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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 염산면 합산마을에서 시작하는 서해랑길 37코스는 가음산(206m) 주위의 야월리 해안선을 돌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염산 염전을 가로지르며 해안으로 나가면 북쪽으로 이동하여 두우리 어촌마을체험관을 지나 당두마을에 닿고 칠산로 해안 도로를 따라서 상정마을 해변에 이른다.

 

3월 말의 주말 아침 두우리로 향하는 영광 농어촌 버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37코스의 시작점인 합산마을로 가려면 두우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양일마을에 내려서 1Km 정도 들어가면 된다. 물론 시간을 잘 맞추면 합산마을을 거쳐서 가는 버스를 타고 합산마을에서 내릴 수도 있다.

 

3월 말 영광의 마을길은 봄이 완연하다. 노란 꽃을 올린 민들레도 예쁘지만, 들풀들  사이에서 수줍게 고개를 내민 봄까치꽃의 푸른빛도 훌륭하다. 열매 모양 때문에 큰 개불알풀꽃이란 정식 이름이 붙어 있다.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봄까치꽃이란 이름이 꽃에 어울리는 것 같다.

 

이어지는 봄 잔치, 보라색의 지면패랭이꽃을 보니 몸은 어느새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고 있다. 동심으로 돌아간 듯 마음이 가벼워진다. 꽃잔디라는 이름도 있다.

 

청초한 모습의 수선화에 얼굴에는 반가운 미소가 가득하다. 작은 화단을 가꾼 주인장의 마음씨가 느껴진다.

 

위쪽 지방은 아직도 겨울에서 힘겹게 깨고 있는데 이곳은 봄꽃 잔치가 한창이다.  37코스 시작점으로 가는 도중에 이미 봄나들이를 다한 느낌이다. 

 

칠산 갯길 300리 길 중에서 천일염길과 함께하고 있는 서해랑길은 천일염길을 36, 37코스로 나누어 걷고 있다. 36코스에서도 대형 염전 두어 곳을 지났지만 37코스에서는 더 많은 염전을 지난다.  월평마을로 향해서 37코스를 시작한다.

 

조개산(118m) 아랫 자락의 해안산을 돌아서 간다. 가음산(206m)이 보이기 시작한다.

 

주말이고 봄이 오고 있는 계절이라 그런지 혼자서 길을 걷는 분들을 제법 만난다. 옆지기와 걷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혼자서 걷는 분들은 너무 쓸쓸해 보인다. 물론 타인의 인생길에 가타부타 말할 일은 아니지만 내가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면 혼자서 걷는 자유함도 있겠지만 동행이 없는 걷기의 쓸쓸함, 허전함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가음방제 저수지 앞을 지나면 가음산 아랫자락의 해안길로 진입한다. 염산면 봉남리에서 야월리로 넘어간다.

 

가음산 아랫자락의 해안을 돌아가는 길, 월평마을을 향해서 해안 제방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월평항 아래 남쪽으로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다. 간척으로 땅을 늘려온 사람들이라면 이런 땅을 보면 바로 허가내서 또 다른 땅을 만들고 싶은 충동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든다.

 

월평항을 지난 길은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길을 이어간다. 시야에는 광활한 갯벌과 들판 풍경 만이 들어온다.

 

남쪽으로는 갯벌 너머로 멀리 칠산타워도 보이고 해제면의 도리포와 영광의 향화도를 잇는 칠산대교도 보인다. 저곳을 지난 것이 3월 초였으니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해안 제방길을 따라 서쪽으로 걷는 길, 남쪽으로는 갯벌이 얼마나 큰지 바닷물은 보이지 않고 갯벌이 지평선인 것 같다. 북쪽으로는 가음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 야월리 남쪽 해안을 걸어온 길은 모서리에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광활한 염전 지대로 향하는 길이다.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온 길은 가음산 자락을 벗어나 염전 지대로 들어간다.

 

영광군에서는 염산면과 백수읍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데 전국 생산량의 10% 정도를 감당한다고 한다.

 

염전은 통상 저수지, 증발지, 결정지로 구성되는데, 염전 지대를 지나다 보면 해수를  보관하는 큰 저수지가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37코스를 시작했던 가음산을 뒤로하고 이 지역의 해수 저수지를 지나서 길을 이어간다.

 

염전 지대로 올라온 서해랑길은 칠산 갯길과 달리 염전 지대 안쪽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이동한다. 칠산 갯길은 남쪽으로 내려가 염전 지대 외곽으로 크게 돌아서 비작도를 거쳐간다.

 

염전 지대를 가로지른 길은 다시 해안 제방길로 올라서 길을 이어간다.

 

내륙이 아닌 먼바다와 접해 있는 해안선으로 나왔다. 모래 해변 너머로 수평선이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다.

 

우측으로 염전 지대가 있기는 하지만 이제 시선은 좌측의 수평선을 보면서 해안길을 걸어 북쪽으로 올라간다.

 

해안선을 따라 올라온 길은 두우리 어촌마을체험관에 이른다. 체험관 앞에 있는 쉼터에 앉아서 식사도 하고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벤치에 누우니 이제는 서늘하지도 않고 참 좋다. 한참을 쉬고 있는데 요란한 경운기 소리가 들린다. 앞바다에서 갯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시는 마을분들을 태운 경운기였다. 마을분들이 집으로 가고 계신다는 것은 물이 들어오고 있다는 이야기 일 것이다.  마을분들의 표정에서는 피곤함과 일을 끝냈다는 개운함이 공존하는 듯했다. 요란한 경운기 소리가 멀리로 사라질 무렵, 혼자서 걷고 있는 한 남성분이 해변에 진입하며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우리에게 말을 건넬까 하다가 그냥 지나가신다. 말을 건넬 의사가 없음을 우리의 몸에서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혼자서 걷지만 활발함이 가득한 그분을 보니 무엇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다는 생각이 든다

 

두우리 어촌마을체험관 앞에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던 우리는 다시 해안선을 따라 여정을 이어간다.

 

길은 당두마을 골목길을 가로질러서 칠산로 도로를 만나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2024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라 마을 곳곳에는 후보자들의 벽보가 붙어 있다.

 

칠산로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 도로를 따라서 데크길도 이어진다.

 

칠산로 도로를 따라서 고개를 넘으면 언덕 아래로 상정마을과 백바위해수욕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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