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인도 첸나이. 첸나이는 델리, 콜카타, 뭄바이와 함께 인도의 대표적인 도시 중의 하나이다. 인도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있었지만 막상 인도 현지로 떠나려 하니 마침 터진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싱숭생숭한 기분이다. 다행히 작년 말,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2019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걷기 종합편" 참조)을 다녀온 덕분에 힌두 문화권에 대한 적응이 생소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설레임과 함께 내게 무엇이 닥쳐올지 모르는 두려움을 숨길 수는 없다. 거의 자정이 다되는 시각에 출발하는 비행기인 까닭에 밤 9시가 넘는 시각에 1터미널 장기주차장에 도착했는데 항상 꽉꽉 차있던 주차타워에도 자리가 있었다. 둘이서 경차로 이동하여 장기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면 고속도로도 주차비..
최근 인도 첸나이에 있는 동생집에 다녀올 일이 있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경유하는 항공편을 에어아시아를 통해 예약했는데 인도 체류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인도에서의 마지막 잠을 청하고 깊이 잠이 들었는데 옆지기가 급하게 나를 깨우는 것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이 취소되었다고 메일 왔다는 것이었다. "긴급: 에어아시아 항공편 결항 통지"라는 제목의 메일 보니 그저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입국 금지가 벌어지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을 졸이고 있었는데 출발 하루 전에 결항 통지라니 그저 허망한 마음뿐이었다. 메일 내용은 챗봇을 통한 환불 요령에 대한 안내일 뿐이었다. 기존 항공편 대신 어떤 수단으로 한국에 갈 수 있는지..
인도 첸나이에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동생을 만나러 갈 겸 인도 첸나이 걷기도 할 겸 인도 첸나이를 방문하는 계획을 세웠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기 오래전에 쿠알라룸푸르에서 환승하는 항공편을 예약해 놓은 까닭에 이 계획을 취소해야 하나? 아니면 계획대로 밀고 나가야 하나? 고민을 했었다. 이제 와서 항공편을 취소하면 많이 받아야 70%를 환불받고, 그나마 환승편은 환불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많은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동생에게 다녀올 기회가 많지 않으므로 계획대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 한국 출발 한국 출발 전 꼭 확인해 두어야 할 사항은 인도 입국 비자인데, 한국어로 된 신청 대행 사이트도 있기는 하지만 필자의 경우 https://indianvisaonline.gov..
한국어로 된 신청 대행 사이트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운용하는 사이트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https://indianvisaonline.gov.in/evisa/에서 30일짜리 비자를 25불에 발급받았다. 실제로 e-Visa를 받아 보니 비자 신청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필요한 내용을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 각 입력 항목에서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몇 분 내에 비자 신청을 간편하게 완료할 수 있다. 공식 사이트인 https://indianvisaonline.gov.in/evisa/에 들어가서 하단에 여러 버튼이 있는데 [Sample e-Visa Application]을 클릭하여 입력할 내용을 미리 준비한다. 중간에 선택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 공항버스 예약 쿠알라룸푸르를 환승지 또는 경유지로 여행하면서 레이오버(24시간 이내로 머무는 경우)하는 경우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방법은 공항 철도, 공항버스, 전용 차량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공항 철도가 공항버스보다 시간은 30분 정도 빠르지만 가격은 3.5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우리는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https://www.klook.com/activity/21521-shared-bus-transfer-klia-sentral-kuala-lumpur/ 사이트에서 예약을 진행했다. 예약 방법은 먼저 버스를 탈 날짜를 선택하고 공항에서 시내(KLIA2 to KL Sentral)인지 아니면 공항으로 오는 것인지 방향을 선택하면 인원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나오는데 해당 인원수를 맞추고 ..
인도 첸나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 여정은 오전에는 첸나이 시내의 한인 교회를 방문하고 리틀 마운트 교회와 성 도마 산을 방문하는 것으로 인도 첸나이의 여정을 모두 끝낼까 한다. 첸나이의 한국 교민은 각 기업에서 파견 나온 주재원이 많다고 한다. 4,500여 명이라고 하는데 해외 교민들에게 커뮤니티 형성의 중심은 뭐니 뭐니 해도 교회가 아닌가 싶다. 평소에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 조차 사람을 만나기 위해 교회를 출석할 정도이니 교회가 커뮤니티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첸나이에도 한인 교회가 두어 개 있는데 그중에 첸나이 한인 교회를 다녀 오기로 했다. 주일 예배는 1부가 오전 9시, 2부가 10:30이라 한다. 예배 이후 식사까지 하고 나오면 될듯하다. 첸나이 한인 교회를 떠나면 도..
