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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트레킹의 마지막 산장 숙소는 톨카(Tolka)의 나마스떼 투어리스트 게스트 하우스(Namaste Tourist Guest House)였습니다. 숙소 입구의 꽃나무는 이곳만의 특징입니다. 보라색 전체가 꽃은 아니고 가운데 작게 나온 것이 꽃입니다. 부겐빌레아(Bougainvillea)로 보입니다.
길에 붙어 있는 숙소이기는 하지만 널찍한 정원이 아름다운 숙소였습니다. 지도에 보면 텐트도 칠 수 있는 숙소로 표시되어 있었는데 정말 1인용 텐트가 있었습니다.
주인장의 정원에 대한 자부심은 "지역에서 최고의 정원"이라는 문구에서도 묻어납니다. 이곳에서 배낭을 벗고 쉴 때 숙소를 검토하면서 "지역에서 최고의 정원"이 괜히 과잉 영업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제 눈에는 정원을 정성 스럽게 가꾸기는 했지만 베스트인지는 알 수 없었고, 24시간 뜨거운 물 샤워도 혹하는 조건이기는 했습니다.
저희가 숙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저희 앞서 도착한 팀도 두어 팀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특이하게 저녁 식사를 5시까지 주문해달라는 안내를 붙여 놓았습니다. 사진 뒤로 보이는 장소가 식당인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습니다.
곳곳에 화초와 꽃나무를 정성스레 가꾸고 있었습니다. 처마에 매달아 놓은 옥수수는 농사를 완성을 위해 건조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장식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11월 말에 화초들도 한창이고 장미꽃도 활짝 인 것을 보니 역시 위도가 낮은 지역이 맞긴 한가 봅니다.
이곳의 매력은 정원보다는 안나푸르나 남봉이 제대로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장소가 샤워실인데 간만에 옆지기도 저도 시원하게 샤워를 했습니다.
돌 담위로 돗자리를 깔아 놓고 트래커들이 앉아서 쉬도록 배려를 해놓았습니다. 돗자리에 앉으면 멀리 안나푸르나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소입니다. 탁자에 앉아 계신 노부부는 참 대단한 분들이었습니다. 제가 샤워를 하고 나오니 할아버지가 저에게 좋냐고 하시면서 말을 거셨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여정을 들어보니 다녀오신 곳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자랑하듯 자신들이 다녀오신 곳을 말씀하셨는데 거의 한 달 가까이 네팔 곳곳을 트레킹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포터를 동반하셨지만 저 나이에 참 대단하신 분들이셨습니다.
석양빛을 받은 선인장과 선인장 꽃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산장 아래 민가에 엄마를 쫓아 나온 꼬마를 보니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구름 위 안나푸르나 남봉을 비롯한 산군들이 석양을 받아 신비로운 자태를 뽐냅니다. 정말 이곳의 오후는 주변 곳곳이 포토 포인트입니다.
반대쪽의 석양 풍경은 정말 엄지 척입니다. 촘롱 위쪽의 산장들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최고의 풍경입니다. 오후 5시를 바라보는 시각, 짧은 일출처럼 일몰의 아름다움도 길지는 않습니다.
꽃나무의 이름은 모르지만 네팔을 상징하는 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빨간색은 네팔을 상징하는 색이죠. 전통 의상을 입은 네팔 여인을 연상시키는 꽃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포인세티아(Poinsettia). 태국을 통해 들어와서 네팔에서도 많이 키운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검은색을 품은 적색입니다.
맥주병으로 정원을 장식해 놓고 벽에는 가족사진도 붙여 놓았습니다. 주인장의 가족이겠지요? 형제가 운영하는 산장인데 걸걸하고 짧은 한국말도 잘하는 형님이 요리도 하고 산장 운영의 중심으로 보였고 동생은 잘생긴 얌전한 총각으로 보였습니다. 네팔인이었지만 첫인상은 마치 일본인처럼 보이는 분들이었습니다. 맥주병 정원을 보면 활달한 주인장답다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잠깐 이곳의 부엌을 살짝 들여다보았는데 특이하게도 장작으로 물을 끓이고 가스 도구도 보조로 사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짚단으로 지붕을 얹은 독특한 파라솔입니다. 저녁 식사는 식당 안이 아니라 저 파라솔 옆에 있는 야외 식탁에서 운치 있게 먹었습니다.
저녁식사는 네팔에 가면 한 번은 먹어 봐야지 했던 달밧(550 루피)과 라면(400 루피)이었습니다. 식당마다 조금씩 맛이 다르다는 달밧은 입이 짧은 저는 많이 먹지 못했지만 옆지기는 나름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도 카레와 밥을 섞어서 먹었는데 좋았고 특히 감자 요리는 훌륭했습니다. 식사 중에 더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어서 감자 요리를 더 달라고 했더니 보충해 주었습니다.
이날 저녁에는 특별 간식으로 맥주와 콜라를 사서 밤 야경을 감상하며 히말라야 산중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실내등을 끄면 창 밖으로 들어오는 풍경이 일품이었습니다. 폰의 성능이 따라가지 않아 밤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민가들의 불빛과 별빛 아래서 환상적이고 감사한 밤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남는 기억은 바로 옆방이 이탈리아에서 단체로 온 여성 트레커들이 묵었는데 오후 늦게 들어와서 늦게까지 시끄럽더군요 이른 아침에는 배낭을 싸는 소리에 벽을 퉁퉁 치면서 말도 그렇고 행동도 조금은 거칠었습니다. 편견이나 선입견일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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