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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과 발암산을 지나 한퇴 마을로 내려온 남파랑길은 관덕 저수지로 이어지는 동해천을 따라 걸어 올라가 저수지를 지나면 시루봉 아래 자락의 임도를 통해서 고개를 넘고 통영과 고성의 경계에 있는 통영시 도산면 원산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한퇴 마을로 내려오면 14번 국도 남해안대로를 횡단보도로 건너서 한퇴 마을 안으로 들어간다. 좌측에는 도덕산, 우측에는 대당산 자락을 두고 있는 골짜기에 위치한 마을이다. 마을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동해천 옆길을 따라 올라간다.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농로를 걸어 올라 가는데 이따금 보슬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이내 그친다. 산허리로 올라가는 비구름을 보니 비가 그치고 있는 모양이다.

 

길은 동해천 좌우를 왔다 갔다 하면서 북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간다.

 

따듯한 남쪽 나라가 맞다. 1월 중순인데 푸릇푸릇한 작물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뽐내고 있다. 또 다른 특이한 모습 한 가지는 밭에 뿌려진 굴껍데기 조각들이다. 굴 작업장에 나온 굴껍데기는 체로 쳐서 작은 것은 비료로 밭에 뿌려지고 큰 것은 줄에 매달아 굴 채묘에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전히 많은 양을 처리하지 못한다고 한다. 아무튼 밭에 굴껍데기가 뿌려진 모습은 통영의 밭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어느덧 관덕 저수지에 도착했다. 

 

길은 관덕 저수지 좌측을 통해서 임도로 진입한다.

 

우측의 시루봉과 좌측의 도덕산 능선이 만나는 고개까지는 오르막 임도를 걸어야 한다. 오르막이기는 하지만 앞서 걸은 산행길 보다는 수월하다. 임도 걷기는 무엇보다 긴장하며 걷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있다.

 

고개를 향해서 굽이굽이 오르는 길 이제 고개만 지나면 코스 종점까지 완만한 내리막길과 해안길만 남는다.

 

드디어 통영 남파랑길의 마지막 고개인 한치 고개에 도착했다. 한퇴 마을이라는 마을 이름이 바로 마을 북쪽에 이 고개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덕산과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도 이곳에서 만난다.

 

한치 고개를 지나는 내리막길 초입에는 편백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상쾌한 전망을 제공한다.

 

산을 넘으니 멀리 통영 서쪽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거제, 통영 지역의 전기는 삼천포 화력 발전소에서 기나긴 송전선을 타고 온다. 임도의 경사면을 보니 각도가 장난이 아니다. 조림도 공사도 쉽지 않아 보인다. 바다 풍경은 바다가 마치 여러 섬들에 갇혀 있는 모양새다. 

 

비가 그치고 바람이 불면서 비구름이 걷히는 것은 다행인데 기온이 내려가며  쌀쌀하다.

 

산 아래로 원산리 원동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니 산을 많이 내려온 모양이다.

 

원동 마을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을 앞바다의 작은 섬들과 함께 바다 건너 고성군의 산 능선이 펼쳐져 있는 모습이다.

 

길은 마을길을 통해 동물 위생시험소 앞을 지난다. 가축 방역, 질병 진단과 검사 등 축산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곳이다. 

 

남파랑길은 원동 마을 앞 14번 국도를 건너서 해안을 돌아 가지만 결국 국도 변에 있는 바다 휴게소에서 이 길과 다시 만나게 된다. 

 

성수천을 따라 해안으로 나가는 길, 작년 가을에 심었을 배추에 꽃이 피었다. 와우! 이곳은 벌써 봄인가 보다.

 

어제와 오늘 비가 내려서 그런지 작은 하천인 성수천에도 맑은 물이 흐른다.

 

성수천 끝자락, 해안을 돌아가는 모퉁이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책 나오신 분이 벤치에 앉아 바다 풍경을 감상하고 계신다. 날이 춥지 않다면 바다를 보면서 멍 때리기 딱 좋은 곳이다.

잔잔한 호수 같은 바다를 옆에 두고 제방길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한다. 아마 이곳도 간척지인 모양이다. 우측으로는 넓은 논이 펼쳐져 있다.

 

무인도에도 제각각 이름이 있는데 이곳 도산면 도선리 앞바다의 작은 무인도의 이름은 따박섬이다. 공룡알둥지 화석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길은 농로를 통해 원산 저수지에서 내려오는 원산천을 건너 바다 휴게소를 향한다. 멀리 주유소가 있는 휴게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 원산리 지역은 비닐하우스로 시설 재배하는 농가들이 많다고 한다. 날씨가 따스하고 물도 풍부하니 다른 지역보다 조기 재배로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애플망고, 용과와 같은 아열대 작물도 키운다고 한다. 겨울 평균 기온이 영상이니 시설 재배를 할만하겠다.

 

원산리 바다 휴게소에 남파랑길 30코스를 마무리한다. 통영은 안녕이고 이제 고성으로 향한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잠시 쉬지만 워낙 날씨가 쌀쌀해서 그냥 걷는 것이 덜 추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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