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장리 해변을 지난 남파랑길 45코스는 해안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계속 이동한다. 상남마을, 작장마을, 남상마을 포구를 지나 염해동 마을 포구에 이른다. 해변 언덕을 넘어 북쪽으로 이어가는 길, 해변으로는 다양한 펜션들을 멀리 북쪽으로 광양 국간 산업 단지의 모습을 보면서 걷는다. 상남마을 포구를 지나면서 해안 바위와 자갈밭, 해안 숲길을 지나는 날것 그대로의 해안길을 걷는다. 서늘한 날씨 이른 아침 동쪽의 산 그림자 속을 지나는 길은 손이 시릴 정도로 쌀쌀하다. 비 온 뒤 갯바위가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는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해안길을 걷는데, 서늘한 날씨만큼이나 바닷물의 색이 더 시퍼렇게 보인다. 때로는 해안 숲길을 통과한다. 숲길에서는 빠른 속도로 광양항을 향해 이동하는 자동차 운반선을 만나기도 했다...
고흥에 들어선 여행길 여수처럼 섬이 아니지만 거제도나 남해도를 한바퀴 돌듯 남파랑길은 고흥을 한바퀴 돌아 간다. 중부 지방에서 순천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KTX를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기차표 구하기도 어렵고 이번에는 호남선과 전라선이 갈라지는 익산에서 환승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로 했다. 느린 여행이다. 책을 읽거나, 밀린 잠을 자거나, 동영상을 보는 여유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기회이다. 순천역에 도착하면 역 인근 숙소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하고 아침 일찍 여정을 시작한다. 순천 터미널에서 벌교로 가는 직행 버스를 이용한다. 시간은 06:30, 06:40, 07:20, 07:40, 08:30, 08:44를 이용한다. 25분 내외가 소요된다. 벌교 터미널에서 남파랑길 64코스의 시작점인 망주리로 가는 버..
남파랑길 45코스는 서상항에서 출발하여 남해군 서면 읍내를 거쳐 해안으로 나가서 작장리 해안길을 걷는다. 해안길을 걷다가 인근 펜션에서 하룻밤 쉬어간다. 남파랑길 44코스를 끝낸 우리는 서상항에서 바로 이어서 45코스를 걷는다. 남해 바래길 13코스, 바다 노을길과 함께하는 길이다. 서상항 반대편 방향으로 서상천을 따라 서면 보건소 앞을 지나 읍내로 들어가는 것으로 여정을 시작한다. 면 소재지라 그런가, 서상리 마을은 깔끔했다. 비 맞은 상태라 추위를 느끼고 있는 옆지기는 따뜻한 칼국수를 먹고 싶어 했지만 읍내 식당들은 일요일이라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조금만 더 걸으면 예약해 둔 펜션이 있으므로 마트에서 필요한 것을 구입해서 부지런히 이동하기로 했다. 칼국수는 먹지 못했지만 엉덩이를 따스하게 할 수 ..
천황산 임도를 지나온 남파랑길 44코스는 산을 내려오면 장항 마을에 닿는다. 장항 마을 해변과 남해 스포츠 파크를 지나서 서상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쏟아붓는 비를 맞으며 임도를 걸어가는데, 바닥은 질퍽거리기 시작하고 주변은 물안개로 촉촉하다. 물안개가 자욱한 편백숲의 모습 또한 특별하다. 걷는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이 경험을 어디에서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제 비는 임도를 타고 흘러내리면서 흙탕물을 만들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물에 빠지지 않고 발을 디딜만한 곳도 찾기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렸다. 온몸은 축축하지만 다행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니 여정이 끝나 간다는 것이 마음을 가볍게 한다. 덕월, 서상 간 임도의 끝자락에 도착했다. 흙탕물은 과장을 ..
