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으로 진입한 남파랑길 9코스는 마산 자유 무역 지역 하단의 해변을 걸어 마산 회원구에서 마산 합포구로 넘어간다. 합포구에 들어서면 옛 철길을 따라가는 임항선 그린웨이를 걸어 마산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창원천과 남천이 합류하여 바다로 이어지는 해변을 따라 야간 걷기를 이어간다. 화려한 가로등이 함께하는 길이다. 길 건너로는 "마산 자유 무역 지역"이라는 표식이 캄캄한 중에도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려준다. 자유 무역 지역은 투자, 제조, 물류등에 있어 비관세, 임대료 감면, 법인세 감면 등의 예외적인 혜택을 법적으로 제공하는 지역을 말한다. 이전에는 수출 자유 지역이라고도 불렀다. 이곳의 가로등은 도로와 인도를 동시에 비추고 있는 조금 특별한 가로등이었는데 밤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상단에는 풍력 발..
창원시 성산구 양곡동에 진입한 남파랑길 9코스는 양곡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양곡동 주거 지역을 벗어나면 공단 지역을 거쳐 창원천을 가로지르는 봉암교를 건너서 마산회원구로 들어간다. 양곡동 초입에서는 인도 없는 국도변 걷기가 꺼림칙하지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다. 머리 위로 지나는 길은 마창대교를 지나 귀산 터널, 양곡 터널을 거쳐온 1030번 지방도인 남해안 대로이다. 민자 유료 도로이다. 길은 국도에서 좌회전하여 양곡천으로 내려간다. 양곡천으로 내려오면 하천을 건너서 하천 좌측에서 산책로 걷기를 시작한다. 양곡천은 장복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양곡동과 신촌동 시내 구간을 흐르다가 봉암 하구로 빠져나가는 길지 않은 하천이다. 양곡천 좌측 산책로에서 길을 시작한다. 하천 건너편을 보니 ..
진해 드림 로드 입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9코스는 창원시 진해구를 벗어나 창원시 성산구로 넘어간다. 처음에는 장복산길 도로를 따라서 도로변을 걷지만 마진 터널 앞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장복산 아래 자락의 등산로를 걸어서 양곡동으로 넘어간다. 넓은 임도로 구성된 진해 드림 로드를 걸었던 남파랑길 8코스와는 다르게 9코스는 남파랑길 홀로 길을 이어간다. 지자체가 마음먹고 만든 길이 아니다 보니 좁은 도로변과 산속 오솔길을 걷게 된다. 8코스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장복산길 도로 옆에는 철을 착각한 개나리가 노란 꽃을 피웠지만 초라하기 그지없다. 모든 나무가 잎을 떨구기 시작하는 계절에 노란 꽃을 피웠으나 새벽 서늘한 날씨에 그 꽃마저 시들시들해져 버렸다. 개나리 입장에서는 왜 잠자려고 했는데 왜 날이 ..
천자봉 해오름길을 벗어난 남파랑길 8코스는 이제 안민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안민 데크 로드를 걷다가 진해 드림 로드 중에서 장복 하늘 마루길과 함께한다. 안민 고개로 이어지는 안민 도로에서 천자봉 해오름길이 끝나고 진해 드림 로드의 장복 하늘 마루길이 시작되는데 이곳에 전망 좋은 카페가 하나 있다. 안민 휴게소 매점에서는 진해만 전체가 막힘없이 보이는 곳이었다. 창원 성산과 진해를 이어주던 2차선 도로는 안민 터널이 생기면서 나들이 나온 이들만이 찾는 공간이 되었지만 우리 같은 나그네에게는 안민 테크 로드는 걷기에 너무 좋은 공간이다. 좁은 도로마저 가릴 것 같은 우람한 벚나무는 봄이면 벚꽃으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 것 같다. 진해 벚꽃 명소 중의 하나이다. 아찔한 2차선 도로 아래는 절벽과 같은 길이고..
