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33코스 - 평촌 마을에서 맥전포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해안길을 걷던 남파랑길 33코스는 자란만로 도로를 따라서 동화리를 지나고 춘암리에서 마을길로 접어들어 용암포를 지나고 맥전포에 이른다.

 

평촌 마을 포구 끝에서 우회전하여 1010번 지방도 자란만로 도로로 올라가 도로변을 따라 걷는다. 지나가는 자동차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갓길이 넓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언덕 위에 오르니,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아침 햇살이 해변에서 보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동그란 만아섬 위로 눈부시게 은빛을 만들어내는 태양에 몸을 녹이고 길을 이어간다.

 

갓길이 좁은 도로를 걷는 부담은 도로 옆  공터와 전망대를 만나니 사르르 풀어진다.

 

전망대에서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감상에 잠시 젖어 있다가 다시 길을 이어간다.

 

자란만로 도로는 도보 여행자가 걷기에는 조금 부담이 있지만 봄이 되면 벚꽃으로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될 것 같다. 동화리 대구막이란 곳을 지나는데 임진왜란 당시 대군을 주둔시켜 대군막이라 부르다가 대구막이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부경대 수산 과학 기술 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도로변으로 동화 마을을 가로지른다.

 

어느덧 길은 동화 마을 해안가를 지나서 간다.

 

동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소을비포성을 만날 수 있는데, 임진왜란 당시 우리 수군이 쌓았던 성터가 남아 있던 자리를 복원한 것이라 한다. 이순신 장군이 1차 출전 당시 여수에서 옥포로 가는 길에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다고 한다. 갯벌이 드러난 동화 마을 앞바다를 돌아 길을 이어간다.

 

남파랑길은 동화 마을 입구를 지나면서 도로를 벗어나 마을길을 통해 춘암리로 들어간다.

 

춘암리 마을로 들어가려면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한다. 급하지 않은 언덕길임에도 헉헉대는 것은 나이 때문인가? 평소 체력 단련을 하지 않은 결과인가? 

 

고개를 넘어서면 춘암리 신기 마을로 들어가게 된다.

 

산을 내려오면 맥전포항 방면 표지판을 따라서 좌회전하여 마을길을 이어간다.

 

길은 마을길을 지나 살얼음이 앉아 있는 논 사이의 농로를 따라 다시 자란만로 도로 쪽으로 이동한다. 아무리 따뜻한 남쪽 나라라고 하지만 논에 얼음이 남아 있을 정도의 쌀쌀함에 지금이 겨울임을 실감한다.

 

도로를 향해서 논 사이를 걸어가는 길, 북쪽으로는 멀리 춘암 마을과 416미터의 좌이산이 자리하고 있다.

 

좌측 북쪽의 다북산을 보면서 이동하면 오방천을 건너는 장춘교를 만난다. 

 

장춘교로 오방천을 건너면 다시 반대 방향으로 농로를 이어서 걷는다. 오방천이 아니었다면 직선으로 이어갈 길은 도로로 돌아서 간 것이다.

 

농로를 가로질러온 남파랑길은 다시 자란만로 도로로 나와서 용암포 마을까지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변을 걷는다. 해변에는 이른 아침부터 일하러 나오신 아주머니가 홀로 분주하다.

 

용암포 앞바다의 잔잔한 풍경. 드디어 34코스의 종점인 삼천포항이 도로 표지판에 등장했다. 용암포에서는 사량도로 가는 카페리가 출발한다. 사량도가 거리로 보면 고성과 가까워 보이지만 통영시 사량면에 속해 있다. 사량도는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섬에 있는 산의 이름이 지리산이다. 사량도 지리산과 불모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등산한다.

 

용암포 마을을 지나면 이전에는 마을 안쪽길을 통해 맥전포로 넘어갔지만 지금은 계속 도로변을 걸어서 맥전포로 간다. 조금 걸으니 길 좌측 바다로 맥전포 방파제가 보이기 시작한다.

 

용암포 마을에서 도로를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면 맥전포 마을에 도착한다. 유난히 보리밭이 많았던 갯마을이라고 붙은 마을 이름이다.

 

맥전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독특한 조형물 한쌍이 좌우로 세워져 있었다. 아무래도 공룡과 바다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는 놀이터와 음악 분수도 있지만 상족암과 공룡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소위 공룡 산책길의 시작점이기에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산책길을 걷는다고 한다. 남파랑길 33코스도 공룡 산책길을 따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