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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세포항에서 출발하는 남파랑길 21코스는 지세포성을 거쳐서 일명 U2 기지라는 거제 석유 비축 기지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임도를 걸어 동백으로 유명한 지심도 전망대에 이른다.

 

다시 거제 고현 터미널에 도착했다. 구조라 방면으로 가는 23번 버스를 타고 일운농협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남파랑길 21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거제시의 시내버스 시간은 항상 정확하다. 거제 여행에서 매력적인 교통수단이었다.

 

거제 해양 레포츠 센터와 지세포 관광 유람선 터미널을 지나며 본격적으로 21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집에서 새벽에 출발한 까닭에 출출했었는데, 물을 사러 마트에 들른 옆지기가 구입해 온 빵을 먹으며 허기를 달래 본다. 오늘은 21코스를 끝내면 22코스 중간까지 더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갈길이 멀다. 빵도 걸으면서 먹는다.

 

거제도에는 지세포항을 포함하여 국가 어항으로 관리되고 있는 항구가 7개나 된다. 지세포항 이외에도 구조라, 능포, 장목, 외포, 다대다포, 대포근포항이 있고 옥포, 장승포, 고현항은 무역항이다.

 

안내판에 거제 9경을 나열해 놓았지만 안타깝게도 남파랑길은 9경의 근처를 지나지만 직접 통과하지는 않는다.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니 피해 갈 수 있어 다행이고, 다른 여행으로 이미 방문했거나 하는 장소들이기도 하다. 거제 9품 중에는 거제 대구와 거제 유자는 충분히 공감이 되는 상품이었다. 거제 남파랑길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지세포만이 워낙 넓은 까닭에 지세포만 입구에 지세포 방파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세포항에는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항구와 수평으로 자리한 수중 방파제가 설치되어 있다. 지세포 뜬 방파제라고 부른다. 

 

지세포 해안로를 따라 항구를 빙 둘러간다.

 

항구를 돌아 좌측으로 꺾어지니 멀리 벌거벗은 야산이 저곳이 지세포성이 있는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556미터의 옥녀봉 아래로 거대한 리조트 단지가 존재를 뽐내고 있다.

 

길은 선창 마을 회관을 지나 지세포성 표지를 따라 골목길 안으로 들어간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돌담길을 따라 올라간다.

 

다양한 모양의 담벼락을 가진 골목길을 지난다. 시끄럽다고 길을 막을 수도 있었을 텐데 길을 열어주신 주민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언덕 위에 올라서니 포구의 풍경과 우뚝 솟은 옥녀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남파랑길 리본과 표식을 따라서 지세포성 둘레길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조금은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얼마나 올라왔을까? 높지 않은 야산이어도 올라오니 지세포 뜬 방파제를 비롯하여 지세포항 전경이 시야에 모두 들어온다.

 

지세포성 둘레길은 성벽 위를 걷는 모양새였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거세 바람에도 불구하고 땀이 장난이 아니다. 

 

조선 성종 당시 성을 쌓았을 당시의 모습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성터에 라벤더를 비롯하여 다양한 식물을 심어 놓았다. 지금은 겨울이라 볼품없지만 꽃이 만발하는 계절이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질 곳이다. 라벤더가 여러해살이풀이고 영하 5도까지는 견딘다고 하니 거제에서는 노지 월동도 가능할 것이다. 좋은 선택이었다 싶다.

 

곳곳에 있는 성벽의 흔적들은 주의하지 않으면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해진 길로만 다녀야 한다.

 

정상에 올라와서 보니 높이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는 오르막이어서 다행이지만 내리막길은 아찔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비가 오거나 결빙 상태면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도 이 길은 거의 내려갈 수 없는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정상 한편에 자리를 잡고 김밥으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지세포성을 지나면 남파랑길 리본을 따라서 숲길을 통과해서 임도를 찾아 나선다.

 

숲길을 조금 걸으면 바로 임도를 만나서 편안한 길을 걷게 된다. 지세포 편백숲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임도를 걷는 즐거움에 어린 편백 나무를 만난 기쁨이 배가되는 곳이다. 청년기를 넘어서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 나무를 만나도 늘 좋지만 어린 나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숲의 모습을 보는 기쁨도 누린다. 지세포리 일대의 산은 소나무 재선충 피해를 입은 나무들이 많아서 편백나무와 함께 후박나무와 황칠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쫙 벌어진 편백나무 열매도 만난다. 편백나무는 3~4월에 꽃을 피우고 5~7월에 동그란 열매를 맺게 되는데 그 열매가 익고 바싹 마르게 되면 그림처럼 쫙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듬성듬성한 나무숲 사이로 보이는 지세포항과 지세포성을 뒤로하고 길을 이어간다.

 

위로는 듬성듬성한 나무 숲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소나무 사이사이로 어린 편백이 자리하고 있는 신구세대가 공존하는 숲이다. 산의 나무를 모두 베어내어 민둥산으로 만든 다음에  새로 조림하는 것보다 이런 방식의 조림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임도를 걷다 보면 동쪽으로 트여 있으면서 지심도를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심도 전망대를 만난다. 남북으로 길게 자리하고 있는 섬의 모양이 마음 심(心) 자를 닮았다고 지심도라고 불리지만 동백나무 원시림이 잘 보존된 곳이라 장승포 지심도 터미널에도 동백섬 지심도 터미널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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