진해구 장천동에서 시작한 남파랑길 8코스는 계속 산허리를 감싸고도는 임도를 통해서 풍호동과 자은동, 석동을 지나 천자봉 해오름길의 시작점인 안민 도로에 도착한다. 쾌청한 하늘과 붉은 단풍은 아름다운 단풍 감상의 필요충분조건일까? 붉은 단풍을 보느라 걷기 속도가 나지 않는다. 진해하면 벚꽃만 떠올렸었는데 이제는 진해 드림 로드의 단풍도 기억에 남을 듯하다. 사실 진해 군항제는 거리도 멀고, 인파가 무서워 가볼 엄두도 내지 못했으니 실제적인 기억은 단풍이 유일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시야 앞으로 막히는 것이 없으니 이제는 진해만 바다와 진해 시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좌측은 8코스를 시작했던 장천동 방면의 모습이다. 진해만 입구에 정박해 있는 큰 배들도 눈에 들어온다. 우측으로는 진해만 안쪽의 모..
이번 여행을 떠나겠다고 마음먹은 다음에 창원중앙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검색하니 첫 기차부터 매진이었다. 여행을 미룰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 방벙, 저 방법을 연구하다 보니 하룻밤 먼저 동대구로 내려가면 다음날 새벽 동대구에서 창원 중앙역까지 가는 무궁화호 기차를 탈 수 있었다. 그러면, KTX로 직접 창원중앙역으로 가는 것보다 조금 빠르게 갈 수도 있었다. 동대구의 주요 지역은 아이들과 함께 돌아다녀 본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옆지기와 단둘이서 오붓하게 데이트하는 기회였다. 동대구에서 하룻밤 쉬고 무궁화로 기차로 창원중앙역에 도착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남파랑길 8코스 시작점이 있는 상리 마을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본격적으로 산길 걷기를 시작한다. 진해 천자봉, 시루봉 등산로를 따라가지만 거친 등산로로 진입하..
죽곡항을 지난 남파랑길은 조선소를 한 바퀴 돌아 행암동으로 진입하면서 진해항을 만난다. 해안길을 따라 진해항 제1부두와 창천 부두를 지나면서 우회전하여 충장로 사거리에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원래 7코스의 마무리는 충장로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아파트 단지를 지나 등산로 입구에서 끝나는 것이지만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는 것은 다음 여행으로 미룬다. 죽곡항이 대형 조선소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지만 안쪽을 들여다보니 공장과의 가림막도 있고 나름 어항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죽곡항을 떠난 길은 엄청난 높이의 울타리로 가림막을 해놓은 좁다란 조선소 옆길을 따라 올라간다. 가끔씩 조선소 안에서 벨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어떤 때는 음악과 함께 어떤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했는데 아마도 교대 근무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
제덕만 매립지 입구에서 시작한 남파랑길 7코스는 아름다운 삼포 마을과 진해 해양 공원 입구를 지나 조선소가 자리하고 있는 죽곡항에 이른다. 제덕만 매립지를 돌아 진해 해양 공원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높지 않은 매립지 제방으로는 특이하게 어선과 보트들을 매어 놓았다. 아침에는 쾌청했던 하늘에 구름이 많이 몰려오면서 날씨도 서늘해져 겨울이 다가온 느낌이 들 정도이다. 날씨는 차가워졌지만 강태공들은 한적한 포구에서 낚시하느라 여념이 없다. 물고기가 많이 잡히면 더 재미있겠지만 집을 나와서 바다를 보며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위안이 될 것이다. 진해 해양 공원으로 가는 길은 진해 바다 70리 길 중에서 5구간 "삼포로 가는 길"에 해당한다. 명동 마을과 제덕항을 잇는 명제로 도로변을 걷지만 진해 ..
