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의 통영 구간 마지막 코스였던 30코스를 마무리하고 바로 고성 구간 31코스를 시작한다. 바다 휴게소에서 국도를 따라 코스를 시작하다가 고성읍 월평리에서 해안으로 나가 해안길을 이어간다. 신월리까지 해안길을 이어간다. 원산리 바다 휴게소를 떠난 남파랑길은 14번 국도 옆의 농로는 따라서 경남 고성군으로 들어간다. 남파랑길 12코스에서 당항포를 지나면서 밟았던 고성땅을 다시 밟는다. 고성군 첫 마을인 월평리 마을길을 따라서 해안으로 나간다. 월평리 해안 제방길을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오전 내내 비구름으로 막혔던 하늘은 서쪽 하늘로 조금씩 트이기 시작했다. 트인 하늘 사이로 황금빛 석양이 바다를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 날씨가 쌀쌀하니 저녁 시간을 앞둔 월평리의 앞바다는 적막함만이 가득하다. 월평리 ..
제석봉과 발암산을 지나 한퇴 마을로 내려온 남파랑길은 관덕 저수지로 이어지는 동해천을 따라 걸어 올라가 저수지를 지나면 시루봉 아래 자락의 임도를 통해서 고개를 넘고 통영과 고성의 경계에 있는 통영시 도산면 원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퇴 마을로 내려오면 14번 국도 남해안대로를 횡단보도로 건너서 한퇴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좌측에는 도덕산, 우측에는 대당산 자락을 두고 있는 골짜기에 위치한 마을이다. 마을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동해천 옆길을 따라 올라간다.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농로를 걸어 올라 가는데 이따금 보슬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이내 그친다. 산허리로 올라가는 비구름을 보니 비가 그치고 있는 모양이다. 길은 동해천 좌우를 왔다 갔다 하면서 북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따듯한 남쪽 나라가 맞다...
통영의 마지막 남파랑길 30코스는 제석봉을 지나면 봉우리를 내려갔다가 다시 발암산을 올라가 산을 넘고 한퇴 마을에 이른다. 제석봉을 지난 남파랑길은 발암산을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그런데, 먼 곳에서 내려온 나그네를 위한 선물일까? 제석봉 아래 구름이 살짝 걷힌다. 산 아래 모든 것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살짝이라도 구름이 가린 것을 벗겨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감동이다. 제석봉 인근의 나무들은 모두 구름을 머금었다. 지리산 같이 높은 산에 기온이 낮았으면 하얀 눈꽃이 가득했을 것이다. 아직 멀었지만 발암산 너머 한퇴 마을 표지판이 등장했다. 영하의 날씨는 아니지만 숲에 가득한 구름은 내 눈에는 살짝 눈꽃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ㅎㅎ 만약 진짜 영하의 날씨에 흰 눈꽃이 피었다면 옆지기는 거의 죽음이었지..
통영의 남파랑길 마지막 코스인 30코스는 무전동 해안길을 걷다가 동원중고등학교를 지나 향교봉과 제석봉 산행을 시작한다. 무전동 해변 공원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30코스는 보슬비와 함께 하는 길이다. 처음에는 배낭에 커버를 씌우고 우산을 들고 출발했지만 보슬비도 내리다 말다 하는 수준이라 배낭 커버는 그대로 둔 상태로 우산은 접기로 한다. 무전동 해변 공원에서 해안 산책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이곳은 바다에서 길게 들어와 있는 만의 끝자락으로 정식 여객선 터미널은 없지만 여러 섬을 오가던 여객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배를 운행하지 않을 때는 이곳에다가 세워두는 모양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섬사랑이란 배는 통영과 비진도를 오가던 배였다. 해양 연구용 선백도 있는데 크고 작은 배들이 모두 앞쪽에 카페리처럼..