상가 소류지를 지난 남파랑길 44코스는 본격적으로 천황산(395m) 임도를 오르기 시작한다. 초반에 250미터 정도까지 고도를 올리는 과정의 경사가 급하고 그 이후는 250미터 내외의 높이로 이어지는 완만한 임도를 걷는다. 상가 소류지 이후로 고실치 고개로 이어지는 길은 경사도가 점점 급해진다. 표지판에는 고실치 고개가 등장하지만 남파랑길은 자동차 도로가 지나는 고실치 고개로는 가지 않는다. 이 길 주위로도 다랭이 밭이 있었던 모양인데 이곳의 농지들은 묵힌 지 오래되어 덩굴과 잡초들이 우거진 풀숲이 되었다. 계곡 깊은 곳이라 큰 농기계가 들어올 수 없으니 그런 모양이다. 개인적으로 봄이면 개나리 꽃을 보아야 한다. 왜 그럴까? 하며 내 머릿속을 뒤졌을 때 희미하게 남아 있는 것은, 의외로 미아리 고개다...
기왕산 자락을 통해 임진성을 오르는 남파랑길 44코스는 기왕산 반대편 배당 소류지 쪽으로 내려와 남구 마을과 북구 마을을 통과하여 상가리 상가 소류지를 지나며 본격적으로 천황산 임도 걷기를 시작한다. 산 입구에 세워진 한반도 바래길 임진성 코스는 기왕산을 한 바퀴 돌아오는 방식이지만, 남파랑길은 거의 직선으로 산을 가로질러 올라간 반대편으로 길을 내려간다. 휴일인데도 인적이 없다. 우리만 조용하게 걸을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오르막을 헉헉 거리며 올라가야 하지만 기왕산의 높이가 105미터이니 조금 힘들다 싶으면 오르막길은 끝이 난다. 남파랑길 표식과 리본을 따라 숲 속 길을 조심히 찾아간다. 얼마간의 숲 속 오솔길을 지나면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임진성을 만난다. 민관군이 하나가..
평산항을 출발한 남파랑길 44코스는 평산리를 감싸고 있는 망기산(341미터) 아랫 자락을 돌아 임진성 입구에 이른다. 매립지에 세워진 골프장을 돌아가는 길이다. 충효라는 비석이 세워진 평산 1리 마을 회관을 뒤로하고 평산 마을 안쪽으로 길을 잡는다. 켜켜이 쌓인 마을 담장을 보니 평산 마을의 유서 깊은 역사가 느껴지는 듯하다. 다랭이 논을 만들듯 집터를 만드는 것도 비슷했던 것인지, 아니면 마을이 커지면서 다랭이 논에 집을 지은 것인지 모를 일이다. 평산 1리를 출발했던 남파랑길 44코스는 이제 평산 2리로 들어선다. 마을 언덕에서 바라본 평산 마을의 모습은 해무 덕택에 마치 히말라야 산중 마을을 보는 느낌이다. 마을 언덕에서 만나는 풍경에는 선명함은 없지만 대신에 신비로움이 스며들었다. 해무 덕택에 해..
삼여도 해변을 떠나 숲길로 들어간 남파랑길은 해안 숲길을 벗어나면 숲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유구항에 도착한다. 유구 방파제 이후로 잠시 숲길을 돌아 다시 해안으로 나오면 인근 펜션에서 하룻밤 휴식을 취했다가 해안길을 거쳐 평산항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삼여도 해안에서 시작한 거친 길은 언덕 위로 올라서면 끝나고 평이한 숲길이 이어진다. 삼여도 해변에서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갯바위 위의 낚시꾼들의 수다 소리가 고요한 숲을 울린다. 해무가 가득하여 먼바다가 보이지 않는 잔잔한 바다에서 낚시를 하면 호수에서 민물낚시를 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잡초가 우거진 다랭이 밭을 지나면 넓은 숲길을 만나서 길을 이어간다. 어둑어둑해진 숲길을 말없이 걷는다. 저녁 6시가 지나는 시각, 숲길을..
