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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16코스의 시작은 고내 포구입니다. 


큰 항구에 밀려 점차 그 효용도가 사라지고 있지만 옛 선조들의 삶에 있어 귀중한 장소 였을 것입니다. 앞바다의 바닥이 요강처럼 움푹 패여 있어 "요강터"라고 했답니다.

16코스 시작점에서 아이들과 함께 스탬프를 찍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점심 무렵부터 비예보가 있다 보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주변으로 온통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하지만 시작점이 위치한 곳은 "우주물" 이라는 용천수가 흐르는 물통입니다. "우주의 온기운이......"하는 우주가 아니라 언덕사이물 우(澞), 물놀이칠 주(洀)입니다.


평온한 바다의 수평선은 날씨와 관계없이 마음을 푸근하게 합니다.

16코스의 애월해변은 걷기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속도를 붙잡는 수많은 풍경과 장소가 있기 때문이죠. 옆지기와 커피한잔하며 수평선을 바라보면 딱일 장소입니다.


이제부터는 고내 포구를 뒤로하고 애월 해변의 절벽을 따라 걷습니다. 


잘 정비된 환상적인 산책로입니다. 그러니 주변에 수많은 숙박시설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겠지요! 날씨 조금 쌀쌀해서인지 사람이 많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가끔씩 하, 호, 허의 번호판을 단 렌터카들이 잠시 주차하고 이 광경을 보기는 하지만 올레길을 걷는 이들만큼 만끽할까 싶습니다. 올레길을 걷는 다는 것은 행운중에 행운입니다.


"애월읍경(涯月邑境)은 항몽멸호(抗蒙滅胡)의 땅"이라는 비석으로 애월 이곳이 대몽 항전의 땅이라는 서릿발같은 의지가 느껴집니다. 16코스 중간에 만나게 될 항몽 유적지의 시작이라고 해도 될것 같습니다.


아찔한 절벽이 계속 이어집니다.

노란 풀숲의 배경이 푸른 바다인 아름다움은 1월에 느낄수 있는 특권이죠.


수백년 바닷물과 바람에도 여전한 모습인 바위가 구멍 송송 현무암이라는것이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이곳의 암석층은 "제주현무암"으로 기공이 많지 않은 것이라고는 하네요. 

애월해안로를 따라 걷는 올레 16코스는 포장도로를 걷다가 해안쪽으로 들어갔다가 포장길로 나오는 것을 두어번 반복하는데 자동차가 다니는 포장로보다는 조금 돌아도 자연의 길을 걷는 것이 올레의 참맛이겠죠!

 

고내 포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한라산이 이제 한눈에 들어오네요. 한라산 쪽으로는 온통 건물이라 시선은 자연스레 바다를 향합니다.


신엄포구를 거쳐 올레는 길을 계속합니다. 

 

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포장로가 아닌 산책로를 걷습니다.

가슴을 열어 젖히는 풍경입니다. 제주의 다른 바다에서는 만나지 못했던 아찔한 아름다움입니다.


어떤 절벽들은 바다로 내려가는 길이 있기도 합니다.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서 찍은 풍광. 어디서 이런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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