28코스에 이어서 걷는 남파랑길 29코스는 경상대학교 해양 과학 대학 입구 앞을 지나 국치 마을과 민양 마을을 거쳐 통영 반도 서쪽을 해안을 일주하는 평인일주로를 올라서서 무전동 해변 공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경상대학교 앞의 바다에는 크고 작은 배들이 다음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것처럼 주인도 다를 것이고, 주인과 함께하던 이야기도 제각각일 것이다. 하루종일 흐린 날씨라서 그런지 항구의 풍경이 감성적이다. 일제 강점기 세워진 통영 수산 전문대학은 1995년 진주에 본교를 두고 있는 경상 대학교와 통합되어 경상 국립 대학교 해양 과학 대학으로 바뀌었다. 천대 마을과 국치 마을을 잇고 있는 천대 국치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오른다. 인도가 없는 도로를 걷기는 하지만 차가 거의 없어 위..
동피랑과 충렬사를 거쳐 서피랑에 도착한 남파랑길 29코스는 서피랑 공원을 내려가 도천동을 지나 통영 운하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서포루로 올라가는 길의 벽면에는 소설가 박경리의 어록들이 색칠하지 않은 시멘트 벽면에 날것처럼 새겨져 있다. 예술이란 화려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시멘트 벽면에 새기고 싶은 것이 작가 박경리의 글이니 그 글이 주인공이 되게 하는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글들 중의 일부다. 창조적 삶이란 자연 그대로, 어떤 논리나 이론이 아닌 감성입니다. 지성이나 의지가 창조적 삶을 살게 한다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인생을 창조적으로 산다는 것은 희귀한 일입니다. 편의주의나 보편적 규칙은 있을지언정 순수한 것은 아닙니다. 창조는 순수한 감성이 그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서피랑 마을 ..
남파랑길 28코스에 이어서 바로 29코스를 걷는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서 동피랑 마을과 충렬사를 거쳐서 서피랑 공원을 지난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서 28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29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서피랑 공원을 빠져나올 때까지는 사람들이 많은 곳임을 감안해야 한다. 29코스 갈 길도 멀고 남망산 공원과 동피랑, 충렬사는 여러 번 여행을 다녀간 곳이니 생략할까? 생각도 있었지만 옆지기의 의견에 따라 그냥 걷기로 했다. 중앙 시장길을 통해서 동피랑 마을로 진입한다. 예나 지금이나 모습은 비슷한 것 같은데 여전히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랜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서 벽화 마을로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곳도 거주민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빠른 걸음으로 남파랑길 ..
통영 RCE 세자트라 숲을 지난 남파랑길 28코스는 숲길을 통해 이순신 공원과 통영 동호항을 지나 남망산 공원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통영 RCE 세자트라 숲을 가로지른 남파랑길 29코스는 숲길을 통해서 이순신 공원으로 향한다. 그런데, 우리를 앞서가던 단체 여행객의 일부 어르신들이 바닥에 주저앉아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계신다. 씩씩하게 그룹을 이끌던 분들이셨는데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셨다. 이후에 이순신 공원에서 그룹의 일부를 만난 다음에는 선두 그룹 외에는 더 이상 그분들을 볼 수 없었다. 망일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갈라지는 곳이 있지만 길은 이순신 공원으로 향한다. 통영에서는 여러 길을 두고 "토영 이야~길"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붙여 두었다. 사투리에서는 통영의 통 이응 발음이 잘 안 되어서 ..
삼봉산 임도를 지나온 남파랑길 28코스는 이봉산 자락의 임도를 걸어 용남면사무소를 지나고 통영 대전 간 고속도로와 국도 아래를 차례로 통과해서 화삼리 마을길을 통과하여 해변으로 나가고 해안길을 통해서 통영 RCE 세자트라 숲에 닿는다. 삼봉산 임도를 지나 이봉산 자락의 임도를 걸어가는 길, 이곳 또한 임도 바닥은 솔잎으로 가득하다. 한참 임도를 따라 걷고 있는데 시작지점에서 만났던 단체 여행객들이 길 한쪽에 모여 점심 식사를 하고 따뜻한 커피를 나누고 있는 모양이었다. 눈인사를 하고 지나치려는데 "남파랑길 가시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하면 내리막길을 가리킨다.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느라 남파랑길 표식을 놓친 것이었다. 멈추어 서서 주위를 둘러보니 일봉산 등산로 표식에 남파랑길 표식이 붙어 있었다. 임..
