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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에서 무안군으로 넘어오면서 시작했던 무안군 서해랑길은 신안군 증도까지 걷고 이제 34코스를 마지막으로 무안군을 떠난다. 송정리에서 시작하는 34코스는 해제만 바다를 감싸고 돌아서 북쪽으로 향한다. 현경면 읍내를 남쪽으로 두고 무안읍내로 향하는 국도 북쪽을 국도와 나란히 걷는다. 북쪽으로 들길을 걸어 유수정마을과 외현화마을, 내현화마을을 차례로 지난다.

 

이른 아침 33코스를 걸을 때만 해도 하얀 눈이 덮였던 길은 눈이 모두 녹아서 촉촉함만 남았다.  원래의 33코스 종점과 34코스 시작점은 현해로 큰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해로 쪽으로 나오다가 다시 24번 국도 쪽으로 좌회전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후로  24번 국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서 송정교차로까지 걷는다.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을 건너뛰고 그냥 현래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송정교차로에서 나온 원래의 길과 합류하여 코스를 시작했다.

 

길은 현해로 도로를 따라 현경면 읍내 방향으로 남쪽으로 내려간다. 송정마을을 지나는 구간이다.

 

현해로 도로를 따라서 남쪽으로 걷던 길은 하수정마을 앞에서 좌회전하여 동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언덕길을 넘어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 멀리 함해만 바다와 바다 건너편의 함평땅이 아스라이 보인다. 우리가 34 코스로 가야 할 곳이다.

 

동쪽으로 이동하는 길은 24번 국도 위를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신안군 임자대교 인근에서 24번 국도의 시작점을 만난 인연이 있었는데 24번 국도와도 안녕이다. 신안에서 시작한 이 국도가 남부지방을 동서로 가로질러 울산 태화강까지 이어진다는 것이 상상이 가질 않는다.  

 

육교로  24번 국도를 지난 길은 농로를 가로질러 해안으로 나간다. 육교에 붙은 플래카드는 광주의 전투비행장을 무안 공항으로 옮기는 것을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민간공항, 군공항 모두 이전을 반대하는 것을 잘못 알고 있었는데 택시 기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민간 공항은 좋은데 군공항은 싫다는 것이고 그 내부에는 결국 돈 문제가 얽혀 있는 모양이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과 바다 건너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함평 땅을 보면서 해안길을 걷는다. 저곳까지 가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지만 목적지가 가물거리게 보이는 것만으로도 힘을 내본다.

 

해변을 걷던 길은 다시 큰길 인근으로 나오는데 무안 읍내와 무안 공항을 연결하는 공항로 도로이다. 무안군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광주 공항의 무안이전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무안읍이나 목포 쪽에서 무안 공항을 연결하는 도로나 고속도로는 이미 개통되어 사용 중이고 광주 송정역에서 무안공항을 거쳐 목포로 이어지는 고속철도도 건설 중이다.

 

77번 국도 공항로 도로 옆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국도의 자동차 소음 때문에 음악 듣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조금 서늘한 날씨와 맑은 날씨 속에서 걷기는 땀이 많이 나지 않아 좋다.

 

공항로 도로를 따라가는 길은 굴다리 아래를 통과하기도 하고 그냥  도로를  가로지르면서 계속 동쪽으로 이동한다. 사실 계속 보이는 것은 농로와 국도뿐이지만 남쪽으로 5백 미터만 내려가면 현경면 읍내이다. 무안과 신안 걷기를 하면서 여러 번 군내버스나 시외버스를 타고 지나갔던 현경면 읍내를 이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 내 인생에서 또다시 이곳을 찾아 올일이 있을까? 서해랑길 걷기가 아니었다면 평생 한 번도 지나가지 않았을 길을 지금도 걷고 있으니 인생길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현경면 평산리의 들길을 걷고 있는 서해랑길의 표식에는 태통산이 등장했다. 3.4Km 앞에 있는 50여 미터의 산인데 평산리를 지나 현화리에 있는 작은 산이다. 현화리를 지나고 다음으로 현경면 끝자락에 있는 해운리를 지나면 무안군을 모두 걷고 드디어 함평군으로 넘어간다.