하루 종일 해무와 숨바꼭질하는 가운데 남파랑길 43코스는 사촌 해수욕장에서 다시 짙은 해무 속에 잠긴다. 사촌 해수욕장을 떠나면 잠시 남면로 도로변을 걷지만 이내 해안 숲길로 들어가 삼여도 해안에 이른다. 약간은 험한 구간이므로 튼튼한 신발을 착용할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모래해변을 가진 사촌 해수욕장은 깔끔한 해변도 인상적이었지만 울창한 송림 앞으로 크지 않은 도로가 지나는 것도 독특했다. 이렇게 좋은 해수욕장에 아직은 상업화의 물결이 출렁거리지 않고 있는 모습도 좋았다. 우람한 소나무들이 우거진 해안에서 신발을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유명 해수욕장과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결코 작지 않은 사촌 해수욕장에도 해무를 뚫고 석양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바라본 사촌 해수욕장의 ..
항촌 마을에 도착한 남파랑길은 활처럼 휘어진 해변을 걸어 선구항으로 이동하고 마을 뒤편 작은 산을 넘어서 사촌 해수욕장에 닿는다. "항촌 마을로 오시다"라는 안내판에서 시선을 끄는 내용은 전국 최대의 감성돔 낚시터라는 소개와 "깨자갈 몽돌 연안"이라는 소개였다. 최고의 낚시감이라는 감성돔의 전국 최대 낚시터라니...... 문외한에게는 오호! 그렇구나 하는 반응이지만 해안으로는 캠핑카도 여럿이었고 바다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분들도 여러분 계셨다. 사람이 아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 구경도 할 수 없는 한적한 해변도 아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활기찬 해변이었다. 안내판의 깨자갈 몽돌이라는 소개는 아주 작은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라는 말이다. 이곳은 모래 해변은 아니고 아주 작은 자갈과 조금 큰..
가천 다랭이 마을을 떠난 남파랑길 43코스는 잠시 도로변을 걷다가 도로변으로 즐비한 펜션들을 바라보며 선구리 마을 위로 이어지는 응봉산 아랫 자락의 숲길을 걸어 펜션 단지인 빛담촌에 이르고 도로를 가로질러 항촌 마을로 내려간다. 주말을 맞아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다랭이 지겟길 입구에서 남파랑길 43 코스를 시작한다. 사람에 치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날이 더 풀려 상춘객들이 몰려들면 해초와 나물을 파는 동네 아주머니들은 장사가 더 잘될는지 모르겠다. 지게를 지고 모도 나르고 참도 나르던 다랭이 논의 지겟길은 이제 관광객들의 산책길이 되었다. 봄농사 준비로 분주했을 다랭이 마을은 카페와 산책하는 관광객들로 분주하다. 심지어 농사 준비로 바쁠 동네 어르신들은 마을 입구부터 촘촘하게 밀려 들어온 차량을 통제하..
남파랑길 42코스는 홍현 해우라지마을에서 가천 다랭이 마을까지 환상적인 해안 숲길이 이어진다. 다랭이 밭 사이로 이어지던 길은 앞으로 약 2.5Km가 해안 숲길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본격적으로 해안 숲길 걷기를 시작한다. 걸어보면 트레킹화와 등산 스틱을 권장한다는 표지판의 말에 공감이 되는 경로이다. 조금은 험하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는 코스다. 해안 숲길 초반부터 길 아래로 보이는 해안 바위 절벽이 "조심해라! 기대가 되지!" 하고 근엄하게 으름장을 놓는 것 같다. 앵강만 건너편의 해안 숲길에서도 전혀 예상치 못하게 만난 해안 절벽길에 다리가 후들거린 적이 있었었다. 그때의 아찔했던 기억이 슬그머니 다가온다. 남파랑길과 남해 바래길이 나란히 새겨진 표지를 따라 오르락내리락 숲길을 이어간다. 길은 잠시 도..
