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41코스는 천하 몽돌 해변을 지나 금포 마을을 가로질러 해안 산책길을 거쳐 은모래 해수욕장에 닿는다. 1백 미터 내외의 공산과 비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걷는데 길이 험한 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천하 마을을 가로질러 해변으로 나왔다. 천하 마을 입구에서 남파랑길 40코스를 마무리한 다음에는 원래 계획으로는 오늘 하루에 걸었던 거리가 워낙 길었으므로 버스를 타고 은모래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가 다음날 다시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와서 41코스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계신 옆지기께서 그냥 가보자고 하신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닥칠 미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저 평탄한 길이겠거니 했다. 동네 가게에서 생수를 사면서 주..
내산 저수지를 지나 편백 나무 숲 사이의 대기봉 임도를 걷는 길은 고도 약 250미터 내외 임도를 통해서 가마봉과 금산 자락 사이에 있는 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어 임도를 한참 내려가면 남해도의 가장 남쪽인 미조면의 해안에 도착하는데 천하 마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편백 휴양림이 있다고 해서 편백나무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도 인근으로는 커다란 삼나무들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편백 나무, 삼나무와 함께 소나무 군락, 단풍나무 군락도 있다고 한다. 편백 나무와 삼나무의 비중은 50퍼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삼나무의 수형은 확실히 편백 나무와 차이가 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을 찍으려니 사진을 세워서 찍을 수밖에 없다. 편백 나무와 삼나무를 감상하며, 아! 좋다를 연발하는데, 이번에는 소나무..
꽃내, 화천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던 남파랑길 40코스는 내산 저수지 감싸고돌아 대기봉 임도로 들어선다. 임도로 가는 길에서는 바람 흔적 미술관, 나비 생태 공원 입구, 남해 편백 자연 휴양림 입구도 차례로 지난다. 내산 저수지로 가는 길 우측으로는 내산 마을이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봉촌이라고 부르던 마을이다. 내산 마을 뒤로 병풍처럼 서 있는 산은 남해의 그 유명한 금산(705 미터) 자락이다. 젊은 시절 혼자서 다녀갔던 금산인데 이제는 기억의 조각만 남고 가물가물하다. 서울에서 머나먼 이곳까지 어떻게 왔었는지...... 높은 수로를 따라 시선을 앞으로 두면 드디어 내산 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산 저수지 바로 앞의 한적한 공원을 지나 이제는 마을길을 통과하여 저수지 우측길을 오른다. ..
물건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40코스는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독일 마을을 관통하며 국수산 자락의 언덕을 넘어간다. 언덕을 넘어가면 남해 편백나무 휴양림에서 흘러 내려오는 꽃내라는 별칭이 있는 화천이 계곡에 만들어 놓은 들판을 걸어 남쪽으로 향한다. 물건 마을 정류장 옆에 세워진 남파랑길 표지판을 보고 표지판 앞의 길을 건너 독일 마을로 진입한다. 남해에 들어서면서 만난 남해 바래길 표지판은 이제 남파랑길과 형제처럼 보인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마을 풍경에 왠지 해외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들뜬 느낌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한글 간판만 없다면 알프스의 북적이는 스키 마을 입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일은 아니지만 TMB를 시작했던 프랑스 샤모니나 스위스의 마을 풍경을 보는 듯하다. 독일 마을 방문을 환영한..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남파랑길 걷기가 이제 해가 바뀌어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농번기도 앞두고 있고 바쁜 일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걷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번에 처음 이용한 서대전역을 통한 기차 이동을 이번에도 사용하려고 한다. 돌아보면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위해 이용했던 기차를 타고 구례구를 지나쳐 종점인 여수 엑스포역까지 가는 방법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순천역을 통해서 서대전으로 이동한다. 지난번에 알아둔 서대전역 인근 무료 공영 주차장에("남파랑길 48~54코스 걷기 계획 세우기" 참조) 자동차를 세워두고 막차로 여수로 이동한다. 퇴근 이후 시간을 감안하면 열차 후보가 많지 않다. 여수역에 도착하면 55코스 시작점인 여수 해양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여수 인 모텔"에서 몇 시간..
