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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성산구 양곡동에 진입한 남파랑길 9코스는 양곡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양곡동 주거 지역을 벗어나면 공단 지역을 거쳐 창원천을 가로지르는 봉암교를 건너서 마산회원구로 들어간다.

 

양곡동 초입에서는 인도 없는 국도변 걷기가 꺼림칙하지만 문제 될 정도는 아니다. 머리 위로 지나는 길은 마창대교를 지나 귀산 터널, 양곡 터널을 거쳐온 1030번 지방도인 남해안 대로이다. 민자 유료 도로이다. 

 

길은 국도에서 좌회전하여 양곡천으로 내려간다.

 

양곡천으로 내려오면 하천을 건너서 하천 좌측에서 산책로 걷기를 시작한다. 양곡천은 장복산 자락에서 발원하여 양곡동과 신촌동 시내 구간을 흐르다가 봉암 하구로 빠져나가는 길지 않은 하천이다.

 

양곡천 좌측 산책로에서 길을 시작한다. 하천 건너편을 보니 양곡 삼거리라는 도로표지판이 있고 그 앞에 96이라는 커다란 숫자가 붙어 있다. 알아보니 외지인들과 자재운반 차량들을 위해서 공단이 많은 경남 지역에는 공단 주요 지역의 교차로에 교차로 고유 번호 부여 사업을 했다고 한다. 휴대폰 내비게이션 앱도 성능이 훌륭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이제는 그 효용성을 다한 시설물일 수도 있겠다.

 

양곡천을 건너 하천 우측을 걷는 구간 이제는 신촌동이다. 한창 하천 정비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신촌동 아파트 단지와 양곡천 사이에 설치된 데크길로 길을 이어간다. 우측 뒤로는 장복산 자락이 내려오고 좌측으로는 동구산이 자리한 계곡 속에 아늑하게 자리한 동네다.

 

하천 건너 산 아래로는 양곡 중학교와 양곡 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이들과 부모 입장에서는 아파트에서 작은 하천만 건너면 큰길을 거치지 않고 유혹하는 것도 없이 학교에 갈 수 있으니 아이들 키우기 좋겠다. 싶었지만 아이들 입장은 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양곡 초등학교는 건물 규모도 상당할 뿐만 아니라 외관과 구조도 특이했는데 4층짜리 건물 세동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특이한 모양이었다.

 

아직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곳은 하천의 옛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하천변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어간다. 마산 합포에 있는 숙소까지 가려면 아직 한참을 걸어야 하는데 날이 어둑어둑해지니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시가지 구간이라 길 찾기가 어려울 것은 없지만...... 

 

양곡천 산책로는 웅남동 행정 복지 센터 앞에서 끝나고 그 이후로는 복개천 구간인 모양이었다. 남파랑길은 신촌로 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도달하기는 이미 늦었으니 신촌로 도로변에 있던 유신 상가 속으로 들어가 큰 양푼에 나온 황태 국밥으로 넉넉한 저녁 식사를 하고 남은 여정을 이어갔다. 식사 중에는 자그마한 가게에서 재미있는 풍경도 벌어졌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차례로 들어오시더니 주인장 아주머니는 손님들과 아주 친하신지 준비된 수육과 막걸리를 내오신다. 그분들을 위해 식당 메뉴에도 없는 음식을 준비한 모양이셨다. 식당에 들어갔을 때 케이블 TV에서 하는 당구 게임을 집중해서 보고 계시던 독특한 분이셨다. 뒷전에 들리는 이야기는 처음으로 연금을 받았으니 내가 산다! 하시는 분도 계셨고 주인장이 내어온 경기도산 막걸리가 맛있다는 말씀도 있었다. 나의 노년을 그려보게 하는 풍경이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니 소나기도 지나갔고 이제는 캄캄한 야간 걷기가 되었다. 신촌 광장에 세워진 미사일 모양의 조형물은 통합 창원시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인 1979년에 마산, 창원, 진행 경계 지점인 이곳에 세운 정밀 공업 진흥의 탑이다. 기계 산업의 메카인 창원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길은 공단 쪽으로 조금 들어가 횡단보도로 공단로를 건너는 방식으로 이어간다.

 

지금은 통합되었지만 한때는 마창진이라 불렸던 곳의 중심지들로 향하는 표지판이 이곳의 위치를 말해 주는 듯하다. 진해구청, 마산 회원구청, 창원 시청이다.

 

횡단보도로 공단로를 건넌 남파랑길은 봉암교 앞에서 우측으로 진행한다.

 

봉암교 IC 외곽으로는 인도교가 마련되어 있어서 도보로 봉암교 아래 둔치로 이동할 수 있었다. 인도교 위에서 바라본 창원의 밤 풍경이다. 야간작업을 하는 근로자도 있겠지만, 많은 분들이 가정으로 돌아갔을 고요한 시간이다.

 

강변 산책로를 통해서 다리 아래를 지나 좌측으로 돌아 올라가면 적현로의 보행로를 만날 수 있다.

 

적현로 인도로 올라선 다음에는 좌측으로 돌아 도로를 따라서 봉암교로 올라간다.

 

봉암교를 오르면서 바라본 마산항 방면의 모습은 불야성을 방불할 정도로 불이 밝다. 코로나 상황에서 저 정도면 경기가 호황 일 때는 어떨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길은 봉암교를 건너 직진하여 봉암로 도로 옆을 계속 걷는다. 봉암교 아래를 지나는 강은 성산구청 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남천과 창원대학교 쪽에서 내려오는 창원천이다.

 

봉암로를 걷다가 봉암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해안으로 나가면 합포구까지 마산항 제3 부두를 지나 합포구까지 직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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