남파랑길 28코스는 신촌 마을에서 시작하여 장평리 해안으로 나갔다가 삼화리에서 임도로 진입하여 삼봉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다시 통영으로 내려왔다. 대전까지 차로 이동하고, 대전에서 새벽 버스를 타고 통영 터미널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서 다시 거제대교가 종점인 시내버스를 타고 거제대교 바로 앞의 신촌 마을에 내리니 날은 조금 흐리지만 여행의 설렘으로 기나긴 이동 시간의 피로가 모두 잊히는 느낌이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일본은 물론이고 동남아도 갈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먼 이국 땅에 여행하는 느낌으로 걷기로 한다. 남파랑길 표지판 옆길로 좌회전하여 길을 시작한다. 우리가 시내버스를 내려 출발 준비를 하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리처럼 남파랑길 28코스 걷기를 시작하고 ..
거제도 남파랑길의 마지막 산행길이었던 둔덕기성을 지난 27코스는 사등면 오량리로 내려와 거제도로 들어올 때의 15코스와 만나지만 신 거제대교 아래를 통과해서 견내량항을 지나 거제대교를 건너고 다리 앞 통영 신촌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둔덕기성을 내려와 오량리로 향하는 길 임도에서 만난 숲길은 소나무 사이사이를 간벌하여 공간을 만들고 만들어진 공간에다가 편백나무를 심어 놓았다. 나무를 완전히 잘라낸 다음에 민둥산을 만들고 그다음에 조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세월을 이겨낸 나무들 사이로 새로운 세대의 나무가 자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산아래 남서 방향으로는 학산항과 고래섬이 눈에 들어오고 바다 건너편은 통영 땅이다. 송전선 아래를 통과하면 둔덕면에서 사등면 오량리로 넘어간다. 길 표지..
거제도를 한 바퀴 돌아온 남파랑길은 드디어 거제의 남파랑길 마지막 코스인 27코스를 걷는다. 청마 기념관이 있는 방하리에서 둔덕천을 건너 거림리로 진입하고 거림 소류지를 지나 임도를 통해 둔덕기성을 지나며 산을 넘는다. 청마 기념관을 세우고 동랑 청마 생가를 복원한 거제 방하 마을을 떠나 거제의 마지막 남파랑길 코스인 27코스를 시작한다. 사실 통영에도 청마문학관과 생가, 청마 거리가 있다. 두 도시 모두 유치진, 유치환 형제의 기록과 작품, 그리고 가족과 친척들의 증언에 근거하여 자신들이 청마 유치환의 출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친일 작가로 비판받는 동랑 유치진은 자서전에서 "거제도 둔덕이라는 한촌에서 태어났다. 내가 다섯 살, 청마가 두 살 때 통영으로 이사했다"라고 했고, 청마 유치환은 그의 작품에..