둔촌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 39코스는 해안에서 화천천을 따라서 올라간다. 국립 편백 휴양림이 있는 내산 저수지 쪽에서 내려오는 하천이다. 독일 마을을 지나면 40코스에서도 화천천의 하천변을 따라 걷을 예정이다. 화천천의 하천변을 걷던 길은 동천 마을 쪽으로 좌회전하여 동천리 마을길을 통해 고개를 넘어 물건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이후에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독일마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마을 전체가 특색 있게 빨간 지붕이었던 둔촌 마을을 뒤로하고 건널목을 건너 다시 해안에서 길을 이어간다. 마을 앞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것은 어제 우리가 걸었던 창선도다. 넓은 갯벌이 있어 갯벌 체험도 있는 마을이다. 마을 끝부분까지는 데크길이 설치되어 있었다. 독일 마을 표지판이 등장했다. 하천변과 마을길을 걷는 남..
창선도와 남해도 사이의 환상적인 죽방렴 풍경을 보면서 남해도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남해도의 우측 하단에 있는 삼동면을 먼저 걷기 시작한다. 시계 방향으로 남해도를 돌아간다. 오늘은 39코스와 40코스에 이어서 41코스 일부도 걸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창선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바로 삼동면 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는데 길은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서 죽방렴도 지나고 전도 마을을 지나 둔촌 마을에 이른다. 남파랑길 39코스는 남해 바래길 6코스 죽방멸치길과 함께 걷는다. 39코스는 삼동면 사무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해안으로 나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건너온 창선교를 바라보며 해안으로 나간다. 창선교 위에서 바라보는 죽방렴 풍경은 정말 일품이었다. 지족항의 포구를 지나가는 길..
장포 마을 이후 원래의 남파랑길이라면 임도로 갔어야 했지만, 입구를 놓쳐 흥선로 해안도로를 걸은 우리는 길을 놓친 아쉬움은 있었지만 해안도로 완만하게 내려 도로에서 보는 훌륭한 경관에 감탄하며 길을 이어간다. 길은 부윤 2리를 지나서 원래의 남파랑길과 합류하여 추도를 거쳐서 당저리로 넘어간다. 당저리 마을을 빠져나온 이후로는 동부대로 도로변을 걸어서 창선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넓은 갓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니 부윤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윤리 마을 앞에 자리한 구도와 추도 섬도 눈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분위기의 부윤 2리를 지나 해안선을 따라 부윤 1리 방향으로 이동한다. 물이 빠진 부윤리 앞바다를 보니, 물이 들어와도 큰 배는 들어오지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바로 구도까지는 손에 닿을..
적량 해비치 마을에서 남파랑길 37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38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원래는 해안 도로를 걷다가 장포항에서 장고개를 거쳐서 남방봉 자락의 임도를 걷지만, 풍경을 감상하다가 임도로 들어가는 입구를 놓치는 바람에 흥선로 도로를 계속 걸었다. 길은 부윤리 마을에서 합류한다. 마을 전체가 동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햇살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적량 해비치 마을에는 요트 계류장도 있었다. 포구 한쪽에서 요트를 뭍으로 끌어올려서 직접 정비하고 있는 젊은 커플이 있었는데, 자신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는 방법도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간다. 이제 적량 해비치 마을을 떠나 대곡 마을을 향해서 해안길로 남파랑길 38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해가 지기 전에 38코스 종..
고사리밭길을 걸어왔던 남파랑길 37코스는 가인리 천포 마을을 지나 진동리로 넘어간다. 국사봉 자락의 임도를 걸으면서 또 다른 고사리밭도 만나고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앞바다 풍경도 보고 적량 해비치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천포 입구 해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던 우리는 천포 마을을 향해서 마을 안길로 우회전한다. 해안 길로 계속 가면 길은 펜션들로 이어진다. 아늑하게 자리한 천포 마을을 보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은 천포 마을로 들어가지는 않고 천포 정류장을 지나쳐 연곡로 도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정오의 태양이 내리쬐는 가운데 연곡로 도로 중간에서 임도로 진입하여 숲길을 걷기 시작한다. 국사봉 자락의 산책길이다. 이곳에도 어김없이 고사리밭이 이어진다. 숲길로 들어서면 그늘에서는..
남파랑길 37코스는 고사리밭길이 주인공이라 과언이 아닌데 식포 마을에서 천포 마을로 가는 구간은 고사리밭길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높지 않은 구릉 지대에 펼쳐진 고사리밭을 지나서 해안길로 나가 천포 마을에 이른다. 식포 마을 벗어나며 마을 뒤편 언덕을 오르는데 옆지기가 배고프다고 타령을 부른다. 마땅히 쉴만한 벤치는 없고 풀밭에 엉덩이를 붙이고 이른 점심을 먹는다. 마을 주위로는 텃밭도 산도 모두 고사리밭이다. 그런데, 멀리 등산복 차림의 여행자가 우리가 온길이 아닌 도로 쪽에서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마을분은 아닌 것 같고 인근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걷기를 하시는 모양이다.라고 추측을 하고 있었다. 결국, 그분은 무안하게도 김밥을 입에 물고 있는 우리 앞을 지나가신다. 그냥 지나가는 것도 아니고..
