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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의 통영 구간 마지막 코스였던 30코스를 마무리하고 바로 고성 구간 31코스를 시작한다. 바다 휴게소에서 국도를 따라 코스를 시작하다가 고성읍 월평리에서 해안으로 나가 해안길을 이어간다. 신월리까지 해안길을 이어간다.

 

원산리 바다 휴게소를 떠난 남파랑길은 14번 국도 옆의 농로는 따라서 경남 고성군으로 들어간다. 남파랑길 12코스에서 당항포를 지나면서 밟았던 고성땅을 다시 밟는다. 

 

고성군 첫 마을인 월평리 마을길을 따라서 해안으로 나간다. 

 

월평리 해안 제방길을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오전 내내 비구름으로 막혔던 하늘은 서쪽 하늘로 조금씩 트이기 시작했다. 트인 하늘 사이로 황금빛 석양이 바다를 조금씩 물들이고 있다. 

 

날씨가 쌀쌀하니 저녁 시간을 앞둔 월평리의 앞바다는 적막함만이 가득하다. 

 

월평리 거운 마을의 포구를 지나 길을 이어간다. 거운지라는 연못이 있었다고 거운이라는 마을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멀리 나지막한 곡산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저 곡산 아래 자락 주위를 돌아서 가야 한다. 물이 들어온 해안길을 계속 걸어간다.

 

해가 지고 있는 시간의 해안 풍경은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찬란한 석양은 없지만 곡산 앞의 새섬도 갯벌 끝자락의 갈대도 흐린 겨울 저녁의 명품 풍경을 만든다.

 

월평리 끝자락으로 향하는 길, 서쪽 하늘은 석양이 새털구름들을 뚫고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석양이 붓을 들고 색을 칠하는 곳은 하늘, 구름, 바다, 갯벌과 습지 그리고 나의 눈동자와 가슴까지 빛이 스며든다.

 

고성읍 신월리로 들어선 남파랑길은 월평천을 건너서 좌회전하여 곡산 자락의 해안길을 걷기 시작한다.

 

흐린 하늘이 물러가기 시작하고 황혼이 찾아오고 있는 시간의 고성만 바다는 감성 충만한 공간이다.

 

하루종일 비구름 속에서 눈앞의 풍경만 바라보아야 했던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강렬한 석양이 눈부시게 우리를 녹인다.

 

석양이 비구름을 모두 몰아낸 것과 같은 풍경이 이어진다. 이름하여 "해지개 해안 둘레길"이다. 의도한 것이 아니지만 석양을 감상하기 딱 좋은 위치를 딱 좋은 시간에 지난다. 정말 아름다운 일몰이다. 선물 같은 풍경에 몸의 피곤함도 잊고, 마음속에는 먼지와 같은 것도 남지 않는다.

 

길은 곡용 마을 포구를 지난다. 마을 뒤편의 산 모양이 용이 굽어있는 모양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곡산이라는 산 이름과 일맥상통한다.

 

곡용 마을 포구 이후로는 신부 마을까지  해안 데크길을 따라 걷는다.

 

잔잔한 호수와 같은 고성만은 거울처럼 석양을 비춘다. 편안하게 데크길을 걸으며 일몰을 감상한다.

 

바다 위에 널브러져 둥둥 떠있는 양식 기구들 조차 풍경의 일부가 된다.

 

공룡의 도시 고성 답다고 해야 할까? 데크길 쉼터에 앉아 잠시 쉬어 가는데, 해안길 벽면에는 공룡 시대를 그려 놓았다. 험악하게 생긴 공룡들 사이로 눈길을 끌며 미소 짓게 하는 포인트는 인어였다. 인어가 헤엄치며 손으로 하트를 그리고 있다.

 

해는 고성의 산 아래로 내려가기 직전이다. 고성만 바다는 황금물결이 반짝이고 멀리 해지개 다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신부마을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지개 다리 위에서는 한 가족이 아름다운 석양을 배경으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두 손으로 태양을 떠 받치고 있는 모습, 태양을 머리 장식처럼 달고 있는 모습 등 해지개 다리 위에서는 안 되는 것이 없다.

 

아쉽지만 해지개 다리 위에서의 석양 감상을 뒤로하고 신부 마을로 내려간다.

 

석양도 아름답지만 밤 11시까지 조명이 있다고 하니 해지개 해안 둘레길은 고성 밤바다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겠다. 우리는 해지개 다리를 내려와 좌회전하여 해지개 해안 둘레길을 마저 걸어 오토 캠핑장을 지나고 남산 공원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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