대봉산 자락의 임도를 걷던 남파랑길 26코스는 산방산 자락의 임도를 걸으며 거제면에서 둔덕면으로 넘어간다. 산방산 자락에서 내려온 임도는 방하리 마을길을 지나 청마 기념관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임도 아래로 거제면 내간리에 속한 송곡 마을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옛날에는 유생이 많아 생곡이라고 불렸던 적도 있다고 있다. 지금의 송곡이라는 마을 이름은 소나무가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하늘로 쭉쭉 벋은 나무를 보면 이번에는 무슨 나무일까? 하는 호기심이 동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 편백나무, 측백나무, 삼나무 중의 하나이지만 이번에는 삼나무다. 일본 구마노고도 걷기에서 만났던 끝없는 삼나무 숲이 워낙 삭막했던 터라 삼나무에 대한 인상이 그리 좋지 못하지만 제주도 올레길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거제도를 한 바퀴 돌아온 남파랑길은 26, 27코스를 남기고 있다. 26코스는 임도로 산을 넘어서 청마기념관에 닿는 여정이다. 어제 25코스를 끝냈던 거제 파출소 앞에서 여정을 시작하여 해안 제방길을 걷다가 외간리 동백나무를 지나 대봉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거제 파출소 앞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26코스는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거제남서로 도로변 인도를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난 아침 바다 풍경과 함께 길을 시작한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바람은 서늘하다. 아파트 앞에서 좌회전하여 해변길로 길을 이어간다. 수산 안전 기술원 앞을 지나며 거제항을 만난다. 거제면에 있는 항구이니 거제항이라는 이름을 얻은 모양이다. 거제항이라고 거제도의 대표 항구는 아니고 지금은 작은 포구일 뿐이다. 거제..
부춘리에 도착한 남파랑길 25코스는 시내 구간을 걸어서 거제면 한복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부춘저수지를 지나는 길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바다와는 다른 감성을 가슴에 담는다. 부춘 저수지를 지나 마을길을 걸으며 이곳이 과연 섬 맞나? 하는 농촌 풍경을 접하며 길을 이어간다. 우리나라 제2의 섬이지만 제주도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을 가진 거제도의 속살을 만난다. 부춘이라는 마을 이름은 부자 마을, 즉, 부촌에서 왔다는 이야기가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증거는 마을을 흐르는 실개천을 보면 알 수 있다. 높은 노자산 자락에서 끊임없이 물을 공급하니 농사가 잘 될 것이고, 농사가 잘 되면 부한 마을이 되는 것은 당연 지사가 아닐까? 사람에게 물은 생명줄이라는 것은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아도 어렵지 않게 증명될 사..
남파랑길 24코스에 이어서 걷는 25코스는 해안이 아니라 다시 내륙으로 들어가 노자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어제는 노자산 자락에서 가라산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을 걸었다면 오늘은 반대쪽의 노자산 아래 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임도는 고도 250미터 정도까지 오르고 임도가 끝나면 부춘리에 닿는다. 탑포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25코스는 마을 앞 거북섬을 보면서 우측으로 이동한다. 거북섬 앞에 있는 포구를 지나면서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에서 동부면 율포리로 넘어간다. 포구에는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도 해상 콘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타고 온 차량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해상 콘도, 해상 펜션 이름이 어떠하든 바다 위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이용료를 받는 것은 유사할 ..
거제 섬&섬 길 무지개길 2구간과 함께했던 남파랑길 24코스는 1-1구간과 함께하다가 쌍근 마을 이후에는 해안선을 걸어서 탑포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무지개길 2구간 이후 1구간은 가던 임도를 통해서 탑포리 안쪽 숲 속으로 깊이 아홉산재까지 들어가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의 쌍근 마을로 향하는 무지개길 1-1 구간과 함께한다. 쌍근 마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리막길을 이어간다. 나무들 사이로 쌍근 마을의 방파제가 보이는 것이 쌍근 마을이 지척인 모양이다. 쌍근 마을 포진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설치한 포진지 흔적을 말하는 것으로 일본군은 지세포 앞바다의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도 탄약고와 포진지로 헤쳐 놓았었다고 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역사를 잊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남파랑길 24코스는 저구항을 떠나 왕조산(414미터) 자락의 임도를 걷는 어렵지 않은 코스다. 25코스 시작점을 알리는 표식을 떠나 조용한 분위기가 감도는 저구항 인근의 숙소에서 하룻밤 쉬어간다. 워낙 조용한 동네라서 그럴까? 면소재지임에도 불구하고 마트는 문을 닫았고 동네 작은 구멍가게에서 간단한 물품을 구입하여 숙소로 들어간다. 가게 여주인은 우리의 옷차림을 보고는 남파랑길 걷냐고 묻는다. 왠지 반가운 느낌이었다. 어제의 숙소는 가온 아라 스파 펜션이었다. 스파라는 이름답지 않게 물이 부족했던 것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숙소였다. 다음날 아침, 따스한 햇살에 비추이는 동백을 보며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 고요한 아침 바다를 만날 수 있는 저구항으로 나오니 한창 공사 중인 거제 섬&섬길 무지개길 안내판..
