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올레길 여행에서는 글을 하나 꼭 써보자 하는 결심이 있어서 길지 않은 글을 써서 라디오 사연에 응모했는데 다행히 방송되었네요. 내 이야기가 라디오 전파를 탈 때의 느낌은 정말 짜릿합니다. 2019년 4월 23일 CBS 음악 FM 한동준의 FM POPS "내 마음의 보석송"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작가께서 조금 편집을 했는데 무리 없었습니다. 글을 옮겨 봅니다. 신청곡으로 Air Supply의 "The Long And Winding Road"를 부탁드렸지만 원곡인 비틀즈 버전으로 들려주셨네요. 더 좋았습니다. 2019년 4월 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사람들 제주 올레길과의 첫 인연은 2015년 겨울이었습니다. 헌책방에서 골랐던 서명숙 작가의 "놀멍 쉬멍 걸으멍, 제주 걷기 여행"이라는 책이 계기가 되었습니..
이번 올레길 걷기는 내려갈 때는 목포에서 배를 타고 올라올 때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색다른 시도였는데 나름 시간 사용 측면에서도 좋았도 여행 비용도 최적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면서 처음으로 모바일 탑승권을 사용해 보았는데 정말 편했습니다. 비행 하루전에 올레길을 걷다가 인터넷이 되는 편의점에서 휴식을 취하며 온라인 체크인을 하니 좌석도 거의 맨 앞이었고 체크인하면서 스크린샷으로 남겨둔 탑승권을 이용하니 공항에서 탑승 수속 관련 시간은 보안 검사 시간이 전부였습니다. 앞으로도 온라인 체크인과 모바일 탑승권을 적극 활용해야 겠습니다. 저희는 청주 공항에 내려서 자동차를 주차해둔 조치원역까지 기차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온라인으로 기차표를 구매하지 않았다면 위의 그림에서 안내하는 것처..
하효 검은 모래 해변에서는 해녀와 인어상이 저희를 맞이 합니다. 다른 곳에 세워진 해녀상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입니다. 하효 검은 모래 해변은 삼양 검은 모래 해변과 더불어 제주의 대표적인 검은 모래 해변입니다. 해변 벤치에 앉아서 동쪽을 바라보니 예술가로 보이는 한 아저씨는 파도에 밀려온 나뭇가지를 골라서 부지런히 가방에 담고 있고 수학여행 온 학생들은 펄쩍펄쩍 뛰며 인증샷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벤치에 앉아서 우리가 걸어온 서쪽을 바라보면 넓은 검은 모래 해변과 그 뒤로 하효항이 보입니다. 하효 검은 모래 해변이 자리한 효돈동의 옛 이름은 소 엉덩이살을 의미하는 우둔이 아니라 "소 무리"란 의미의 우둔(牛屯)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조선 영조 당시의 인물인 고명학(高鳴鶴)이 과거 급제에도 불구하고..
보목 하수처리장과 소천지를 지난 올레 6코스의 숲길은 구두미 포구로 이어집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올레 리본이 숲 속으로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의 존재를 알려 줍니다. 4월 초의 올레길은 때로는 추웠다가 땀이 배일 정도로 더웠다가 합니다. 점퍼의 지퍼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는 방법으로 체온을 조절합니다. 숲길을 나오면 올레길은 섶섬을 지근거리에 두고 걷습니다. 섶섬은 칠십리 시 공원에서 만났던 파초일엽의 자생지 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으로는 멀리 서귀포항과 문섬이 작별 이사를 고하네요. 구두미 포구 입구에는 위의 그림처럼 독특한 모양의 전망대와 쉼터가 있었습니다. 마치 장군의 갑옷을 연상시키는 모양인데 하나하나에는 사람들의 귀한 바람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씩씩하고 건강해서 더 자랑스런 내 딸..
