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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28코스에 이어서 바로 29코스를 걷는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서 동피랑 마을과 충렬사를 거쳐서 서피랑 공원을 지난다.

 

남망산 공원 입구에서 28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29코스 걷기를 시작한다. 서피랑 공원을 빠져나올 때까지는 사람들이 많은 곳임을 감안해야 한다. 29코스 갈 길도 멀고 남망산 공원과 동피랑, 충렬사는 여러 번 여행을 다녀간 곳이니 생략할까? 생각도 있었지만 옆지기의 의견에 따라 그냥 걷기로 했다.

 

중앙 시장길을 통해서 동피랑 마을로 진입한다. 예나 지금이나 모습은 비슷한 것 같은데 여전히 사람들로 넘쳐난다. 오랜 마을의 활성화를 위해서 벽화 마을로 시작했지만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곳도 거주민들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빠른 걸음으로 남파랑길 표식을 찾으며 인파를 지나간다.

 

피랑은 벼랑을 뜻하는 사투리로 절벽을 의미한다. 동쪽에 있는 절벽 마을, 서쪽에 있는 절벽 마을인 셈이다. 동해안과 남해안 항구 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마을 형태이다. 일거리를 찾아 항구로 사람이 모이면서 항구 인근의 절벽으로 집을 지어가며 살았던 것이 이제는 관광지로 변모했으니 그 당시에 살았던 분들은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만도 하다. 부산과 같은 곳은 상당한 지역이 재개발되며 흔적도 사라지고 있으니 이런 모습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동피랑 마을을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작품들은 거리 미술관을 보는 듯하다.

 

여러 작품 중에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붉은 순신 검은 통영"이라는 벽화였다. 빨강과 검정으로 표현한 강렬함이 인상적이었다. 통영 바다와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삼았다고 한다.

 

동피랑 마을을 빠져나오면 중앙 시장 뒷길을 통해서 삼도 수군 통제영으로 향한다. 이 길에서는 예전에는 만나지 못했던 독특한 호객꾼이 있었다. 손에 뚜껑이 있는 용기를 들고 서서 사람이 가까이 오면 뚜껑을 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꿀빵을 시식해 보라는 것이었다. 예전에 아이들과 여행 와서 먹어 보았던 기억이 있어서 지나쳤지만, 꿀빵집이 얼마나 많이 생겼으면 저렇게까지 마케팅을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실제로 지도에서 인근 꿀빵집을 검색하면 30개가 넘는다.

 

서문로 도로를 따라서 직진해도 충렬사로 갈 수 있지만 남파랑길은 삼도 수군 통제영을 거쳐서 통제영 옆 골목길을 통해서 충렬사로 간다. 

 

통제영 안으로 들어가는 망일루라는 이름답게 정남향을 향하고 있는 누각에서는 통영 앞바다로 떠오르는 태양을 제대로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초대 삼도 수군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 당시에는 한산도에 통제영을 설치했지만 2대 통제사인 원균 당시에 왜군에 의해 통제영이 함락당하자 통제영을 거제도로 옮겼다가 이후 다시 통영으로 옮겼다고 한다.

 

남파랑길은 망일루 좌측의 골목길을 통해서 이어져 간다. 처음에는 골목길의 존재를 모르고, 통제영을 통과해서 가야 하나? 아니면 도로로 다시 나가야 하나 헷갈려했는데 골목 구석에 남파랑길 리본이 매달려 있었다.

 

통제영 바로 옆 좁은 골목길로 마을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풍경이다.

 

백성이 없는 군대가 아무 소용이 없듯, 조선 시대에도 이 골목길과 마을들이 존재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통제영 담벼락을 따라 이어지는 오르막 골목길을 걸으면 여황로 도로에 닿게 된다.

 

골목길 언덕에서 돌아본 중앙동의 전경이다. 좌측으로는 남망산에 자리한 통영 시민 문화 회관이 우측으로는 서피랑 공원에 자리한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삼도 수군 통제영 담벼락 골목길 풍경을 뒤로하고 여황로 도로를 따라서 충렬사로 향한다.

 

옛 통영성의 서문이 있던 서문 고개를 지나면 우측으로 충렬사 주차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가족과 이곳을 방문했을 때 자동차를 세워 두었던 곳이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 난다. 그리고,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주배경이 바로 이곳 서무 고개다.

 

길은 충렬사 앞에서 좌회전하여 서피랑으로 향한다. 충렬사는 선조의 지시에 따라 세워진 것으로 이순신 장군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남았던 기억은 동백이었다.

 

충렬사 길 건너 모서리에는 류충렬 작가의 파랑 물고기라는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다를 향하는 아이의 꿈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물고기는 선박에 사용했던 목재라고 한다.

 

충렬사 앞에서 좌회전했던 길은 다시 골목길로 좌회전하여 서피랑 마을로 향한다. 옆지기는 과일가게에서 귤을 한 움큼 사서 가방에 넣는다. 이 귤은 휴식시간에 귀중한 간식거리 역할을 했다.

 

서피랑 마을 입구의 재미있는 안내도를 지나 걷다 보면 "윤이상과 함께 학교 가는 길"도 만난다. 저 길로 내려가면 음악정원과 피아노계단을 비롯하여 그가 다니던 길을 통해 그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다. 서피랑을 지나 큰길로 가면 다시 만나게 되는 길이다.

 

길은 서피랑 공원을 향해서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서피랑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길은 산을 넘어서 다시 시내 방향으로 내려갈 것이고 우리는 이제 공원 정상에 있는 정자 서포루를 향해서 다시 힘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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