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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항으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명지동, 강동동, 대저동으로 이어지는 여의도 4배 면적의 이른바 에코 델타 시티 아래 자락의 명지 국제 도시와 오션 시티를 걸어서 신호대교로 서낙동강을 건너 신호 공단 지역으로 들어선다.

 

명지항을 지나 해변으로 횟집들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명지 새동네라고 부르는데 예전에는 갈대밭이었던 곳인데 하구둑을 만들면서 매립으로 만들어진 동네라고 한다. 

 

길은 명호교 다리를 건너서 르노 삼성 대로 도로를 따라서 걷는다. 도로 이름이 알려주듯 이 도로는 신호공단의 르노 코리아 자동차 공장까지 이어진다.

 

도로변을 걷기는 하지만 넉넉한 공간이 확보된 인도를 걷는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길건너편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고, 바다 쪽으로는 평범한 어촌 풍경이 자리하고 있는 독특한 지역이다. 가장 남쪽으로는 오션 시티, 그 위로 인천 송도에 빗대는 명지 국제 신도시, 그 위로 에코 델타 시티라는 이름으로 도시가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도 진행형으로 그 옛날 강바닥이었던 곳이 파밭으로 이제는 대파를 키우던 대파밭에서 아파트가 가득한 도시로 바뀌었으니 대동여지도에 등장하는 명지도라는 섬은 그저 기록으로만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길은 을숙도 대교 아래를 지나서 간다. 4코스에서도 다리 아래를 지났는데 이곳에서 다시 다리 아래를 지난다. 이 도로는 유료 도로이다.

 

어구를 가득 싣고 항구로 향하는 어부의 모습을 보면서 망중한의 여유를 가져본다.

 

오션 시티로 들어서기 직전 도시 아래로 펼쳐진 넓은 습지가 아파트 일색의 도시 분위기를 조금은 달래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국 시대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명지도는 고려 때부터 사구가 생기기 시작하여 조선 시대에는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아파트 숲 속 가운데에서도 아름다운 습지와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주민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다. 푸른 하늘과 태양에 눈부시게 빛나는 구름, 잔잔한 바다와 습지, 그 한 귀퉁이 아파트 단지도 풍경의 일부이다.

 

르노 삼성 대로 도로변을 걷던 남파랑길은 명지 오션 시티 앞에서 좌회전하여 직사각형 형태의 오션 시티 주위를 걷기 시작한다. 오션 시티라는 말 그대로 1990년대 초반 매립을 시작하여 조성한 신도시다. 철새들의 놀이터에 자리 잡은 아파트 단지라고 말하는 것이 지나친 비약은 아닐 듯싶다. 김해 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파트들의 높이도 5층에서 15층 사이로 제한되었다고 한다. 오션시티 입구에 자리 잡은 행복 마을 먹거리 타운이라는 표지판처럼 이곳은 다양한 맛집들이 몰려있는 곳이다.

 

먹거리 타운에도 "행복 마을"이 붙어 있었는데, 남명 초등학교에도 "행복 꿈터"라는 문구를 적어 놓았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일상에서 만족해하며 즐겁고 흐뭇하게 느끼는 감정이나 상태", 영어권에서도 happiness를 "a state of well-being and contentment, a pleasurable or satisfying experience"로 정의하면서 어떤 상태나 경험을 지칭하고 있다. 마을이나 도시 전체적으로 행복, 행복을 외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사람들이 행복에 얼마나 마음을 두고 있는지는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철새들의 공간에 집을 지었지만 조금 남은 공간으로 찾아오는 철새들을 관찰하는 탐조대도 만들어 놓았다.

 

가을 가을하는 숲길을 걷는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역사만큼이나 이곳 나무들도 큼직한 덩치를 자랑한다. 꽃댕강나무의 하얀 꽃에 잠시 코를 대고 향긋한 내음을 맡아본다.

 

오션 시티 주위를 이런 숲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방풍림 역할도 하고 주민들의 좋은 산책로 역할도 하고 있다.

 

오션시티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숲길 바깥으로는 거대한 테트라포드들이 파도를 막아주고 있고 그 사이로 넓은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사실 오션 시티 초입부터 이 산책로로 진입했어야 했는데 숲길을 생각 없이 걷다가 숲 길이 남파랑길 경로가 아님을 나중에 깨닫고 해변으로 길을 수정했다.

 

오션 시티 남쪽 바다 풍경은 그저 잔잔한 호수와 같다. 낙동강이 만들어 놓은 모래섬들과 멀리 가덕도와 그 뒤로 거제도가 눈에 들어온다.

 

조선 시대만 해도 국내 최대의 소금 산지였다는 명지 염전에 대한 설명이다. 명지 소금도, 명지 대파도 콘크리트에 갇혀 사라지고 이제는 기록만이 그 명맥을 잇고 있다.

 

남쪽 해안을 돌아 이제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 서쪽으로는 가덕도 부산 신항의 거대한 크레인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멀리 보이는 신호대교를 향해서 서낙동강을 따라 올라간다. 

 

낙동강이 만들어 놓은 모래섬들과 자연이 키워놓은 식물들은 지금은 새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겠지만 저 섬들에도 언젠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까? 하는 무시무시한 상상이 스쳐 지나간다.

 

지금이야 평범한 가덕도, 거제도 풍경이지만 10년이 지나면 이 위치에서는 비행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풍경을 보게 될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매립할지 바다에 띄울지 모르겠지만 가덕도 신공항이 만들어지는 것은 기정사실인 상황이니 10년 후 가덕도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해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신호 대교는 우측으로 길을 돌아서 다리로 올라간다.

 

서낙동강을 건너는 신호대교로 진입한다. 도로 반대쪽 난간으로는 낚시하시는 분들이 뭔가 많이 잡히는 듯 낚시 삼매경이다.

 

다리 건너 우측으로  르노 삼성 대로 도로 이름의 주인공이자 신호 공단의 대표 주자 격인 "르노 코리아 자동차" 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삼성 그룹이 야심 차게 시작했던 삼성 자동차가 IMF를 만나면서 좌초되고 2000년 르노 삼성 자동차가 탄생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었는데 2022년 3월 브랜드 마저 철수하고 이제는 중국의 지리 자동차가 이 회사의 2대 주주라고 한다.

신호 대교를 건너면 해안으로 산책로가 있어서 남파랑길도 저기로 가겠구나! 했는데 실상은 신호동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 해안으로 나간다.

 

길은 신호 공단과 녹산 공단 구석에 위치한 신호 주거 단지 안으로 들어간다. 공단을 비롯하여 신호동 주거단지 또한 우리가 지나온 명지동 오션 시티처럼 매립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매립으로 만들어진 신도시답게 도로변 녹지대와 가로수들은 가지런하다. 공단의 분위기가 조금씩 짙어지는 분위기 가운데 가로수들도 가을가을하다.

 

오늘 점심은 소담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중국집에서 짜장과 짬뽕으로 해결했다. 아들을 데리고 중국집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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