소라의 성 앞에 있는 정자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 시간을 가진 저희는 올레 6코스 역방향 걷기를 계속합니다. 소정방 폭포에 도착했는데 마침 공사 중이어서 자세히 볼 수 없었습니다. 소정방 폭포도 정방 폭포처럼 곧바로 바다로 연결되지만 입장료 없이 올레길에서 만날 수 있는 장소인데 공사 중이라니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소정방 폭포의 물은 용천수라고 합니다. 여름이면 물 맞기를 즐기는 장소라 합니다. 작가의 산책길은 소정방 폭포에서 소암기념관을 향해 돌아가야 합니다. 점심시간 휴식을 가졌던 소라의 성 주변이 해안 절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입니다. 소정방 폭포쪽에서 바라본 문섬과 서귀포항의 모습입니다. 바람이 만들어내는 잔잔한 파도 위에 비추이는 햇살이 아름답습니다. 반대쪽 칼호텔이 있는 방면으로는 ..
올레 여행자안내센터를 떠나서 올레 6코스를 역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올레 여행자안내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충정로를 따라서 직진하다 보면 알아두면 좋다는 "아랑 조을 거리" 2번가 입구도 지나고, 조금 더 걸으면 서귀포 매일 올레 시장 입구도 지납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맛집도 들르고, 시장 구경도 하기 좋습니다. 저희도 시장 구경을 조금 하다가 호떡을 구입해서 군것질을 하며 걷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호떡을 먹다가 입천장을 데었다는...... ㅠㅠ 올레 시장 입구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이중섭거리가 시작합니다. 올레 시장과 이중섭 거리로 이어지는 이곳은 제주 서귀포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필수 코스라지요! 가로등이며 바닥 블록까지 모두 이중섭의 그림을 소재로 한 독특한 거리입니다. 이중섭! 하면 떠오르는 황소를..
어제 숙소였던 돔베 리조트에서 돔베낭골 해안 절경과 외돌개를 거치는 길은 절경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제 삼매봉을 지난 올레길은 서귀포 칠십리 시공원을 거쳐서 서귀포 시내로 진입합니다. 숙소에서 서귀포 시내에 있는 올레 여행자안내센터까지의 올레 7코스 6Km 내외의 거리를 걷습니다. 삼매봉에서 칠십리 시 공원으로 내려가는 길의 시내 풍경입니다. 이곳의 가로수들은 완연한 봄입니다. 흰구름을 모자처럼 쓰고 있는 한라산의 풍경도 만납니다. 텃밭에 심어 놓은 완두콩들이 벌써 꽃을 피우고 콩깍지를 내고 있습니다. 중부 지방은 4월이면 완두콩들이 이제 싹이 나오기 시작하는 때인데 이곳은 벌써를 열매를 맺고 있으니 따뜻한 남쪽 나라가 맞기는 하네요. 올레길은 2015년 개장했다는 덕판배 미술관을 가로질러갑니다. 작업실과..
2019년 4월의 올레길 걷기 계획은 3일 동안 올레 3코스부터 8코스까지 하루에 두 코스씩 걷는 창대한 계획이었지만 첫날 3, 4코스를 걸은 후유증은 2일 차부터는 두 코스가 아닌 한 코스씩 걷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게 했습니다. 어제 한 코스씩만 걸어 보니 정말 여유가 있었습니다. 대신 여행 계획을 변경해서 3일 차 걷기는 7코스 일부를 걷고 6코스를 역방향으로 걷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3일 차 올레길 걷기는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가운데 시작되었습니다. 숙소였던 돔베 리조트(Dombe Resort) 4층 복도에서 바라본 한라산입니다. 2019년 4월 올레길 걷기 3일 차는 올레 7코스의 돔베낭골 해안 절경지에서 외돌개를 향하는 길로 시작합니다. 돔베낭골에 바라본 범섬의 전경입니다. 돔베낭골은..