남파랑길 22코스와 23코스를 이어 걸으며 하루 종일 등산로를 걸었던 여정은 가라산을 내려오며 다대산성을 거쳐 저구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남파랑길 23코스는 가라산 정상을 지나며 거제시 동부면에서 남부면으로 넘어간다. 지역 전체가 한려 해상 국립공원인 지역이다. 이곳은 남해안의 중요 봉화 시작점으로 고성의 미륵산 봉화와 연락했다는 기록과 거제 계룡산 봉화와 연락했다는 기록이 있다. 왜적의 침입을 알리는 핵심 지점이었던 것이다. 노자산에서 뫼바위를 거쳐 가라산으로 오면서 너무 아름다운 풍경을 만난 이후라서 그럴까? 가라산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가슴을 뛰게 할 정도의 그림은 아니다. 봉수대를 지나 저구 삼거리를 향해서 내리막길을 걸어간다. 어려운 산행이 끝나간다는 기쁨이 발걸음에 ..
노자산 자락에서 시작한 산 능선 걷기는 뫼바위 삼거리를 지나서 가라산을 지난다. 능선길에서 우리나라 특산종이라는 주목과의 개비자나무를 만난다. 좀비자나무라고도 불린다.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 것은 살아있는 숲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돌탑 지대를 지나면 돌 하나 얹고 가고 싶은 것이 인지 상정이지만 자연에 내가 지나간 흔적을 남기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햇살 가득한 능선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간다. 산 아래로 학동 해변이 보이는 바위 지대를 지난다. 고도 450미터 내외의 능선길이 이어진다. 정자가 있는 학동 갈림길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하산길을 잡는 모양이었다. 앞쪽에서 시끌시끌 걷던 일행들이 이곳을 지나니 조용해진다. 학동 초등학교 표지판을 따라 내려가면 되는데 지금은 초등학교는 폐교되고..
학동 고개에서 화장실을 찾다가 타게 된 케이블카로 노자산(557m)을 오르는 수고를 덜고 예상치 못한 풍경을 누리며 노자산에서 가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걷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동쪽의 해안선을 보며 남쪽을 향해 걷는 거제 최고의 절경이 이어진다. 남파랑길 22코스를 끝내고, 23코스의 시작점에서 우리가 급하게 찾는 것은 화장실이었다. 코스 종점이나 시작점에서는 화장실이 하나쯤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산에서 내려왔는데 학동 고개에는 그저 고개만 있을 뿐이었다. 케이블카 정류장이라면 당연히 화장실이 있겠지만 보기에는 바로옆이지만 입구까지 가려면 고개를 내려가서 빙글 돌아서 다시 오르막 길을 올라야 했다. 그렇지만, 볼일이 급한 옆지기를 위해 다음 일정에 대한 고민을 잠시 미루고 화장실을 찾아 거제 파노라마..