진해 안쪽으로 더욱 들어가고 있는 남파랑길은 안골포와 와성만을 지나면 남문동 시내로 진입한다. 주기철 목사 기념관과 웅천 읍성, 웅천 시장을 거쳐서 제덕 사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매립 반대 깃발이 걸려있는 해안 도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지금은 해안 도로 바로 옆으로 바다를 보면서 걷고 있지만 몇 년 후에는 없어질 해안선이다. 흰돌메 공원 좌우로 영길 마을 인근부터 와성만 까지 와성 지구 공유수면 매립 예정지이기 때문이다. 국내 포털 지도에서는 이미 매립이 완료된 상태인 것처럼 매립지의 길까지 표시되어 있다. 해안 도로를 따라 언덕을 오르면 흰돌메 공원을 만난다. 흰돌메 공원은 시민 공모로 정해진 공원 이름으로 예로부터 하얀 바위나 흰돌이 많아 백석산, 흰돌메라고 불렸다고 한다. 주변 바다가 매립..
안골포를 지나 청천 마을에 들어선 창원 남파랑길은 해안을 따라 이어진 청안로 도로를 따라서 진해구 두동을 거쳐 창원 마천 공단 아래를 지나 진해구 남양동으로 들어선다. 계속 해안을 걸으며 잔잔한 남해 바다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두동에서 하룻밤 쉬어간다. 길은 청천 마을부터 청안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도로를 따라 걷지만 이곳은 진해 바다 70리 길과 같이 가는 구간으로 보행로가 충분히 마련되어 있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이곳은 진해 바다 70리 길의 7구간인 안골포길과 함께한다. 석양에 물들었던 하늘도 조금씩 어둠에 젖어들고 있는 시간이다. 호수와 같은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감성 충만의 걷기가 계속된다. 한때는 왜군의 함선들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었을 안골포, 이순신 장군의 안골포 해전 ..
부산 코스를 마무리한 남파랑길은 송정 공원을 떠나며 창원 코스를 시작한다. 남파랑길 6코스는 용원 어시장을 지나 망개산 아래 자락의 수로를 따라서 아파트 단지의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부산 송정 공원을 떠나는 길, 창원 6코스의 시작은 창원시 진해구다. 마창진 통합 뉴스가 한참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 비수도권 유일의 특례시다. 인구 1백만이 넘는 도시를 지칭한다. 고가도로 위로 가면 용원 터널로 진입하는데 용원 터널과 마천 터널을 지나면 남해 고속도로 진해 IC와 연결되고 그 이후에는 일반도로의 터널 중 가장 긴 터널이라는 웅산 아래의 진해 터널을 통해서 진해시 석동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진해 터널은 길이가 6Km를 넘는다. 부산 5코스부터 함께 길을 했던 아들은 육중한 몸무게를..
명지동 오션 시티를 지나 신호동 주거 단지에 진입한 남파랑길은 신호동의 소담 공원과 신호 공원을 지나면서 송정동으로 넘어가고 공단 아래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어서 송정 공원에 부산 구간을 마무리하고 창원 구간을 시작한다. 신호동 주거단지에서 짜장면과 짬뽕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 우리는 주택가를 지나 소담 공원으로 진입한다. 공원으로 가는 길에는 로빈 뮤지엄이라는 카페가 있었는데 빈티지스럽게 다양한 소품으로 카페를 장식해 놓고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뮤지엄이라는 이름답게 주인장의 취향의 묻어나는 독특한 곳이었다. 눈요기만으로도 재미난 카페였다. 신호동 인공 철새 서식지 명품 둘레길 입구의 모습. 반대쪽에 입출구가 없으니 되돌아와야 한다는 문구를 보니 신호 대교를 건너면서 다리 아래로 조성된 산책로의 정체..
명지항으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명지동, 강동동, 대저동으로 이어지는 여의도 4배 면적의 이른바 에코 델타 시티 아래 자락의 명지 국제 도시와 오션 시티를 걸어서 신호대교로 서낙동강을 건너 신호 공단 지역으로 들어선다. 명지항을 지나 해변으로 횟집들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명지 새동네라고 부르는데 예전에는 갈대밭이었던 곳인데 하구둑을 만들면서 매립으로 만들어진 동네라고 한다. 길은 명호교 다리를 건너서 르노 삼성 대로 도로를 따라서 걷는다. 도로 이름이 알려주듯 이 도로는 신호공단의 르노 코리아 자동차 공장까지 이어진다. 도로변을 걷기는 하지만 넉넉한 공간이 확보된 인도를 걷는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건너편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고, 바다 쪽으로는 평범한 어촌 풍경이 자리하고 있는 독특한 ..
