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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섬&섬 길 무지개길 2구간과 함께했던 남파랑길 24코스는 1-1구간과 함께하다가 쌍근 마을 이후에는 해안선을 걸어서 탑포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무지개길 2구간 이후 1구간은 가던 임도를 통해서 탑포리 안쪽 숲 속으로 깊이 아홉산재까지 들어가지만 남파랑길은 해안의 쌍근 마을로 향하는 무지개길 1-1 구간과 함께한다.

 

쌍근 마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리막길을 이어간다.

 

나무들 사이로 쌍근 마을의 방파제가 보이는 것이 쌍근 마을이 지척인 모양이다.

 

쌍근 마을 포진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설치한 포진지 흔적을 말하는 것으로 일본군은 지세포 앞바다의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도 탄약고와 포진지로 헤쳐 놓았었다고 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역사를 잊지 맙시다"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이 땅과 이 땅에 살던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남겼던 상대는 그때를 그리워하고 역사를 왜곡하며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씁쓸한 역사를 뒤로하고 길을 이어간다. 추봉도가 천연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만 안쪽으로 들어간다.

 

저구항부터 함께 했던 거제 무지개길과도 이제 안녕이다. 쌍근 마을 입구는 무지개길 1-1구간의 종점이다. 쌍근 마을의 이름은 무슨 뜻일까? 하는 호기심이 있었는데 사용하는 한자를 보니 미나리 근(芹) 자였다. 미나리가 많았던 마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근 저구리의 근포 마을도 미나리 근(芹) 자를 사용한다. 높은 산이 있고 물이 많으면 미나리가 풍부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지만 이름이 지어질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갈 수 없으니 그저 추측만 할 뿐이다.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를 가진 쌍근 마을 해안을 걷는다. 바다가 잔잔하니 호수 위에나 있을 법한 해상 펜션들이 여러 개 보인다.

 

마을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비된 쌍근항이 우리를 반긴다. 오토 캠핑장도 있고 쉼터도 있어서 쉼터에 앉아 챙겨 온 김밥으로 이른 점심 식사를 하면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어촌 마을에 웬 요트인가 싶었는데 이곳에는 거제 요트 조종 면허 시험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5일간 이론과 실기 교육을 받으면 시험 없이 일반 조정 2급이나 요트 조정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고 한다.

 

조용한 어촌 마을인 쌍근 마을을 지나 탑포 마을로 향한다.

 

길은 독특한 지붕을 가진 쌍포 교회 앞에서 우회전하여 탑포 마을로 향한다. 해안으로 이어지는 남부 해안로 도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갈 수 있지만 조금 돌아가더라도 도로 보다는 차량이 다니지 않는 길이 안전할 것이다.

 

쌍포 교회를 지나 마을을 흐르는 개천을 지나면 마을 뒤로 이어지는 옛길을 걸을 수 있다.

 

남부 해안도로가 생기기 이전에는 쌍근 마을과 탑포 마을을 이어주던 길이었을 텐데 이제는 세월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나무 사이로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길은 콘크리트 바닥이지만 오랜 세월 차가 다니지 않고 낙엽과 흙이 쌓이면서 지금은 그냥 흙길처럼 보일 정도다.

 

왕조산의 끝자락인 이곳 숲은 간벌로 나무 사이를 정리하고 어린 편백 나무를 심은 모양이었다. 세월이 지나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줄 것이다. 멀리 언덕 아래로 남파랑길 24 코스의 종점인 탑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탑포 마을 옛길에서 내려와 다시 해안도로로 내려오니 탑포 마을 포구의 풍경이 우리를 반긴다. 마을 앞에 거북섬이라는 작은 섬이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는 마을이다.

 

탑포 마을이라는 이름처럼 고사를 지내는 돌단을 쌓은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돌단을 쌓은 사람이 나그네였다는 이야기다. 나그네가 마을의 이름을 바꾼 형국이다. 

 

마을 앞에 거북섬을 두고 있는 탑포 마을에서 24코스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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