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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31코스를 끝내고 이어서 걷는 32코스는 망림리까지는 국도변 마을길을 걷다가 국도를 건너 무선리로 들어가 무이산과 수태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까지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오르막 길을 오른다. 도로를 따라 문수암 주차장까지 올라가면 이후로는 수태산 자락의 임도를 걷는 경로이다.

 

망림리 부포 사거리를 떠나 여정을 시작한 남파랑길은 33번 국도 상정대로 옆의 작은 농로를 따라서 길을 이어간다. 1월 중순의 날씨는 손이 시려올 정도로 조금 쌀쌀하지만 하늘이 쾌청하니 그늘만 아니면 그나마 따스한 느낌이 들어온다. 메타세쿼이어가 인상적인 국도변 길이다.

 

상동천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서 길을 이어가면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갈림길 표지가 등장한다. 수태산과 무이산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들의 이름이 등장했다.

 

구미 마을 앞에서 좌회전하여 횡단보도로 국도를 건너서 길을 이어간다. 구미 마을이란 이름은 앞산이 거북이 모양이고 마을이 거북이 꼬리에 해당하는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고 붙은 이름이다.

 

국도를 건너면 망림리에서 무선리로 접어든다. 정면으로 우리가 올라야 할 무이산을 바라보면서 마을길을 걷는다.

 

주위 산들로 둘러싸인 무선 저수지를 지난다.

 

머리 위로 산 정상부에 자리한 사찰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 옆 숲은 간벌하여 깔끔하게 정리한 산림이었다. 한 종류의 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숲은 아니지만 간벌만으로도 숲이 얼마나 보기 좋은가 확인할 수 있었다. 남긴 나무들이 더욱 잘 크는 것은 물론이고, 산불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포장도로 오르막길이지만 정상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은 헉헉 거리는 거친 숨과 머리와 등으로 차오르는 열기와 땀이다. 그나마 대나무숲이 오르막길에서 위안을 준다.

 

구불구불 고도를 높여가는 길, 언덕 위로 큰 불상이 세워진 보현암 약사전의 모습도 보인다.

 

브레이크 파열 주의라는 경고판이 붙어 있을 정도로 정상부로 갈수록 길의 경사도는 점점 더 급해진다. 자동차를 운전한다면 페달 사용을 최소화라고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오르막길의 끝에서 보현암, 문수암 주차장을 만나면 지루했던 오르막길 걷기는 끝나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보현암, 문수암 주차장은 보현암, 문수암, 약사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차를 내리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무이산, 수태산, 향로봉 등산 안내판처럼 여러 갈래의 등산로가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다.

 

남파랑길은 무이산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중간에 있는 임도로 좌회전하여 본격적인 임도 걷기를 시작한다.

 

산 능선을 지나 본격적으로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에서는 산 아래로 우리가 국도를 건너왔던 망림리와 무선리 마을이 보인다.

 

450미터 정도의 높이가 되는 수태산의 산 허리를 걷는 임도는 북서 방면으로 진행한다. 임도 우측으로는 멀리 상리면으로 이어지는 국도가 보인다. 국도를 따라 좀 더 올라가면 사천시 정동면에 닿는다. 우리가 남파랑길 31, 32코스를 걸으면 함께 했던 33번 국도 상정대로의 이름은 바로 고성군 상리면과 사천시 정동면에서 따온 것이다.

 

수태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상리면의 연꽃 공원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는 지점에 위치한 쉼터에 앉아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다.

 

수태산을 도는 임도는 갈림길을 지나면 방향을 돌려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산 아래로는 계곡에 자리한 상리면 동산리 마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남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는 우측으로 높은 산들 속에 아담하게 자리한 동산리 마을을 보면서 걷는다. 

 

길은 수태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나는 수대재 고개를 넘어 해안을 향해서 내리막길을 걷는다.

 

수대재 고개에서 조금 이동하면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만나는데 남파랑길은 계속 임도를 따라 걷는다.

 

계속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 길에서는 나무들 사이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산 아래로는 학동 저수지와 자란만 바다가 들어오는 풍경이고,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면 수태산 자락 끝에 약사전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전망 좋은 곳에는 쉼터와 함께 자란만과 자란도에 대한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자란도라는 이름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고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다도해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었다. 자란만에 이름을 가진 섬들만 해도 자란도를 비롯하여 목섬, 솔섬, 밤섬, 괴암섬, 나비섬, 문래섬, 와도, 윗대호섬, 소치섬, 만아섬, 육섬까지, 이곳 풍경의 주인공은 크고 작은 섬들이 아닌가 싶다. 우측으로는 좌이산(415.8m)이 높이 솟아 있다.

 

그런데, 임도를 따라가다가 그만 길을 놓치고 말았다. 중간에 좌회전하여 등산로를 따라 내려가야 하는데 표지판을 놓친 것이다. 향로봉으로 가는 등산로와 만나는 학동치 고개까지 와버린 것이다. 다시 등산로를 찾아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학동 저수지 부근 농로를 통해서 남파랑길과 합류하기로 했다. 편한 길을 원한다면 조금 돌기는 하지만 이 방법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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