부산 신평동에서 낙동강 하구둑을 통해서 낙동강을 건너 명지항으로 향하는 경로다. 이른 새벽 KTX를 타고 부산역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부산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신평역으로 이동하여 남파랑길 5코스 걷기를 시작하기 위해 길을 나선다. 여정의 시작은 부산 여행의 시작과 항상 함께 했던 돼지국밥이다. 지난번 남파랑길 4코스를 마무리하며 저녁 식사로 선택한 집이었는데 진한 국물이 인상적이었던 집이다. 이번 여행은 우리 부부와 함께 장성한 아들이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더욱 새롭다. 여행 비용이 조금 더 소요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해파랑길과 남파랑길 모두를 통틀어 아들이 함께 걷는 첫 여행이니 시작부터 설렘을 숨길 수 없다. 어릴 적부터 곰탕, 설렁탕을 좋아했던 아들은 진한 국물의 돼지 국밥도 마음에 들어 했..
새해 첫 걷기도 남파랑길이다. 이번 여정이 끝나면 거제도 코스를 마무리하고 통영으로 나오게 된다. 지난번 거제 여행처럼 이번에도 대전 복합 터미널 인근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고속버스로 거제도로 이동한다. 거제도 구간을 모두 걸은 다음에는 통영 터미널로 이동해서 올라온다. ■ 남파랑길 21코스(14.7km, 5시간 30분) 고현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일운농협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해변으로 나가서 남파랑길 21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터미널에서 구조라, 망치 방면의 버스 시간은 다음과 같다. 45분 내외가 소요된다. 10:31(23번), 10:58(22번), 11:31(25번), 11:58(22번), 12:31(23번) 정오 내외로 걷기를 시작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일운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식..
아미산 산책로를 내려오면 장림 생태 공원과 장림 포구를 거쳐 낙동강 하구로 나오고 강변 대로를 따라서 낙동강변을 따라 올라가 신평동 교차로에서 4코스를 마무리한다. 아미산 산책로에서 장림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공단으로 이어져서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입구가 초라하다. 아파트 단지 근처의 산책로가 깔끔하고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은 전국의 법칙과도 같은 현상이니 그러려니 한다. 공단 너머로 을숙도 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저 다리 아래를 지나야 오늘의 걷기가 끝나니 왠지 계속 끌리는 곳이다. 산 아래 장림동의 전경이다. 우리가 지나갈 금융 고등학교도 보이고 많은 주택과 공단이 함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은 조선 시대에는 진이 설치된 군사 요충지였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 사람들에 의해 김양식도 했던 곳이다. ..
다대포 해수욕장을 지난 남파랑길은 가파른 언덕을 올라 아미산 전망대에서 환상적인 낙동강 하구의 뷰를 만나게 된다. 전망대를 지나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아미산 둘레길 산책로를 걷는다. 광활한 낙동강 하구의 풍경과 수많은 조각구름들이 저물어가는 태양빛의 터치에 절묘한 어우러짐으로 시야를 사로잡는다. 세상 어디에서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제 길은 낙동강을 뒤로하고 다대로 도로를 건너서 아미산으로 연결되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거의 직각에 가까운 절벽에 설치된 데크 계단길을 보니 와우! 하는 탄성이 새어 나온다. 4코스의 절반을 조금 더 걸은 지점이다. 이름하여 아미산 노을 마루길로 진입한다. 아미산 전망대로 오르는 언덕 옆으로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다대 쓰..