망장포를 지난 올레길은 예촌망 옆길을 통해서 5코스 종점인 쇠소깍 다리를 향해서 갑니다. 해안가에서 예촌망 쪽으로 들어가는 길에서 바라본 지귀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유조선과 같은 큰 배가 지나가고 있는 모양처럼 보입니다. 예촌봉, 호촌봉, 망오름이라고도 불렸던 예촌망은 현재 지역 이름인 하례리의 옛 이름인 예촌이나 호천에 그 이름의 유래가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정상에 봉수대가 있었지만 1960년대 이후 밀밭으로 바뀌어서 지금은 봉우리에서 볼 수 있는 전망은 없다고 합니다. 올레길은 예촌망 봉우리를 오르지는 않고 옆길을 돌아 하례리의 귤밭들을 지나게 됩니다. 길 언덕에서 바라본 한라산. 한라산 동쪽의 사라 오름, 검은 오름, 성불 오름 등 여러 오름들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예촌망도 이런 오름..
올레길 5코스는 위미항을 거쳐 쇠소깍으로 향합니다. 올레길은 위미항 입구에 있는 조배머들코지를 거쳐서 갑니다. 조배머들코지는 원래는 21m가 넘는 거암 괴석들이 용이 비상하는 형태로 있었던 곳으로 일제 때 파괴되었다가 1997년부터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비에 새겨진 원래의 암석이 파괴된 사연을 읽어 보면 그저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이웃과 나라, 민족은 뒷전인 졸부들의 행동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에 씁쓸한 마음입니다. 조배머들코지는 조배, 머들, 코지라는 세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머들은 돌 동산, 코지는 바닷가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곳이라는 의미라는 것에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그런데 조배낭은 구실잣밤나무를 이르는 제주 방안인데 예전에는 조배낭이 많은 동상이었던 모양이지만 지금..
큰엉을 지난 올레길 5코스는 숲길과 해안 돌길을 이어 갑니다. 제주 올레길에서는 드물게 만나는 대나무 숲을 만나니 반갑기가 그지없네요. 담양의 대나무 숲 수준은 아니지만 대나무 숲을 만날 때면 그 푸르름과 생명력에 에너지를 얻어 갑니다. 올레길에서 만나는 대나무숲은 반갑지만 제주 유명 관광지의 대나무 숲은 골치인가 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성산일출봉과 산굼부리는 대나무 군락지가 확대일로에 있어서 대나무 제거에만 억대의 예산을 쓴다고 합니다. 해안가 돌길을 걸을 때는 겸손한 걷기인이 됩니다. 미끄러질까, 돌이 흔들려 넘어 질까 조심조심하기 때문입니다. 속도는 늦지만 한발 한발에 집중하며 잡스러운 것을 모두 잊는 시간입니다. 세찬 바람에 가지가 누운 상태로 자라는 관목들이 특이합니다. 이떻게 해안가 바위..
2019년 4월 올레길 걷기 2일 차는 남원읍에서 쇠소깍 인근까지 올레길 5코스 13.4Km를 걷습니다. 원래 계획은 3, 4코스를 이어서 걸었던 어제의 일정처럼 5, 6 코스를 이어서 걷고 7코스 일부까지 걷는 계획이었지만 어제 30Km가 넘는 거리를 걸어보니 오늘은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걷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오전 9시 여유 있게 걷기를 시작합니다. 남원 용암 해수풀장에서 올레 5코스를 시작합니다. 남원 용암 해수풀장은 여름에 개장하는데 입장료가 천원으로 아주 저렴하고 물이 아주 차갑다고 합니다. 미니 워터파크처럼 보였습니다. 비안 포구라고도 불리는 남원 포구를 지납니다. 아침의 고요함이 포구에 가득하네요. 포구를 가로 지르는 인도교를 따라 본격적으로 올레길 걷기를 시작합니다. 굳..
표선 해변의 백사장을 가로지른 저희는 표선 해변의 쉼터에서 근처 편의점에서 구입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3코스 시작점인 혼인지 마을에서 오전 8시 30분 정도에 출발했는데 종점인 표선 해변에는 오후 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으니 휴식 및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4시 30분 정도면 열심히 걸은 듯합니다. 이제 표선 해변에서 올레 4코스를 시작합니다. 올레 4코스는 19Km에 이르는 거리라 만만치가 않은데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허약한 체력의 중년에게는 조금은 무리한 일정이기는 합니다. 올레 4코스가 시작되는 표선 해변에 있는 제주 올레 안내소. 갯무꽃이 현무암과 어울려 피어 있는 민속 해안로를 따라 걷습니다. 그런데 이 길은 우회로이고 원래의 올레 ..
