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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포항을 떠난 남파랑길 33코스는 우측으로는 좌이산(416m)을 두고 좌측으로는 자라만 바다를 보며 해안길을 걸어 평촌 마을에 이른다.

 

석양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들고 있는 임포항을 떠나 남파랑길 33코스를 시작한다. 임포라는 마을 이름은 방풍림이 있는 포구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포구 주변으로는 방풍림이라 불릴만한 나무숲은 볼 수 없었다. 방풍림을 잘 가꾸고 보존했다라면 또 다른 명소가 되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갯벌이 드러난 바다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가야 할 솔섬이 보인다.

 

길은 임포교로 학림천을 건너서 자란만을 돌아가는 도로를 따라서 걸어간다.

 

1010번 지방도 자란만로 도로변을 걷는 길, 좌측으로는 어스름한 저녁 풍경이 펼쳐진 솔섬과 자란만 바다 풍경과 함께 하는 길이다.

도로변을 걷던 남파랑길은 금단 마을 정류장에서 죄회전하여 해안길을 따라 솔섬 방향으로 이동한다.

 

솔섬을 향해 걷는 해안 둑방길은 적막함이 가득하다.

 

양식장용 부이들이 쌓여 있는 해안길을 지나 솔섬으로 향한다.

 

솔섬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해안에도 양식장용 부이들이 한가득 쌓여 있다.

 

솔섬을 돌아 나온 남파랑길은 송천 마을의 해안길을 걸어간다. 점점 더 어둑해지는 시간, 오늘 밤 숙소가 있는 고성 읍내로 다시 나가려면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 시간에 마음이 쫓긴다.

 

해가 지면서 날씨는 조금 쌀쌀하지만, 붉은빛에 물든 자란만 바다 풍경에 마음 만은 감성 가득이다.

 

송천 마을 앞바다는 좌측으로는 솔섬과 장여가 우측으로는 죽섬이 풍경의 주인공이다.

 

해안로를 걷던 길은 회룡 마을에서 다시 자란만로 도로로 나간다. 마을 뒤에 회룡 소류지가 있는 마을이다.

 

회룡 마을 정류장으로 나온 남파랑길은 지포 마을까지 도로변을 걸어간다. 캄캄한 어둠을 앞둔 저녁 시간,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가 반가울 정도로 조용하다.

 

지포 마을에 도착한 우리는 조금 더 걸을지, 아니면 여기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할지 고민해야 했다. 막차를 놓치면 택시를 부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거리가 멀어 비싼 택시비를 지불해야 했고, 오늘 적게 걸으면 내일 33코스 나머지와 34코스까지 걸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몸도 지치고, 버스를 놓치는 것에 부담이 컸던 옆지기의 결단에 따라 컴컴하고 싸늘한 시골 버스 정류장에 앉아 읍내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멀리 헤드 라이트를 켜고 달려오는 버스를 보고는 손을 흔들며 차를 세웠는데 버스 기사님도 이런 곳에 사람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하셨나 보다.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하듯 달리던 기사님은 우리를 보고는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셨다.

 

버스는 우리가 32코스와 33코스를 통해 걸었던 길을 한참 동안 달려 고성 읍내에 도착했다. 문제는 고성 읍내의 숙소들이 이곳으로 전지훈련을 하러 내려온 운동선수들로 방이 없었다. 다행히 거리가 조금 떨어진 고성 궁전 모텔을 예약하여 하룻밤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다시 버스를 타고 읍내에서 지포 마을로 이동하여 어제 걸었던 여정을 이어서 걷는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남파랑길 32, 33코스를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지포 마을 해안으로 이동하니 해안에는 양식용 부이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장소도 있었다. 주변을 정리하며 사는 모습은 자신에게도 유익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송천리 지포 마을의 해안은 동쪽을 바라보는 곳으로 눈부신 아침해를 가득 담을 수 있다.

 

1월 중순의 쌀쌀함을 녹이는 아침 햇살은 이 지역의 상징과도 같은 자란도와 육섬을 아름답게 비춘다. 4일을 걸은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마지막날 아침, 그동안의 피곤을 말갛게 씻어주는 아침 햇살을 맞이한다.

 

찬란한 아침을 맞고 있는 지포 마을 포구와 자란도를 뒤로하고 해안선을 따라 길을 이어간다. 하늘만큼이나 발걸음이 상쾌하다.

 

바로 앞으로는 육섬을 조금 멀리로는 자그마한 만아섬을 두고 있는 송천리 앞바다를 외면하면서 그냥 앞만 보고 걸을 수 없다. 발걸음 멈추고 자꾸만 바다 풍경을 감상하게 된다.

 

사진으로 담고 싶어도 모두 담지 못하는 황홀경이다. 바로 앞에 있는 육섬과 만아섬 사이로는 멀리 자란만 내에 있는 나비섬, 문래섬, 와도가 수평선을 대신한다.

 

조금은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기다란 송천리 해안길을 걸어간다. 

 

깔끔하게 설치된 어촌 체험장을 지나 평촌 마을 포구로 향한다.

 

황홀한 아침 햇살이 아쉬워 사진을 남겨 보지만 자연이 만드는 그림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굴양식에 사용하는 가리비 껍데기가 포구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가리비 껍데기가 굴껍데기보다 굴 종묘 생산에 유리하다고 하지만 가리비 껍데기를 일본에서 수입하기도 했다는 뉴스를 보니 마음 한 구석이 더부룩하다. 길은 포구 끝에서 해안 도로로 올라가 당분간 도로변을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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