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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불교도래지에 이른 길은 산 능선을 넘으면서 숲쟁이꽃동산과 법성진성을 차례로 지나고 법성면 읍내로 내려간다. 수많은 굴비 가게를 가로질러 읍내 앞의 신시가지로 넘어가서 법성버스정류장 앞에서 코스를 마무리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뒷산으로 오르니 산 아래로 탑원에서 인증 사진 남기기에 여념이 없는 관광객들이 내려다 보인다.
산 위로 올라온 길은 공원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산아래로 법성포 시내도 보이고 건너편 산 위에 자리한 한옥 펜션 단지도 보이는데 서해랑길은 한옥 펜션 뒤편의 산 능선길로 진행한다.
이곳에 자리한 공원의 이름은 숲쟁이꽃동산으로 공원 입구에는 넉넉한 쉼터와 화장실,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화려한 튤립들이 봄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고 있다. 공원 평상에 앉아서 잠시 쉬어간다.
튤립의 색깔이 예뻐서 사진에 담았지만 실제로 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튤립은 씨앗이 아니라 구근으로 번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물 빠짐이 좋은 땅이라면 구근 나누기로 계속 튤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공원을 나선 길은 산아래 우측으로 법성포 시내를 보면서 법성진성길로 나아간다.
우리가 지나왔던 길 쪽을 돌아보니 구수산 자락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백제불교최초도래지로 올라가는 기다란 승강기가 눈에 띈다. 승강기를 탑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공원 주차장과 주차장 사이를 이어주는 데크길을 걸어 동쪽으로 이동한다.
데크길을 지나서 또 다른 주차장 쪽으로 나오니 홍농읍 방면의 평야가 시야에 들어온다. 40코스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길은 법성진성길로 들어선다. 법성진성은 조선 중종 당시 높이 4미터 길이 1.5km의 규모로 쌓은 성으로 길은 성곽을 따라 이어진 능선길을 걷는다. 벽화를 그려 넣은 담장 너머로는 한옥 펜션 단지가 위치하고 있다.
사람이 붐비지 않는 법성진성길은 신록이 가득하다. 넘치는 생명의 에너지 가운데서 조용히 걸을 수 있는 최고의 산책로다.
팔각정을 지나 이어지는 산책길은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나무들이 울창해서 절로 감탄을 나오는 산책길이었다.
돌로 쌓은 성곽은 세월에 묻혀가지만 자연은 모든 것을 품어 환상적인 그림을 만들어 낸다.
아름다운 풍경을 재창조해낸 일꾼들은 역시 여러 가지 나무들이다.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나무들이 동네 유지처럼 우리를 반겨준다.
거대한 느티나무 숲을 보니 마치 반지의 제왕 영화에 나오는 나무거인을 보는 느낌이다.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도 느티나무 군락지가 이어진다. 법성진성을 쌓을 때 심은 느티나무들이라고 한다.
산을 내려오니 명절 때면 사용하는 그네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필자의 시선에는 그네 보다 바닥에 깔린 민들레와 들풀들이 더 주목된다. 사람들의 발길 밟히는 위치에 있어도 나름의 삶을 살아간다. 훌륭하다.
입구에 있는 안내문을 읽어보니 숲쟁이라는 이름과 숲의 배경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쟁이"가 성이라 의미이니 숲으로 된 성이란 의미이다. 이곳은 법성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한 인공숲으로 그 옛날 조성한 숲의 혜택을 후대가 누린다. 후대를 위한다면 역시 나무를 계속 심어야 한다.
마을길을 가로질러 포구로 내려간다.
오랜 골목길에서 만난 라일락 향기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조선 철종 당시에 이곳의 첨사로 부임하여 선정을 베풀었던 홍대항 첨사를 기리는 비에 대한 설명인데 돌이 아니라 쇠로 만든 비라고 한다. 일제강점기 전쟁물자를 수탈해 가는 과정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곳 백성들의 정성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법성진성을 올려다 보닌 진성마을을 벗어나면 굴비 가게들을 가로질러 해안으로 나간다.
해안으로 나온 길은 법성 1교 다리를 건너서 법성포 뉴타운으로 진입한다. 갯벌 위에 조성한 인공섬이다.
인공섬을 한 바퀴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무인 라면 가게에서 가볍게 점심을 해결하고 냉커피를 마시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코스를 마무리한다. 일회용 용기라 조금 아깝고 쓰레기가 많이 생긴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무인점포에서 직접 결제하고 라면도 직접 끓여 먹으니 세상은 계속 변해가고 있음이 실감 난다.
인공섬 남쪽 끝자락을 걸으며 만난 유채꽃 뒤로는 법성리의 인의산이 자리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동네 건물 옥상에는 대부분 지붕이 있는 건조장을 만들어 놓은 모습이었다. 전통적인 굴비 제조법은 섶간이라 하여 조기 아가미에 천임염으로 염장하여 몇 달간 자연 건조하는 것이지만, 요즘은 좋은 장비들을 활용하여 하루정도만 말리고 냉동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문외한인 일반인이 분간할 수 있을까 싶다. 법성포 포구의 모습은 포구 조형물이 대신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해안으로 나가보면 긴 갯골 위로 배들을 매어 놓았지만 배들을 움직이려면 물이 많이 들어와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토사가 많이 쌓여서 항구로서의 예전 명성은 찾기 어렵다.
법성포 뉴타운 안에 있는 법성버스정류장 앞에서 39코스를 마무리하고 40코스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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