남해군 남면으로 접어든 남파랑길 42코스는 두곡 월포 해변을 지나면 언덕 위 다랭이 밭 사이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서 석교리를 지나 홍현리 해안으로 내려가고 홍현리에서 잠시 도로를 따라 걷다가 다시 해안길로 홍현 해우라지 마을에 이른다. 동해 바다였으면 파도가 몽돌을 씻으며 내려가는 몽돌 소리라도 들렸을 텐데 해무가 짙게 깔린 잔잔한 남해 바다에서는 자갈과 물의 흔적만이 보일뿐이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호수 같다. 해무가 없었다면 앵강만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보면 걸었을 테지만 보이는 것은 송림 우거진 깔끔한 해변 산책로와 몽돌 해변, 모래 해변이다. 해무 속에서 이곳에 캠핑하러 나온 사람들을 만나면 왠지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해무가 잔잔한 바람을 타고 바다에서 육지로 몰려오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
남해 앵강 다숲길과 함께 하고 있는 남파랑길 42코스는 독특한 분위기의 미국 마을을 지나 임도와 숲길로 송등산 아랫 자락의 용소리를 걷는다.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를 지나면 남면 당항리로 접어들면서 월포 해변에 닿는다. 미국 마을의 전경은 집집마다 나름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미국의 고급 주택 단지를 보는 느낌을 준다. 앞서 방문했던 독일 마을과 비교하면 상업성의 파고가 이곳까지 밀려들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많지 않으니 한적한 느낌이다. 22 가구의 주택과 민박형 펜션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단출하다. 남파랑길은 미국 마을 위쪽의 수로를 따라 길을 이어간다. 북쪽으로는 호구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남쪽으로는 앵강만 바다와 김만중의 노도를 바라볼 수 있는 곳, 마을 위로는 용문사 계곡이 있고 마을에 작은 저수지..
진주에서 하룻밤을 쉬고 남해 터미널을 거쳐 "금평" 정류장에 버스를 내렸다. 다시 시작하는 남해 걷기는 신전 마을 해변을 돌면서 내륙으로 들어가 호구산 군립 공원을 향해 산을 오르다가 호구산 아랫 자락의 임도를 걸어 미국 마을에 이른다. "금평" 버스 정류장에 내려 남파랑길 42코스의 시작점인 남해 바래길 탐방 안내 센터로 가는 길은 해무가 가득하다. 봄 농사를 준비하는 분주함이 느껴지는 3월 중순의 남해는 이른 아침의 서늘함과 봄기운이 공존하는 분위기다. 앵강만, 앵강다숲 마을의 이름에 들어가는 꾀꼬리 앵(鶯)가 워낙 인상적이어서 인터넷에 실제 꾀꼬리의 모습을 찾아보니 참새목 꾀꼬리과로 4월 무렵에 우리나라를 찾는 여름 철새라고 한다. 이름과 소리만큼이나 노란색의 특이한 몸체를 가졌다. 꾀꼬리 소리를 ..
천하 몽돌 해변에서 시작한 남파랑길 41코스는 서포 김만중의 노도로 건너갈 수 있는 벽련항과 원천항을 지나 앵강만 가장 안쪽에 위치한 앵강 다숲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노도로 향하는 여객선이 남기는 벽련항의 흰 물결을 뒤로하고 앵강만 안쪽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바다 건너편으로는 남면의 설흘산이 존재를 뽐내고 있다. 원천포구로 향하는 길, 도로변을 걷기 시작하며 남해 바래길은 어김없이 한 줄 서기를 안내하고 있다. 서포 김만중은 서포 밥상을 받아 보았을까? 하는 우스개 상상도 해본다. 도로변을 걷는 길, 도로변에는 녹나무가 푸른 잎을 견디고 있다. 상록 활엽수가 겨울에도 잎을 견디고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남해라서 가능한 모습일 것이다. 길은 남해군 상주면에서 이동면으로 넘어간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대량 마을과 소량 마을을 거쳐 두모 마을에 도착한 남파랑길 41코스는 두모 마을의 해변을 돌아 진등산 자락의 숲길을 걸어 노도로 건너가는 배를 탈 수 있는 벽련 마을에 이른다. 남파랑길 걷기에서 반가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버스 정류장이다.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장소 인근이야 가끔씩 벤치도 있고, 화장실도 있지만 그 외의 구간에서는 적절한 쉼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가끔씩 위로가 되어 주는 공간이 바로 시골의 버스 정류장이다. 동네 어르신과 자리를 두고 고민할 일도 없다. 가끔 의도치 않게 친절한 버스 기사님이 아는 척하실 때 조금 민망한 것은 사실이다. 두모 마을 정류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마을길을 통해 길을 이어간다. 두모 마을로 내려가는 가..
