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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 해변의 백사장을 가로지른 저희는 표선 해변의 쉼터에서 근처 편의점에서 구입한 커피를 마시며 잠시 넉넉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3코스 시작점인 혼인지 마을에서 오전 8시 30분 정도에 출발했는데 종점인 표선 해변에는 오후 1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으니 휴식 및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4시 30분 정도면 열심히 걸은 듯합니다.

 

 

이제 표선 해변에서 올레 4코스를 시작합니다. 올레 4코스는 19Km에 이르는 거리라 만만치가 않은데 해가 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허약한 체력의 중년에게는 조금은 무리한 일정이기는 합니다.

 

올레 4코스가 시작되는 표선 해변에 있는 제주 올레 안내소.

 

갯무꽃이 현무암과 어울려 피어 있는 민속 해안로를 따라 걷습니다. 그런데 이 길은 우회로이고 원래의 올레 4코스 길은 해변의 돌길을 걷습니다.

 

해변의 돌길 대신 기다란 올레 4코스를 조금이라도 줄여서 가는 우회로이지만 갯무꽃과 유채꽃이 어우러진 길이 아름답습니다.

 

민속해안로를 걷다가 원래의 올레길에 들어서니 조각상과 돌탑 무더기들이 "어서 오게!" 하며 반겨 주는 듯합니다.

 

무슨 연대가 있었던 자리인 모양인데 이름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돌길을 걷다가 이런 푹신한 들길을 걷게 되면 마치 봄소풍 나온 어린아이가 된 기분입니다.

 

표선  해변에 있던 작은 등대가 멀리 보이니 표선 해변에서 시작한 올레 4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갯늪은 해안가에 형성된 습지로 바다로 넓게 뻗어나간 현무암 지대에 밀물 때면 물이 들어와 넓은 물통을 만드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테우를 띄울 정도로 규모가 있었다고 합니다. 

 

올레 3~4코스를 걷다 보면 수많은 양식장을 지나가는데 그 양식장 바로 앞에는 어김없이 작은 수로처럼 보이는 것들이 있고 그곳에는 먹이를 노리는 갈매기들이 모여 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민물이 바다와 만나는 작은 개천이 아니라 양식장에서 쏟아내는 배출수가 만드는 수로인 것이지요. 엄청난 바닷물을 끌어다가 양식장의 수조에 집어넣으면서 수조의 물을 다시 배출시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물고기들이 먹다 남은 찌꺼기와 물고기들의 배설물들이 배출수에 섞여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갈매기들이 혹시나 흘러나올 수도 있는 먹이 찌꺼기를 먹으려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배출수로 인한 바다의 과영양화와 수조 청소 과정에서 나오는 포름 알데히드 등 제주 바다의 오염은 문제라고 합니다. 모두 사람들의 욕심이 문제지요.

 

야생무라고 해서 갯무가 재배하는 무처럼 뿌리 부분에 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해안가에서 잘 자라는 서로 다른 품종입니다. 누가 심은 것도 아닌데 제주의 봄 들판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갯무꽃이 고마울 뿐입니다.

 

조금의 공터라도 있을라치면 유채꽃과 갯무꽃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제주의 4월입니다.

 

올레길에서는 가끔 제주 자생 선인장인 백년초 군락지를 만나곤 합니다. 표선의 해양 수산 연구원 가는 길에도 작은 백년초 군락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드문 드문 열매도 맺혀 있었습니다.

 

화장실도 들르고 잠시 쉴 겸 해양 수산 연구원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입구 바로 옆에 있는 쉼터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위의 사진처럼 어민들이 사용하던 배와 약간의 전시공간도 있었습니다. 

 

올레길에 좋은 공간을 허락해주신 수산 연구원 관계자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후의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조금씩 밀려오는 걷기의 피로를 달래 봅니다.

 

뒤돌아보면 해안가에 들어서 있는 양식장들이 랜드마크처럼 보이지만 봄꽃과 해안가 현무암을 쓰다듬는 잔잔한 파도의 바다에 감탄할 뿐입니다.

 

길을 걷다가 가끔은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도 좋습니다.

 

외롭게 바다를 지키고 있는 무인 등대가 구름, 햇살을 배경 삼아 낭망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세화리 포구 근처에 있는 광명등이라는 옛등대. 

 

광명등 옆에는 마을에서 만들어 놓은 조각상들이 있었습니다. 포구 근처에 있는 포토존인 모양입니다.

 

"또똣노랑 가마리길"이라 이름한 이곳은 세화 2리이지만 예전에는 가마리(加麻里)라 불렸다 합니다. 포구의 머리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 하여 갯머리였던 것이 변형되었다 합니다.

 

가마리는 가시천의 하류에 자리한 마을로 올레길은 가시천을 건너서 길을 이어 갑니다.

 

해변길을 걷지만 가끔은 숲길도 만납니다.

 

오후 3시 30분이 지나는 시각 오후의 한적함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바다의 은빛 물결을 만드는 오후의 햇살은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햇살이 만들어 내는 황홀한 풍경은 좋지만 얼굴은 빨갛게 익어 갑니다. 4월의 제주 햇살에서 피부를 보호하려면 UV 차단은 필수입니다.

 

세화리 해변의 양식장들을 몇 개 지나면 숲길로 들어갑니다.

 

올레길은 가끔은 마음씨 좋은 개인이나 기관들의 사유지를 지나는데 이곳도 고마운 마음으로 지날 수 있는 곳입니다.

 

NH 농협은행 제주수련원을 지나는데 좋은 길을 통해 바다 풍경과 시(詩) 비도 보면서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습니다.

 

조릿대가 자라고 있는 길도 지납니다.

 

토산 산책로를 앞두고 있는 농협 제주수련원을 지나면서 올레길에 정원을 열어주신 것도 고마웠지만 좋은 곳에 수련원을 두고 있는 농협 직원들은 좋겠다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용 대상자가 농협 직원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홈페이지를 보면 NH농협생명 보험계약자, NH농협손해보험 보험계약자, 농업인 조합원이 그 대상 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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