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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남파랑길의 마지막 산행길이었던 둔덕기성을 지난 27코스는 사등면 오량리로 내려와 거제도로 들어올 때의 15코스와 만나지만 신 거제대교 아래를 통과해서 견내량항을 지나 거제대교를 건너고 다리 앞 통영 신촌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둔덕기성을 내려와 오량리로 향하는 길 임도에서 만난 숲길은 소나무 사이사이를 간벌하여 공간을 만들고 만들어진 공간에다가 편백나무를 심어 놓았다. 나무를 완전히 잘라낸 다음에 민둥산을 만들고 그다음에 조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좋아 보인다. 세월을 이겨낸 나무들 사이로 새로운 세대의 나무가 자라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산아래 남서 방향으로는 학산항과 고래섬이 눈에 들어오고 바다 건너편은 통영 땅이다.
송전선 아래를 통과하면 둔덕면에서 사등면 오량리로 넘어간다. 길 표지에도 오량 교차로가 등장했다.
한산한 길인데 애견 펫티켓을 알리는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아무래도 이 구간으로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는데 큰 개 한 마리가 줄도 없이 주인이 타고 있는 승용차를 쫓아서 뛰어간다. 아이고! 하는 탄식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개가 주인을 쫓아가니 다행이지 우리에게 관심이라도 보였다면 아찔한 일이다.
우리가 걸어온 길의 일부는 거제 섬&섬 길중에서 고려촌 문화 체험길과 함께하던 길이었다. 사등 관광 안내소에서 시작하여 둔덕기성을 지나 둔덕농촌체험센터, 청마생가, 산방산, 옥동마을까지 총 16㎞를 간다고 한다.
임도 아래로 거제대로 건너편의 오량리 신계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 임도가 끝나가는 모양이다.
임도 끝자락 길 옆으로 아왜 나무를 울타리로 심어 놓았다.
임도를 내려오면 오량교차로에서 거제대로 아래의 굴다리를 통과해서 둔덕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굴다리를 나오면 오량 초등학교와 구 거제대교 방향으로 도로변 길을 걷는다. 인도가 없으므로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남파랑길 15코스는 신 거제대교를 건넌 다음에 오량리 해변으로 나가지만 27코스는 신 거제대교 아래를 통과해서 오량 초등학교 뒤편으로 나아간다.
덕호리 마을길을 걷지만 이곳은 견내량 마을이고 길 이름도 견내량길이다. 견내량항에 도착하니 멀리 구 거제대교도 보인다. 1971년 거제대교가 놓이기 전만 해도 3백 미터 바다를 두고 통영시 용남면 견유마을과 이곳을 배로 건너야 했었다. 견내량이라는 마을 이름에 연관된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둔덕기성에 유배되었던 고려 의종이 배로 바다를 건너야 했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대들보를 의미하는 견내량에 유래되었다는 것으로 대들보 하나만 걸치면 건널 수 있을 것 같은 바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무튼 세계 3대 해전이고 임진왜란의 전황을 바꾼 한산대첩의 최대 격전지는 바로 이곳 견내량이다.
바다 건너편의 통영 타워를 보니 15코스를 걷다가 저 근처에서 하룻밤 쉬어갔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때마침 오량초등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만났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보면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길은 거제대교 아래를 통과해서 좌측으로 길을 돌아간다.
거제대교 아래를 통과하여 좌측으로 돌면 인도를 걷다가 다시 좌회전하여 거제대교로 진입할 수 있다.
거제대교에서 바라본 신 거제대교 방면의 거제 견내량 마을과 바다 건너편 통영 견유 마을의 모습이다. 이제 거제도와도 안녕이다.
반대편은 남쪽으로 강렬한 오후의 태양이 은빛 물결을 만들고 있다. 멀리 통영과 해간도를 이어주는 해간교도 눈에 들어온다.
거제대교 끝자락에서 바라본 바다에는 혼자서 작은 배를 타고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는 어부의 이상이 있을 뿐이다. 바다 건너편의 거제도와는 이제 작별이고 다음 여행부터는 통영의 남쪽으로 길을 이어갈 것이다.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아쉬움과 기대가 교차한다.
28코스는 다리 바로 앞에 있는 신촌 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시내버스를 타고 통영 터미널로 이동한다.
통영터미널에 도착하여 티켓팅을 하고 나니 출출해서 식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버스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래서 식당으로 가기에는 무리고 편의점에서 식사를 간단히 먹기로 했다. 편의점을 간단히 돌아보는데 특정 브랜드의 라면을 사면 즉석으로 끓여 먹을 수 있는 일회용 용기를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바닥에 인덕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는 종이 용기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끓여 먹는 라면을 편의점에서 바로 해서 먹다니...... 일회용으로 버려지는 용기가 아까웠지만 신문물에 재미있는 경험이기는 했다. 용기는 온라인 마켓에서 개당 천 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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