아름다운 미항 여수를 지나고 광활하고 환상적인 순천만을 지나온 남파랑길 걷기는 어느덧 순천을 지나고 보성군 벌교로 들어간다. 여수 가서 돈자랑하지 말고 벌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벌교를 이번에 간다. 벌교는 꼬막으로도 유명하지만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기도 하다. 평소 같으면 먼 거리를 이동하므로 4일 정도의 여정으로 일곱 여개의 코스를 걷는 게 보통이었지만 이번에는 직장을 잠시 쉬고 있는 딸이 동행하므로 이틀간 두 개의 코스만 걷기로 했다. 어렵지 않지만 두 코스 모두 20Km가 넘는 긴 거리로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일에도 매진이 많은 구간인데, 다행히 천안에서 순천까지 이동할 수 있는 기차 편을 예매할 수 있었다. 요즘은 무궁화호에서도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어서 긴 여..
천황산 자락의 숲길을 걸어온 남파랑길 41코스는 구운몽의 김만중이 생을 마감한 노도를 바라보며 대량 마을, 소량 마을을 지나 오지방 고개를 넘어서 두모 마을에 이른다. 이제는 남해 읍내를 향해 북쪽으로 이동한다. 대량동 마을 입구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소나무 숲 아래로 깎아지른 바위 절벽, 새파란 바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끝자락에 외롭게 서 있는 소치섬, 바다색과 겨우 구분이 되는 하늘과 수평선까지 훌륭하다. 적막함을 깨며 하얀 물결을 남기고 지나가는 어선 한 척의 모습도 귀중한 풍경의 일부다. 대량동 마을 언덕배기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은 아늑하게 자리 잡은 대량동 마을 앞으로는 노도가 그 뒤로는 남해군 남면의 설흘산이 우뚝 서있는 모습이다. 마을 안으로 관통하는 길이 있지만, 남파..
하룻밤 휴식을 취한 우리는 2월의 마지막날을 상주 은모래 해변에서 시작하여 어제저녁 공산과 비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은 것처럼 유망산, 산불암산, 천황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걸어 대량동 마을에 이른다. 어제 휴식을 취한 곳은 소빈 펜션이었다. 어둑해져 숙소에 도착했더니 주인도 없고 건물 전체가 캄캄해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다. 주인과 통화하며 방을 찾아간 독특한 경험이 있었던 숙소였다. 다음날 아침 은모래 해수욕장에 나오니 어제저녁에 본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항아리처럼 둥글게 들어와 있는 해변 앞바다에는 목도와 승치도가 자연 방파제처럼 서있다. 깨끗하게 잘 정비된 은모래 해변을 보니 피서철이면 사람들로 넘쳐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안 솔숲도 일품이다. 웬만한 해수욕장에서는 보기 ..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끔씩 리눅스 가상 머신을 설치하다 보면 비슷한 과정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간단한 내용이지만 버추얼박스(VirtualBox)에 리눅스 가상 머신 설치하기를 글로 남겨 놓을까 한다. 1. 버추얼박스(VirtualBox)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기 버추얼박스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https://www.virtualbox.org/에서 다운로드하여 설치한다. 그런데, 이전 버전을 설치하고 있다면 최신 버전으로 설치할 것을 권장한다. 필자처럼 이전 버전을 사용하다가 힘들게 다운로드한 2GB가 넘는 시스템 이미지가 무용지물로 변할 수도 있다. 이전 버전의 버추얼박스로 사용했던 시스템 이미지를 높은 버전의 버추얼박스에서 사용한다고 동작하지 않는 문제는 없다. 필자의 경우 우..
