기를 사양하지 않는다. 눈과 마음이 호강한다. 서해랑길 걷기 덕분에 봄나들이가 제대로다.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언덕길을 돌아가니 드디어 영광 들판을 채우고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뒷산 끝자락 쉼터에서 보이는 풍경은 온통 풍력발전기뿐이다. 제주 올레길에서도, 강원도 해파랑길에서도 풍력발전 단지를 지나지만 이런 규모는 처음인 것 같다. 

 

풍력발전기들을 보면서 뒷산 임도를 내려가 창우마을로 내려간다.

 

길은 불갑천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데, 풍력발전기들도 불갑천변에 몇 기가 설치되어 있고 간척지 해안방조제를 따라서도 설치되어 있다. 해안선을 따라 설치된 것은 해상풍력으로 간주하는 모양이다.

 

풍력 발전기에 가까워질수록 날개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린다.

 

민가에서 멀리 떨어져 간척지에 설치한 것들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민가 인근에 풍력발전기가 있는 마을의 주민들은 소음이 심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상 주거지역에서 1.5Km 이상 떨어져서 설치하라는 권고가 있다. 사업자가 민가 가까이에 설치한 것에 대하여는 손해배상 판정이 있기도 했다.

 

내륙의 불갑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30여 km를 흘러내려온 불갑천을 따라 올라간다. 어찌 보면 이곳의 광활한 평야는 사람이 제방을 쌓아 만들기는 했지만 불갑천이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광활한 평야에는 농지뿐만 아니라 대단위 태양광 발전소도 즐비하다. 영광군에서는 RE100을 지원하는 RE100 전용 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하는 산업단지이다. 물론 영광군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구불구불 이어진 불갑천을 따라 올라가는 길, 엄청난 제방을 쌓아 물길을 바꾸는 사람의 손도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 놓은 물길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었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거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면 이렇게 풍력발전과 태양광 발전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길은 멀리 77번 국도가 넘어가야 하는 불갑천교가 보이는 지점까지 올라왔다. 푸른 청보리밭과  나란히 서있는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불갑천을 따라 설치된 발전기들이다.

 

수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좌회전하여 77번 국도 방향으로 향한다. 농로 양쪽에 있는 청보리밭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푸른 양탄자, 잘 키운 잔디밭 같은 보리밭 곁에 쭈그리고 앉아 보리의 생생한 기운을 받는다. 생명력이 뿜뿜 한다.

 

길은 영광풍력발전 관리소 앞에서 국도를 따라 불갑천교를 넘는다. 영광군 염산면에서 백수읍으로 넘어간다.

 

77번 국도와 함께 불갑천을 건너면 국도 옆의 농로를 따라 이동한다.

 

농로를 걷다 보니 영광에도 진도 못지않게 대파밭이 많았다. 눈 속에서 대파를 수확하던 진도 들판을 보면서 걸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영광에서도 대단위 대파 밭을 만난다. 진도 대파가 유명한 것은 수확량이 많기도 하지만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도만큼은 아니지만 신안군과 영광군에서도 대파를 많이 심는다고 한다.

 

멀리 하사 6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37코스도 끝나간다. 

 

하사 6구에서 코스를 마무리하고 영광읍내로 나가서 하룻밤 쉬고 내일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38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마을 인근은 염전 지대로 많은 곳이 태양광 발전 단지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소금을 생산하고 있는 염전들이 남아 있는 곳이다. 하사 6구 마을은 영광읍에서 오는 버스의 종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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