인도 첸나이 걷기 4일 차는 마리나 비치 지역을 중심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당과 사원들을 방문하고 마리나 해변을 걷는 여정이다. 4일 차 여정은 루스 교회(Luz Church, Shrine Of Our Lady of Light, http://www.luzchurch.org/)에서 시작한다. 루스 교회는 1516년에 세워져 5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성당으로 첸나이에서는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일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라고 한다. 흰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바로크 양식의 포르투갈 성당이다. 루스 교회를 방문한 다음에는 성당 길 건너편에 있는 나지슈와라 라오 공원(Nageshwara Rao Park, 오전 5:00~11:00, 오후 3:00~8:00)으로 향한다. 나무가 우거져..
인도 첸나이 걷기 3일 차는 애드야(Adyar) 및 티루반뮤르(Thiruvanmiyur) 지역을 걷고 팔라바람(Pallavaram)지역에서 열리는 금요 시장을 들르는 여정이다. 3일 차 여정의 시작은 신지학협회(The Theosophical Society, https://www.ts-adyar.org/, 토,일 휴무, 오전 8:30~10:00, 오후 2:00~4:00)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신지학이라고 하면 생소하지만 뉴에이지 운동을 시작한 기관이고 신비주의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다양한 종교가 만들어진 기반이라고 하면 조금은 감이 올듯하다. 이들의 논리나 사상에 깊이 들어가기보다는 애드야 강(Adyar River)과 해변 사이에 위치한 넓은 자연환경을 누리는 산책이 주목적이다. 그린 게이트로 들어갈..
인도 첸나이 걷기 2일 차는 조지 타운(George Town)을 중심으로 걷는데 조지 타운의 남쪽인 성 조지 요새(Fort St. George) 앞에 있는 성 조지 요새 사무국 공원(Secretariat Park, Chennai)에서 시작한다. 성 조지 요새 사무국 공원은 요새의 길 건너편에 2009년에 조성된 공원으로 주차장이 있으므로 이곳에서 주변 걷기를 시작하면 딱일 듯하다. 성 조지 요새 사무국 공원을 따라 남쪽을 향해서 걷다 보면 공원 끝에서 교차로를 만나는데 교차로에서는 대영제국의 왕이자 인도의 황제였던 조지 5세(King George V)의 청동상과 함께 승전 기념물(Victory War Memorial)을 만날 수 있다. 세계 1, 2차 대전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이었는데 ..
인도 첸나이(Chennai)에 무사히 입국해서 하룻밤을 잘 보냈다면 첸나이 걷기 1일차는 에그모어(Egmore)와 코담바캄(Kodambakkam) 지역 걷기로 박물관, 기차역, 공원을 통해서 인도를 제대로 만나보는 날이 되지 않을까 한다. 첫 일정은 첸나이 정부 박물관(Government Museum Chennai, http://www.govtmuseumchennai.org/museum/)으로 개장 시간은 09:30~16:30이고 금요일 휴무다. 판테온 로드(Pantheon Road)에 위치하고 있고 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 협소하다는 말이 있다. 주차비는 3시간 20루피를 냈다는 사람이 있었다. 출근시간 교통과 개장 시간을 감안해서 출발한다. 1851년에 개장한 첸나이 정부 박물관은 인도의 4대 박물관 ..