 

이곳도 대부분이 구릉지라 어김없이 양파밭이 이어진다. 무안에서 눈으로 만난 양파밭의 규모는 정말 엄청나다.

 

길은 유수정마을 앞을 지나간다. 때마침 점심시간을 앞둔 때라 마을 회관에서는 한창 점심 식사 준비 중이었다. 북적북적 사람들이 모여서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은 잔치상이 아니어도 참 보기 좋은 광경이다. 유수정이라는 마을 이름은 마을 동쪽에 있는 감방산(259m)에서 내려온 물이 이 마을 앞을 거쳐 바다로 나간다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마을 인근은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이 비행장을 건설했던 곳으로 비행장은 없어졌지만 아직까지 격납고도 남아 있다.

 

유수정마을의 이름의 근원인 하천을 지나 길을 이어간다. 감방산에서 내려와 유수정 마을 앞을 지나서 함해만 바다로 나간다. 감방산은 현경면, 무안읍, 함평읍이 경계를 이루고 있으니 결코 작은 산은 아니다. 우리는 마을을 지나면서 경사진 길가에 앉아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며 휴식을 취했다. 따로 쉴 곳이 없을 때는 깔개를 깔고 엉덩이를 붙이면 그곳이 쉼터다.

 

유수정 마을을 지난 길은 평산 4리 정류장 인근에서 해안길을 따라 북쪽으로 길을 잡는다. 이후로는 무안, 함평, 영광까지 쭉쭉 북쪽으로 계속 올라간다.

 

오늘 아침에는 겨울눈을 밟으로 걸었는데 이곳은 푸른 소먹이 풀이 사람 허리만큼 자랐고, 조금 더 가니 마른 풀이 가득한 풍경이 계절이 왔다 갔다 한다.

 

외현화마을로 가는 길, 높다란 가로등과 키 큰 소나무 군락이 길 양쪽에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무안의 전형적인 황토 구릉지들이 이어진다.

 

농로를 지나서 현화로와 합류하는데 우측으로 가면 함평과 현경면 읍내를 연결하는 지방도로로 가는 것이고 서해랑길은 좌회전하여 현화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외현화 마을로 향한다.

 

얼마간 현화로 도로를 따라 걷다가 외현화마을로 진입한다.

 

55미터의 태통산을 중심에 두고 있는 현화리의 바깥쪽에 있는 동네라고 외현화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태통산이 감싸고 있어서 그런지 마을 첫인상에서 푸근한 느낌이 든다. 길은 태통산을 끼고 돌아서 내현화마을로 향한다.

 

태통산 숲이 있어서 그런지 외현화마을 골목길의 벽화들은 소박하게 자연을 담았다.

 

외현화마을을 지난 길은 태통산을 우측에 두고 북동쪽에 있는 내현화마을로 향한다. 해안이 멀지는 않지만 서쪽으로 1Km 넘게 가야 해안을 만날 수 있는 위치이다.

 

태통산의 작은 언덕을 넘어서 내현화마을로 들어간다. 마을 앞으로 현화천이 흐르고 개천 너머로는 감방산이 있는 마을이다. 내현화마을 정자에 앉아서 넉넉한 휴식을 취하고 길을 이어간다.

 

내현화마을에서 휴식을 취한 우리는 마을 뒤편으로 마을 빠져나가 북쪽 해안 방향으로 이동한다.

 

청룡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건너서 생록동 마을로 향한다. 생록동 마을은 내현화 마을과 함께 현화 3리에 속한다.

 

맑은 하늘에 뭉게구름들이 생긴다 싶더니만 이제는 들판 풍경의 주인공 역할을 하려는 모양이다. 현화천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북쪽 해안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백나무를 울타리 나무로 예쁘게 가꾸어 놓은 농가를 지나서 현화천 방면으로 길을 이어간다. 부지런하고 꼼곰하게 집을 가꾸어 놓은 사람들을 보면 늘 배울 점이 많다. 자신만의 공간과 외부와의 경계가 꽃나무라는 점은 이웃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참으로 배울 점이다.

 

현화리를 지나온 길은 현화천을 건너는 광각 1교를 지나서 해운리로 넘어간다. 해운리는 무안군 현경면의 끝자락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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