신풍 신천 바다 목장을 지난 올레길은 한동안 양식장 단지 앞을 걷습니다. 커다란 양식장이 삭막할 법도 한데 길 화단에는 가자니아(Gazania rigens)가 한창입니다. 노란 가자니아는 올레길 곳곳에서 만날 수 있고 봄부터 9월까지 오랜 시간 꽃을 볼 수 있는 식물이라고 합니다. 훈장 국화, 보물화(Treasure flower)라고도 불리며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라 합니다. 길을 걷다가 멀리 양식장들이 보이는 정자에서 점심을 먹으며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어제 저녁 출발 직전에 급하게 말았던 김밥을 먹으며 얼마 남지 않은 3코스 마무리에 대한 기대와 머나먼 4코스 종점에 대한 막연함을 달래 봅니다. 양식장에 설치된 엄청난 크기의 파이프와 검은 지붕, 해안가에 검은 돌무더기들이 삭막할 법도 하지만 길가 화단..
올레 3코스는 신산 포구와 농개를 지나서 주어동 포구에 이릅니다. 해변길을 걷다가 해안가 돌길로 인도하는 올레길을 만나면 가끔은 그냥 좋은 길로 갈까? 하는 게으름 병이 도집니다. 검은 현무암을 배경으로 초록, 노랑, 흰색이 제주의 봄을 한폭의 그림에 담아 놓았습니다. 바람에 하늘 거리는 하얀꽃은 유채꽃과 함께 제주의 봄을 장식하는 갯무라고 하는 제주 야생 무의 꽃입니다. 한동안 환해장성로를 걷는데 갑자기 커다란 개 한 마리가 저희에게 다가왔습니다. 그것도 꼬리를 흔들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위압감을 풍기며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목줄 없는 커다란 개가 다가오자 저는 집에 있는 개에게 하듯이 손바닥을 내보이며 "안돼! 그만!" 했는데 갑자기 옆지기가 "아니야!" 하면서 저를 말렸습니다. 개..
올레 3코스는 온평포구에서 시작합니다. 구름을 뚫고 비추이는 햇빛과 포구를 장식하고 있는 바람개비가 어울려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구름 낀 온평포구가 낭만적인 분위기 가운데 올레길 걷기를 시작하게 합니다. 올레길 3코스의 시작점이 있는 온평 포구는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서쪽에 추가로 만들어 놓은 조금 더 큰 포구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쪽의 작은 포구는 관광객들은 위한 다양한 장식들로 가득합니다. 마치 남산에 있는 난간에 열쇠를 달아 놓듯이 자신의 바램을 담아 걸어 놓은 리본들입니다. 온평포구에 있는 정자에서는 이곳에 걸어 놓을 수 있는 리본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온평포구에 세워진 수많은 장식들 만큼, 마을을 지키려는 온평리 마을분들의 바람이 이루어 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목포에서 00:30에 출항한 배는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오전 5시 45분 제주항에 도착했습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배에서 내립니다. 차를 싣지 않은 사람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줄을 길게 기다리지 말고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좀 더 빠르게 내려갈 수 있습니다. 여행을 계획할 당시는 배에서 내리면 여객터미널 출구로 나올것으로 생각했는데 배는 제4부두에서 정박하고 승객들도 여객 터미널 출구가 아니라 제4부두 출입구로 나왔습니다. 승객들을 싣고 가는 전세버스들도 제4부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은 제주연안여객터미널[북, 405000110] 정류장에서 315, 412, 415번 중에 하나를 승차하는 것이었는데 한정거장 앞인 "제4부두" 정류장..
