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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읍 북쪽 끝자락을 걷고 있는 서해랑길은 참도방조제를 지나서 해안 둑방길을 계속 걷는다. 박동산 자락을 지나며 잠시 오르막 길을 걸어야 하지만 대부분은 평탄한 길이다. 박동산을 지나면 원래의 서해랑길은 남쪽으로 내려가서 연육제방을 건너 해제면으로 가지만 우리는 북쪽 연육제방의 도로를 따라서 해제면으로 들어가서 원래의 경로와 합류한다. 무안군 해제면으로 돌아온 길은 북쪽으로 이동하여 임치마을을 거쳐 수포마을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참도를 지나온 길은 좌측으로 밖갈우섬, 소갈우섬, 안갈우섬과 함께 펼쳐진 갯벌을 보면서 걷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갯벌이다. 앞서 지나온 참도 앞바다의 신풍도, 작은 포작도, 큰 포작도 주변의 갯벌과 함께 등재된 곳이다. 물이 빠지면 밖갈우섬부터 소갈우섬, 안갈우섬 인근까지 2Km가 넘는 길이 열리는 특이한 지형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이 길은 위성사진을 보면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다.

 

갯벌로 흘러든 해양쓰레기들을 치우는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해양 쓰레기가 생기지 않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류로 생긴 태평양의 쓰레기 섬 크기가 한반도의 몇 배라고 하니 일부만의 노력으로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작은 노력들이 모이면 변화가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해안 제방길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우산을 폈다, 접었다를 반복한다. 정오를 넘어선 시각이지만 날씨가 흐려서 어두컴컴하다.

 

가정마을 포구의 정자에서 잠시 비를 피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어부들의 쉼터인 듯 주변에는 어부들의 작업복과 장화들이 걸려있다.

  

지도읍 북쪽 끝자락인 지도읍 내양리로 들어서니 바다 건너편으로 무안군 해제면의 봉대산을 비롯한 산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저곳도 우리가 걸어가야 할 곳이다.

 

해안 제방길을 걸어온 길은 59m의 아담한 박동산으로 향한다.

 

박동산 주위로 이어지는 길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신안 갯벌이 있는 바다를 뒤돌아 본다. 저 바다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박동산 북쪽 자락으로 이어진 길을 조용히 걸어간다. 인적도 없고, 자동차 소리도 없고, 집을 지키는 개 짖는 소리도 없다.

 

박동산 북쪽 자락에서 바라보니 밖갈우섬, 소갈우섬, 안갈우섬과 그 뒤로 이어진 섬들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무안 땅 인근이라 그런지 웬만한 구릉지에는 양파 모종이 촘촘히 박혀있다. 작은 고개를 넘어간다.

 

박동산 고개를 넘어오니 바로 앞으로는 광활한 간척지에 자리한 태양광 발전 단지가 자리하고 있고 신안군 지도읍과 무안군 해제면을 가르는 수로와 그 뒤로 해제면의 강산(130m)이 떡하니 우리를 기다린다. 길은 정면으로 보이는 강산 아랫자락 옆을 지나간다.

 

박동산을 내려온 길은 지도읍 끝자락의 내양마을에 이른다.

 

원래의 서해랑길은 길을 건너서 태양광 발전 단지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가 수로를 건너 강산 쪽으로 올라오는 길이지만 우리는 그냥 도로를 따라 걸어서 강산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쏟아지니 좀 더 편한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도로를 따라서 내양마을 앞을 지나 신안군 지도읍을 벗어난다. 지도 남쪽의 연육교로 신안에 들어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찬 겨울비를 맞으며 지도를 벗어나고 있다. 

 

바다를 막아서 생긴 땅에는 엄청난 규모의 무안 양파가 자라고 있었다. 억! 소리 나는 광활한 양파밭의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강한 바람과 함께 내리는 겨울비에 손은 시리고 우산을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어렵지만 무안에 들어서면서 만난 거대한 양파밭을 그냥 지나 칠 수가 없다. 잠시 멈추어 서서 기계화와 규모의 경제, 유통, 보관까지 이곳에서 양파를 기르고 수확하는 모습을 상상하느라 정신이 없다.

 

길은 어느덧 무안군 해제면 산길리의 강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무안군 해제면으로 넘어온 길은 원래의 서해랑길과 합류하여 길을 이어간다. 30코스 종점까지 약 2Km 정도가 남았다.

 

강산 아랫자락으로 이어진 해안길을 따라 북쪽 수포마을로 향한다.

 

해안 제방길을 따라 올라가는 길 해제면으로 들어오면서 만났던 산길리를 벗어나 수포마을이 속한 해제면 임수리로 접어든다.

 

해안길을 걷던 길은 코스 종점을 앞두고 해안을 벗어나 마을 안길로 들어간다.

 

마을로 들어오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겨울비가 쏟아진다. 30코스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하루 종일 씨름했던 겨울비가 야속하다. 

 

내리는 겨울비에 마을길에는 인적이 끊어졌지만 빨간 천막을 마련한 임치마을 쉼터에서는 곰돌이 인형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홀로 즐기고 있다. ㅎㅎ

 

임치마을을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멀리 오늘의 여정을 끝낼 수포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빗줄기가 굵어져서 마을 앞 정자에서 잠시 비를 피해 보지만 마냥 비를 그치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 다시 빗속을 걷다 보면 빗줄기가 가늘어지기도 한다.

 

신안을 떠나서 해제로 들어온 길은 수포마을회관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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