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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지도의 북쪽 해안을 돌아가는 서해랑길 30코스는 점암항에서 출발하여 삼암봉 끝자락의 언덕길을 넘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고개를 넘으면 원래의 서해랑길은 소금출저수지를 돌아서 가지만 우리는 가던 봉리길 도로를 계속 걸어서 두순재뒷산 고갯길에서 원래의 경로와 합류하여 길을 이어간다. 봉리의 해안길로 돌아가는 길은 원동마을을 거쳐 서동제를 지나 참도선착장에 이르고 이어서 광활한 염전밭을 만든 참도 방조제 길을 걷는다.

 

 

서해랑길 30코스는 점암항 뒤편으로 올라가 임자대교 방면으로 이동한다. 국도 24호선이 이곳에서 시작한다는 표지판이 있다. 이곳 임자교차로에서 울산 태화강의 삼호교남 교차로까지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한반도 남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404Km에 이르는 도로이다. 24번 국도의 종점인 상호 교남 교차로는 울산 태화강 주위를 걷는 해파랑길 7코스를 걸으며 지나갔던 인연이 있는 곳이다

 

길은 임자대교로 이어지는 국도 아래를 지나서 봉리길 도로를 따라서 지도 북쪽으로 이동한다. 지도에서 임자도로 연결되는 송전탑 아래를 통과한다. 임자도는 3천여 명의 인구에 초등학교 2개,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있으니 지도읍보다는 작지만 지도읍에 육박할 만큼 큰 섬이다.

 

임자대교를 뒤로하고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봉리길을 따라 삼암봉 끝자락의 고개를 넘는다.

 

삼암봉 끝자락의 고개를 넘어가는 길, 북서쪽 바다 풍경은 임자도의 북쪽 해안선이다. 

 

7Km에 이른다는 임자도 북쪽의 모래사장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임자도의 실루엣이라도 눈에 담고 간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다.

 

봉리길 도로를 따라 걷는 서해랑길은 도로를 벗어나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서 소금출저수지를 돌아서 가지만 우리는 가던 봉리길 도로를 계속 걷기로 했다. 자동차가 거의 없는 길이라 부담 없는 길이었다.

 

봉리길 도로를 따라서 계곡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수로를 건너고 멀리 원래의 서해랑길이 걸을 계곡길을 바라보면서 길을 이어간다.

 

언덕길 위에서 소금출저수지를 돌아온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북쪽 해변으로 나간다.

 

북쪽 해안을 향해서 두순재뒷산과 안산 사이의 계곡 길을 걷는다.

 

날씨가 흐리더니 겨울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마을 정자에 앉아서 마을 앞바다를 보면서 이른 점심도 해결하고 잠시 쉬어간다.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리니 몸이 오들오들 거린다. 조용하던 마을에 인근 성당 이름이 적힌 승합차가 한대 서더니 주민을 한 분을 내려주고는 휑하니 가버린다. 

 

북쪽 해안 끝의 마을을 지난 길은 안산 아랫자락 해변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서 동쪽으로 향한다.

 

작은 우산을 들기는 했지만 세찬 바람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후드득 떨어지는 비를 막으면 다행이다. 해변에서 서동마을로 가는 길은 차가운 겨울비를 뚫고 가느라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손은 시리고, 몸은 무겁고 그냥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지도읍의 깊숙한 곳을 걷고 있는 도중이라 돌아갈 교통편도 마땅치 않으니 포기도 싶지 않다. 그저 묵묵히 걷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ㅠㅠ

 

서동마을로 나오니 그만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유혹에 옆지기에 그만 포기하고 집으로 갈까? 물으니 비도 조금 소강상태이니 일단 걷자고 하신다. 그만 포기하자고 했으면 언제 올지도 모르는 지도읍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옆지기의 의견대로 서동마을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길을 이어간다.

 

서동마을의 작은 언덕을 넘어서니 광활한 간척지와 함께 멀리 참도 선착장 인근과 지도 동북쪽 끝자락의 산지가 시야에 들어온다.

 

서동마을의 고개를 넘어온 길은 정동마을을 지나 참도 선착장으로 향한다.

 

겨울 철새들이 조용히 쉬고 있는 서동제 저수지를 지나 참도로 진입한다. 참도라는 섬이름이 지명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섬과 섬을 연결하는 방조제와 간척지 덕분에 이곳에 섬이었는지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길은 참도마을 중심부를 가로질러간다. 참도 버스 정류장에 눈이 두 개 달렸다. 아마도 게를 형상화해서 정류장을 만든 모양이다.

 

지도에서 큰포작도로 이어지는 송전탑 아래를 지나서 언덕을 지나 이어지는 해안길로 나간다.

 

언덕 위에서 바라본 참도 선착장 방향의 해안 풍경이다. 날이 흐리고 서늘해서 추위를 견디기 어렵지만, 나름 감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제방과 간척으로 만들어진 광활한 들판은 논 아니면 염전이다. 무안과 멀지 않아서 그런지 이곳도 구릉지에 양파를 재배하는 곳이 많은 모양이다. 이 근처에서 역방향으로 걷는 중년 부부를 만났다. 오락가락하는 겨울비 가운데 걷는 부부 커플을 만나니 왠지 동지를 만난 느낌이다. 간단한 인사만으로도 분위기가 새로워진다.

 

참도 선착장에서는 바로 앞의 대포작도와 어의도, 점암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배를 탈 수 있다. 길은 선착장을 지나서 계속 해안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해안 방조제를 따라 걷는데 방조제 우측으로는 대단위 염전이 펼쳐 있다. 올해 소금 생산을 위한 작업 준비가 한창이다. 염전에서는 오늘처럼 비가 오락가락하고 흐린 날은 영 마뜩지 않을 것이다.

 

방조제 길에 쌓아 놓은 엄청난 해양쓰레기 더미들을 보니 억 소리가 나온다. 신안군에서는 주민들이 주기적으로 갯벌에 흘러 들어온 해양쓰레기를 치운다고 하는데 그 결과물인 모양이다. 신안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국내 최대의 습지보호지역이다. 인근 고득학생들은 갯벌 플로깅 활동도 한다고 한다. 누구는 버리고 누구는 치우는 것은 악순환이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 어민이나 여행객 모두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옛날에는 바다였을 참도 방조제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방조제 바깥으로는 갯벌, 안쪽으로는 간척지 논이 자리하고 있다. 뒤로는 참도 선착장, 앞으로는 적동마을의 뒷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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