천하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41코스는 천하 몽돌 해변을 지나 금포 마을을 가로질러 해안 산책길을 거쳐 은모래 해수욕장에 닿는다. 1백 미터 내외의 공산과 비산 자락의 해안 산책길을 걷는데 길이 험한 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천하 마을을 가로질러 해변으로 나왔다. 천하 마을 입구에서 남파랑길 40코스를 마무리한 다음에는 원래 계획으로는 오늘 하루에 걸었던 거리가 워낙 길었으므로 버스를 타고 은모래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가 다음날 다시 버스를 타고 이곳에 와서 41코스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계신 옆지기께서 그냥 가보자고 하신다.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닥칠 미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저 평탄한 길이겠거니 했다. 동네 가게에서 생수를 사면서 주..
내산 저수지를 지나 편백 나무 숲 사이의 대기봉 임도를 걷는 길은 고도 약 250미터 내외 임도를 통해서 가마봉과 금산 자락 사이에 있는 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어 임도를 한참 내려가면 남해도의 가장 남쪽인 미조면의 해안에 도착하는데 천하 마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편백 휴양림이 있다고 해서 편백나무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임도 인근으로는 커다란 삼나무들도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편백 나무, 삼나무와 함께 소나무 군락, 단풍나무 군락도 있다고 한다. 편백 나무와 삼나무의 비중은 50퍼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삼나무의 수형은 확실히 편백 나무와 차이가 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을 찍으려니 사진을 세워서 찍을 수밖에 없다. 편백 나무와 삼나무를 감상하며, 아! 좋다를 연발하는데, 이번에는 소나무..
꽃내, 화천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던 남파랑길 40코스는 내산 저수지 감싸고돌아 대기봉 임도로 들어선다. 임도로 가는 길에서는 바람 흔적 미술관, 나비 생태 공원 입구, 남해 편백 자연 휴양림 입구도 차례로 지난다. 내산 저수지로 가는 길 우측으로는 내산 마을이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봉촌이라고 부르던 마을이다. 내산 마을 뒤로 병풍처럼 서 있는 산은 남해의 그 유명한 금산(705 미터) 자락이다. 젊은 시절 혼자서 다녀갔던 금산인데 이제는 기억의 조각만 남고 가물가물하다. 서울에서 머나먼 이곳까지 어떻게 왔었는지...... 높은 수로를 따라 시선을 앞으로 두면 드디어 내산 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내산 저수지 바로 앞의 한적한 공원을 지나 이제는 마을길을 통과하여 저수지 우측길을 오른다. ..
물건리에서 시작하는 남파랑길 40코스는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비는 독일 마을을 관통하며 국수산 자락의 언덕을 넘어간다. 언덕을 넘어가면 남해 편백나무 휴양림에서 흘러 내려오는 꽃내라는 별칭이 있는 화천이 계곡에 만들어 놓은 들판을 걸어 남쪽으로 향한다. 물건 마을 정류장 옆에 세워진 남파랑길 표지판을 보고 표지판 앞의 길을 건너 독일 마을로 진입한다. 남해에 들어서면서 만난 남해 바래길 표지판은 이제 남파랑길과 형제처럼 보인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마을 풍경에 왠지 해외여행이라도 온 것 같은 들뜬 느낌이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한글 간판만 없다면 알프스의 북적이는 스키 마을 입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독일은 아니지만 TMB를 시작했던 프랑스 샤모니나 스위스의 마을 풍경을 보는 듯하다. 독일 마을 방문을 환영한..
작년 가을부터 시작한 남파랑길 걷기가 이제 해가 바뀌어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농번기도 앞두고 있고 바쁜 일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걷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지난번에 처음 이용한 서대전역을 통한 기차 이동을 이번에도 사용하려고 한다. 돌아보면 지리산 둘레길 걷기를 위해 이용했던 기차를 타고 구례구를 지나쳐 종점인 여수 엑스포역까지 가는 방법이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순천역을 통해서 서대전으로 이동한다. 지난번에 알아둔 서대전역 인근 무료 공영 주차장에("남파랑길 48~54코스 걷기 계획 세우기" 참조) 자동차를 세워두고 막차로 여수로 이동한다. 퇴근 이후 시간을 감안하면 열차 후보가 많지 않다. 여수역에 도착하면 55코스 시작점인 여수 해양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여수 인 모텔"에서 몇 시간..