남파랑길 17코스부터 20코스까지는 코스마다 등산 코스가 있거나 거리가 길어 조금은 난도가 있는 코스다. 이번 여행에서는 하루에 하나의 코스만 걷는 계획을 세웠다. 거제나 통영에서는 대전 복합 터미널로 가는 버스 편이 많아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대전 터미널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번 여행에서 터미널에 차를 세워두고 경남 고성과 통영 구간을 걸었는데, 자동차를 출차하려다 보니 경차 할인이 되지 않았다. 하루 최대 금액 1만 원 자체가 이미 할인을 받은 상태라고 경차 할인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어떻게 인천공항 주차장보다 주차료가 더 나올 수 있는가? 하는 생각에 인근 무료 주차장을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터미널 인근 대덕구에는 주차 구획을 표시한 공영 무료 주차장들이 있었다. 위의 지도에..
남파랑길은 낙동강 하구에 있는 부산 두 가지 명물을 차례로 지난다. 몰운대를 한 바퀴 돌아 다대포 해수욕장을 지난다. 안개와 구름 속에 빠진 곳이란 몰운대는 태종대, 해운대와 함께 부산의 3대(臺)로 유명하지만 같은 이름의 명소가 강원도 정선에도 있다. 강원도 정선은 소금강 계곡과 화강암 절벽이 어우러지는 절경이고 이곳은 남해와 낙동강이 만나는 곳의 절경이다. 남파랑길은 몰운대 입구에서 바로 몰운대로 가지 않고 좌측으로 꺾어져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로 반도를 한 바퀴 돈다. 몰운대 입구에서 해안 산책길로 내려가는 길 초입부터 울창한 숲이 주민들에게도 타지 사람에게도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몰운대 해안 산책길은 바로 아래로 몰운대로 들어오지 않고 해안선으로만 붙어서 가는 또 다른 산책길과 나란히 ..
두송 반도를 넘어온 남파랑길은 해안을 따라 다대동 시내를 걷는다. 시내에서 점심 식사를 해결한 다음에는 계속 해안을 따라 몰운대로 향한다. 숲길을 걷다 보니 거대한 조선소가 눈에 들어온다. 영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조선소인데 사하구에도 공장을 두고 있는 것이다. 감천항 7 부두와 이곳 다대 부두는 두송 대선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두송 반도와 대선 조선이라는 조선사 이름을 딴 터널인 것이다. 터널로 감천항 7 부두와 연결된 길은 다대동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산 아래에서 이 길과 만난다. 다대포 앞바다의 모습. 거대한 방파제들이 다대포항을 감싸고 있는데 쾌청한 가을 하늘가 오후의 태양에 빛나는 은빛 물결이 정말 아름답다. 숲길을 걷다가 계단을 만나면 경사 급한 길을 만나며 이내 산 아래와 가까워진다. 몸은..
감천 사거리를 출발한 남파랑길 4코스는 부산 화력 발전소를 한 바퀴 돌아 감천항 중앙 부두를 지난다. 구평동에 들어서면 도로에서 벗어나 산길을 통해서 다대동으로 들어가게 된다. 남파랑길 4코스는 부산 복합 화력 발전소 앞에서 시작한다. LNG를 연료로 하는 발전소로 부산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한다고 한다.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재를 쌓아두는 곳을 회사장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은 원래 회사장이었다고 한다. 복합 화력 발전은 석탄 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는 절반 정도 배출하고 분진과 황산화물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재생 에너지 발전에 미칠 수준은 아니다. 감천 사거리에서 감천 문화 마을이 보일까 싶었는데, 근처 천마산 자락 언덕배기에 자리한 집들만 보이고 감천 문화 마을은 보이지..
감천항에 있는 숙소에서 하룻밤을 쉬고 진정산과 장군산 자락의 임도를 걸어 감천 사거리에서 남파랑길 3코스를 마무리한다. 어젯밤 불을 환하게 밝히며 밤샘 하역 작업을 하던 선박은 아침에는 조용하다. 어떤 바다에서 조업을 하다 왔을지는 모르겠지만 배에서 냉동 창고까지 10분이면 입고가 끝난다고 한다. 진정산 자락의 임도 입구에는 여러 숙박시설들이 몰려 있는데, 우리는 파인힐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숙소 바로 앞의 남파랑길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길의 시작은 오르막 임도로 시작한다. 포장된 좋은 길이라도 오르막은 힘을 요구하고 몸에서 열을 내고 머리에서 땀을 배출시킨다. 남파랑길 3코스의 암남공원에서 감천항 중앙 부두까지 가는 길은 부산 갈맷길 4-1코스와 함께 간다. 오르막 끝 고개에 올라서니 감천항 중앙..