어느덧 남파랑길 걷기도 절반을 넘어서고, 지역도 경상남도에서 전라남도로 넘어가고 있다. 봄을 맞이하며 광양과 여수 지역을 걷는 이번 여정은 옷차림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이번 여행은 지난번 남겨 놓았던 하동 47코스의 3.5Km 정도를 마무리할 예정이므로 금요일 저녁에 서대전역 인근에 자동차를 세워두고 대전 복합 터미널로 이동하여 진주로 내려가 하룻밤을 쉬었다가 다음날 첫차로 하동으로 이동한다. 위의 그림은 서대전 인근의 공영 무료 주차장으로 차를 세우고 나면 오룡역 2번 출구 정류장이나 태평1동 주민센터 정류장이나 태평 오거리 정류장에서 601번 시내버스를 타면 대전 터미널로 이동할 수 있다. 서대전역 인근에 차를 세워두는 이유는 여행을 끝나고 올라올 때는 여수 EXPO역에서 기차를 탈 예정이기 때문이다..
35, 36코스 걷기를 끝내고 단항 마을에 위치한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시내버스를 타고 다시 창선파출소로 돌아와 남파랑길 37코스를 시작한다. 창선면 읍내를 빠져나가 흥선로 도로변을 걷다가 37코스에 가장 인상적인 고사리밭길 걷기를 시작한다. 숙소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 긴 여정의 에너지를 받아본다. 동쪽 바다로 떠오르는 태양은 삼천포 화력 발전소의 굴뚝도 남해 바다의 섬들도 무대의 배경으로 만들며 내게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는 듯하다. 남파랑길 37코스의 이전 코스는 남해군 공공 승마장을 거쳐서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길을 걸어갔지만, 지금은 읍내를 가로질러 걷다가 좌회전하여 3번 국도 방향으로 이동하여 국도 아래를 통과해서 흥선로 도로를 걷는다. 읍내 곳곳의 식당은 일요일..
삼천포대교를 건너 창선도의 중심까지 내여오는 남파랑길 36코스도 그 끝을 보이고 있다. 서부로와 동부대로를 연결하는 한재로 도로를 가로질러 적곡 저수지 인근으로 산을 내려와 창선면 읍내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속금산의 서대리 쪽 임도를 타고 내려오던 남파랑길은 속금산 반대편의 동대리에서 오는 임도와 합류하여 산을 내려간다. 두 길이 합류하는 지점에는 작은 사당이 하나 있었는데, 아마도 어떤 문중의 묘원이 아닌가 싶었다. 경쾌하게 내려가던 내리막길은 한재 고개에서 고개를 지나는 한재로 도로 위로 터널 위를 지나는 방식으로 가로질러 길을 이어간다. 서부로의 서대리와 동부대로의 동대리를 한재로 도로가 이어준다. 한재 고개에서 바라보는 서대리 풍경을 뒤로하고 대방산 자락의 임도로 들아간다. 얼마간 대방산(468..
대사산 자락을 따라 당항 마을로 내려온 남파랑길은 잠시 3번 국도변을 걷지만 다시 대사산 자락을 따라 길을 오르다 속금산 아래의 임도를 걷는다. 당항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마을의 앞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다. 그렇지만,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것은 같은 창선도 가인리의 여봉산이다. 당항 마을 언덕에 이르니 2월 말인데 봄농사가 한창이 들판과 바다 건너 가인리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민둥산처럼 보여도 엄청난 고사리 밭이다. 내일 여정에서 만날 고사리밭 풍경이 기대가 된다. 당항 마을로 내려오면 얼마간 야자수가 가로수로 심어진 도로변을 걸어야 한다. 산도곡 고개 5.2Km 표지판이 등장했다. 고개라는 이름을 보니 앞으로 만날 임도가 산도곡 고개까지 오르막길이 상당할 것이라는 암시 같다. 야자수 가로수 길을..