망치 해변에 도착하여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망치 마을의 펜션촌을 떠나 북병산로 도로를 따라서 망치고개에 이르러 본격적인 임도 걷기를 시작한다. 북병산 자락의 임도를 걸어 학동 고개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어제저녁 하룻밤 좋은 휴식을 취했던 보물섬 펜션을 나서니 동쪽 윤돌도와 구조라 수정산 위로 아침해가 눈부시게 떠오르고 있다. 오늘은 북병산 자락의 임도를 비롯하여 이어서 걷는 23코스에서는 거친 산행이 이어지기 때문에 조금은 긴장이 되는 하루가 될 것이다. 그 여정에 힘을 보태는 듯 따스한 태양을 등지고 길을 시작한다. 망치 마을의 펜션촌 골목을 빠져나가 오르막길을 시작한다. 오늘은 초반부터 오르막길이다. 좌측으로는 암벽 등반가들이 좋아하는 거제 애바위라는 60미터 높이의 암벽이 존재를 뽐내고 있다..
남파랑길 여행자센터가 있는 구조라 선착장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22코스는 자라의 목처럼 튀어나온 수정산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수정산에 올라 구조라성을 지나 해안으로 내려오면 이후로는 해안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오르락내리락 걸어서 망치 몽돌 해수욕장에 이른다. 구조라 선착장에서 시작하는 길은 멀리 보이는 수정산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예전에 산 정상에 수정석이 있었다고 수정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수정산으로 가는 길은 구조라항 방파제를 지나서 해안선을 따라 길 끝까지 가야 한다. 내도와 외도가 나란히 보이는 위치다. 해안도 수정산 입구도 온통 돌 투성이다. 최근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돌계단을 따라 수정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수정산에는 여러 갈래의 탐방로가 있는데 남파랑길 표식과 리본을 따라서 길을 ..
공곶이에서 내려온 남파랑길 21코스는 해안 도로를 따라서 와현 해수욕장을 지나고, 해안길을 통해서 구조라 유람선 터미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공곶이에서 내려오니 평온한 분위기의 예구 마을이 우리를 반긴다. 왜나라 어민이나 왜구의 침입이 많았다고 왜구미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구한말 협정에 의해 일본의 어선들이 들어오면서 예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잔잔한 남해 바다에 구조라만 안쪽이라 평온한 바다에 맑은 물까지 멍 때리기 해도 참 좋은 바다 풍경이다. 공곶이에 얽힌 순교자의 이야기 때문일까? 예구 마을의 주민 상당수는 천주교 신자라고 한다. 포구 앞에 있는 주차장에 털썩 주저앉아 잠시 쉬어 간다. 사람들 눈치 볼 것도 없이 시원한 바람맞으며 멍 때리기 해도 참 좋다. 예구 마을 벽에는 공곶이의 또 다른 ..
지세포성을 지나 임도를 걷고 있는 남파랑길은 일운 봉수대 삼거리를 지나 서이말 삼거리까지 남쪽으로 이어진다. 서이말 삼거리부터 숲길로 서쪽으로 이동하면 공곶이를 지나 예구 마을에 도착한다. 임도에서 지세포 봉수대로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남파랑길은 계속 임도를 따라서 서이말 등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검문 초소가 있는 U2 기지 초입을 지나 임도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기지 초입에 서니 와현 마을과 구조라 해변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걷기 좋은 임도 산책로를 호젓하게 걷는다. 나무 좋은 깊은 숲길을 걷다 보면 멧돼지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야행성이니 낮에는 조용히 쉬기를 바랄 뿐이다. 길 중간에 거제 와현 봉수대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지만 길은 산 정상으로는 가지 않고 서이말 등대..
지세포항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21코스는 지세포성을 거쳐서 일명 U2 기지라는 거제 석유 비축 기지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임도를 걸어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 전망대에 이른다. 다시 거제 고현 터미널에 도착했다. 구조라 방면으로 가는 23번 버스를 타고 일운농협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남파랑길 21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거제시의 시내버스 시간은 항상 정확하다. 거제 여행에서 매력적인 교통수단이었다. 거제 해양 레포츠 센터와 지세포 관광 유람선 터미널을 지나며 본격적으로 21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집에서 새벽에 출발한 까닭에 출출했었는데, 물을 사러 마트에 들른 옆지기가 구입해 온 빵을 먹으며 허기를 달래 본다. 오늘은 21코스를 끝내면 22코스 중간까지 더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갈길이 멀다. 빵도 걸으면서 먹는..
