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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마을을 지난 서해랑길 31코스는 백학마을 포구까지 해안으로 나갔다가 백학산 주위의 임도를 걷는다. 오르막 길이 있기는 하지만 고도가 높지는 않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백학산 주위를 돌아가면 신사마을부터는 남쪽으로 이동한다.
무안군 해제면 북쪽 끝자락에 있는 백학산으로 향하는 길 밤새 내린 겨울비로 가끔씩 헉! 하는 물웅덩이를 만나지만 길에서 이런 구간을 넘어가는 것도 걷는 재미의 하나이다. 비를 맞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길은 백학산 아랫자락에 자리한 백학마을을 가로질러 북쪽으로 이동한다. 비가 그쳐서 그런지 동네 강아지들이 마실을 나온 모양이다. 마을 먼 곳에서 우리를 발견하고는 거리를 두고 우리를 쫓아온 강아지들이다.
들개는 아닌 모양이고, 집에서 키우는 개들인 모양인데 우리가 마을 떠나고 있으니 더 이상 우리를 따르지 않는다. 동네 개들이 함께 동네를 지키고 있는 거야? 하는 상상을 해본다.
어느덧 북쪽 끝자락의 해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런데, 헉! 새우 양식장 옆을 지나는 길이 진흙탕이다. 조심, 또 조심 한 걸음씩 옮겨 간다. 신발이 젖고, 지저분해지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진흙탕에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백학산 아래 해변에 이른 길은 백학마을 포구 쪽으로 이동하면 백학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백학마을 포구에서 만난 비에 젖은 해안 풍경이다. 왠지 쓸쓸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마을의 포구는 앞바다에 있는 작은 바위섬까지 길을 만들어 놓았다.
백학마을 포구 뒤로 이어지는 백학산(126m) 임도로 진입한다. 이곳도 어김없이 구릉지 곳곳에 양파를 심어 놓았다.
임도가 어느 정도 높이에 올라서니 백학마을 앞바다 전경이 좀 더 품위 있게 시야에 들어온다. 마을포구가 연결된 작은 바위섬은 소나무와 물안개가 어우러져 신선이 노는 섬처럼 보인다.
산 모퉁이까지 꼼꼼하게 양파를 심어 놓은 모습에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물안개 뒤로 보이는 희미한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임도를 걸어간다. 완만한 오르막이라 부담이 없다.
아스라이 보이는 수평선과 김양식장 풍경, 비에 젖은 촉촉한 숲 냄새까지 신선놀음을 하면서 오르막 길을 걷는다.
온통 회색인 우중충한 날씨에 빨간 동백꽃을 만나니 마음이 화사하게 활짝 열린다. 얼마나 반갑던지 한참을 동백꽃과 함께했다.
아직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에서 생생한 에너지를 느낀다. 생기 발랄했던 청년의 때를 돌아본다. 물론 고민도 많고 선택할 것도 많았던 때이지만 몸과 마음의 활력만큼을 가장 좋았던 그 시절이 아련하다. 몸은 쇠락해 가지만 마음과 생각만큼은 청년의 때를 살아가자는 다짐을 해본다.
동백나무 가로수길을 지나 길을 이어간다.
백학산 임도 길은 날이 좋다면 더 훌륭한 바다 풍경, 숲 풍경을 만날 수 있겠지만, 날이 흐려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길지 않은 서해랑길 31코스에서 보석과 같은 그림을 가진 구간이다.
멋진 풍경을 즐기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른 점심을 먹으면서 넉넉한 휴식을 취한다.
벤치에서 바라본 바다풍경, 흐린 수평선도 훌륭하다. 시간만 넉넉하다면 바다 멍하고 있기에 딱인 곳이다.
시야가 맑지 않은 것 대신에, 물안개와 함께 숲길을 걷는 환상적인 경험을 한다.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던 백학산 임도도 이제 끝자락인지 멀리 동쪽으로 닭머리골 해안이 보인다.
백학산 임도는 북쪽 해안 끝자락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진다.
백학산 자락을 벗어나면 좌측으로 닭머리 해안을 보면서 대사리 마을길을 걷는다. 이곳도 산지를 일구어 만든 밭에는 곳곳에 양파를 심어 놓았다.
임도를 지나서 대사길 도로로 나온 길은 도로를 가로질러 구릉지 사이의 농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산지며 구릉지며 땅을 가는 트랙터가 들어갈 수 있다면 곳곳이 양파 천지이다. 무안이 전국 양파 생산량의 15%를 차지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무안에서 양파를 이렇게 많이 심어도 15%라니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양파를 심는지 모르겠다.
무안군 해제면의 북쪽 해안선을 바라보면서 언덕길을 내려간다. 바다 건너 북쪽 해안선은 32코스로 가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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