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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24코스에 이어서 걷는 25코스는 해안이 아니라 다시 내륙으로 들어가 노자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어제는 노자산 자락에서 가라산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을 걸었다면 오늘은 반대쪽의 노자산 아래 자락의 임도를 걷는다. 임도는 고도 250미터 정도까지 오르고 임도가 끝나면 부춘리에 닿는다.

 

탑포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25코스는 마을 앞 거북섬을 보면서 우측으로 이동한다. 

 

거북섬 앞에 있는 포구를 지나면서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에서 동부면 율포리로 넘어간다. 포구에는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도 해상 콘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타고 온 차량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해상 콘도, 해상 펜션 이름이 어떠하든 바다 위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이용료를 받는 것은 유사할 것이다. 해상 펜션의 보일러를 위하여 기름을 운반하는 모습, 배를 타고 나가 해상 펜션을 청소하는 모습등을 볼 수 있었다. 

 

길은 더 이상 해안으로 가지 않고 율포리 마을 길을 통해서 노자산 자락을 향해서 이동한다. 

 

마을길을 걷는 파랑길은 1018번 지방도 거제남서로 도로를 따라 솔곶이 마을까지 걷는다.

 

잠시 거제남서로 도로변을 걷던 남파랑길은 커다란 나무가 서 있는 솔곶이 마을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율포리 들길을 걷는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들길에다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풀이 무성한 들판으로는 두꺼운 철근이 경계선을 그리고 있었다. 

 

지역 주민도 이곳을 지나가는 나그네도 모두 좋은 길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을 품으며 오솔길을 걸어간다. 푸르름이 가득한 들판길도 좋지만 상록수만이 녹음을 가지고 있는 겨울 들판길도 매력이 있다.

 

노자산에서 율포리를 거쳐 내려가는 작은 개천을 따라 올라가면 율포리에서 부춘리를 거쳐 동부면 면사무소까지 이어지는 율포로 도로를 만나서 도로를 따라 80여 미터 걸어 올라간다. 

 

율포로 도로를 따라가면 조금 더 빠르게 부춘리를 거쳐 동부면 면사무소 근처를 지나겠지만 남파랑길은 산을 올라 임도를 거쳐 부춘리에서 율포로와 합류한다. 율포로 도로에서 우회전하여 쭉쭉 뻗은 편백이 인상적인 임도로 진입한다. 임도 입구에 걸린 단속 펼침막의 문구에 빵 하고 터진다. "임자 사랑해" 캠페인이라는데 임자가 수풀 임(林) 자다.ㅎㅎ 

 

입구에는 편백 숲이더니 이제는 생기가 넘치는 소나무 숲을 지나며 고도를 높여 간다.

 

오르막 임도에서 이번에는 대나무 숲을 만난다. 이어지는 오르막에 땀은 흐르지만 다양한 나무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이어지는 오르막 길에 임도 중간에 잠시 쉬어 가고 싶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다. 옆지기가 쉬어 가자니 하는 수 없이 길이 조금 넓어지는 곳에 엉덩이를 깔고 앉는다. 이렇게 주저앉아 쉬고 나면 얼마 가지 않아 벤치가 나오는 것이 우리의 걷기 여행 패턴이기는 해도 쉬고 싶을 때 쉬어야 한다. 문제는 아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깊은 산중의 임도에 우리가 쉬는 동안에 자동차가 두 대나 지나갔다. 우리가 처량해 보이지는 않았을지 모르겠다.

 

넉넉한 휴식을 갖고 길을 이어가는데 머리 위로 어제 보았던 노자산 정상의 전망대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 저 노자산부터 멀리 가라산 까지 걷고 다시 이곳까지 걸었으니 우리도 대단하다며 스스로를 토닥여준다.

 

부춘리 표지가 등장했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였던 길은 자동차가 지나가면서 양갈래 길을 만들어 놓았다.

 

콘크리트가 깔리지 않은 임도 걷기도 좋다. 때로는 흙을 밟으며 걷다가, 때로는 푹신한 풀 위를 걷기도 한다.

 

노자산 정상부 바위 위에 세워진 전망대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든다. 케이블카도 설치했으니 국립공원 지역에 최소한의 인공 구조물 설치로 더 많은 사람이 아름다운 풍경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들고, 이왕 설치하는 구조물이라면 자연과 어울리게 만들었다면 하는 생각도 들고, 과연 풍경을 해치면서까지 바위 위에 구조물을 설치했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참을 이어왔던 오르막 임도 길은 이제 평탄한 구간을 넘어서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부춘리까지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내리막길에서 만난 편백숲. 편백나무는 자주 만나도 늘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길에 떨어진 편백 나무 열매를 자세히 살펴본다. 동글동글했던 편백나무 열매는 바싹 마르면서 사이가 갈라진다. 그 속에 있는 저 작은 씨앗 하나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는 나무로 성장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생명은 정말 신비롭다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다.

 

길 중간에는 부춘 저수지에서 시작하는 노자산 등산로를 가로지른다.

 

임도를 모두 내려오면 부춘길 도로를 만나는데 좌회전하여 도로를 따라서 4백여 미터 이동하면 부춘리 마을길로 다시 들어갈 수 있다.

 

부춘리 마을길로 접어들어 사찰 앞을 지나간다.

 

길은 우람한 솔밭 옆길을 돌아 부춘 저수지 방향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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