올레 2코스는 이제 혼인지를 거쳐서 해변으로 길을 잡습니다. 잘 정돈된 혼인지의 모습. 혼인지는 삼성혈에서 태어난 탐라의 시조 양을나(良乙那), 고을나(高乙那), 부을나(夫乙那) 3신이 지금의 완도에 있었다는 벽랑국(碧浪國)에서 온 3공주와 합동혼례를 올렸다는 전설이 있는 조그마한 연못입니다. 관광객 및 지역 주민들이 전통혼례를 치를 수 있다고도 합니다. 관리 사무소 앞의 기념 사진 촬영지. 구멍에 얼굴을 들이밀어 사진 한컷 찍고 다시 길을 나아갑니다. 동백 나무 앞에 붙은 뱀조심 표지판. 제주에 의외로 뱀이 많다고 합니다. 혼인지 안내 표지판. 신화는 신화일 뿐이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것은 후대의 몫이죠. 연꽃이 한창일 무렵에는 더욱 아름다울것 같은 혼인지의 모습입니다. 올레길은 표지석 옆의 통로를 통해..
광치기 해변에서 시작한 올레 2코스는 대수산봉을 향해서 내륙으로 들어 왔다가 혼인지 마을 바닷가로 나가는 코스입니다. 대수산봉 직전에 만난 감귤 무인 판매대. 가격도 착했지만 맛도 좋았습니다. 참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가져다 놓으시는 분이 힘들지 않으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자율 판매대에 놓여진 귤들이 왔을 법한 귤밭과 정자. 대수산봉 입구의 쉼터. 소나무 숲 아래 예쁜 의자에서 따스한 커피 한잔하며 잠시 쉬어 가기 딱 좋은 장소입니다. 소나무 숲이 울창한 대수산봉은 해발 130미터에 이르는 높지 않은 오름이지만 성산 일출봉에서 섭지코지에 이르는 제주 동편 해안 절경과 한라산 자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예전에는 오름에서 물이 나왔다 해서 물뫼라 불리웠었다고 합니..
올레 1코스가 끝나는 광치기 해변에서 올레 2코스를 시작합니다. 올레 2코스 시작점에서 안내하고 있는 캐나다의 블루스 트레일(Bruce Trail Conservancy, http://brucetrail.org/)에 대한 소개 표지판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북쪽 토버모리까지 총 850km에 이르는 걷기 코스로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그중에 약 10만명의 한인 교포들이 산다는 토론토 근처에는 호클리밸리 브루스트레일에 올레길이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캐나다도 이제 갈 이유가 생겼군요. 광치기 해변에서 올레 2코스를 가는 방법은 길을 건너서 유채꽃밭 쪽으로 이동하여 오조포구와 식산봉을 거치는 원래의 코스와 이 길을 제외하고 하수처리장쪽으로 해서 길을 잘라서 가는 우회로 두가지가 있습니다...
성산 일출봉을 지난 올레길 1코스는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한 성산리 골목길을 지나서 광치기 해변으로 나아갑니다. 성산리 골목길에 세워진 올레 표지판 총 15.1Km 중에서 13km나 걸었군요. 올레 1코스도 종착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골목길을 지나 해변으로 나와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의 또다른 모습. 이곳에는 일제가 남겨놓은 역사의 상흔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올레길을 뒤로 잠시 접어두고 둑방길을 따라 수마포 해변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주 넓지는 않지만 검은 모래밭이 펼쳐집니다. 해안에 일제가 남겨 놓은 진지를 가는 길은 고운 검은 모래와 조개 껍데기가 쌓여 있어서 폭신 폭신한 촉감과 함께 독특한 색감을 느낄수 있는 장소입니다. 의외로 숨겨진 명소인지 사람도 많지 않아 좋았습니다. 제주 일출봉 해안 일..
