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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세포성을 지나 임도를 걷고 있는 남파랑길은 일운 봉수대 삼거리를 지나 서이말 삼거리까지 남쪽으로 이어진다. 서이말 삼거리부터 숲길로 서쪽으로 이동하면 공곶이를 지나 예구 마을에 도착한다.
임도에서 지세포 봉수대로 가는 등산로가 있지만 남파랑길은 계속 임도를 따라서 서이말 등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검문 초소가 있는 U2 기지 초입을 지나 임도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기지 초입에 서니 와현 마을과 구조라 해변까지 보이기 시작한다.
걷기 좋은 임도 산책로를 호젓하게 걷는다. 나무 좋은 깊은 숲길을 걷다 보면 멧돼지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야행성이니 낮에는 조용히 쉬기를 바랄 뿐이다.
길 중간에 거제 와현 봉수대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지만 길은 산 정상으로는 가지 않고 서이말 등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남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끝자락에 있는 서이말 등대에 가면 정원으로 유명한 외도를 볼 수도 있지만 남파랑길은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공곶이 방면으로 이동한다.
일운면 주민자치회에서 일운면 해안 거님길이란 이름을 붙여 놓은 널찍한 산책로를 걷는다.
일운면 해안 거님길은 동백 군락지를 지나며 나그네에게 예상치 못한 걷기의 즐거움을 던져 준다.
동백 터널과 우람한 소나무숲, 겨울을 준비하며 낙엽을 떨군 활엽수까지 다양성이 살아 있는 건강한 숲길을 지난다.
공곶이 표지판이 등장하면서부터는 길이 조금 험해지지만 햇살이 들어오는 숲길은 여전히 좋다.
오후의 햇살이 가득히 들어오는 오솔길 걷기, 밟을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숲길만큼 좋은 것이 또 있을까 싶다.
공곶이 인근 숲길을 걸을 때면 나무들 사이로 내도를 계속 보면서 걷게 된다.
공곶이 인근의 숲길은 아름답고 훌륭했지만 정작 남파랑길은 공곶이를 들러서 가지는 않는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수고를 해야 한다.
공곶이 초입에 이르니 공곶이를 다녀오려는 관광객들이 상당히 많았다. 주말을 맞아서 연인끼리 혹은 가족 단위로 방문한 사람들이 상당했다. 초입에 자리하고 있는 이름 모를 묘지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예구 마을 공동묘지다.
예구 마을 공동묘지 앞에서 공곶이에 대한 사연을 읽으니 아름다운 곳이지만 품고 있는 아픈 사연에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병인박해 당시 천주교 박해를 피해서 이곳까지 들어와 살게 된 사연도, 지금의 공곶이를 가꾼 노부부의 50년 수고가 결코 가볍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외면할 수 없는 죽음과 진지하게 대면할 필요가 있다. 나는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그 바탕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곶이 초입에서 예구 마을로 내려가는 길, 가파른 언덕길에 부모 손잡고 길을 나선 아이들은 힘들다고 징징거린다. 달래고 어르고 품에 안고 길을 이어가는 것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다.
고요한 바다를 가진 예구 마을로 내리막 길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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