둔촌 마을을 지난 남파랑길 39코스는 해안에서 화천천을 따라서 올라간다. 국립 편백 휴양림이 있는 내산 저수지 쪽에서 내려오는 하천이다. 독일 마을을 지나면 40코스에서도 화천천의 하천변을 따라 걷을 예정이다. 화천천의 하천변을 걷던 길은 동천 마을 쪽으로 좌회전하여 동천리 마을길을 통해 고개를 넘어 물건 해수욕장에 도착하고 이후에 다시 오르막길을 올라 독일마을 입구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마을 전체가 특색 있게 빨간 지붕이었던 둔촌 마을을 뒤로하고 건널목을 건너 다시 해안에서 길을 이어간다. 마을 앞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것은 어제 우리가 걸었던 창선도다. 넓은 갯벌이 있어 갯벌 체험도 있는 마을이다. 마을 끝부분까지는 데크길이 설치되어 있었다. 독일 마을 표지판이 등장했다. 하천변과 마을길을 걷는 남..
창선도와 남해도 사이의 환상적인 죽방렴 풍경을 보면서 남해도로 넘어온 남파랑길은 남해도의 우측 하단에 있는 삼동면을 먼저 걷기 시작한다. 시계 방향으로 남해도를 돌아간다. 오늘은 39코스와 40코스에 이어서 41코스 일부도 걸어야 하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창선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바로 삼동면 사무소가 위치하고 있는데 길은 해안으로 나가서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서 죽방렴도 지나고 전도 마을을 지나 둔촌 마을에 이른다. 남파랑길 39코스는 남해 바래길 6코스 죽방멸치길과 함께 걷는다. 39코스는 삼동면 사무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해안으로 나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건너온 창선교를 바라보며 해안으로 나간다. 창선교 위에서 바라보는 죽방렴 풍경은 정말 일품이었다. 지족항의 포구를 지나가는 길..
장포 마을 이후 원래의 남파랑길이라면 임도로 갔어야 했지만, 입구를 놓쳐 흥선로 해안도로를 걸은 우리는 길을 놓친 아쉬움은 있었지만 해안도로 완만하게 내려 도로에서 보는 훌륭한 경관에 감탄하며 길을 이어간다. 길은 부윤 2리를 지나서 원래의 남파랑길과 합류하여 추도를 거쳐서 당저리로 넘어간다. 당저리 마을을 빠져나온 이후로는 동부대로 도로변을 걸어서 창선교에서 여정을 마무리한다. 넓은 갓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니 부윤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윤리 마을 앞에 자리한 구도와 추도 섬도 눈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분위기의 부윤 2리를 지나 해안선을 따라 부윤 1리 방향으로 이동한다. 물이 빠진 부윤리 앞바다를 보니, 물이 들어와도 큰 배는 들어오지도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바로 구도까지는 손에 닿을..
적량 해비치 마을에서 남파랑길 37코스를 끝낸 우리는 바로 이어서 38코스 걷기를 이어간다. 원래는 해안 도로를 걷다가 장포항에서 장고개를 거쳐서 남방봉 자락의 임도를 걷지만, 풍경을 감상하다가 임도로 들어가는 입구를 놓치는 바람에 흥선로 도로를 계속 걸었다. 길은 부윤리 마을에서 합류한다. 마을 전체가 동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서 아침부터 오후까지 햇살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적량 해비치 마을에는 요트 계류장도 있었다. 포구 한쪽에서 요트를 뭍으로 끌어올려서 직접 정비하고 있는 젊은 커플이 있었는데, 자신 시간과 돈과 열정을 쏟는 방법도 다양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간다. 이제 적량 해비치 마을을 떠나 대곡 마을을 향해서 해안길로 남파랑길 38코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해가 지기 전에 38코스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