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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리 임도를 지난 길은 개재봉 작은 산을 넘고 땅끝해안로 도로 위를 건너는 구름다리를 지나서 땅끝전망대에 도착하고 전망대 아래 해안으로 내려가 땅끝탑에서 남파랑길의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다.

 

송호리 임도에서 바로 앞으로 보이는 77번 국도 땅끝해안로 방면으로 내려가 땅끝마을로 가고 싶지만 남파랑길의 남은 여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땅끝마을을 품고 있는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산야는 조림이 한창이다. 임도를 벗어난 길도 조림지로 보이는 작은 산을 오른다.

 

이 지역은 후박나무와 같은 활엽수를 심은 모양이다. 아담한 돌계단이 이곳이 산행길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식이다.

 

멀리 달마산을 뒤로하고 땅끝 전망대를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은 중간에 갈산입구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지만 임도로 가지 않고 직진하여 계속 땅끝으로 향한다. 이제는 개재봉을 오르는 길이다.

 

개재봉을 넘으면 길은 국도 너머의 해남땅끝호텔을 보여준다. 산을 내려가면 구름다리를 통해서 77번 국도를 건너갈 수 있다.

 

산에서 내려와 구름다리를 건너면 해남땅끝호텔 바로 뒤편으로 길은 이어진다.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남쪽은 땅끝전망대와 통호리 앞바다가, 북쪽으로는 송호리 앞바다의 서화도와 어불도가 시야에 들어오는 그림이다.

 

구름다리를 건너온 길은 임도를 따라서 땅끝전망대로 향한다.

 

길은 정상에 정자가 있는 망집봉을 오른다. 과거 초소였던 곳을 쉼터로 만든 망주 쉼터도 지난다.

 

망집봉을 내려온 길은 지척으로 보이는 땅끝전망대가 있는 갈두산을 오른다.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전망대가 지척인 것이 힘이 난다.

 

전망대로 향하는 넓은 산책길을 통하여 길을 이어간다. 

 

갈두산 등산로 사거리부터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답게 방문객들을 위한 시설들이 많아진다.

 

땅끝전망대가 있는 갈두산을 오르는 길, 숲 사이로 송호리 바다가 보인다. 길은 땅끝전망대 주차장으로 이어진다.

 

땅끝전망대 주차장에서 전망대를 향해서 길을 이어간다. 길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지역 시인들의 작품들이 걸려 있었다. 눈부신 오후의 태양을 배경 삼아 한두 작품에 눈길을 주며 길을 걷는다.

 

여러 작품 중에서 이곳을 잘 표현한 것 같아 해남문학회 해송 이상석 님의 "갈두리"라는 시는 옮겨본다. 이곳이 갈수리라고 불렸던 것도 시에서 발견하게 된다.

사나운 파도에
여기저기 상처뿐이지만
꾹꾹 눌러 참았다

숭숭 뚫린 자존심과
주체하기 어려운 성냄은
갈매기 무등에 싫어 보내고
파도와 벗하며 살았다

한반도의 끝이며 시작점인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단하고 목이 말랐을까

땅끝의 요람인 갈수리에
오늘도 눈부신 하루가
곱게 피어난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드디어 전망대 마당에서 해남 앞바다를 영접한다. 전망대 이후로 다시 땅끝탑 아래로 내려가야 하지만 여정이 끝나간다는 마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무료입장에 적힌 땅끝 전망대로 주저 없이 걸음을 옮긴다. 봉수대의 횃불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1층에서 생수도 한모금하고 위로 올라간다.

 

땅끝마을과 갈두항이라고도 불리는 땅끝항 전경이다. 멀리 통호리 해변과 닭섬, 백일도가 보이고 그 뒤로 멀리 완도도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 바로 앞으로는 검은 모래 해변이 있는 흑일도가 자리하고 있다. 

 

먼바다로는 노화도, 보길도, 넙도와 같은 다도해의 섬들이 수평선을 대신한다.

 

서쪽으로는 여전히 강렬한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내려가고 있다. 바로 앞으로는 갈두리 해안선과 바다 양식장이, 멀리로는 어룡도와 장구도, 정원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의 감상을 끝낸 우리는 서둘러 땅끝탑으로 향한다. 한참 동안 기나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땅끝탑으로 내려가는 데크 계단에는 전국 팔도에 대한 소개가 하나씩 걸려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만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드디어 땅끝에 도착했다. 땅끝이자 한반도의 시작, 땅끝탑까지 오는데 1년이 걸렸다.

 

부산 오륙도 앞에서 동해와 남해가 나누어지듯이 이곳을 기준으로 남해와 서해가 나뉘고 또 다른 길인 서해랑길도 시작된다. 남파랑길 90코스와 서해랑길 1코스를 동시에 소개해 놓았다.

 

바람에 흩날리는 남파랑길 리본과 서해랑길 리본을 동시에 바라보면서 다음 여행을 기약하면 남파랑길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다. 사고 없이 여러 가지 추억을 남긴 좋은 남파랑길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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