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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주변 농가들은 막바지 콩 탈곡을 하며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게으른 텃밭 농부가 얼마 전 찍어 놓은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이제 텃밭에도 기후 변화의 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참깨와 고추 사이에 심었던 고구마가 어느덧 밭을 가득 채웠는데 어느 날 고구마 잎들 사이에서  그 귀하다는 고구마 꽃을 만났다.

 

누군가는 일백 년에 한 번 피는 꽃이라며, 일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 하는 행운의 꽃이라고 하지만 중남미가 원산지인 고구마는 아열대 기후만 맞으며 언제든지 꽃을 피운다. 나팔꽃처럼 생겼는데,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꽃을 피우니 당연히 씨앗도 맺고 씨앗으로도 번식할 수 있다고 한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이후 유럽을 거쳐 필리핀, 중국으로 전파된 고구마는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는 18세기에 조엄을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고구마의 생물학적 분류를 보면 가지목 메꽃과인데 그래서인지 고구마 잎과 꽃이 가지의 꽃과 잎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는다.

 

고구마 농사를 끝낸 밭에는 겨울을 나는 작물인 마늘을 심고 짚으로 덮고 짚이 날아가지 않도록 수수대를 얹어 놓는데, 십여 년의 텃밭 농사 역사에서 올해 처음 특이한 일이 벌어졌다. 보통은 봄에 날이 풀려야 올라오던 마늘 줄기가 올해는 벌써부터 푸른 줄기를 내었다. 영하 10도가 넘는 혹한을 어떻게 견디려고 그러는지...... 내년 마늘 농사가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다. 여름에는 혹서로 겨울에는 혹한으로 이상 기후는 앞날을 도통 알 수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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