송도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송도 스카이 파크에서 암남공원 숲길을 걸어 감천항으로 나간다. 늦은 시간 숲길 걷기는 정말 아슬아슬했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았다면? 하는 질문을 던지면 정말 잘 탔다 싶다. 케이블카를 나와서 발을 디딘 공원은 초저녁 놀이 공원에 들어온 느낌이다. 머리를 움직이는 공룡도 방문객들을 반겨준다. 티라노사우루스 목에 치료중이라는 밴드를 감아 놓은 것이 재미있다. 암남 공원 숲길은 여러 갈래로 준비되어 있지만 남파랑길은 스카이 파크에서 시작하여 송도 반도 끝의 두도 전망대까지 가서 길을 돌아 공원 후문으로 빠져나간다. 암남동의 암남이란 이름은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바위 남쪽이라는 의미인데 아미산 남쪽이란 의미라고 추정한다는 말이 있다. 깔끔한 산책길을 따라 일단 두도 전망대 방향으로 ..
남파랑길 걷기도 이제 남해안 깊숙하게 들어가서 기차로 이동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선택이 되었다. 14코스부터는 통영과 거제도 안으로 들어가서 거제를 한 바퀴 돌아 30코스에서 통영으로 다시 나오게 된다. 거제도가 지금이야 육지처럼 오고 가는 상태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만큼 제주 올레길 걷듯 남파랑길을 통해 거제도를 한 바퀴 돌게 된다. 고성, 통영, 거제는 대전 복합 터미널을 이용하기로 했다. 대전 복합 터미널 주차장까지는 자동차로 이동하고 하루 1만 원 주차료(경차 5천 원)를 지급하고 버스를 이용할 계획이다. 통영까지 바로 가는 것이 있고 사천과 고성을 경유해서 가는 버스가 있는데 내려갈 때는 첫차를 타고 고성에서 내리고, 올라올 때는 거제 고현 터미널에서 통영을 거쳐 바로 대전으로 올..
국제 시장을 빠져나오면 사람 충만한 자갈치 시장을 가로질러 거대한 냉동 창고들 뒤편으로 충무대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2코스에 이어서 3코스를 걷는 까닭에 암남동 숙소까지 가려면 시간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체력이 넉넉한 것도 아니므로 송도 해변을 빙 둘러 걷는 대신에 송도 케이블카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 선택이 아니었다면 캄캄한 밤중에 숲길에서 헤맬 뻔했다. 국제 시장에서 자갈치 시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때마침 부산 국제 영화제가 한창이라 거리에는 영화제 홍보 부스도 설치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길을 지나는 것 자체가 정신이 나갈 정도였다. 사람이 넘쳐나는 것은 자갈치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자갈치라는 과자도 있는데 자갈치는 갈치의 일종일까? ..
영도 다리를 지난 남파랑길 3코스는 용두산 공원으로 향한다. 원래의 코스는 돌아서 동쪽으로 진입해야 하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의도치 않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남쪽에서 공원으로 진입한다. 용두산 공원을 빠져나오면 대청로 큰 도로를 따라 보수동 책방 골목과 국제 시장을 거쳐 자갈치 시장 인근까지 내려온다. 예전에 아이들과 걸었던 경로와 비슷하게 걷게 되었다. 남파랑길 2코스에 이어 남파랑길 3코스 11.5Km 지점에 있는 숙소까지 걷는다. 영도 숙소부터 오늘 걸어야 할 거리의 딱 절반을 걸었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봉래산 산책로가 시간이 의외로 소요되었고 넉넉한 점심시간을 가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오후 3시를 바라보는 시각인데 앞으로 걸어야 할 거리가 12Km 가까이 되니 해가 져..