여행을 다녀온 다음에 대통령이 우리가 경유지로 들렀던 중국 청두를 방문한 이벤트도 있었고 우리가 다녀온 곳에서 교사들의 안타까운 소식도 들려왔던 특별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걷기 트래킹 기록을 총 정리해본다. ■ 1일 차 ■ 분주함과 한가함 사이에 떠나는 히말라야 트레킹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여행기 1 ■ 중국 청두 가는 길, 오십에 배우는 하나, 둘, 셋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여행기 2 ■ 히말라야 트레킹 첫날밤 청두 환승 호텔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여행기 3 ■ 2일 차 ■ 대낮에 떠나는 비행기 여행, 중국 청두에서 카트만두까지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여행기 4 ■ 네팔 입국과 TIMS, ACAP 발급기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여행기 5 ■ 카트만두 시내 걷기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KTM)을 이륙한 에어차이나 비행기는 기수를 돌려 중국 청두로 향한다. 땅 위에 펼쳐진 집들이 레고 블록처럼 보인다. 카트만두 인구가 320만 명이라 하니 정말 엄청난 규모다. 물이 풍부한 계곡이라 하더라도 급격하게 진행되는 도시화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네팔도 안녕이다. 타멜 거리에서 구입했던 책을 읽고 있었는데 창밖으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중국 청두에서 카트만두로 넘어올 때 누렸던 풍경이지만 다시 만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풍경이다. 옆지기를 콕콕 찔러 몇 컷을 남긴다. 이런 풍경을 만날 때면 창가 자리가 얼마나 감사한지, 옆 자리에서 고개를 빼들고 창 밖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괜히 미..
네팔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다. 한국에서 계획한 일정대로 진행되었다면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오는 야간 버스에서 내려 몽롱한 상태로 카트만두 시내를 터벅터벅 걷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트래킹을 시작하며 아낀 하루 덕택에 상상치도 못했던 여유를 누리고 있다. 어제 새벽 얼리 체크인한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러 나오니 이곳에서 오래 머물고 있는 것과 같은 익숙함이 있다. 아침 식사는 어제저녁 대장금 한식 식당에서의 식사가 워낙 만족스러워서 다시 한식을 먹을까 했는데, 식당 문을 열지 않았다.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영업한단다. 결국 빵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어제 갔었던 핫 브레드(Hot Breads)가 아닌 다른 집을 찾아 나섰다. 타멜에서는 그 역사가 오래된 펌퍼니클 베이커리(Pumpernic..
탈레주(Taleju Temple) 사원 앞에서 더르바르 광장 쪽으로는 길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외국인은 1,000루피를 내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던 우리는 더르바르 광장, 카스타만답(Kasthamandap), 마루 거리(Maru Tole), 쿠마리 과(Kumari Ghar) 등을 포기하고 양모 제품을 많이 판매한다는 프리크 거리(Freak Street)로 향했다. 위의 지도처럼 돌아서 가야 했는데 지도에서 목욕탕 표시가 있는 곳이 거리를 지나는 외국인에게 1,000루피를 받는 장소였다. 1930년대 네팔의 총리였던 주다 샴세르(Juddha Shamser)의 동상 뒤로 가면 더르바르 광장으로 갈 수 있는데 이곳도 외국인들은 거리 통행료 1,000루피를 내야 하는 곳이다. 주다 샴세르는 동상의 ..
한국에서 세운 트래킹 계획대로 걸었다면 지금 쯤은 톨카를 출발해서 한참 산중을 걷고 있을 텐데, 톨카부터 담푸스까지 걷기는 어제 끝냈고 오늘은 여유 있는 아침 식사를 끝내고 시간에 좇기지 않는 카트만두 걷기에 나서고 있다. 트래킹 첫날 우연히 얻어걸린 로컬 버스 타기는 하루라는 귀중한 시간을 벌어 주었고, 오늘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어제저녁 포카라에서 머물지 않고 야간 버스 일자를 바꾸어 카트만두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우연히 얻어걸린 행운이었다. 아무래도 야간 버스의 피곤이 몸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샤워도 하고 휴식과 여유로운 식사 했으므로 오늘도 가볍게 시내 걷기를 하기로 했다. 시내에서 멀리 까지 갈 수는 없고 안전하게 원래 내일 야간 버스에 내려 걷기로 했던 여정을 오늘 소화하기로 했..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오는 야간 버스는 타멜(Thamel) 입구 큰길에서 우리를 내려 주고는 미련 없이 제갈길을 간다. 피곤이 수면제라고 포카라에서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야간 버스에서의 긴 시간은 비행기만큼의 안락함은 아니었지만 나름 꿀맛 같은 휴식시간이었다. 어제 톨카부터 담푸스까지 걷고 또 포카라 시내를 걸어 다녔던 피곤함이 야간 버스에서의 휴식으로 풀어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얼리 체크인을 받아 주는 호텔을 찾아가는 발걸음만은 가벼웠다. 정해 놓은 숙소가 없으니 골목길에서 보이는 숙소 중에 깔끔하고 비싸지 않은 숙소가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새벽 5시를 바라보는 시각 어두컴컴한 타멜(Tahmel) 골목은 지난밤의 화려한 여흥이 가시지 않은듯 고요한 가운데서도 조금은 들뜬 분위기가 아닌가 ..
