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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산을 돌아온 길은 평탄한 들길을 걸어 남동쪽으로 걷는다.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신사마을 입구에서 봉대로 도로와 만나지만 이내 마을길을 통해 슬산마을을 지나고 슬산제, 사야마을, 내분마을을 차례로 통과하여 매곡마을에 있는 삼강공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아름다운 숲길이 있었던 백학산 임도를 벗어나 신사마을 앞의 구릉지를 걷는 길은 언덕길을 내려가 해안 평야지대로 향한다.

 

평야 지대는 논이 있기는 하지만 약간의 경사가 있는 구릉지는 어김없이 양파밭이다. 무안에서 양파가 본격적으로 재배된 것은 일제 강점기로 무안군 청계면 출신의 한 젊은이가 일본에서 가져온 양파 씨앗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 양파 재배에 성공하면서 보리농사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양파는 원산지가 분명하지 않고 그냥 추정할 정도로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와 함께해 온 작물이다. 

 

뒤돌아서 신사마을 쪽으로 바라보니 비구름은 산중턱에 걸려있고, 가끔씩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가 가득하다. 선비가 새롭게 이룬 마을이라고 신사마을이라 불렀다고 한다.

 

신사마을에서 내려온 길은 대사로 도로를 만나서 봉대로를 향해서 남쪽으로 계속 이동한다.

 

31코스를 시작할 때 만났던 봉대로 도로를 봉대산 반대편에서 다시 만났다. 교차로에 대사리 표식이 있는데 이제 길은 해제면 대사리에서 해제면 덕산리로 넘어간다.

 

교차로를 지나서 얼마간 봉대로 도로를 따라 걷던 길은 다시 마을 안쪽 길로 들어간다. 갓길이 넓지 않은 도로이니 슬산마을 안으로 돌아가서 슬산제 저수지 인근에서 다시 봉대로 도로로 나온다.

 

슬산마을로 가려면 진흙탕과 작은 고개를 지나야 한다.

 

작은 고개를 넘어가니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슬산마을 골목길이 다가온다.

 

돌 담벼락에서도 느껴지듯이 유서가 깊은 동네로 16세기부터 사람들이 정착해서 살았다고 한다.

 

슬산이란 마을 이름이 특이한데 마을 앞에 비파산(거문고산)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해변에 아담한 쉼터도 마련해 놓은 마을이다.

 

길은 슬산마을을 빠져나가 슬산제 저수지 방향으로 나간다. 봉대로 도로가 지나는 방향이다.

 

슬산제 인근에 도착하니 슬산마을을 소개하는 글과 지도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소풍(笑豊)의 명소라 해서 어린 시절 가던 소풍 가기 좋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한자가 바람을 쏘인다라는 의미의 소풍(逍風)이 아니었다. 웃을 소(笑)에 풍년 풍(豊)을 사용해서 웃음이 많다는 의미였다.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으나 바람 쐬기도 좋고, 큰 웃음 지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기에도 좋은 명소라는 의미면 충분하다 싶다.

 

슬산제 저수지 북쪽을 걸어온 길은 마을 끝자락을 통해서 사야마을로 향한다. 마을 끝자락에 있는 농가를 지나다 보니 젊은 청년들이 한참 분재 작업에 여념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무안군 해제면은 우리나라 최대의 분재 생산지라고 한다.  

 

작은 고개를 넘어서 사야마을로 향한다.

 

모래가 많이 쌓인 들이라는 의미의 사야마을은 일제강점기부터 간척지가 있었던 마을이다.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농로는 덕산리의 또 다른 마을인 내분마을로 이어진다. 마을 동쪽으로 넓은 간척지 논이 시야에 들어온다. 짚을 말아놓은 거대한 공룡알들이 들판을 장식하고 있다.

 

집은 낡았지만 벽면을 장식한 한 마리 학과 소나무가 작품 한 채를 만들었다.

 

이번 벽화는 연꽃 아래서 노니는 잉어 그림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평화로운 분위기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내분마을회관을 지나면서 이 마을의 이름은 또 무언가? 하는 웃음이 나왔다. 원래 분매동이었는데 외분, 매곡, 내분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17세기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매화를 많이 심어 마을에 향기가 가득했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광산 김 씨 집성촌이다.

 

분매동의 유래와 마을을 세운 사람들을 기리는 삼강공원에 도착했다.

 

이틀간 비와 싸웠던 힘든 여정을 무리하고 다음 32코스를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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