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을 내려온 서해랑길은 바로 이어서 듬배산을 서쪽으로 가로지른다. 70여 미터의 높지 않은 산이다. 듬배산을 내려오면 은봉로 도로를 따라서 걷다가 작은 언덕에 자리한 논현포대근린공원을 넘어서 남동공단으로 진입한다. 4봉을 지나고 5봉까지도 지나서 산을 내려갔던 우리는 길을 찾기 위해서 4봉과 5봉 사이의 갈림길까지 되돌아와야 했다. 갈림길에 서해랑길 리본이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누구를 탓할 수는 없고 아무 생각 없이 우리의 책임이었다. 듬배산 표식을 따라서 우측 갈림길로 진행한다. 어린이 숲 체험 공간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표식과 함께 날카로운 철조망이 쳐져 있었는데 아무리 사유지라 해도 숲을 가로막고 있는 험악한 철책은 달갑지가 않다. 길은 생태통로를 통해서 논고개로..
장수천 천변 산책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왔던 서해랑길은 남동 체육관 앞에서 방향을 바꾸어 남쪽으로 장수천 천변 산책로를 걷는다. 남쪽으로 내려가던 길은 도림고가교 아래를 통과한 다음에 산책로를 벗어나 서쪽으로 오봉산을 향해서 이동한다. 인천 도림 초등학교 앞의 등산로 입구에서 오봉산 산행을 시작하면 1봉까지의 오르막이 조금 숨이 차고 이후로는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을 걸어서 2봉을 거쳐 5봉에 이른다. 93코스가 장수천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왔다면 94코스는 남동 체육관 앞에서 방향을 돌려 남쪽으로 내려간다. 제2 경인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것으로 코스를 시작한다. 건너편 천변길도 해당화와 이팝나무가 줄지어 있는 깔끔한 산책로이다. 멀리 앞서 지나왔던 남동구 서창동의 아파트 단지들을 보면서 걸어 내려간..
소래포구를 지나서 소래습지생태공원에 진입한 길은 장수천 천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며 서창 분기점 인근의 남동체육관입구까지 올라가는데 소래습지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아서 간다. 소래습지생태공원으로 향하는 길은 초입부터 나무 그늘이 뜨거운 아침 햇살을 막아주는 싱그러운 숲내음이 가득한 산책길이다. 이런 길이 장수천을 따라 북쪽으로 쭉 이어진다. 장수천과 신천이 합류하는 강 하구에 만들어진 소래습지를 보면서 길을 이어간다. 분홍빛 해당화가 아침 걷기의 분위기를 화사하고 밝게 만들어 준다.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 찔레꽃의 계절도 저물어 가는지, 짙은 향기의 찔레꽃도 서서히 지고 있다. 소래 갯골 탐방 데크가 있어 물가로 나가 갯골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그렇지만, 눈..
시흥 배곧한울공원에서 출발하는 93코스는 해안선을 따라서 북동쪽으로 이동하며 배곧 위인공원과 군자대교 아래를 통과한다. 해넘이다리를 건너면서 경기도 시흥시에서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으로 넘어간다. 인천으로 넘어온 길은 소래포구 해오름공원과 소래포구 시장을 가로질러 굴다리를 통해서 77번 국도와 영동 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여 소래 습지 생태공원에 이른다. 시흥 배곧한울공원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바다였던 곳이지만 한 대기업이 1985년부터 10년간 매립해서 조성했던 공간을 시흥시가 매입하여 신도시로 개발했다고 한다. 해안을 따라 이어진 공원 지역의 산책로를 걷는다. 주변에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한 까닭인지 공원은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휴일임에도 직원으로 보이는 분들이 전동 카트를 타..
서해랑길 92코스는 경기도 안산시에 속한 대부도를 떠나서 시화 방조제를 통해 경기도 시흥시로 들어가 시흥 오이도 박물관과 오이도 기념공원, 오이도항을 차례로 지나서 한울공원에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단순한 길이다. 대부도 관광 안내소를 뒤로하고 시화 방조제로 걸음을 옮기면서 여정을 시작한다. 수원역에서 수인선 전철을 타고 오이도까지 이동할 때까지는 여유로운 길이었는데 오이도에서 방아머리 해변까지 오는 시내버스가 만원이라 조금은 힘든 길이었다. 때마침 화성뱃놀이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2025년 5월의 마지막날, 길거리는 이른 아침부터 조기 대선으로 시끌시끌하지만 봄의 끝자락에서 아카시 나무의 꽃 향기가 오늘 여정의 시작을 향기로 분위기를 끌어올려준다. 아카시 나무의 꽃향기와 함께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