몇 시간 동안 머물렀던 포카라의 호텔 UNI를 떠나면서 옆지기에게 저녁 식사 메뉴를 물어보았다. 한국에서 여행을 계획할 당시만 해도 무사히 산행을 끝내고 포카라로 돌아오면 나에게 스스로 상을 준다는 의미의 저녁 식사를 할 생각이었다. 넉넉한 예산으로 한국 식당에서 거나한 저녁을 먹거나 스테이크 집에서 고기를 썰어볼까 하는 생각이었다. 길을 찾아가야 하는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옆지기가 호응만 하면 바로 실행될 일이었다. 그러나, 옆지기는 조금 생각하더니 배도 고프지 않고 일단 야간 버스 타는 곳 근처로 가서 패스트푸드 점이 있으면 먹자고 한다. 길을 찾아가야 하는 부담은 덜었지만 과연 야간 버스 타는 곳 근처에 가면 마음에 드는 식당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그렇지만, 옆지기의 말을 따라서 어둠이..
산행을 무사히 끝내고 담푸스(Dhampus)에서 행운처럼 만난 택시 덕택에 포카라에 오후 2시 20분 정도에 편안하게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ABC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에도 나야풀행 로컬 버스와 간드룩행 로컬 버스를 이어서 행운처럼 만났는데 트레킹을 끝내는 날에도 포카라에서 트래커를 태우고 담푸스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포카라로 돌아가는 택시를 바로 만나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포카라에서의 계획이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페와호 주변을 돌아보고 저녁 식사 후에 야간 버스로 카트만두로 이동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한국 식당을 비롯한 두어 개의 식당 후보를 찾아 놓은 정도였습니다. 야간 버스를 예약해 놓은 날짜도 다음날이었습니다. 일단 버스 예약 날짜를 바꿀 수 있는지 여부가 여정의 중요한 요..
담푸스(Dhampus)에 도착해서 바라보는 안나푸르나 산군의 전경도 여전히 좋습니다. 그사이 구름이 많아졌는데 낮은 구름이 마차푸차레에 걸려 간신히 넘어가는 모습도 장관입니다. 담푸스 입구에는 팀스와 ACAP를 검사하는 체크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사무소 앞에다 배낭을 벗어 놓고 TIMS와 ACAP를 들고 확인을 받으러 들어갔는데 담당하는 아저씨가 조금 우스운 분이었습니다.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등을 묻고 한참 기록을 하더니 밖에 있는 사람이 옆지기라고 하니 노트북에서 뭔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한국 동영상을 보여 주었는데 19금 영화더군요. 숙소에 가서 둘이서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바탕 웃고 나왔지만 다시 생각해도 우스운 아저씨였습니다. 담푸스는 참 큰 마을이었습니다. 하루 ..
포타나(Pothana)에서 팬케이크와 주스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가진 저희는 담푸스(Dhampus)를 향해서 걷습니다. 위의 지도처럼 포타나에서 담푸스까지는 바로 가는 길이 있지만 저희는 전망이 좋다는 오스트레일리안 캠프(Australian Camp)를 거쳐서 가기로 했습니다. 캠프의 뿐만 아니라 캠프에서 보는 산군의 전망이 정말 좋았습니다. 포타나에서 담푸스 방면으로 조금 걸어가면 담푸스로 가는 길과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오늘의 산행 종착지인 페디(Phedi)까지는 2시간 30분, 담푸스까지는 45분, 오스트레일리안 캠프까지는 30분이라는 표지판입니다. 저희는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를 들러서 가기로 했으므로 흙길인 위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로 가는 길은 바닥이..