기미산 자락의 숲 속 산책로를 걷는 남파랑길 20코스는 옥화 마을로 내려와 아름다운 해안길을 걸어 거제 어촌 민속 전시관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나무 사이로 바다 건너 육지가 보이는 것을 보니 기미산 둘레길도 끝을 향해서 가는 모양이다. 옥화 마을로 넘어가는 해안 거님길은 가파른 언덕길을 통과해서 해안으로 내려간다. 주의 표지판도 안전시설들도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티가 난다. 가파른 언덕길 구간은 안전시설이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았다. 이런 길을 지날 때 느끼는 긴장감도 산길 걷기의 재미일 것이다. 바위 언덕길을 넘으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내리막길에서는 곳곳에 동백이 자리 잡은 숲도 통과한다. 수줍게 꽃을 피운 동백에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환상적인 숲 터널을 통과하면 멀리 이 숲길의 끝을 알리는..
망산 자락의 장승포 해안 도로를 걸어 내려온 남파랑길은 장승포항을 돌아 기미산 둘레길을 오른다. 예전에는 숲 속 산책로를 걷다가 거제 대학교 캠퍼스를 통과했지만 지금은 기미산 둘레길을 온전히 걸어서 옥화 마을 해변으로 나간다. 지심도 여객선 터미널을 지나 장승포항을 돌아서 가는 길에는 수변 공원 한쪽으로 깔끔한 컨테이너로 만든 장승포차가 있었다. 매일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영업한다고 한다. 조금 더 걸으니 외도, 해금강을 다녀올 수 있는 유람선 터미널도 지난다. 돛단배를 본뜬 독특한 외관을 가지고 있는 거제 문화 예술회관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독특한 것은 예술 회관의 별관에 호텔이나 체육 시설등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숙박 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는 예술 공연장은 처음이었다. 유람선 터미널을 지나..
능포를 한 바퀴 돌아서 가는 남파랑길 20코스는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산 능선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양지암 조각 공원을 지나면 망산(216m) 아랫자락을 따라 조성된 장승포 해안 도로변 산책로를 걸어서 장승포항에 도착한다. 양지암 조각 공원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위 절벽. 저런 바위 절벽이 능포 해안 끝으로 튀어나온 것이 양지암이고 양지암 위에 등대와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조각 공원에 설치된 작품들을 감상하며 길을 이어간다. 조민길 작가의 2005년 작품 "비상 - 꿈". 단순하면서 하늘을 향해 도약하려는 역동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능포 봉수대에서 이곳은 바라보면 색 바랜 잔디 때문에 넓은 공동묘지처럼 보이기도 했다. 와서 보니 훌륭한 작품들이 전시된 조각 공원이었다. 천천히 산책하기에 좋..
남파랑길 20코스는 장승포를 한 바퀴 돌아서 나간다. 거제 섬&섬길, 양지암 등대길과 함께한다 능포 봉수대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능포항에 도착하고 다시 능포 산림욕장을 오르는 여정이 이어진다. 장승포 터미널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은 터미널 직전에 있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터미널 바로 뒤에는 옥수 시장이 있었다. 시장 이름처럼 이곳은 옥수 마을인데 옥포 조선소가 생길 때 이곳에 이주 단지와 시장을 만들면서 옥수 1동이 되었다고 한다. 옥수로 도로를 따라서 오르막길을 오른다. 초반부터 오르막이다. 느태 고개를 넘는다. 옥수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거제 섬&섬 길, 양지암 등대길 안내판이 나오는데 이곳부터 널찍한 산책로를 따라서 다시 오르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약 2백 미터 정도 되는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