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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곡항을 지난 남파랑길은 조선소를 한 바퀴 돌아 행암동으로 진입하면서 진해항을 만난다. 해안길을 따라 진해항 제1부두와 창천 부두를 지나면서 우회전하여 충장로 사거리에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한다. 원래 7코스의 마무리는 충장로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아파트 단지를 지나 등산로 입구에서 끝나는 것이지만 본격적으로 산을 오르는 것은 다음 여행으로 미룬다.

 

죽곡항이 대형 조선소 귀퉁이에 자리하고 있지만 안쪽을 들여다보니 공장과의 가림막도 있고 나름 어항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죽곡항을 떠난 길은 엄청난 높이의 울타리로 가림막을 해놓은 좁다란 조선소 옆길을 따라 올라간다. 가끔씩 조선소 안에서 벨소리가 들리기도 하는데 어떤 때는 음악과 함께 어떤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했는데 아마도 교대 근무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이제 남파랑길은 진해 바다 70리 길 4구간 조선소길과 함께 간다.

 

조선소 울타리를 따라 걷지만 울타리를 따라 성장해온 나무들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진해 조선소를 착공한 것이 1994년이니까 30년 세월이 흘렀다. 결코 가볍지 않은 세월이다.

 

조선소 북문을 지나 길을 계속 이어간다.

 

때로는 철제 울타리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울창한 대나무 숲을 만나기도 한다. 길에서 울창한 울타리 숲에 감탄하기는 드문 일일 것이다.

 

조선소 입구 쪽에서 죽곡항을 만났다면 서쪽 끝에는 수치항이 있다. 길은 수치항으로 가지 않고 수치 마을 입구를 지나쳐  간다.

 

수치 마을 입구에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었는데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이동했다. 때로는 이름 없는 작은 공원이 고마울 때가 많다.

 

이제 조선소길을 떠나 행암로 도로를 따라서 행암동으로 향한다. 진해 바다 70리 길을 따라가면 도로변을 걷더라도 좋은 보행로가 이어지니 좋다.

 

합계 마을을 지나면 이제는 행암동까지 신나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고개 너머로 진해만의 바다가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한다. 

 

내리막길에서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 해변으로 나오면 철길과 화려한 그림으로 장식된 행암동 해안에 도착한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에 발바닥 부상으로 7코스 종점에서 버스로 미리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아들을 향해서 다시 부지런히 걷는다.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북적이는 항구에서는 한 무리의 오리 가족들도 잔물결을 일으키며 나들이를 나서고 있다.

 

행암항 좌측으로는 바다 위로 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우측으로는 2023년에 창원 문학 창작촌이 들어선다고 한다. 무엇보다 맑은 물이 매력적인 곳이다.

 

아기자기한 포토존과 벤치까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한 행암동 풍경을 뒤로하고 길을 이어간다.

 

일몰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는데 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 덕택에 진해만 입구를 통해 바라보는 서쪽 하늘의 태양이 석양과 같은 독특한 그림을 만들어 낸다.

 

철로와 도로가 교차하는 곳을 지나면 행암 입구를 지나 도로 옆으로 조성된 해변 공원을 만난다. 많은 시민들이 캠핑을 하며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서쪽 먼 하늘은 구름이 없고 진해만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풍경 앞에 그저 감탄이 나올 뿐이다.

 

진해항 제1 부두를 지나면 진해구 장천동으로 진입한다.

 

장천동에 진입하면서 철길을 건너 우회전하면 장천동 마을 회관을 지나 장천동 사거리에 도착한다. 원래의 남파랑길은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아파트 단지를 지나 산길로 진입하지만 우리의 이번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기 전 저녁 식사는 장천동에서 대패 삼겹살로 거나하게 먹었다. 문제는 식사 전의 사건인데 발바닥 부상으로 미리 도착지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들을 만난 까닭일까? 택시를 타고 세 명이서 진해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아들을 만났던 버스 정류장에 휴대폰을 놓아두고 가버렸던 것이다. 입담 좋은 기사분을 만나 아무런 생각 없이 진해 시내까지 이동했었다. 그렇지만, 축제 현장을 찍을까 하며 휴대폰을 찾았는데 그 흔적도 없던 것이다. 결국 택시를 탔던 장천동으로 돌아와 아무도 타지 않는 버스정류장에 얌전히 놓여 있었던 휴대폰을 찾았다. 사연이 많았던 여정을 끝내고 창원 중앙역에서 KTX로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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