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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5코스는 위미항을 거쳐 쇠소깍으로 향합니다.

 

올레길은 위미항 입구에 있는 조배머들코지를 거쳐서 갑니다.

 

조배머들코지는 원래는 21m가  넘는 거암 괴석들이 용이 비상하는 형태로 있었던 곳으로 일제 때 파괴되었다가 1997년부터 복원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비에 새겨진 원래의 암석이 파괴된 사연을 읽어 보면 그저 자신의 이익에 눈이 멀어 이웃과 나라, 민족은 뒷전인 졸부들의 행동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에 씁쓸한 마음입니다.

 

조배머들코지는 조배, 머들, 코지라는 세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머들은 돌 동산, 코지는 바닷가 쪽으로 돌출되어 있는 곳이라는 의미라는 것에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그런데 조배낭은 구실잣밤나무를 이르는 제주 방안인데 예전에는 조배낭이 많은 동상이었던 모양이지만 지금은 소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조배머들코지에서 바라본 구름 덮인 한라산의 모습에서 경건한 기운이 전해져 옵니다.

 

저희는 조배머들코지 앞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길을 이어 가기로 했습니다. 정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식사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평소 올레길을 걸을 때는 만나기 쉽지 않았던 올레꾼들이 여러 명 정자 앞을 지나갔습니다. 밥 먹느라, 인사하랴 조금은 겸연쩍은 시간이었죠. 

 

올레길은 위미항 바닷가가 아니라 위미 우체국 앞 읍내길을 거쳐 갑니다.

 

위미 우체국 앞을 지나는 위미리의 2차선 도로의 이름은 태위로인데 이 길은 제주에서 벚꽃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길 중에 하나입니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벚꽃 놀이도 즐기는 호사를 누리네요.

 

올레길은 벚꽃이 활짝 핀 태위로에서 다시 해안가로 들어오는데 걷다 보면 고망물을 만납니다. 올레길은 태위로까지 나가서 돌아오는 길이지만 개천의 수량이 없는 때이니 만큼 고망물을 지나서 개천을 가로지르기로 했습니다.

 

고망은 구멍의 제주 방언으로 바위틈 구멍에서 용천수가 나온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이곳의 수량이 많아서 주민의 식수원이었고 근처에 이물을 이용하는 소주 공장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을 지고 가는 아낙의 조형물이 이곳이 고망물터임을 알려 줍니다.

 

개천을 건너 길을 이어 갑니다. 물이 흐르던 때가 오래되었었는지 개천 바닥에는 유채꽃이 피어 있습니다. 개천을 건너지 않으면 앞에 보이는 다리를 거쳐서 돌아가야 합니다.

 

위미항을 뒤로하고 해안길을 따라 걷습니다.

 

고즈넉한 오후의 해안길은 마음을 차분하게 달래 줍니다.

 

길을 걷다가 보너스처럼 만난 민경희 돌담 사진전.

 

"살면 살아지쿠다"라는 짧은 문장에서도 해녀들의 사연 많고 고달픈 삶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진가가 만난 해녀들의 삶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위미 해안로를 따라 걸으면 대서교 라는 다리를 지나서 마을길을 걷는데 다리를 건너기 전에 난간에 새겨진 그림과 글들이 미소를 짓게 합니다.

 

고랑 몰랑 바사 알주(말로는 모르고 봐야 알지), 요망지게 생겼수다(똑똑하고 영리하게 생겼습니다) 등등 재미있는 제주 방언들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넙빌레는 해안의 펼쳐진 넓은 암반지대란 의미하고 합니다.

 

차가운 샘물이 용출하는 넙빌레는 수량도 풍부하고 바로 옆에 조성해 놓은 널찍한 쉼터와 함께 여름철 피서지로 딱이겠다 싶습니다.

 

넙빌레에서 바라본 지귀도. 정말 평평하니 멀리서 보면 저게 섬인가? 싶겠습니다.

 

올레길은 넙빌레를 지나 한동안 해변을 따라 공천포길을 걷습니다. 공천포를 향하는 길 옆의 해변은 크지는 않지만 검은 모래 해변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천포는 한때 삼양 검은 모래 해변처럼 검은 모래로 찜질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던 공천포 해수욕장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검은 모래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거나 방파제 건설, 해안도로 건설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모래가 조금씩 유실되어서 마치 자갈밭처럼 보입니다.

 

검은 모래의 유실이 그치고 예전의 모습이 회복되길 기대해 봅니다.

 

공천포를 지나 망장포로 가는 길은 "신례천 생태탐방로"로 유명한 신례천을 건너는 다리를 지나는데 이곳은 5코스의 11Km 지점으로 오늘의 걷기도 조금씩 끝을 향해서 가고 있습니다.

 

다리에서 바라본 구름 낀 한라산의 모습입니다.

 

조금 당겨서 바라보니 한라산 정상 부근은 구름 속에 있겠다 싶습니다. 날씨가 이렇게 맑지만 높은 산의 날씨는 변화무쌍하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하례리 망장포에 도착했습니다. 망장포라는 이름의 유래는 왜구의 침입이 잦아서 봉화를 올리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와 그물을 펼치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려 때는 수탈한 물자를 수송하던 곳이라 전세포, 일제 때는 강장포라 불렀다고도 합니다.

 

망장포에는 독특하게 생긴 방파제가 있었는데 마치 올림픽 성화대나 시상식 무대를 연상시키는 방파제입니다.

 

독특한 방파제를 옆쪽에서 보니 더 눈길을 끕니다. 인생 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싶습니다.

 

올레길은 멀리 지귀도를 뒤로하고 예촌망을 향해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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