흰여울 마을을 지나 남항 대교 아래로 방파제를 따라 걷는다. 길은 깡깡이 마을을 거쳐 영도 대교 입구에서 남파랑길 2코스를 마무리한다. 부산의 산토리니 흰여울 마을을 뒤로하고 남항대교 아래로 걷는다. 거대한 테트라포드로 삭막했을 공간인데 그 위로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다. 다리 아래에서는 주민들이 낚시 삼매경이었다. 어떤 분은 잡은 물고기를 회치고 있기도 하고 ㅎㅎ 한편 부러운 마음도 있었다. 남항대교는 영도와 송도를 이어주는 다리로 영도구 영선동과 서구 암남동을 이어준다. 다리 건너편에는 마천루 아파트가 도시의 멋을 더해준다. 때마침 남항 대교를 지나고 있는 배는 일명 자갈치 크루즈라는 유람선이다. 자갈치 시장에서 출발하여 암남 공원과 태종대를 거쳐 다시 자갈치 시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가..
태풍 피해로 해안 산책로를 제대로 걷지 못하지만 남파랑길은 중리 바닷가에서 절영 해안 산책로 입구까지 절영로 도로를 따라서 해안가를 걷는다. 중리 해변에서 처음 마주한 것은 중리 맛집 거리라는 커다란 표시판과 영도 해녀 문화 전시관이다. 맛집 거리는 아파트 단지를 지나 바닷가로 내려오면서 만난 여러 식당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리도 여기서 제육볶음과 김치찌개 정식으로 푸짐한 점식식사를 했다. 도시락을 챙기지 않는 걷기 여행이라면 이곳이 선택의 여지가 많으니 추천할만하다. 영도 해녀 문화 전시관은 1층은 해녀들의 수산물 판매장으로 2층은 전시관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전시관 방향의 산책로를 통하면 감지 해변 산책로를 거쳐 태종대 입구로 바로 갈 수도 있다. 섬 반대편에서는 일출 전망대가 있지만 이곳은 일..
남파랑길 2코스는 부산 영도 봉래산 자락 둘레길을 걷다가 중리 바닷가로 빠진다. 청학 마루 해돋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은 앞쪽에 오륙도가 있기는 하지만 해돋이를 보는 데는 안성맞춤이다 싶다. 이곳은 청학동에 속하는데 해운대 쪽에서 바라보면 푸른 숲이 학이 날아가는 형상이라고 청학동이라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조내기였다. 조엄이 일본에서 고구마를 가져와서 처음 재배한 곳이 이곳이라고 한다. 해돋이 전망대에서 부산항 안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부산항 대교가 그 위엄을 뽐낸다. 길은 청봉 약수터를 지난다. 길 표지판에 새겨진 말 모양을 보면서 말을 키우던 영도를 생각해 보지만, 산을 가득 채운 집들과 이제는 집들이 헐리고 아파트가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 상상이 가질 않는다. 절영도라고 불렸고 목..
상당히 긴 거리의 남파랑길 1코스에 이어서 2코스의 일부를 조금 더 걷는다. 부산대교를 건너 영도로 진입한 다음 하룻밤을 쉬고 봉래산 산책길로 진입한다. 부산역 우측에 있는 남파랑길 2코스 표지판을 보고 우회전하여 철길을 따라서 골목길을 걸어간다. 부산역 풍물거리 포장마차에도 엑스포 유치 기원을 위한 심벌을 붙여 놓았다. 출출한 차에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기차가 긴 여정을 끝내고 쉬거나, 긴 여정을 출발하는 철길 옆을 한동안 따라 걷는다. 철길 벽과 고층 빌딩 사이의 길이라 조금은 삭막한 골목인데 오피스텔 한쪽 구석에 세워진 조각 작품이 인상적이다. 거대한 발을 소재로 했는데 발목에는 기계를 표현했다. 인체의 역동적인 모습과 첨단 기계의 조합 속에 나름 여러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