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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엉을 지난 올레길 5코스는 숲길과 해안 돌길을 이어 갑니다.

 

제주 올레길에서는 드물게 만나는 대나무 숲을 만나니 반갑기가 그지없네요. 담양의 대나무 숲 수준은 아니지만 대나무 숲을 만날 때면 그 푸르름과 생명력에 에너지를 얻어 갑니다.

 

올레길에서 만나는 대나무숲은 반갑지만 제주 유명 관광지의 대나무 숲은 골치인가 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성산일출봉과 산굼부리는 대나무 군락지가 확대일로에 있어서 대나무 제거에만 억대의 예산을 쓴다고 합니다.

 

해안가 돌길을 걸을 때는 겸손한 걷기인이 됩니다. 미끄러질까, 돌이 흔들려 넘어 질까 조심조심하기 때문입니다. 속도는 늦지만 한발 한발에 집중하며 잡스러운 것을 모두 잊는 시간입니다.

 

세찬 바람에 가지가 누운 상태로 자라는 관목들이 특이합니다.

 

이떻게 해안가 바위틈에 뿌리를 내렸는지 그저 자연의 조화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올레꾼들이 바위 위에 작은 돌들을 올려 세워 놓은 돌탑들에 미소를 지으며 길을 나아갑니다.

 

신그물 근처 길가에는 유채꽃이 한창입니다.

 

웃고망, 알고망 두 곳에서 용천수가 솟아 나온다는 신그물에 도착했습니다. 투박하게 적어 놓은 "용천수" 글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신그물이라는 이름은 단물이 나와서 물이 싱겁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바다와 돌담을 배경으로 한 유채꽃이 아름답습니다.

 

신그물에서는 너덧명이 함께 걷고 있는 여성 일행을 만났는데 신그물 주위에 활짝 핀 유채꽃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정자에서 간식도 드시더군요.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재미를 만끽하고 계신 분들이었습니다. 신그물에는 정자가 여러 채 있어서 쉬어가기 좋습니다.

 

작은 포구가 있는 신그물의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하고 국립수산과학원 방향으로 길을 이어 갑니다.

 

신그물을 지나 서쪽을 바라본 풍경입니다. 멀리 좌측에 있는 것이 지귀도 우측에 있는 것이 섶섬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한라산이 깨끗하게 보입니다.

 

비닐하우스 위로 보이는 한라산이 아주 가까워 보입니다. 서귀포 시내의 해변에서 1,950미터 한라산 정상까지는 직선거리로 13Km 내외 지금 위치에서는 16km 내외의 거리이니 가깝기는 확실히 가깝습니다.

 

올레길을 걷다 보면 가끔씩 야자수 군락지를 만나곤 합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제주 위쪽의 남부 지방에서도 야자수가 월동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제주 고유종이 아닌 야자수를 왜 이렇게 많이 키우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았었는데 이번 올레길에서는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조금 생각해 보니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나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야자수 묘목을 키우는 것이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조경이나 가로수가 필요할 때마다 나무를 통재로 수입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묘목을 구하는 것이 비용적으로나 안전성 측면에서도 좋을 테니까요. 제주도에서 야자수를 가로수로 심은 것은 1993년부터라고 합니다. 벌써 25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워싱톤 야자수라는 품종의 가로수가 제주도내에 3,500그루가 넘는다고 합니다. 현재는 태풍에 커다란 가로수가 넘어져 전선줄을 끊어 버리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라고 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을 지난 올레길은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를 향합니다. 방풍림과 돌담으로 이루어진 마을 길을 걷습니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는 현맹춘이라는 한 할머니가 한라산의 동백을 따다 방풍림으로 심은 것이 군락지를 이룬 것이라 합니다.

 

올레길 5코스는 동백나무 군락지를 거쳐서 다시 해안가로 나갑니다.

 

동백의 절정은 2월에서 3월입니다. 4월에도 조금 남아있는 동백꽃이 고마울 뿐입니다.

 

이곳의 동백 군락지에 있는 나무들은 수령이 130년이 넘는 것인 만큼 덩치도 상당합니다. 천연기념물인 충남 서천 마량리에 있는 동백나무들은 수령이 500년을 넘었다고 합니다. 한중일 삼국이 원산지로 70여 가지의 품종이 있다고 합니다.

 

바닥에 떨어진 동백꽃이 레드카펫을 방불케 합니다. 동백꽃을 보니 4.3 희생자를 추모하는 동백꽃 배지가 생각납니다. 제주 사람들의 한이 서린 꽃으로 다가옵니다.

 

5미터가 넘는 동백나무 군락지를 뒤로 하고 세천포구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마침 십여 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아직, 동백꽃이 남아 있나요?" 하더군요. 꽃이 남아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동백꽃들 끝물이기는 하지만 분홍빛 자태를 보여 주니 고맙죠.

 

개천을 따라 해안으로 나가는 길에서는 붉은 열매를 잔뜩 가지고 겨울을 지낸 먼나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먼나무 열매는 겨울을 지내고 5월까지 거의 반년 동안 매달려 있다고 하는데 오랜 시간 열매를 유지해서 새들이 더 많은 곳까지 씨앗을 퍼뜨리길 바라는 번식 수단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개천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정자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리를 건너 위미항으로 향합니다.

 

오밀조밀 자갈돌을 붙여놓은 제방길. 투박한 단순 시멘트 제방보다는 자갈을 붙여 놓거나 그림을 그려 놓는 것이 훨씬 좋기는 하지요. 다만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지저분 해지는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 하늘도 바다도 온통 파란색입니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큰 배가 지나가는 줄로 착각했던 지귀도. 해안에서 보아도 평평하게 보이는데 지귀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낮은 땅이라 합니다. 위미항에서 4km 떨어져 있는 지귀도는 직구섬 또는 지꾸섬이라고도 부르는데 무인도이기는 하지만 해산물이 풍부해서 해녀들이나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 합니다. 통일교에서 소유하고 있었는데 2018년 매물로 내놓았다고 합니다.

 

위미항 도착 전에 만난 아주 작은 몽돌 해변. 

 

위미항이 보이는 곳에서 한창 인증샷을 남기고 있는 사람들. 어제 지나왔던 신풍 신천 바다목장의 풍경 때문일까요? 시커먼 현무암 돌길과 숲길을 걷다가 잔디밭을 만나면 왠지 색다른 기분을 느낌입니다. 

 

조금 전에 지나온 잔디밭을 항구 근처 언덕길에서 바라보니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길만한 좋은 풍경이네요.

 

올레길은 조배머들코지를 거쳐서 항구를 크게 한 바퀴 돌아나가는데 마을 어귀에서 바라본 한라산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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