톨카(Tolka)에서 피탐 데우랄리(Pittam Deurali)에 이르는 길은 어찌 보면 히말라야 트레킹의 마지막 오르막 계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후 여정은 완만한 길을 따라 환상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코스입니다. 오르막 끝에 위치한 피탐 데우랄리의 산장은 네 갈래의 길이 만나는 곳이다 보니 규모도 상당했습니다.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산장 앞에 걸어 놓은 오방색 깃발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룽다(Lungda)와 타르초(Tharchog) 라고 하는데 장대에 붙인 것을 룽다, 만국기처럼 줄에 걸은 것을 타르초라고 한답니다. 이후 펼쳐질 풍경의 예고편처럼 안나푸르나 남봉(7,219m)의 풍경이 끝내 줍니다. 피탐 데우랄리에서 포타나(Pothana)로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산등성이를 따라 숲길을..
히말라야 트레킹의 마지막 산장 숙소였던 톨카(Tolka)의 나마스떼 투어리스트 게스트 하우스(Namaste Tourist Guest House)에서의 아침 식사는 토스트(300 루피)와 핫 초콜릿(150 루피)으로 가볍게 먹었습니다. 숙박비 600 루피와 어제저녁 간식으로 먹은 맥주와 콜라를 포함하여 총 3,150 루피를 지불했습니다. 산장에서의 비용은 한국에서 예상한 범위 이내로 지불되었습니다. 오전 6시 30분이 넘어가는 시각. 이곳에서의 일출 풍경은 어제 일몰 풍경만큼이나 환상적이었습니다. 안나푸르나 남봉 위에 구름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풍경이었습니다. 붉게 타오르는 아침의 태양이 흰구름과 만년설을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최고의 풍경을 누립니다. 히말라야 트레킹의 종지부를 찍는 ..
히말라야 트레킹의 마지막 산장 숙소는 톨카(Tolka)의 나마스떼 투어리스트 게스트 하우스(Namaste Tourist Guest House)였습니다. 숙소 입구의 꽃나무는 이곳만의 특징입니다. 보라색 전체가 꽃은 아니고 가운데 작게 나온 것이 꽃입니다. 부겐빌레아(Bougainvillea)로 보입니다. 길에 붙어 있는 숙소이기는 하지만 널찍한 정원이 아름다운 숙소였습니다. 지도에 보면 텐트도 칠 수 있는 숙소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정말 1인용 텐트가 있었습니다. 주인장의 정원에 대한 자부심은 "지역에서 최고의 정원"이라는 문구에서도 묻어납니다. 이곳에서 배낭을 벗고 쉴 때 숙소를 검토하면서 "지역에서 최고의 정원"이 괜히 과잉 영업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제 눈에는 정원을 정성 스럽게 가꾸기는 했지만 ..
란드룩(Landruk) 끝자락에서 톨카까지는 3Km 내외로 가끔 오르막 산길로도 가지만 대부분은 완만한 큰길을 걷습니다. 지도에서 보듯이 중간에 큰길과 작은 산책로가 갈라졌다 만났다 하므로 어떤 길을 선택해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산책로로 가면 거리가 조금 짧아질 뿐입니다. 란드룩에서 톨카로 가다가 뒤를 돌아보면서 만난 환상적인 풍경입니다. 페디나 칸데에서 트레킹을 시작하여 란드룩을 거쳐 촘롱으로 가는 트래커들이 트래킹 초반에 누릴 수 있는 전경이겠지요. 트래킹 초반에 이런 풍경을 만나니 이후 일정이 얼마나 설레었을까요? 촘롱에 가까이로 가면 볼 수 없는 풍경을 이곳에서 누립니다. 란드룩으로 오는 길을 찾지 못하고 간드룩에서 그냥 포카라로 빠졌으면 저희는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힘들..
란드룩에 들어서며 계곡 건너편의 간드룩으로 올라가는 길을 바라보면서 트레킹을 시작했던 때의 감회에 잠시 젖어 있었지만 톨카까지 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마을길을 따라 본격적인 오르막 길이 시작됩니다. 저분들도 이곳을 통해서 하산하는 모양입니다. 란드룩 직전 다리에서 만난 커플은 에너지가 넘칩니다. 란드룩 직전 계곡을 건너는 다리는 출렁다리가 아니라 트러스 인도교였습니다. 트러스교는 한강 철교처럼 삼각형 형태로 무게를 지탱하게 만든 교량을 말합니다. 기차가 다니는 트러스교는 여럿 보았지만 사람과 당나귀 전용의 트러스교는 처음입니다. 그리고 ABC 트레킹 경로에서 대부분의 다리는 출렁다리이지만 트러스교는 이곳이 유일했습니다. 란드룩을 통해서 톨카로 가는 길은 마을 길을 가로질러가야 합니다. 11월이지만 노란..