왕후박나무로 유명한 단항 마을에 들어선 남파랑길 36코스는 단항 마을 해변을 걷다가 마을의 명물 왕후박나무를 만나고 임도를 통해서 연태산과 대사산 사이의 고개를 넘어 당항 마을로 넘어간다. 1024번 지방도 서부로 도로변을 걷던 남파랑길은 단항 마을 회관 앞에서 우회전하여 해변으로 나간다. 해변으로 나오니 넓게 펼쳐진 바다를 눈에 담을 수 있어 좋다. 남해도와 사천 땅으로 호수처럼 둘러싸인 바다지만 한낯 미물과도 같은 사람의 시선에는 눈을 시원하게 하는 넓은 바다이다. 정면으로는 작은 소초도가 좌측 포구 너머로는 대초도가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물이 들어와 있지만 물이 빠지면 소초도까지 바닷길이 열리기도 한다고 한다. 길은 단항 마을 포구에서 좌회전하여 왕후박나무를 만나러 간다. 당항 마을 표지판이 등장..
사천 케이블카를 타면서 가볍게 남파랑길 35코스를 끝낸 다음에는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까지 섬과 섬 사이로 이어지는 다리를 통과하는 남파랑길 36코스를 시작한다. 창선도로 진입하면 우측 해안 산책길을 돌아 단항 마을에 이른다. 여행을 계획할 때는 사천 케이블카를 타면 바다를 건너 초양도까지 갈 것이라 상상했지만 현실은 편도 티켓은 대방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전화위복이랄까! 덕분에 남파랑길 36코스 시작점에서 제대로 길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우회전하여 삼천포대교로 오르는 길, 전방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표지판이 커다랗게 붙어 있다. 삼천포대교부터 단항교까지 5개의 다리로 섬과 섬을 이어주는 구간이 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곳이다. 이곳을 두 발로 걸..
지난번 여정에서 삼천포 터미널까지 우리를 데려다준 택시 기사분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내려오라 했는데, 날씨가 조금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명절이 되면 부모님 댁을 찾아가듯 조금 시간 여유가 있다 싶으니 남파랑길을 다시 찾았다. 오늘 여정은 남파랑길 35코스를 오롯이 모두 걷지 않고 각산 정상 까지는 오르지만 이후의 능선 걷기를 생략하고 사천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내려와 36코스 걷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천포까지의 교통편이 애매해서 금요일 저녁 사천 터미널을 경유해서 삼천포 터미널까지 미리 내려와 다음날의 여정을 준비했다. 삼천포에서 사천 터미널까지 다녀간 지난 여행의 경험 덕택에 헤매지 않고 "선착순" 좌석을 잘 타고 삼천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터미널 인근 윈무인텔이란 곳에 짐을 풀었는데 주인은 예약한 것..
하이면 사무소에서 출발하여 남일대 해수욕장과 진널 해안 산책길을 지나 삼천포 신항을 가로지른 남파랑길 34코스는 노산 공원을 한 바퀴 돌아 삼천포 용궁 수산 시장을 관통하여 해안변을 걷고 삼천포대교 사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노산 공원의 해안 데크길을 걸어가는 길, 일몰의 태양이 커다랗게 다가온다. 가까이 가면 모든 것을 태워 버리겠지만 적당한 거리에서는 생명과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태양이 주는 교훈이 크다. 물고기 조형물을 지나 데크길은 육지 방향으로 방향을 돌려 돌아간다. 이제 서쪽으로 삼천포 대교를 보며 걷는 길이다. 주위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석양을 뒤로하고 노산 공원 입구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박재삼 문학관이 있는데 해안부터 그분의 시비가 등장했다. 일제 강점기 1933년 동경에서 태..
진널 해안 산책로를 걷는 남파랑길 34코스는 진널 반도를 한 바퀴 돌아 삼천포 신항을 가로질러 노산 공원으로 향한다. 남일대 해수욕장을 지나 신향 마을 포구에서 시작한 진널 해안 산책로는 중간에 마을길을 거쳐서 산책로가 이어진다. 마을길에서 시작하는 또 다른 산책로로 길을 이어간다. 진널이라는 이름이 길다라는 의미의 방언 "진"과 판자의 의미를 가진 "늘"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해안 산책로 바닥을 돌판으로 깔았다. 여러 갈래의 산책로가 있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으로 길을 잡는다. 바위 지층이 드러난 해안을 보면서 얼마나 걸었을까 진널 반도의 끝자락에 도착했는지 햇살이 눈부시게 다가온다. 진널 반도 끝자락으로는 해안으로 길게 자리한 진널 방파제가 삼천포 신항을 감싸고 있다. 이제 길은 뒤로 돌아..
