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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산 산책로를 내려오면 장림 생태 공원과 장림 포구를 거쳐 낙동강 하구로 나오고 강변 대로를 따라서 낙동강변을 따라 올라가 신평동 교차로에서 4코스를 마무리한다.

 

아미산 산책로에서 장림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공단으로 이어져서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입구가 초라하다. 아파트 단지 근처의 산책로가 깔끔하고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은 전국의 법칙과도 같은 현상이니 그러려니 한다. 공단 너머로 을숙도 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저 다리 아래를 지나야 오늘의 걷기가 끝나니 왠지 계속 끌리는 곳이다. 

 

산 아래 장림동의 전경이다. 우리가 지나갈 금융 고등학교도 보이고 많은 주택과 공단이 함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은 조선 시대에는 진이 설치된 군사 요충지였고,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 사람들에 의해 김양식도 했던 곳이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지만 부산 장림김의 명성도 있었다고 한다. 

 

길은 골목길을 빠져나가 금융 고등학교 앞을 지난다.

 

주택가와 공단이 어우러진 장림동 골목길을 빠져나간다.

 

장림동 골목길 끝에서 만나는 큰 도로는 하신중앙로로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과 신평동의 중심부를 통과하는 도로라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인 만큼 장림동, 신평동, 하단동은 모두 부산 지하철 1호선 역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좌회전하여 하신중앙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하신 중앙로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 도로 좌측은 공단이고 우측은 장림 골목 시장을 포함한 주거 지역이다. 장림 2교 다리를 지나면 좌회전하여 장림 생태 공원 양쪽으로 조성된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장림 2교 다리를 지나며 서쪽을 바라보니 황홀한 석양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모든 것을 삼킬 것만 같은 붉은 태양의 해넘이 광경은 사진으로는 그것을 온전히 받아내지 못한다.

 

장림 생태 공원은 공단 사이의 자리하며 2013년까지만 해도 악취가 풍기는 유수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나무도 심고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 지금은 지금은 삭막한 공단 사이에서도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데크길을 따라 강변으로 나아간다.

 

데크길을 걸으면 이곳이 공단 사이에 위치한 곳이라는 것을 잊고 숲 사이를 걷는다. 주위는 조금씩 어둠이 밀려 오지만 서쪽 하늘은 찰나의 미련을 떨구어 내듯 빛을 뿌리고 있다. 유수지 수문이 있는 곳으로 길을 건너가 이번에는 건너편에서 길을 이어간다.

 

유수지 수문길을 건너가는 길 주위는 모두 석양에 물들어 있다.

 

장림포구를 앞에 두고 떨어지는 석양에 발길을 멈춘다. 해가 떨어진 상태로 나머지 길을 걸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보다는 붉게 타는 태양을 대면하는 들뜬 마음이 앞선다.

 

일몰이 아름다운 것은 익히 알고 여러 번 경험한 사실이지만, 낙동강을 지척에 둔 조용한 포구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와! 하는 탄성으로는 차마 모두 표현하지 못하는 감격이다.

 

예전에는 김양식으로 분주했을 장림항은 이제는 이런저런 공장들로 가득하다. 장림 포구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 강변으로 나간다.

 

오늘 하루 내내 우리를 따라다니며 따스한 온기를 내려주던 태양은 마지막 길에 강렬한 눈부심으로 작별 인사를 한다.

 

장림 포구 옆으로는 고래사 어묵, 삼진 어묵, 부산 미도 어묵, 새로미 어묵, 범표 어묵, 영진 어묵까지 마트에서 그리고 선물 세트로 익숙했던 대표적인 어묵 브랜드들이 부산 어묵 전략 식품 사업단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부산 출장길에서 돌아갈 때면 부산역에서 살까 말까를 고민했던 것이 어묵이었는데 고급화된 어묵 가게들이 전국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어묵은 단순한 반찬에서 고급화된 간식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조금 더 걸으니 특이한 조형물과 함께 독특한 풍경이 다가온다. 부산의 베네치아라는 부네치아이다.

 

노을 진 하늘로 김해 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를 보니 감성이 깊어진다.

 

부네치아 선셋 전망대를 지나니 이곳에 특이한 조형물들이 있었던 까닭이 이해가 된다. 이색적인 조형물과 분위기 덕택에 입소문으로 얻은 부네치아라는 이름이 계속 명성을 이어갈지 모르겠다. 수상 도시이자 운하의 도시인 베니스와는 완전히 딴판이겠지만 화려한 석양만큼은 이곳의 귀중한 자산이 아닐까 싶다.

 

남파랑길은 장림 포구 앞의 장림교를 건너서 우측으로 길을 돌아 다리 아래를 통해 강변 산책로를 걷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만 이 길을 놓치고 다리를 건너서 직진하고 말았다.

 

낙동강변에서 바라보는 서쪽 하늘은 아련하게 어둠의 그늘 속으로 잠기고 있다.

 

장림교를 지나면서 바라본 부네치아의 모습 여느 포구와 같지 않은 독특함이 있다.

 

원래의 남파랑길은 장림교 아래를 통과해서 6차선 다대로 건너편 강변을 따라 걸어야 한다. 그것이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잘 모르고 직진했지만 이곳에도 가로등이 있는 나름의 산책로가 있었다. 강변 환경 공원이 있었다. 인근에 부산 서부의 하수 처리를 담당하는 시설이 있는 곳이다.

 

을숙도 대교 아래에 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하는 조형물이 있을까? 했는데 이곳은 무궁화동산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대교 나래 교차로 녹지대에 무궁화동산을 꾸미고, 을숙도 대교 아래에서 다대포 해숙욕장까지 강변로에도 무궁화를 심었다고 한다.

 

다행히 을숙도 대교 아래에 횡단보도가 있어 원래의 남파랑길로 돌아와 걸을 수 있었다. 강변 산책로는 자전거길과 함께 다리 아래를 지난다.

 

가로등이 켜진 어스름한 낙동강은 바람은 강하지만 감성만큼은 풍부하게 한다. "낙동강 강바람이~~"하는 처녀 뱃사공 노래를 입에서 절로 머금게 하는 풍경이다.

 

낙동강 강바람에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어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데를 저어라

낙동강 강바람이 앙가슴을 헤치면
고요한 처녀가슴 물결이 이네
오라비 장가 가면 시집 보내마
어머님 그말씀에 수줍어 질때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데를 저어라

 

강변 산책로는 도로를 따라 위로도, 강을 따라 도로 아래로도 이어진다. 늦은 시간인데도 자전거가 많았다. 

 

감천동에서 시작했던 기나긴 남파랑길 4코스의 걷기의 여정이 드디어 끝났다. 

 

신평역 앞에서 돼지국밥으로 피곤하고 쌀쌀한 몸을 녹이고 집으로 돌아간다. 진한 국물이 인상적이었던 돼지국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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