촘롱에서 톨카로 가는 저희는 지누단다 출렁다리에서 뉴 브리지와 시와이 방면으로 길을 잡아야 했지만, 길을 잘못 들어서 간드룩 근처까지 갔었습니다. 다행히 현지분들을 통해 문제점을 알게 되었고 네팔 학생의 도움과 행운의 길 찾기 덕분에 시와이로 가는 경로에서 히말 파니(Himal pani)로 건너와서 원래의 여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렁다리를 통해 모디강(Modi River)을 건너서 뉴 브리지 쪽으로 내려오는 경로와 합류합니다. 다리 건너편의 히말 파니 마을은 무슨 동화에 나오는 마을처럼 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한쪽 뒤로는 멋있는 폭포가 있습니다. 출렁다리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남봉과 모디 강의 모습입니다. 절경이 따로 없습니다. 출렁다리에서 강 하류 쪽을 바라본 모습..
지누단다에 도착하면 트레커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287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출렁다리입니다. 엄청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워낙 다리가 길다 보니 다리 자체로도 내리막과 오르막이 있었습니다. 아래가 뻥 뚫린 철제 다리는 비가 올 때면 미끄러워서 공포감이 극대화되겠구나 싶었습니다. 트래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현지인들을 위한 다리인 만큼 다리의 이용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짐을 나르는 당나귀도 있습니다. 다리 앞에 있는 표지판이 인상적입니다. 당나귀가 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는 멈추어서 당나귀가 다리를 모두 건널 때까지 기다리라는 안내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다리를 건너다가 다리 중간에서 당나귀를 마주치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아슬아슬한 장면입니다. 실제로 나귀를 모는 마부는 사람이 없을 때를 골라 당나귀들을 ..
노천 온천이 있는 지누단다(Jinu Danda)를 거쳐 톨카(Tolka, 1,700m)까지 걷는 10Km가 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촘롱을 떠나 지누단다까지 내려가는 길은 700미터의 고도를 내리는 급한 내리막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을 걸어 올라가지만 저희는 내려가기만 하네요. 이 길을 올라간다면 진을 빼는 코스겠지만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 앞은 간드룩, 지누단다, 시누아 및 촘롱으로 갈라진 삼거리로 첫날에는 시누아로 향했었죠. 이제는 지누단다, 지누 온천을 향해서 걷습니다. 고도를 700미터가량 하강시키는 급경사이다 보니 초반부터 아찔한 계단의 연속입니다. 이 계단이 오르막이 아니라는 점이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무릎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
촘롱으로 가는 길, 킴롱 계곡으로 가는 길, 지누단다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위치한 헤븐 뷰 게스트 하우스(Heaven View Guest House and Restaurant)는 촘롱에 도착한 첫날에도 촘롱을 떠나는 날에도 이틀 밤을 묵게 된 산장이었습니다. 주인장도 부엌에서 요리하는 분도 데스크를 담당하는 분도 모두 여성인 그런 숙소였습니다. 항상 노래하면서 즐겁게 데스크를 보고 있던 주인장의 딸은 숙소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방을 저희에게 내주었습니다. 5시를 바라보는 시간에 방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2층에 있는 방이었는데 방 열쇠를 찾아주고 돌아가는 주인장 딸내미에게 혹시 백숙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4천 루피가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거의 3일간 설사 복통으로 고생했던 몸 회복을 ..
뱀부에서 촘롱까지는 9.19Km로 시누아까지는 무난하고 시누아에서 촘롱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지난 다음 촘롱을 오르는 오르막이 고비입니다. 몸의 땀을 내고 수분을 공급하며 중간중간 간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다 보니 복통과 설사 이후로 최악으로 치닫던 몸 상태는 차츰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산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죠. 뱀부에서 시누아로 하산하는 길에도 가끔씩 오르막 계단을 만납니다. 올라갈 때만큼 오르막 계단이 지루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긴 내리막 계단을 천천히 걷다 보면 와! 어떻게 우리가 이 계단을 올라갔을까? 하면서 며칠 사이의 일로 감회에 젖습니다. 저희 ABC 트레킹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의심, 아니 확신의 지탄을 받았던 계곡물을 다시 만났습니다. 촘롱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