경남 고성군을 떠나 사천시로 들어선 남파랑길 34코스는 남일대 직전까지 77번 국도 남일로 도로변을 걸어야 한다. 남일대 해변을 돌아서 가면 진널 해안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학교 입구에 있는 커다란 소나무가 인상적인 하이 초등학교 앞을 지나면서 남파랑길 34코스를 시작한다. 아직은 고성군 하이면에 속한 지역이다. 77번 국도 옆을 걸어가는 길 좌측으로는 하이면 덕호리 해변에 자리 잡은 삼천포 화력 발전소가 증기를 내뿜으며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석탄 화력 발전소의 퇴출 요구 속에서 어떤 미래를 맞이할지 모르겠다. 덕호교 다리를 건너면 경남 고성군을 떠나 사천시로 넘어간다. 사천시로 들어서면서 도로변에 인도는 없지만 갓길이 넓어서 걸을만했다. 삽재 고개를 넘어서니 삼천포 시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상족암을 지난 남파랑길 33코스는 경남 고성의 남파랑길 마지막 부분을 걷는다. 덕명 마을의 마을길을 지나 도로변을 따라 섭밭재 고개를 넘으면 정곡 마을에 이르고 여기서부터는 사곡천 하천변을 따라 종점인 하이면 사무소까지 걸어 여정을 마무리한다. 삼천포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여러 갈래의 송전선 아래를 지나게 된다. 상족암을 보려면 해안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평일임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이후 여정을 생각하면 여유를 부릴만한 넉넉한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공룡 산책로를 계속 이어서 걷는다. 상족암 앞바다에 쌍둥이처럼 떠있는 섬은 질매섬, 장구섬이라고도 불리던 안장섬이다. 말의 안장처럼 생겼다고 이름 붙은 무인도이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보도 연맹 사건으로 몰려 3백여 명의 민..
보리밭이 많았다는 맥전포 마을을 떠나면 공룡 산책길이라 부르는 둘레길을 따라 상족암 군립 공원에 이르게 된다. 맥전포에 들어선 남파랑길은 공룡 산책길, 표지판에서는 "공룡 발자국 따라 걷는 길"과 함께 길을 같이 한다. 맥전포는 남파랑길을 걷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반가운 곳이다. 이곳에 남파랑길 쉼터가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한쪽 구석에 있는 정자에 앉아 이른 점심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공룡 산책길은 포구 구석에 있는 마을길을 통해 시작된다. 마을길은 어느덧 숲길로 바뀌어 길을 이어간다. 숲길을 지나며 경남 고성군 하일면 춘암리에서 하이면 월흥리로 넘어간다. 숲길로 고개를 넘어서면 입암마을 전경과 함께 바다 건너로 공룡 박물관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입암 마을로 들어서는 길은 지금까지의 ..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해안길을 걷던 남파랑길 33코스는 자란만로 도로를 따라서 동화리를 지나고 춘암리에서 마을길로 접어들어 용암포를 지나고 맥전포에 이른다. 평촌 마을 포구 끝에서 우회전하여 1010번 지방도 자란만로 도로로 올라가 도로변을 따라 걷는다. 지나가는 자동차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갓길이 넓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언덕 위에 오르니,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아침 햇살이 해변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동그란 만아섬 위로 눈부시게 은빛을 만들어내는 태양에 몸을 녹이고 길을 이어간다. 갓길이 좁은 도로를 걷는 부담은 도로 옆 공터와 전망대를 만나니 사르르 풀어진다. 전망대에서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감상에 잠시 젖어 있다가 다시 길을 이어간다. 자란만로 도로는 도보 여행자가 걷기에는 조금 ..
봄바람이 불어오는 시기 이번 여정이 끝나면 남해도를 모두 돌고 경남 구간을 끝내고 이제 전남 구간에 진입한다. 남해로 가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다 보니 이번에는 금요일 저녁에 막차로 먼저 진주로 내려가서 하룻밤 쉬고 다음날 첫차로 남해로 갈 계획을 세웠다. 진주에서 남해로 가는 동안 경유지가 많지만 가장 빨리 남해로 가는 방법이다. ■ 남파랑길 42코스(15.6km, 6시간) 남해 터미널에 도착하면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 센터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인근에 신전 마을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하루에 한 번 가는 버스가 시간도 맞지 않으므로 상주, 미조선 501~504번 버스를 타고 금평 마을에서 버스를 내려 42코스 시작점까지 이동한다. 우리가 탈 수 있는 미조행 버스의 터미널 출발 시간은 07:25, 08:20,..