우도로 가는 성산포 여객 터미널을 뒤로 하고 올레 1코스는 성산 일출봉을 지근에 두고 발길을 재촉합니다. 올레길 근처에 세워진 정체 모를 전파탑. 내 주변에 항상 존재하지만 인식할 수도 없는 전파. 문득, 이와 관련된 일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해 지는 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중앙전파관리소는 기관이 있고 전국 곳곳에 지소가 있는것 같지는 알겠는데 저 탑의 역할이 뭔지 등등은 알수가 없네요. 군사 시설은 아닌것 같은데....... 성산포 여객 터미널에서 성산 일출봉 쪽으로 가는 초입의 언덕길. 자갈길이긴 하지만 이 또한 그림입니다. 언덕에 올라 바라본 성산포 방파제와 우도의 모습. 보라색 꽃이 쑥부쟁이거나 한국이 원산이라는 벌개미취(Korean daisy)일텐데 하수로서는 알수가 없네요. 길가 ..
종달 초등학교를 지나서 종달리의 골목길을 걷습니다. 카페와 식당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황금콩밭 술도가제주바당이라는 양조장입니다. 막걸리 만들기 체험도 하고 제주산 쌀과 누룩으로 감미료 없는 청주를 만든다고 합니다. 술이름이 "맑은 바당", "한바당"이라는 예쁜 이름이네요. 정원에 심겨진 귤나무에 잘 익은 귤이 지금이 겨울인 것을 증명해 줍니다. 팽나무의 제주 방언인 "퐁낭"을 이름에 가져온 "퐁낭 투어"는 종달리처럼 거점 마을을 중심으로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마을을 돌아보는 투어입니다. 올레길을 걷다보면 마을마다 큼직막한 팽나무가 마을의 수호신처럼 자리하고 있는데 이름은 잘 지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유가 있는 올레꾼이라면 종달리, 상거리처럼 퐁낭 투어를 통해 마을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
이중식 화산체인 말미 오름과 두산봉을 걷는 것으로 시작하는 올레 1 코스는 탄성과 감탄의 연발입니다. 잘 정돈된 올레길 주위로 피어난 엉겅퀴 꽃. 12월 한 겨울에 이런 들꽃을 볼 수 있다니, 생각할 수록 제주는 정말 축복의 땅입니다. 돌, 여자, 바람이 많다고 해서 삼다도(三多島)라 불리웠고 요즘에는 남자가 많아져서 여자 대신 중국인을 삼다도의 하나로 넣는 우스개 소리도 있지만 제주의 바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흰 구름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제주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그 자체로 한폭의 그림입니다. 한동안 멍하니 보고 있어도 좋을 그림입니다. 성산쪽 겨울 작물은 의외로 무우가 많았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았는지 잎은 벌레 먹은 흔적이 역력했지만, 검은 흙에서 자란 무우 맛은 상상만 해도 잎에 침이 고입니..
이번 올레 1, 2코스의 점심은 성산읍의 착한 마녀 김밥으로 해결 했습니다. 김밥에 들어가는 노란 단무지 대신 주인장이 비트로 물들인 보라색 무가 들어간 독특한 김밥이었습니다. 종이 호일에 하나씩 정성스럽게 싸주는 김밥은 2,500원 기본 김밥도 맛이 좋았습니다. 보라색 물들인 무가 들어간 독특한 김밥 만큼이나 깔끔한 외관의 김밥집은 안에 들어가 보면 주인장이 직접 그린 그림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림을 배우면서 그려 두셨던 그림들을 돌려가며 걸어 놓으신다고 합니다. 착한 마녀 김밥 집앞의 고성리 제주은행 버스 정류장. 201번이나 205번을 타면 올레 1코스의 시작점인 시흥리까지 갈 수 있지만 버스가 방금 지나갔는지 다음 버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읍내 답게 택시들이 많이..
올레길은 한겨울인 1월에도 꽃을 보여줍니다. 길가의 비타민이라 할까요! 돌, 바람, 하늘, 바다 그 사이에 발견되는 이쁜 생명체는 걷기에 열중인 사람들에게 분명 에너지를 줍니다. 연한 보라색 꽃잎을 가진 쑥부쟁이입니다. 제주에서 1월에도 꽃을 피우는 것은 왕갯쑥부쟁이라 하더군요. 쑥부쟁이 종류중에서 꽃이 가장 크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원산지는 "한국". 왕갯쑥부쟁이처럼 국화과인 가자니아(Gazania)입니다. 1월에도 꽃을 피우는 가자니아. 이런 이유 때문에 마을별로 "사계절 꽃이 피는 마을"을 구호로 씨앗을 적극적으로 파종한 곳도 있다고 하네요. 그런 덕택에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이 식물을 길가에서도 들판에서도 가끔씩 발견할 수 있는 것이겠죠. 어떤 집 담벼락 아래에 모여 있던 꽃으로 검색해보..
