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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수목원을 빠져나온 길은 초평리와 망축리를 지나 해변으로 나오고 원동리의 정해진 서로 도로를 따라 걸어서 원동 버스 터미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오봉산 상왕봉을 넘어 완도수목원으로 내려온 길은 왜성침엽수원, 진달래과원, 아열대온실, 북카페와 방문자센터를 차례로 지난다. 왜성 침엽수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일본이 원산지인 침엽수들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안내문을 읽어 보니 왜성은 왜소하다는 의미로 왜성침엽수원은 같은 종의 표준 크기에 비해서 키가 작게 자라는 나무 50여 종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한다.

 

신학저수지로 흐르는 개울을 건너 길을 이어간다. 이 개울은 삼장골에서 내려오는 개울과 합류하여 신학저수지로 내려가며 완도수목원을 남북으로 가르는데 남파랑길은 개울과 저수지 북쪽 길로 내려간다.

 

봄이면 꽃물결로 화려할 진달래과원 입구에는 진달래와 철쭉, 산철쭉을 비교해 놓았다. 진달래는 잎보다 꽃이 먼저피고 꽃을 먹을 수 있어서 참꽃, 철쭉은 잎과 꽃이 동시에 피고 꽃을 먹을 수 없고 개꽃이라는 설명과 함께 조경으로 많이 심는 철쭉 유사종 영산홍, 자산홍, 황철쭉, 백철쭉에 대한 설명에도 눈길이 간다. 진달래는 내년봄 꽃을 피우기 위해서 꽃눈을 만들고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을 것이다.

 

여러 종류의 무궁화가 있는 무궁화원도 지나는데 여러 품종 중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스노우 드리프트"라는 무궁화 품종이었다.

 

아열대 온실로 내려왔다. 저수지 양쪽으로 다양한 시설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일하시던 수목원 직원들이 차량을 타고 식사하러 가시는 모양이었다. 온실 앞 벤치에 앉아서 넉넉한 휴식을 갖고 길을 이어간다.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귀여운 벤치에 옆지기를 앉게 하고 인증숏 하나 남긴다. 그러고 보니 멧돼지 입에다가 옆지기를 둔 셈이 되었다. ㅎㅎ

 

수목원에는 아담한 북카페도 있었다. 내부에서는 이곳을 방문했던 중년 부부가 책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셀프 커피머신도 있다. 책은 기증받은 것으로, 책장등은 수목원에서 직접 제작했다고 하니 정성이 대단하다. 실내에서 커피 한잔에 독서 시간을 갖는 것도 좋지만, 외부 벤치에 앉아 숲향기를 맡으며 새소리와 함께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정문으로 내려가는 산책길에서 만난 다양한 목각 인형들을 보니 그동안 완도 남파랑길에서 만난 목각 인형들의 출처는 바로 완도 수목원이 아닌가 싶었다.

 

완도 남파랑길에서 만났던 다양한 목각 인형들과도 이제 안녕이라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

 

좌측으로 신학저수지로 향하는 계곡과 함께 길을 내려간다.

 

독특한 모양의 목련 열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봄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떠올리면 모양과 색상은 완전히 딴판이다. 목련 꽃봉오리를 신이화라 하여 약용하듯이 열매도 폐와 기관지, 위에 약용한다고 한다.

 

일반 사람들은 수목원을 정문으로 들어 오지만 우리는 국내 유일의 난대 수목원을 거꾸로 지나간다.

 

서양식 기둥과 한옥 지붕이 합쳐진 독특한 외관의 산림 전시관이다. 난대림에 대한 소개와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호수 건너편으로 가면 산림 박물관이 있다.

 

우리나라, 완도가 자생지인 완도 호랑가시나무 암수가 산림 전시관 앞에 우뚝 서있다.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자연 교잡종이라고 한다. 은행나무처럼 암수딴그루이다. 영화로 유명한 미국의 할리우드(Hollywood)가 바로 호랑가시나무가 많은 지역이라고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신학저수지 다리 인근에는 사람의 인기척을 보았는지 비단잉어들이 먹이를 먹기 위해 몰려들었다. 상왕봉 아래 계곡에 자리한 완도수목원은 나무, 호수와 어우러진 훌륭한 쉼터였다.

 

허브가 있는 향기로운 정원을 지나 수목원 정문에 도착했다.

 

수목원 정문을 지나면 얼마간 수변 데크길을 걷는다. 평화로움이 가득한 길이다.

 

수변 데크길에서 만난 독특한 나무. 열매는 마치 포도송이처럼 생겼고 잎도 하트 모양이라 포도와 비슷해 보이기는 하지만 키 큰 낙엽활엽교목인 이름도 독특한 "이나무"이다. 의나무, 팥피나무, 위나무, 애나무라는 별칭도 있다. 공해, 가뭄, 염분에도 강하지만 추위에 약한 난대수종이라는 특성이 있다. 탄소 흡수량도 좋고 밀원 식물의 가치도 있지만 열매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고급 식용유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길은 수목원 외부 주차장을 거쳐서 초평 1길 도로를 따라 걷는다.

 

도로변을 걷던 길은 신학저수지에서 내려오는 군외천을 따라가는 자전거길로 빠져서 자전거길을 얼마간 걷는다.

 

군외천변의 자전거길은 이내 도로로 나오는데, 길은 도로를 가로질러 초평리 마을 안으로 들어가 마을길을 걷는다.

 

초평리 마을을 지난 길은 들길을 따라 망축리 마을로 향한다.

 

남파랑길에서 가끔씩 만났던 아왜나무가 포도송이 같은 열매를 맺었다. 상록활엽수라 열매는 변변치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붉은 열매가 화려하다.

 

초평마을에서 망축마을로 향하는 길, 이제 평야에서도 멀리 바다 건너 해남의 달마산 자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망축리로 들어서는데 1톤 트럭 한 대가 우리 옆에 멈추더니 어디까지 가냐고 물으신다. 원동까지 간다고 하니, 차에 타지 않겠냐고 하신다. 나름 친절을 베푸신 모양인데, 종점이 지척인 상황에서 차마 차를 탈 수는 없었다. 걸어가야죠! 하니 아저씨도 바로 수긍하신다.

 

군외 초등학교 직전에서 우회전하여 들판을 따라 마을길을 걷는데 멀리 완도대교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제 완도 구간도 끝을 보이기 시작한다.

 

길은 청해진서로 큰길로 나오면서 끝을 향해 달려간다. 정면으로 완도대교를 보면서 원동 선착장을 지난다.

 

원동 버스 정류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완도 한 바퀴를 모두 돌고 이제 해남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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