임포항을 떠난 남파랑길 33코스는 우측으로는 좌이산(416m)을 두고 좌측으로는 자라만 바다를 보며 해안길을 걸어 평촌 마을에 이른다. 석양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는 임포항을 떠나 남파랑길 33코스를 시작한다. 임포라는 마을 이름은 방풍림이 있는 포구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포구 주변으로는 방풍림이라 불릴만한 나무숲은 볼 수 없었다. 방풍림을 잘 가꾸고 보존했다라면 또 다른 명소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갯벌이 드러난 바다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솔섬이 보인다. 길은 임포교로 학림천을 건너서 자란만을 돌아가는 도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1010번 지방도 자란만로 도로변을 걷는 길, 좌측으로는 어스름한 저녁 풍경이 펼쳐진 솔섬과 자란만 바다 풍경과 함께 하는 길이다. 도로변을 걷던 ..
고성 자란만과 자란도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쉼터를 지나면서 등산로를 통해 산을 내려와야 했지만 우리는 임도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다가 길을 놓치고 말았다. 향로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나는 학동치 고개에서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가 학동 저수지 인근으로 내려와 남파랑길 32코스와 합류하여 옛 담장을 보존하고 있는 학동 마을을 지나 임포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원래의 남파랑길 코스는 아니지만 학동치 고개에서 도로로 내려가 학도 저수지를 향해서 이동한다. 도로 아래로는 학동 저수지와 자란만 바다가 보이는 경관이다. 뜻하지 않게 걷게 된 학동로 도로는 다니는 차도 많지 않고 도로변의 갓길도 넉넉했고 중간에 영학정이라는 정자도 있어서 걷기에 무리가 없는 길이었다.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학동로 내리막길은 넓고 ..
남파랑길 31코스를 끝내고 이어서 걷는 32코스는 망림리까지는 국도변 마을길을 걷다가 국도를 건너 무선리로 들어가 무이산과 수태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까지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오르막 길을 오른다. 도로를 따라 문수암 주차장까지 올라가면 이후로는 수태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 경로이다. 망림리 부포 사거리를 떠나 여정을 시작한 남파랑길은 33번 국도 상정대로 옆의 작은 농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1월 중순의 날씨는 손이 시려올 정도로 조금 쌀쌀하지만 하늘이 쾌청하니 그늘만 아니면 그나마 따스한 느낌이 들어온다. 메타세쿼이어가 인상적인 국도변 길이다. 상동천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서 길을 이어가면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갈림길 표지가 등장한다. 수태산과 무이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들의 이름이 등장했다. ..
고성읍내를 지나 대독천을 따라 걷고 있는 남파랑길 31코스는 대독 누리길이 끝나면 33번 국도 상정대로 바로 옆의 작은 길을 따라 이동하며 부포 사거리에 여정을 마무리한다. 대독 누리길은 대독천을 따라 올라갔다가 다리를 건너 반대편으로 걸어 내려오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남파랑길은 계속 직진) 하천 건너편에 강둑이 없는 구간에 데크길로 길을 연결했는데 길 벽면으로는 공룡 화석 같은 조형물을 세워 놓았다. 고성과 공룡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아닌가 싶다. 맑은 대독천에는 오리들이 제 집인 양 놀고 있다. 대독천변 교사리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고성공장이 들어서 있고 연관 기업들도 들어서 있다. 인근에 경남 항공 고등학교도 있는데 고성은 드론 산업과 항공기 부품 산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고성만을 따라 해지개 해안둘레길을 걸어온 남파랑길 31코스는 남산 공원을 거쳐 고성읍내로 들어간다. 읍내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한 다음에는 대독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대독 누리길을 걷는다. 석양이 비구름을 몰아 내준 덕택에 서쪽 하늘은 이제는 구하기 조차 어려워진 백열등처럼 환하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비가 왔었던 하늘인가 싶은 맑은 하늘이다. 호수 같은 고성만의 바다는 아스라이 비추는 석양빛을 받아 주변 풍경을 거울처럼 그려내고 있다. 말 그대로 기가 막힌 풍경이 펼쳐진다. 촛불의 마지막 순간처럼 고성의 산 아래로 내려가는 석양빛은 더욱 강렬하다.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해지개 해안 둘레길에서 만난 석양의 기억은 강렬한 빛의 색깔만큼이나 오랜 잔상으로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주위의 모든 것이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