올레길을 걸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각양각색의 풍경도 좋고 맑은 공기도 좋고, 들리는 새소리나 파도 소리도 좋고 파다냄새 숲냄새, 들꽃 냄새도 좋지만 볼때마다 안타까운 모습이 하나 있다면 바로 재선충 때문에 잘려나가고 있는 소나무입니다. 소나무 재선충병은 산림청에 따르면 소나무, 해송, 잣나무 등에 감염되며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mm 내외의 실같은 선충으로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의 몸 안에 서식하다가 새순을 갉아 먹을때 상처부위를 통하여 나무에 침입하며 침입한 재선충은 빠르게 증식하여 수분,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 병으로 치료약이 없어 감염되면 100% 고사"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단 감염되면 치료약이 없으므로 예방이 중요한데 2015년부터 총력 방제를 통해서 감소 추세에 있..
아름다운 마을길로 인상적인 수산리를 지나서 큰 도로(중산간도로)를 건너면 올레길은 이제 산지로 이어집니다. "장수물"은 고려시대 삼별초 항쟁을 이끌었던 김통정 장군의 전설이 서려있는 장소입니다. 전설의 내용은 김통정 장군이 몸을 날렸다가 떨어진 곳이 파여서 그곳에서 물이 샘솟았다는 것입니다. 올레길에서 바라본 "장수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삼별초를 이끈 장군에 대한 설화가 이어져 올 정도로 김통정 장군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평가가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지만 삼별초가 전멸된 이후 제주는 약 100여년간 원의 지배를 받으며 말을 키우는 장소로 전락하는 역사를 남기게 됩니다. 그래서 삼별초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모양입니다. 장수물을 지난 올레길은 계속적으로 산지를 걷는데 삼별초군이 쌓았던 항파두성을 향해 나아..
애월 해안길로 시작하는 올레 16코스는 남두 연대를 지나서 언덕을 내려오면 평탄한 해안길입니다. 언덕을 내려오면 만나는 몽돌 해변입니다. 몽돌이라고하기에는 바위 수준이지요. 조막만한 귀여운 몽돌은 아닙니다. 몽돌 해변에서 보이는 구엄포구입니다. 올레길은 저 구엄포구에서 내륙쪽으로 꺾어져 들어갑니다. 말갛게 깎인 바위들이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용두암을 하얀 똥으로 분칠해놓던 가마우지들이 이곳에서도 자리하고 있네요.공룡등처럼 갈라진 바위의 모습. 바다와 바위와 바람과 함께 길을 걷다보면 올레 16코스는 구엄포구에서 내륙을 향합니다. 이 코스에서는 점심을 할만한 식당을 만나기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도시락이 없다면 구엄포구에 있는 편의점에서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구엄리 돌소금을 생산하는..
올레 16코스의 시작은 고내 포구입니다. 큰 항구에 밀려 점차 그 효용도가 사라지고 있지만 옛 선조들의 삶에 있어 귀중한 장소 였을 것입니다. 앞바다의 바닥이 요강처럼 움푹 패여 있어 "요강터"라고 했답니다.16코스 시작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스탬프를 찍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점심 무렵부터 비예보가 있다 보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주변으로 온통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지만 시작점이 위치한 곳은 "우주물" 이라는 용천수가 흐르는 물통입니다. "우주의 온기운이......"하는 우주가 아니라 언덕사이물 우(澞), 물놀이칠 주(洀)입니다. 평온한 바다의 수평선은 날씨와 관계없이 마음을 푸근하게 합니다.16코스의 애월해변은 걷기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속도를 붙잡는 수많은 풍경과 장소가 있기 때문이죠. 옆지기와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